"야, 김독자 돌아온 김에 다 같이 바다나 가자"

 


 한수영이 쓴 소설 덕에 '가장 오래된 꿈'이 되었던 나는 일행들의 품속으로 다시 돌아 올 수 있었다. 내가 돌아오자 그들은 나를 매우 반갑게 맞이해 주었고, 그 맞이의 일환으로 우리는 내일 아침에 바다로 가서 2박 3일 동안 놀기로 했다.



*



 "야 저건 안챙기냐?"

 "안그래도 챙길거였거든!"



 짐을 싸면서도 투닥거리는 아이들. 그런 아이들을 보던 내 얼굴에는 희미한 미소가 번졌다. 



 "어, 아저씨?"

 "독자 형!"



 문 틈새로 그들을 보던 나를 발견했는지 유승이와 길영이가 어느새 나에게 다가와 내 양팔을 붙잡고 있었다.



 "야, 너 저리가! 독자 아저씨는 내거거든!"

 "뭐래. 나랑 독자 형이랑 알고 지냈던 시간이 더 길거든! 너나 저리가!"

 "그냥 둘 다 붙어있어도 돼."



 괜찮다고 말하며 그들의 품에서 팔을 빼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그럼에도 서로를 째려보는 아이들. 고등학생 쯤의 나이일텐데도 여전하구나.



 "아저씨는 짐 안챙겨요?"

 "아, 나도 이제 챙겨야지."



 나는 아이들의 머리를 한 번 더 쓰다듬어 주고는 내 방으로 발을 옮겼다.



*



 "야, 김독자. 안 일어나냐?"



 이른 아침부터 들려오는 그 목소리에 나는 눈을 떴다. 눈을 비비며 상체를 일으켜 세우는 내 눈 앞에는 한수영이 서있었다.



 "하암...... 벌써 갈 시간이야?"

 "빨리 옷입고 씻고 내려와. 다른 사람들 이미 다 준비 끝내고 차에서 기다리는 중이니까.

 "알겠어."



 나는 그녀의 말에 침대에서 욕실로 발을 움직이고 있었다. 간단하게 샤워를 마치고 옷을 갈아 입은 나는 다시 방으로 돌아와 핸드폰을 찾고 있었다. 



 "어? 핸드폰이 어디갔지? 야 한수영, 내 핸드폰 봤냐?"

 "거기 어딘가에 있겠지. 빨리 내려와. 다들 기다린다고오!"

 "핸드폰만 찾고 내려갈게."

 "아 아저씨! 빨리 안내려오면 두고 간다?"

 "독자 씨 빨리 내려와요."

 "김독자. 가기 싫은가?"

 "아 알았어. 내려갈게."



 결국 핸드폰을 찾지 못한 나는 일행들이 타 있는 차를 향해 걸어갔다. 



 "늦어서 미안해요 다들."

 "어휴, 빨리 타기나 해요 독자 씨."

 "네엡"



 내가 차에 타자 한명오는 다 탄거 맞냐고 물어보고서 목적지를 향해 운전하기 시작했다.

 피곤해서 차 옆면에 기대 눈을 감고 있던 나에게 한수영이 말했다.



 "핸드폰은 찾았어?"

 "아니. 어디갔는지 못찾겠더라."

 "그럼 놀러가서 멸살법만 읽을 일은 없겠네."

 "...... 너가 숨긴거 아니냐?"

 "내가 뭐하러"



 한수영과의 짧은 대화가 오고 간 후 나는 그대로 옆면에 기대 잠을 잤고, 다른 일행들은 시끄럽게 떠들며 가고 있었다.



 "야, 매직 챙겨왔어?"

 "가방 안에 있어. 기다려봐"


 

슥슥



 "이야, 독자 씨 진짜 웃기게 생겼다."

 "당연하지. 누구 작품인데"

 "독자 씨가 일어나서 화를 내시진 않겠죠?"

 "그러면 긴고아로 머리 조여야죠."



 *



 우리는 목적지인 바다에 도착했고, 아이들은 소리지르며 바닷가를 향해 달려갔다. 



 "야, 도착했어 일어나."

 "5분만. 5분만."

 "5분 같은 소리하네. 빨리 안일어나냐!"



 내 허벅지를 있는 힘껏 꼬집은 한수영 덕에 나는 다시 정신을 차렸다.



 "아! 아파!"

 "에휴...... 너 왤케 잠이 많냐."

 "'가장 오래된 꿈'이니까 이름값해야지."



 나는 한수영의 질문에 능청스럽게 대답하고 일어나서 그녀와 함께 바닷가로 걸어갔다.



 "독자 씨! 빨리 와서 파라솔 펴는 것 좀 도와줘요."

 "네네 갑니다."



 파라솔을 편 후, 나와 일행들은 모래 바닥에 누웠다.



 "근데 독자 씨. 얼굴에 그거는 언제 지울거에요?"

 "네? 뭘요?"

 "아 모르고 있었어요? 독자 씨 자는 동안 수영이가 얼굴에 낙서했는데."



 내 시선을 느낀 한수영은 휘파람을 불며 단청을 피우고 있었다. 

 나는 아주 조금의 개연성을 감당하는 것으로 낙서들을 없앴다.



 "고작 그런 일에 개연성 낭비해도 되는 거에요?"

 "'형용할 수 없는 아득함'도 지금 봉인되어 있을텐데 상관없겠죠 뭐. 재앙이 나타나면 제가 무찌르면 그만이고요."

 "그거 참 안심되는 말이네요."


 "근데 유중혁은 어디에 있나요?"

 "중혁 씨는 짐 풀고 쉬고있겠다며 미아랑 설화 씨랑 호텔로 먼저 가셨습니다. 저녁 떄 쯤에 바베큐 세트 들고 돌아올 거라고 하시더군요."

 "그러고보니 설화 씨도 안보였었네요. 공필두 아저씨랑 한명오 부장님은요?"

 "저어기 바윗가에서 낚시하고 계시네요."

 "마지막으로 장하영은요?"

 "난 여기있는데?"



 목소리가 들려온 곳을 봤더니 그 곳에는 장하영이 얼굴만 빼꼼 내민 채로 모래에 파묻혀있었다,



 "넌 거기서 뭐하냐?"

 "보면 몰라? 모래찜질 하잖아"

 "야 김독자, 너도 할래?"



 장하영에게 모래를 덮어주고 있던 한수영이 내게 말했다. 



 "아니."

 "아니는 무슨. 다들 저 놈 잡아!"



 나는 일행들에게 팔다리를 붙잡힌 채로 내 배 위로 모래가 쌓이는 광경을 보고 있었다.



 "자 다 됐다."

 


 다 됐다고 말하며 한수영은 내 위에 쌓여있는 모래 더미 위로 몸을 던졌다.


 커흑


 갑자기 느껴지는 무게에 나는 숨을 쉬기가 힘들어졌고, 점점 내 얼굴이 새빨개지는 것을 본 유상아는 한수영에게 빨리 나오라고 재촉하고 있었다. 



 "야 괜찮냐?"

 "갈비뼈 부러진 거 빼고는 괜찮은 거 같다."

 "......멀쩡하네"



 정희원과 이현성이 흐뭇한 표정으로 나와 한수영을 바라보고 있었다.



 "뭐냐 그 불쾌한 표정은"

 "아니 그냥, 둘이 잘 어울리는 것 같길래."

 "뭔 헛소리야 그건 또. 뒈질래?"

 "둘 다 관심있는 것 같은데 언제쯤 사귈래? 독자 씨, 남자답게 먼저 고백하시는 건 어때요?"

 "저도 독자 씨가 고백하시는게 좋을 것 같습니디."

 "예.....?"

 "현성 씨처럼 그냥 남자답게 확! 고백하세요."

 


 대충 들어보니 내가 없는 사이, 정희원과 이현성이 사귀기 시작햇던 것 같다. 조짐은 예전부터 있었기 때문에 그다지 놀라운 소식은 아니었다.



 "독자 씨?"



 유상아가 싱긋 웃으며 내 쪽을 바라보았다. 어딘가 모르게 섬뜩한 그 미소에 나는 소름이 돋았다.



 "뭐야 수영이랑 독자 씨, 상아 씨 삼각관계야?"

 "한 번만 더 그러면 뒈진다 진짜."

 "누구는 사탕 나눠먹고, 누구는 손잡고, 삼각관계 맞네."

 "그러는 너도 김독자 소중한 부분 봤었잖아."

 "오, 그럼 사각관계야? 애매하게 사이에 낀 현성 씨가 가장 불쌍하네."

 


 정희원은 한수영과 장하영의 발언이 당황스러웠는지 말을 더듬으며 변명하고 있었다.



 "아,아니 그건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고 말했었잖아."

 "정희원 씨? 저한테는 못봤었다고 하시지 않으셨었나요?"

 "그, 그건 그냥 독자 씨가 뻘줌하실까봐 그랬던거고요. 상식적으로 거적대기 하나만 입고 지하철 노선을 그렇게 오래 걸어다녔었는데 못봤겠어요?"

 "하......"

 "그, 독자 씨 저도 봤었습니다......"

 "하......"



 나는 한숨을 쉬며 내가 그 때 왜 그랬을까 후회하고 있었다. 

 눈을 빛내며 우리 얘기를 듣고 있던 장하영이 물어봤다.



 "김독자 너는 누가 가장 맘에 들어?"

 "그냥 다 별로 관심없는데."

 "에이, 말도 안되는 소리하지 말고."

 "아 잠시만, 나한테 좋은게 있어."



 정희원은 차 트렁크로 가서 거짓말 탐지기와 비슷하게 생긴 무언가를 들고 왔다. 언젠가 그녀의 배후성인 우리엘에게 받은 적이 있는 물건이었다.



  "굳이 그걸 해야 하는겁니까?"

 "왜애 재밌잖아."

 "재밌을 것 같은데요?"

 "나도 동의."

 "저도 동의하겠습니다."

 "애들도 같이 하는게 어떨까요?"

 "지혜야! 유승아! 길영아!"



 자신들의 부르는 목소리에 돌아본 아이들은 우리에게 뛰어왔다.



 "어? 이거 아저씨 수치사 하게 만들었던 거 아니야?"

 "수치사 아니다......"

 "암튼 재밌겠다! 얼른 해보자. 호감도 판독기! 김독자의 마음을 알려줘!"



 이지혜는 지난번과 같은 멘트를 던지며 하늘에 떠오르는 창을 기다리고 있었다.


[화신, '이지혜'에 대한 성좌 '김독자'의 호감도 점수는 63점 입니다.]



 "오, 누나 저번엔 6점이였는데 10배나 늘었네?"

 "시끄러워 꼬맹이"

 "이번엔 제가 해볼래요!"



 [화신, '신유승'에 대한 성좌 '김독자'의 호감도 점수는 91점 입니다.]



 "나는 신유승보다 더 높겠지?"



 [화신, '이길영'에 대한 성좌 '김독자'의 호감도 점수는 83점 입니다.]



 "어.....? 형 실망이야."

 "하하......"

 "아저씨 사랑해요."



 잇달아 다른 일행들도 호감도 판독기를 사용하고 있었다.


 [화신, '정희원'에 대한 성좌 '김독자'의 호감도 점수는 77점 입니다.]



"저도 많이 높아졌네요."



 [화신, '이현성'에 대한 성좌 '김독자'의 호감도 점수는 74점 입니다.]



 "높은 점수 주셔서 감사합니다. 독자 씨."



 [화신, '장하영'에 대한 성좌 '김독자'의 호감도 점수는 72점 입니다.]



 "뭐, 이 정도면 만족!"



 다른 사람들의 점수를 확인한 이지혜는 나지막히 소근거리듯이 말했다.



 "쓰레기......"



 이지혜의 말에 약간 미안한 감정이 느껴졌지만, 딱히 해줄 수 있는 말은 없었다.



 "수영이랑 상아 씨만 남았네요?"



 정희원의 말대로 이제 남은 사람은 한수영과 유상아 뿐이었다.



 "자, 한수영이랑 유상아 씨! 둘 중 누가 먼저 할래요?"

 "내가 먼저 할게."



 한수영은 조심스레 호감도 판독기에 손을 올렸고, 곧이어 알림창이 떴다.


[성좌, '한수영'에 대한 성좌 '김독자'의 호감도 점수는 137점 입니다.]



 "뭐야, 왤케 높아?"

 "수영 씨가 일등인건 확정적인 것 같습니다."

 "아직 상아 씨도 남았으니까 그건 모르는 거죠."



 유상아는 아무런 말없이 호감도 판독기에 손을 올렸고, 우리 모두는 알림창이 뜨는 것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화신, '유상아'에 대한 성좌 '김독자'의 호감도 점수는 104점 입니다.]


 알림창을 읽은 유상아의 표정은 약간 흐려졌다가 금방 본래의 표정을 되찾앗고, 한수영의 얼굴은 약간 빨개졌다.



 "은근 차이가 많이 나네요?"

 "제가 사실상 확정이라 하지 않았습니까."

 "오올 아저씨~"

 "오 김독자~"



 호감도 판독기로 인해 시끄러워진 분위기는 한동안 그대로 이어졌다.



*



 어느덧 해가 지고, 점차 달이 차오르는 시간이 되었다. 



 "김독자."

 "어어 왔어? 지금 저녁먹을거지?"
 "준비 다 해뒀으니 저쪽으로 빨리 오도록 해라."



 유중혁과 설화 씨, 미아가 바베큐 세트를 들고 와서는 밥먹을 준비를 하고 있었다.



 "여러분! 밥먹으러 가요!"

 


 나는 바닷가에서 신나게 놀고있던 일행들을 향해 소리쳤고, 내 말을 들은 그들은 이제 물에서 벗어나서 오고 있었다.



 "음, 맛있는 냄새."

 "오 유중혁, 역시 요리 하나는 잘해."

 "중혁 씨, 잘 먹겠습니다."

 "싸부! 잘먹을게."

 "시꺼먼 놈이 요리는 잘하네."



 우리는 유중혁이 실시간으로 구워서 가져다 주는 고기를 먹으며 소주와 맥주를 까고 있었다.



 "야 유중혁! 너도 건배는 하고 가라."

 "난 남이 만든 음식 따위 먹지 않는다."

 "에휴...... 그럼 쟤 빼놓고 우리끼리 건배하죠. 자 건배!"

 "건배!"



 유승이와 길영이, 유미아는 컵에 사이다와 콜라가 든 채로 건배를 하였다.



*



 "아니 그래서 저 아저씨가 또 나만 호감도 짜게 줬다니까? 진짜 왜 맨날 내가 꼴찌인건데에!"

 "지혜야 너 많이 취했다. 그만 먹고 들어가라."

 "안취했고든! 우씌.. 근데 우리 싸부는 몇 점 나올까?"



 이지혜는 호감도 판독기를 들고서 유중혁에게 달려갔다.



 "싸부! 싸부도 이거 해바. 으.. 뛰어서 그런가 속이 안 좋네. 으.. 으읍 우ㅜ웩"

 "......"

 "하...... 내가 쟤 저럴 줄 알았다."



 유중혁이 항상 입고 다니던 그 코트에 토를 한 이지혜는 당황한듯이 말을 이었다. 



 "어.....? 싸부! 내가 진짜 잘모해써요! 아 진짜 내가 일부로 한게 아ㄴ.... 우웩"

 "......"





 "이설화. 이지혜를 방에 데려다놔라."

 "여러분 저희는 먼저 가볼게요."

 "네에 먼저 들어가보세요."



 유중혁은 이지혜의 뒷목을 손날로 쳐서 기절시켰고, 이지혜를 이설화 품에 안기게 한 뒤, 코트를 벗고 호텔로 돌아갔다.



 "오라버니, 같이 가요."



 이설화, 이지혜, 유미아가 자리를 비웠고, 뒤따라 공필두와 한명오도 먼저 들어가서 쉬겠다며 일어났다. 우리는 이지혜로 인해 끊겼던 다시 대화를 나누기 시작했다.



*



 "우리 유씅이! 나 없을 때 많이 슬퍼써?"

 "아저씨?"



 '제4의 벽'이 없어졌단 것을 잊고 있던 나는 당연히 '제4의 벽'이 내가 취해도 술을 깨게 해줄 것이라고 생각을 하고서 그냥 무작정 들이키다 취하게 되었다.



 "우리 기령이도 많이 슬퍼써?"

 "아 진짜 형, 갑자기 왜 그래요."

 "왜 그러긴 조흐니까 그러지!"

 "에휴.. 쟤도 취했네."

 "독자 씨가 저러는거 재밌는데요?"

 "독자 씨?"



 나는 인사불성이 된 채 일행들 한명, 한명을 부르고 있었고, 정희원은 그런 나를 흥미롭다는 듯이 지켜보고 있었다.



 "야 김도쨔! 나도 해줘어."

 "우리 하영이도 나 마니 보고시펐군아?"

 "응응!"

 "하영씨도 취했나보네."


 "우리 현성 씨도 나 마니 그리워쬬?"

 "독자 씨이이이"


 어디서 커다란 짐승 한마리가 울부짖는 소리가 들린다 했더니, 이현성마저도 취한 채 나를 껴안고 울고 있었다.



 "아 현성 씨. 독자 씨 힘들게 뭐해요. 전 현성 씨 때문에 먼저 자리를 떠야 할 것 같네요. 다들 잘 즐기다 들어오세요."

 "우리 히원 씨 어디가요! 내 카리면 칼답게 내 말 드꼬 가란 마리야, 어!"

 "그 칼은 이미 옛 주인 버리고 새 주인 찾은 것 같던데요. 야 한수영, 독자 씨 이상한 짓 안하게 잘 챙겨서 들여 보내라. 알았지?"

 "너가 말 안해도 그럴거였어."

 "상아 씨도 두 명이 이상한 짓 안하게 잘 감시해줘요."

 "네에"



 정희원은 취해있는 이현성을 들쳐맨 채로 양 옆에 아이들과 장하영을 끼고 호텔로 돌아갔다.



 "야 김독자! 너도 그만 적당히 하고 슬슬 들어가자!"



 나는 한수영의 볼을 양 손으로 잡으며 말했다.



 "우리 쑤영이 나랑 가치 들어가써 머 할라고오?"

 "손 놔라. 뒈진다."

 "시른데?"


 



한수영에게 자신의 말을 안듣는 나의 명치를 있는 힘껏 가격했고, 그로 인해 기절한 나를 질질 끌며 말했다.



 "유상아, 우리도 이제 들어가자."

 "뒷정리도 안하고요?"

 " 아 맞다,"



 그래도 중간 중간에 정희원과 유상아, 이설화가 치워서 그런지 치울 것이 그렇게 많지는 않았다.

 

한수영이 나를 내려놓고 뒷정리를 도우려고 할 때 유상아가 말했다.



 "얼마 안되니까 내가 다 하고 갈게요. 수영 씨는 독자 씨나 좀 챙겨줘요."

 "혼자서 정리하게 하는건 좀 미안한데."

 "괜찮으니까 얼른 들어가요."

 "고마워."

 "아 맞다. 잠시만요."



 유상아는 자신의 주머니를 뒤적거리더니 핸드폰을 꺼낸 후, 한수영에게 주었다.



 "설마 너가 얘 핸드폰 훔쳐갔었어?"

 "놀러와서 또 소설만 읽을게 분명해 보여서요."

 "음... 잘한거겠지?"

 "아마도요?"



 핸드폰을 받은 한수영은 내려놓았던 나를 다시 질질 끌며 호텔로 돌아갔다.



 *



 "에휴, 적당히 좀 마시지."

 "ㅇ... 우리 쑤영이...."

 "왜"

 "두 번 다시 너 혼자 두지 아늘께..."

 "......"

 "내가 미아ㄴ..."

 "그런 말은 술 깨고 나서 하지 그러냐."

 "쑤영아...."

 "아 왜 또 불러"

 "나랑 사기자...."

 " 아 씨, 그런 얘기는 술 깨고 하라고오!"



 나는 그 말을 한 뒤 다시 곯아 떨어졌다.



 "김독자 자냐? 누군 힘들게 너 부축하고 데려가는데 자냐?"

 "......라해"

 "내가 너한테 뭘 바라겠냐......"

 "......랑해"

 "짜증나게 진짜 뭐라고 중얼거리는거야."



......



별에 별거 다 집어넣은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