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 그걸 왜 그렇게 풀어?!"
"안 되나?"
"될리가!"
옛날에 농담으로 수학 문제를 풀때 다 대입해보면 언젠가는 풀린다는 말이 돌았었다.
들으면서 그런 바보가 있을까 싶었다.
그리고 그 바보가 그녀 앞에 있었다.
"이렇게 하면 괜히 머리 안 써도 되는데 이쪽이 낫지 않나?"
"그 한 문제 푸는동안 시험이 끝나겠다!"
김독자가 심호흡을 하고 샤프로 수식을 적어나갔다.
"이 공식 외워둬, 교과서에 있는것보다 나을테니까."
우리학년 수준에선 안 나오는 수식이다. 하지만 이 수식을 적용하면 돌아 풀어야할걸 대입만 하면 되서 더 편하다.
그렇기에 그 수식을 그에게 알려줬다.
"여기 왜 X를 곱하는거지?"
"그냥 그 수식 자체를 외워."
그러고는 샤프로 툭툭 두드리며 본인의 문제를 풀었다.
유중혁은 그녀가 적은 수식을 뚫어져라 보았다.
솔직히 말하면 악필에 가까웠다.
그렇다고 지렁이 지나가듯 쓴 것은 아니였다.
필기체 수준으로 휘갈겨쓴 이것은 글자라기보단 하나의 작품이였다.
그렇기에 그는 그 수식을 해석하는데 10분을 허비했다.
*
"배고픈데, 뭐 있냐?"
그녀의 질문에 유중혁이 자리에서 일어나며 말했다.
"라면 괜찮나?"
"매운건 싫은데."
"안 맵다. 아마도."
"일단은 먹어볼게."
답을 들은 유중혁이 방문을 닫고 주방으로 향했다.
그가 라면을 끓여오는 동안 김독자는 그를 위해 수식과 공식 같은걸 공책에 마구 적고 있었다.
참고로 이 공책에 있는 것들은 나중에 유중혁이 보고 낙서인줄 알았다고 한다.
아무튼 그가 라면을 끓여 와 방문을 툭툭 발로 쳤다.
그러자 김독자가 방문을 열어주었다.
"거기 침대밑에서 아무거나 꺼내서 받쳐."
그녀가 침대밑을 더듬거리다 만화책 한권을 꺼내 책상에 올렸다.
"자, 먹지."
벌써 매운내가 진동을 한다.
그럼에도 해준 성의를 봐서라도 라면을 입에 가저다 댔다.
그리고 후회했다.
들어갈때는 먹을만 했다.
그리고 씹자마자 혀가 경련하는 느낌이였다.
코가 찡하고 울리는 기분이였다.
머릿속이 퉁퉁하고 서로 부딪치는 느낌이였다.
맛있다, 맵다를 떠나서 고통스러웠다.
"잠시만!"
그녀가 입을 틀어막고 화장실로 가 궤어냈다.
그 끔찍한 고통이 아직도 입을 맴돌았다.
그리고 냉장고를 열어 ■피스를 따 벌컥벌컥 마셨다.
걱정됐는지 따라온 유중혁을 향해 그녀가 붉게 충혈되고 눈물이 그렁그렁한 눈으로 웃고는 쿨■스를 다 마신 후 겨우 말했다.
"또 이런거 주면 나 진짜 울거야."
"미안하다."
*
"시험공부는 다 했냐?"
"조금, 그러는 너는 다 했나?"
"좀 부족해."
"피차일반이군."
"그렇네."
그렇게 중간고사가 시작되었다.
그녀가 문제를 눈으로 훑었다.
모르는 문제는 없었다.
유중혁을 가르치느라 몰랐던 부분이 보완된걸까.
그녀는 막힘없이 풀어나갔다.
중간중간 오래걸리는 부분도 있었지만 넉넉한 시간이였다.
다 풀고 마킹을 끝내자 아직도 시간이 10분이나 남아있었다.
그 시간동안 시험지에 낙서도 해보고 지우개도 굴렸다.
그리고 끝을 알리는 종이 울렸다.
"어땠냐?"
"몇개는 찍었다."
"얼마나 찍었는데."
"13문제정도."
"절반이잖아."
"그렇군."
김독자는 그를 가르친걸 후회하진 않았다.
"다음 시험 공부나 해둬."
"알겠다."
그냥 손 가는대로 썼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