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다보면 결정 장애 온 것 마냥 갑자기 이것도 넣고 저것도 넣고 하고 싶어지는 데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


저번에 0.1화 튀 한 거 제목을 잘 지어줘서 쓰고 있는 데 자꾸만 내용이 늘어나네.

https://arca.live/b/reader/25401072?category=%EC%B0%BD%EC%9E%91&target=all&keyword=%EC%9D%B4%EA%B7%A4&p=1

이거


게다가 그거 꼽등이만 나오려하다 바퀴벌레도 나오면 재미있겠다 싶어서 바퀴벌레 파트 먼저 넣은 거야.

심지어 지금 뒷부분을 적어야 하는 데 이미 써놓은 것을 계속 수정하고 있어.

내용도 더 넣고.

하 뒷 부분 언제 쓰냐.

쓰고 싶은 게 너무 많고 수르야랑 양산형 할아버지, 남운이도 중간에 나올예정이다 ㅋㅋㅋ.


일단 0.2는 좀 넘은 거 같음


중간 세이브로 조금 올려도 되겠지?




목말라...."


그렇게 말하며 라파엘이 방을 나섰다.

피곤한 몸을 이끌고 가는 길에, 이상한 소리가 들려왔다.


사사삭


무언가 작은 물체가 움직이는 소리가 나서 바닥을 바라보았을 때 갈색의 둥근 것이 보였지만, 아무리 보아도 움직이지 않기에, 잘못 들은 것만 같아 그대로 지나쳐 부엌으로 향했다.


쪼르륵


컵에 물을 따르고 마신 후에 할 일도 없으니 잠이나 더 자야겠다 생각하며 다시 방으로 향했다.

만일 우리엘이 본다면 등짝을 얻어맞기 좋은 모습이었다.

우리엘에게 걸린다면 작작 자라며 필터링 된 말이 귓가에 총알마냥 박혀 귓가에 피가 흘러내릴 지도 모르겠지만 그저 걸리지만 않으면 된다고 생각하는 라파엘이었다.

설령 걸리더라도 요피엘의 훈화시간 때처럼 흘려들으면 된다고, 설마 그 요피엘의 훈화를 들었을 때보다도 '별로 대단하지도 않고 중요하지도 않은 말을 얼마나 길게 늘여서 할 수 있는가'에 대해 알게 되고 동시에 감탄하게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면서.

조례시간은 학교의 아침 조회와도 비슷하다던데 조회는 학교대사전에서 '심심한 교장이 오랜만에 학생들 앞에서 자신의 존재를 알릴 수 있는 절호의 자리'라 했었지.

맞는 설명인 것 같다.

아마도 심심한 것은 물론이고 사명감이 넘치다 못해 홍수를 만들어버렸으니.

같은 소속인 [방주의 주인]을 불러서 방주를 띄우라해야 하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아무리 그렇다해도 자주 있지 않은 조례시간을 더 끔직한 지옥으로 만들어줄 필요는 없잖아.


추억이라 한다면 추억이라고도 할 수 있는 옛 기억을 떠올리며 툴툴거렸다.

...그래도 다시 못 들을 줄 알았다면 졸지 말고 들어줄 걸 그랬나.


오래된 사진처럼 색바랜 추억 속 한가락 아쉬움이 발을 붙잡았다.


괜히 심란해지는 탓에 미간을 종잇장처럼 구겼다.

방으로 걸어가 다시 침대에 누웠을 때, 이상한 소리가 다시 들려왔다.

감기려하는 눈을 다시 떴을 땐, 긴 더듬이처럼 보이는 것이 눈에 닿으려하고 있었다.

깜짝 놀라 구름을 일으켜 허공으로 떠올랐지만 빌어먹게도 그것은 날개를 퍼덕이며 날아올랐다.


아 신이시여, 왜 저런 곤충을 만드셨단 말입니까


대천사의 양심으로 간신히 남아았던 신앙심이 고속도로 위의 달걀마냥 산산조각 나버릴 듯한, 숨 막히는 상황이었다.


그래서, 그대로 날개를 펼쳐 그 어떤 순간보다도 급하게 날아올라 달아났다.


-


"으아악ㅡ!"


공단의 어떤 방에서 나는, 만사를 귀찮아하는 귀차니즘에 찌든 내 호적 메이트의 비명소리.

공포영화를 보고도 비명지르는 것조차 귀찮다는 듯 덤덤하게 있던 그였기에, 나는 빠르게 달려갔다.


"도대체 무슨 일ㅡ,"


말은 필요하지 않았다.

그의 뒤를 쫓아오는 무언가 혐오스러운 것을 보고서, 그대로 문워크를 밟으며 몸을 틀고 전력을 다해 달렸다.


"■■ㅡ!"


"너까지 도망치면 난 어떻게 하라고!"


미안하지만, 나도 일단 살아야지.


빠르게 달려 눈에 보이는 방에 들어가 문을 잠가버렸다.


"시■탱, 노크하라고 했잖아!"


"■■, 닥■."


망할, 가브리엘의 방이라니.


그래도 살았으니 다행이라 생각되었다.


적어도 바퀴벌레보다는 가브리엘이 낫지.


문 너머로 바퀴벌레를 피해 달아나는 라파엘의 비명소리가 들려왔지만 애써 무시했다.


"야, 나 이 책좀 빌릴게."


"성경은 왜 빌리려는 건데? 베개가 부족하기라도 하냐?"


"읽으려고."


"네가?"


"나 말고."


바퀴벌레가 읽어야지.

제목밖에 읽지 못하겠지만.


전 세계적인 베스트셀러인 성경의 용도는 아마도 호신용 둔기일 것이라 믿는, 셋밖에 남지 않은 <에덴>의 대천사였다.

하지만 적어도 그 용도를 베개라고 생각하는 그녀의 호적 메이트보다는 나은 것이 아닐까.



악마들을 쓸어버릴 때처럼 비장하게 집어 들고, 강한 팔과 자비(?)로운 마음으로 ■나 다 쓸어버리겠다며 문을 열어 사냥을 시작하러 나섰다.



퍽ㅡ


그에 부딪친 존재가 무사할 수 없을 것이라는 것을, 이미 실수로 전자레인지에 돌려버린 달걀의 모양새가 되어버렸을 것이라는, 추측이라고도 할 수 없는 사실을 적나라하게 나타내는 둔탁한 소리가 여러 번 울려 퍼졌다.


-


퍼드득


누군가의 귓가에 들려오는, 기분이 불쾌해지는 작은 날갯짓 소리.

눈앞에서 동족이 무참히 살해당하는 것을 보고서도 퍼드득거리며 날아오는 것들이 있었다.


"...빌어먹을."


허무함에 입술을 약하게 짓씹었다.

끝은 도무지 보이지 않았다.


그들이 어째서 곤충계의 좀비라 불리는 지 알고 싶지는 않았었는 데.

그나마 좀비는 한번에 불을 지르면 처리하기 쉽기라도 하지, 지금 이 곳은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독자의 공단인데다 이 몸집도 작은 녀석들은 핵폭탄을 떨어트려도 무사할 녀석들이다.

아, 생각할 수록 짜증나네 왜 이딴 새■들이 여기에 나타난 걸까, ■■.


잡은 바퀴벌레를 치우려해도 파도처럼 밀려오는 녀석들이 돌아다니는 것을 막는 것도 숨차서 내버려뒀더니, 그 사체를 먹으려 몰려오는 녀석들도 있었다.

계속해서 안구가 테러당하고 있는지라, '차라리 시력을 포기한다'라는 문구를 보고 들었던 의문이 먼지 한 톨 남기지 못하고 사라졌다.

눈을 감는다해도 계속해서 아른거리는 지라 소용없었다.


게다가,


눈을 감으면 뭐해, 귓가에는 계속 소리가 들리는 걸.

이러다 꿈에도 나오면 어찌해야하나.


하지만 지금 잡지 않는다면 꿈에 나오는 것이 아닌, 방에서 나오는 것을 걱정하게 되지 않을까.


반복되는 일을 무감각하게 하고 있었는 데,


".....이런 ■친."


그 한마디 외에 할 수 있는 말은,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