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나는 김서아라고 해

오늘은 드디어 헌터 아카데미가 설립되어서 나랑 나와 친한 친구들이 입학하는 날이야!

헌터 아카데미가 뭐냐고?

그걸 설명하려면 먼저 헌터에 대해 얘기 해줘야겠네.


시나리오, 소위 말하는 대재앙시대가 끝난 뒤로, 한동안 세상은 평화로웠어.

그런데 말이지, 시나리오를 겪은 세대 다음의 세대, 즉 우리세대가 태어나기 시작할 때 쯤, 우리 부모님들이 스타스트림에서 얻었던 힘들이 돌아오면서, '균열'과 '던전'이 생성되기 시작했어.

이 균열과 던전은 인간이 시나리오를 통해 완전히 멸종되어버린 다른 세계선의 지구와 우리 세계선에 생긴 구멍을 말해.

 균열을 통해 몬스터가 넘어오거나, 우리가 던전에 들어가서 다른 세계선의 성유물들을 얻을 수 있게 된거지! 

어른들은 스타스트림이 사라진 세계선에서 다시 스타스트림을 유지하기 위해 개연성이 작용하여 균열이 발생한 거라고 하던데,, 어려운 건 잘 모르겠어!


우리 아빠는 김독자라고 하는데, 대재앙 시대때에 사람들을 이끌고 도깨비들과 시나리오에 대항하고 자신을 희생해서 스타 스트림을 없앤 장본인이래!

그리고 우리 엄마 아빠랑 친한 이모 삼촌들도 '김독자 컴퍼니'라고 해서 사람들을 이끈 위인들이라고 하더라?

심지어는 우리 언니는 시나리오 때 공포의 대상이었던 도깨비래...그래서 나랑 그렇게 싸우는게 분명해!

 어찌됬던 처음 균열이 발생하기 직전, 이 '김독자 컴퍼니'가 '안나 크로프트'라는 예지능력을 가진 세계 정부의 대통령에게 경고를 받아서 가장 위험한 균열들, 즉 's급 균열'에서 나온 몬스터들을 없앴고, 다른 강한 화신과 성좌들도 여러 균열들을 막았다고 해.

 하지만 이 균열들이 주기적으로 계속 나타나기 때문에, 이 균열들을 막고, 던전이 균열로 발전하기 전에 공략하는 '헌터'라는 직종이 만들어졌어.

몬스터에게서 나오는 부산물과 다른 세계선의 성유물들은 값이 꽤 비싸기 때문에 헌터는 조금 위험하긴 해도 모두가 선망하는 꿈의 직장이지!


그리고 이런 헌터들을 어릴 때 부터 전문적으로 육성하기 위해 설립된 학교가 바로 이 헌터 아카데미!

어디 웹소설에서 많이 본 것 같은 설정이지?

웹소설 덕후인 우리 아빠는 이걸 보고 자기도 들어가고 싶다고 계속 부러워해...

아빠는 세계에서 최강이라 더 이상 배울 수 있는 것도, 가르쳐 줄 사람도 없는데 말이지!

우리는 김독자 컴퍼니의 자식들이라 부모님의 성흔이나 스킬들을 물려받았기에 이 헌터 아카데미에 다니게 되었어.


헌터 아카데미는 크게 초등부, 중등부, 고등부로 이루어지고, 각각 실력에 따라 A~D클래스로 나뉘어.

나는 중혁삼촌과 설화이모의 아들인 유성준과 함께 중등부에 입학하게 되었어. 17살인데도 말이지! 통상 학교랑은 나이 기준이 다르더라구? 아마 위험한 일들이 많아 그런거라고 생각해.

현성삼촌이랑 희원이모의 쌍둥이인 은성오빠랑 은혜언니는 18세로, 고등부에 들어간다고 해.

 10살인 정현이, 길영 삼촌과 유승 이모의 아들은 당연히 초등부로 배정받았어.


어쨌든 그렇게 되서, 나는 지금 헌터 아카데미의 개교식 겸 입학식에서 반 배정을 기다리고 있어!

반 배정 방식도 마치 웹소설에 나오는 것처럼 실력별로 나누기 때문에 반배정을 위해 한명씩 측정용 허수아비에 자신이 낼 수 있는 최대의 출력으로 공격을 가하고 있는 것 같아.


[중등부 91번, 김서아 나와주세요]


어! 내 차례다.

사람들이 내 이름을 듣고 수군거리는 것 같아.

역시 부모님이 너무 유명해도 피곤하다니까.


자, 이제 한번 해볼까?

미리 말해두는데, 나 꽤 세니까, 놀라지 마?


[성좌, '최후의 별'이 성흔 '이야기의 아이'를 발동합니다]

[초월좌, '키리오스 로드그라임'의 이야기를 빌려옵니다]

[전용스킬, '전인화 Lv.14(+3)'이 활성화 되었습니다]

[전용스킬, '파천강기'가 부러지지 않는 신념에 깃듭니다!]

[현재 당신의 육체 구성이 해당 인물의 육체구상과 상이합니다]

[당신의 '격'이 육체조건의 페널티를 극복합니다.]


하앗!


쿠과과과과광


어라... 이거 허수아비가 부서졌는데 괜찮은거려나..?

그래도 이 정도로는 안 부서질거라 생각하고 힘 조절한건데... 히잉

음... 심사위원들도 당황한거 같은데...

나를 시험할거면 이정도는 예상했어야지! 랄까?


어차피 이 정도에 부서질거면 유성준이랑 은혜언니는 물론이고 방어 특화인 은성오빠 공격도 못 버틸 거 같은데?


"야 좀 살살하지.."


얘가 그 유성준이야.

어릴 때 부터 친하게 지냈던 애인데 유전자의 불공평함을 보여주듯이 중혁삼촌과 설화이모의 외모를 이어받아 엄청나게 잘생겼어.

물론, 나도 불공평하다고 짜증낼 수는 없는 게, 엄마 아빠 둘 다 잘생기고 예뻐서 얼굴은 꽤 괜찮은 편이거든


"아니 나도 힘조절 하기는 했는데... 이정도로 부서질 줄은 몰랐지!"


내가 대답했어.

솔직히 이 정도면 김컴 2세들은 물론이고 조금 강한 화신이나 성좌의 자식들만 와도 부서질 것 같단 말이지?


"그 정도야?"


은혜언니가 물었어.

언니도 희원 이모의 얼굴을 이어받아 만만치 않게 예뻐.

사실 외모와 실력이 비례하는거 아닐까?

불공평한 세상같으니라고.


"응. 사실 전인화고 뭐고 그냥 때리기만 해도 부서질 거 같던데..?"


그때, 심사위원들이 단상으로 헐레벌떡 뛰어가더니 말했어.


"자.. 일단 서아 학생은 A클래스로 배정되었습니다. 또한, 호명하는 학생들은 측정용 허수아비가 아닌 연습용 허수아비에 스킬을 시전하는 것으로 평가하겠습니다."

"유성준, 이은혜, 이은성, 이정현,..."


역시 측정용 허수아비는 비쌌던 걸까?

다시 활동하기 시작한 양산형 제작자 할아버지한테 말하면 많이 주실 것 같은데..

뭐, 알아서 하겠지!


#


결국 우리 김컴 2세들은 모두 A클래스에 배정된 것 같아.

다른 사람들과는 나이가 다른 관계로 반에서 볼 수 있는 건 유성준 뿐이지만 말이지.

그 외에는 안대를 끼고 머리를 삭발한 차서하라는 남자애랑 셀레나&마르크에 갔을 때 같이 놀던 샤론 제비어를 포함해 약33명정도있었어.


모두 배정된 자리에 앉자 선생님이 들어왔어.

(나는 샤론 옆자리에 앉게 됐어. 샤론이랑도 꽤 친해서 잡담하며 놀고 있었지.

유성준은 차서하 옆에 앉은 것 같아. 후에 들은바로는 차서하는 기침하는 걸 싫어하는거 같더라? 아무리 봐도 쟤 아빠는 우리 아빠가 왕의 길 시나리오에서 봤다던..)

우리 담임선생님 이름은 아스카 렌이래.

가르치는 과목은 역사라고 하더라.

물론 시나리오때 역사를 말하는 것 같아.

그런데...푸하핫...역사 교재중 하나가... 우리 엄마가 쓴 '전지적 독자시점'이야!

어떤 애가 이거 소설책 아니냐고 선생님께 물었더니, 이것보다 더 정확히 시나리오때의 상황이 기술된 책은 없다고 하시더라구.

우리 엄마아빠는 여기 명대사를 읽으면 귀를 막고 고통스러워하는데! 

(너희들... 생각보다 낮은곳에 걸려있었구나?

서하야.. 제발.. 그만... 아빠 죽을거 같아)


#


역사 수업은 꽤 재밌었어.

우리 엄마 아빠가 다른 성운들로 돌아다닐때 지구에 무슨일이 있었는지는 모르고 있었으니 말이지.

그런데 누구나 재밌던 건 아닌것 같아.

샤론만 봐도 수업 내내 졸고 있었으니.

오전에는 역사, 영어, 몬스터학, 검술이론을 배웠어.

점심을 먹은 뒤, 이제 오후 수업을 받으러 가는 중이야.


"서아야. 다음 수업은 실습이라고 했나?"


샤론이 물었어.

분명 체육관으로 와서 실습한다고 했었던 것 같아.


"응. 선생님이 체육관으로 오라고 했어."

"아마 오늘은 설화랑 스킬 다루는 연습부터 하지 않을까 싶은데.."


"에에.. A반 애들은 거의 다 알지 않아?"


하긴.

그건 그래.

입학식때 A반이 될 정도의 실력이라면 설화와 스킬정도는 다룰 줄 아는 애들이 많겠지만...

으응... 중혁삼촌한테 하드트레이닝을 받은 나랑 성준이보다 스킬을 잘 다루는 사람은 없겠지.

그리고 재능충 아빠의 유전자를 받은 나보다 설화를 잘 다루는 사람은 없을거야.

그래도 그 말은 다른 애들은 배울게 있다는 거니까!


#


내 예측이 맞아 들어갔어.


"오늘은 설화를 다루는 법부터 배울거다."


'환생자의 섬'의 거주자, 초월자 '유호성'선생님이 말했어.

우리 아빠도 저 선생님한테 배웠달까?

이야기를 듣고 재능이 개화했지.


"설화를 다루는데에 가장 중요한 것이 뭐라고 생각하나"


선생님이 말했어.

다양한 답변이 나왔지


""노력이요!""

"설화랑 친해지는 것 아닌가요? 전지적 독자시점에서는 친하게 지내면서 다루던데"

"말빨인가요?"


"아니."

"가장 중요한 건. 재능이다."

"물론 노력하면 재능이 없어도 설화를 다룰 수는 있다. 하지만 재능이 있는 사람은, 물체 하나를 집으면 설화 하나가 생성되지. 너희도 누군진 잘 알거다."


선생님의 말이 끝나자, 아이들이 내 쪽을 보기 시작했어.

우리 아빠 얘기야.

너희들도 알다시피 '돌멩이와 나', '나뭇가지같은 김독자', 그리고 '만물에게 사랑받는 자' 3종 세트를 한 번에  만들어낸, 그 재능충이야기.


물론 나도,


[설화, '공을 집어든 자'가 춤을 춥니다!]


그 재능을 이어받았다고, 아까 말했지?

선생님은 나를 보며 한숨을 내쉬더니 말했어.


"자. 저런 재능충들이 있다는 말이었다.

하지만 A반에 들어온 이상, 나머지 사람들도 충분히 설화와 감응할 능력이 있다고 믿겠다.

전지적 독자 시점에서 내가 한 말을 기억하는 사람, 혹시 있나?"


샤론이 옆에서 손을 들었다.

그리고는 말하기 시작했다.


"[이 둘 사이에는 제대로된 '관계'가 없기 때문이다.왼손과 나뭇가지든, 나뭇가지를 든 왼손이든, 뭔가 딱 떨어지는 느낌이 들지 않지. 서로가 어색하기 때문이다. 그 어색한 거리감을 좁히는 게 바로 설화다. 세상에 가장 먼 것들을 이어주는 것. 설화를 통제하고 싶다면 설화부터 제대로 이해하도록 해라] 라고 하셨습니다!"


"..헤에 대단하네. 거의 우리 아빠급의 웹소설 오타쿠였어. 저 긴 대사를 다 기억하다니.

라고 생각하고 있지"


유성준이 다가와 말했어.

순간 당황했어.

정확히 저렇게 생각하고 있었거든.


"있지, 너같이 재능충이 아닌 애들은 설화를 다루려고 저 부분만 계속 읽으면서 연습한다고, 보통"


그런거였군.

어쩐지 다른 사람들은 저 긴 대사를 외운 것에 전혀 놀라지를 않더라.


"그럼 거기까지는 모두 알 거라 믿는다. 오늘은 조금 더 세세한 조작을 하는 법을 알려주마."


#


집에 도착하니, 아빠가 반갑게 맞아줬어.

맛있는 냄새로 유추하건데 오늘은 김치찌개인 것 같아.


"우리 서아 왔니?"


엄마가 졸린 얼굴로 방에서 나오며 인사했어

오늘도 글을 쓰고 있었던 것 같아.

엄마도 헌터지만 아직 작가로써의 활동도 계속하고 있거든.


"학교는 재밌었어?"


아빠가 나에게 물었어.

일반 학교랑은 달랐지만 그래서 더 재밌었달까?

정확히 뭐라고 해야 할지는 모르겠지만 매우 재미있었기 때문에 나는 엄청 재밌었다고 말했지.


"다행이네. 무슨 수업 했는데?"


엄마가 물었어.


"음... 오전에는 이론수업을 했고, 오후에는 설화 다루는 법 배웠어."


내가 대답했지.


"아! 일권무적 유호성이 가르친다고 했었나?

 근데... 서아 너 배울 게 있었어?"


아빠가 미소를 지으며 말했어.

나는 웃으며 당연히 배울 게 없었다고 말했고, 아빠는 역시 우리딸! 이라며 빨리 손 씻고 밥먹으러 오라고 했어.


손을 씻고 있자 언니가 와서 짓궂게 웃으며 말했어.


"그래서. 성준이랑 같은 반 됬다면서?"

"진전은 좀 있어?"


나는 화를 내며 말했어.


"진전은 무슨 진전! 걘 그냥 친구야!"


얼굴도 잘생겼고, 뭐 성격도 괜찮고, 능력도 좋긴 하지만... 너무 오래 봐서 남자로 안 보인달까? 유성준한테는 전-혀 마음이 없다고!


언니는 웃으며 "그래그래"라고 하면서 식탁으로 갔어.

으으으... 믿어주질 않는 것 같아.


#


벌써 아카데미에 온지도 3개월이 지났어.

이론도 다양하게 배웠고, 실습에서도 가끔씩 나나 유성준도 모르던 기술이나 활용법, 팁등을 배울 수 있었어.

오늘 A반 학생들은 근처에 열린 E급 던전에서 체험을 해 보기로 했어.

다른 세계선의 멸망한 서울시에  있는 하급 괴수종들을 각 10마리씩 사냥하고 나오는 것이 오늘 과제라고 해.

우리 A반은 다 같이 던전 안으로 진입했어.

던전 입구 근처에는 부서진 충무공 동상이 있었어.

 근처에는 괴수종이 없었기에 모두 흩어져 사냥하기로 했어. 나는 끊어진 다리 근처로 가기로 했어.

여기서 꽤 멀어서 겹치는 사람도 없을 것 같고, 한번쯤 보고 싶었거든.


#


끊어진 다리 근처에서 시독 코뿔소 3마리와 씨-커멘더 4마리, 그리고 스펙터 4마리를 사냥했어.

지금 내 수준으로는 이 정도는 거의 애들 장난이지.

물론 나머지 애들도 마찬가지겠지만 말이야.

이제 입구로 복귀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을 때, 하늘이 붉게 변하기 시작했어.

수업시간에 분명히 배웠던 현상, 던전 폭주.

원래 랭크에 맞지 않는 적이 나오면, 그래서 난이도가 상승하면, 하늘이 붉게 변하며 랭크가 올라가는 현상이야.

나는 당황해서 입구로 뛰기 시작했어.

이럴 경우 재빠르게 복귀해야 한다고 배웠거든.

분명 성흔을 썼으면 더 빨리 도망칠 수 있었을텐데, 그 당시에는 직접 겪는 상황에 당황해서 그럴 생각을 못했던 것 같아.


내가 있었던 곳은 달려서 입구에 도착하기에는 너무 멀었고, 형용할 수 없는 아득함의 분체가 나를 향해 돌격해 왔어.

아마 멸망하는 세계를 먹기 위해 왔던 형용할 수 없는 아득함의 분체에 의해 던전폭주가 일어난 것 같아.

그 순간, 아무것도 하지 못했어.

자랑하던 그 실력도 보이지 못하고, 그 자리에서 못 박힌채 죽는 줄 알았어.


딱 그때였어.

내 옆을, 한 인영이 스쳐지나갔어.

내가 아는 걸음걸이.

분명, '주작신보'였어.



내가 잘 알고 있는 한 남자애가 휘두른 파천의 검이, 형용할 수 없는 아득함을 멈춰세웠어.


"정신차려 김서아!"


잠깐밖에 버티지 못하고 튕겨나갔지만, 그 잠깐은 내가 정신을 차리기에는 충분했어.

같이 도망가기에는 너무 늦었어.


그렇다면, 맞서 싸워야 해.

형용할 수 없는 아득함 그 자체는, 묵시룡과도 맞먹지만, 그 분체라면, 충분히 가능해.


[성좌, '최후의 별'이 성흔, '이야기의 아이'를 발동합니다]


내 성흔으로 빌려올 수 있는 이야기는, 아직 전인화 정도까지였어. 하지만 지금은, 할 수 있을 것 같아.


 아니, 해야 해.

그렇지 않으면, 나 때문에 날 구하러 온 성준이도 죽을지도 몰라.


"유성준. 잠시 시간을 끌어줘. 잠깐이면 돼"


성준이는 고개를 끄덕였어.

나는 정신을 집중하기 시작했어.

형용할 수 없는 아득함의 분체를 한번 상대했던 그 기술을, 빌려오기 위해서


[성좌, '고려제일검'의 이야기를 빌려옵니다!]











                           일검. 참천.




「일격에 하늘을 가르는 검이, 외신의 속도를 늦췄다」












                          이검. 참산.




「산조차도 베어 가르는 거대한 검이, 외신의 살갗을 스치며 커다란 상처를 남겼다.」












                         삼검.참해.




「바다조차 베는 검이, 외신의 살갗을 뚫어냈다.」












그리고











                      사검.참허.




「형용할 수 없는 아득함만을 베기 위해 벼려진 제 사검이, 외신의 분체를 반으로 도륙냈다」












나는, 정신을 잃었어.



#



정신을 차리고 보니, 병원 안이었어.

옆 침대에서는 성준이가 자고 있었어.

다행히 우리 둘 다 큰 상처를 입지는 않은 것 같았어.

나는 너무 무리해서 성흔을 사용해서 쓰러진 것 같아.


"으으음..."


나도 모르게 성준이를 보고 있었는데,

성준이가 깨어났어.

황급히 시선을 돌리고 말했어.


"일어났어, 성ㅈ..아니 유성준?"


다행히 앞부분은 못 들은 것 같아.

내가 왜 유성준을 성준아라고 부르려고 했지?


"어! 서아 너 깼네? 다행이다..."


얼굴이 붉어졌어.

왜 이름만 부르는거야...

그런데 원래 내가 이 정도로 부끄러워 했었던가?

잠깐, 다행이다라니?


"괜찮아? 너 일주일 내내 쓰러져 있었어."


나는 깜짝 놀라 성준이를 바라봤어.

성준이 말에 따르면 나는 감당하기 힘든 힘을 써버려서 일주일 동안 쓰러져 있던 것 같아.

그렇게 되면 성준이는 뭐하고 있는걸까?


"그럼 넌 왜 아직 여기 있어? 아직 다쳤어?"


궁금함을 참지 못하고 물었어.

성준이의 얼굴이 붉어지기 시작했어.


"그..그게.. 서아 니가 안 일어나서"

"옆에 있어주고... 싶어서"


말을 끝낼 때 쯤 성준이의 얼굴은 토마토처럼 붉어졌어.

내 얼굴이 뜨거운 걸 봤을 때 나도 피차일반인 것 같아.

엄청 부끄러웠지만 이럴 때는 엄마의 당돌한 성격이 나한테 나타나는 것 같아.


"너 던전에서도 그렇고... 나 왜 이렇게 신경 써?"

"나 좋아하냐?"


부끄러움을 숨기고 씩 웃으면서 성준이에게 말했어.

성준이는 숨을 가다듬더니 나에게 대답했어.


"응. 나 너 좋아해."


예상치 못한 반격이었어.

솔직히, 성준이를 한동안 그냥 친구로만 생각했어.

이제 와서 연심을 품기에는 너무 오래 보고 지내서.

그런데 그 날, 나에게 돌진하던 형용할 수 없는 아득함을 막아세운 그 모습은, 순간적으로 반칙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멋있어서, 성준이가 의지되는 멋있는 사람이라는 걸 다시금 실감하게 만들어서,

나는..


"나도... 좋아해"


너를 좋아하게 되버렸어.

너도, 나를 좋아한다는 사실에 들떠버려서,

그대로, 너의 볼에 입을 맞추고 이불을 덮어써서 숨어버렸어.


#


"그래서... 둘이 사귀게 되었다라..."


언니가 중얼거렸어.

이대로 엄마아빠에게 들키면 성준이가 아빠에게 죽을 것 같아서 언니에게 어떻게 하면 좋을지 물어봤거든.


"좋은 방법이 있어."


역시 언니야!

그래도 이럴때만은 도움이


"내가 말해줄게!"


다다다


전혀 안되잖아!


"엄마! 아빠! 들어보세요! 서아가!..."


아무래도, 나의 꽁냥꽁냥 헌터 아카데미 생활은,


세계에서 가장 강한 부모님으로부터 내 남친을 지켜야 시작될 수 있을 것 같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