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의 해가 밝아오고, 잠에서 깨어나자 채아와 싸우고 있는 유상아가 눈에 보였다.


"고질라야! 고질라가 저기 빌딩에 매달려있다니까?"

"고질라는 공룡이야. 빌딩에 매달린건 고릴라겠지."


내 기억에 따르면,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에 매달려있던건 킹콩이다.


"...쓸데없는 걸로 싸우지 말고 가자. 둘째 형님 결혼식이잖아."

"2시에 시작하니까 아직 3시간이나 남았어."

"축의금은?"

"여기 이거!"


유상아가 두 손으로 내게 봉투를 건넸다. 왠지 모르게 그 모습이 살짝 귀여웠다.


*  *  *


"어머, 상아 씨. 오랜만이네!"

"고모 안녕하세요."

"네, 언니! 오랜만이에요. 너희들도 오랜만이다."

"옆에 손 잡고 있는 애가 딸이야? 상아 씨랑 많이 닮았네!"

"그런 소리 많이 들어요! 인사드려 채아야! 숙모셔."


채아가 90도로 꾸벅 허리를 숙였다.


"안녕하세요."

"그래, 안녕~ 옆에는 남편 분..?"

"안녕하세요, 김독자라고 합니다."

"어머, 반가워요. 이름이 특이하시네. 상아 씨, 난 가볼게! 준비해야 할 게 있어서."

"네, 가보세요! 오빠, 우린 유상진한테 가보자."

"응."


그리고 유상아를 따라가자, 유상진이라고 적힌 방 안에 정장을 입은 남자가 보였다.


"어, 왔냐?"

"응, 왔다. 준비는 다 됐고?"

"그래, 엄마 아빠 온거 봤어?"

"아까 이미 인사 다 했어."


유상아가 둘째 유상진과 이야기를 나눌 동안, 채아는 옆에 있는 초콜릿들을 맛있게 먹어치우기 시작했다.


"너 그러다 살찐다."

"맨날 이렇게 먹는데 안 찌더라고."

"아빠도 하나 줘."


채아가 나를 물끄러미 쳐다보더니, 이내 다시 자기 일을 하기 시작했다.


"아빠가 집어먹어."

"...응."


그리고 얘기를 끝냈는지, 시무룩해있는 내 입에 유상아가 초콜릿을 넣어주며 웃었다.


"애가 너무 빨리 크지?"

"...쟤는 너무 빨리 커."


자식을 제일 사랑하지만 자식을 가장 모르는게 부모다. 시시때때로 변하는게 아이들이니까.


"그럼 가자. 이제 곧 시작해."


*  *  *


"자, 그럼 신부는 부케를 던져주세요!"

"하앗!"


그렇게 셋째 형님이 부케를 잡고 결혼식이 끝났다. 


그리고 밥을 먹고 있을 때, 첫째가 우리에게 다가왔다.


"언제 갈거야?"

"저녁 8시 비행기."

"3시간 남았네?"


유상현이 시무룩한 표정을 짓더니 이내 고개를 들며 말했다.


"다음에 또 놀러와라."

"싫어 니들이 와서 한국에서 결혼식 해."

"...응."


유상현이 어깨를 축 내리고 터덜터덜 걸어갔다.


"...좀 무섭네."

"응? 뭐가?"

"아, 아니야. 이제 출발하자고."

"응!"


+오늘도 짧다 다음엔 길게 가져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