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혼자가 된다는 것은 어떤 느낌일까
그는 그 느낌을 태어날 때부터 받아왔다.
“여보, 안돼!!!안돼!!!!”
아이가 태어난 날, 아이의 어머니는 죽었다.
아이가 나오면서 걸리는 시간 2분 남짓. 그 사이에 엄마는 결국 쇼크로 사망하였다.
아이에게 무슨 잘못이 있었겠는가. 그져 세상에 태어났을 뿐이었다. 그러나 그런 아이의 아버지는 아이를 탓하였다. 마당히 이 울분을 토해낼 곳이 없었기 때문일러는지 아무것도 모르는 이를 때리고 치고 괴롭혔다. 그러다 아이가 10살이 되던 해, 그 아이는 버려졌다. 평생동안 사랑 한 번 받아보지 못한 인생이었다.
아버지가 떠나가자 이번에는 다른 아이들이 그를 괴롭혔다.
‘자신의 어미를 죽인 놈’
그 아이는 마을에서 페륜을 저지른, 쓰레기보다 못한 존재가 되어있었다. 아이에게는 아무 잘못이 없었다. 그져 엄마가 아이를 낳다가 죽었다는 것이 어찌 아이의 잘못이겠는가
그러나 그에게 선처를 배푸는 곳은 불행히도 존재하지 않았다.
아이들은 그 아이를 때리고 고립시키고 놀렸다. 그 상황속에서 아이는 이해라는 개념을 배웠다. 그리고 남들은 자신을 ‘이해’하지 못한다고 생각했다.
자신의 억울함을, 자신의 괴로움을, 자신의 아픔을 아무도 동정하여주지 않았다.
“흑…흐윽…”
눈물을 흘리며 하루의 대부분을 보냈다. 아이에게 사랑을 주는 이는 아무도 없었다. 그렇게 5년이라는 세월이 흘렀다.
캄캄한 밤. 열댓명의 아이들이 한 아이를 몰아붙이고 있었다.
“야! 빨리 들어가!”
“남자가 그런 곳도 못들어가냐?”
(성적 발언으로 기분이 나쁘다면 사죄드림)
아이들은 한 사람을 겁박하고 있었다.
“무…무섭단 말이야…”
울창한 숲, 그 숲의 이름은 더 포레스트 오브 데몬스(the firest or demons), 통칭 악마가 깃든 숲이었다. 이곳에 들어간 사람중 살아남은 이가 손가락에 꼽는다고 한다.
“야, 안들어가면 이거 먹인다?”
무리의 대장격으로 보이는 아이가 한 케이크를 손에 들었다. 썩어 문으러져, 구더기가 끼고 곰팡이에게 점령당한 케이크였다. 아이는 식겁하며 숲으로 뛰어 들어갔다.
남은 아이들은 낄낄거리며 자신들의 집으로 돌아갔다.
*
덜덜덜 덜덜덜
아이의 손이 마치 경련하듯 파들파들 떨렸다. 달빛에 비췬 나무가 마치 귀신 같이 보이기도 하였고 지나가는 작은 새의 소리에도 깜짝깜짝 놀래며 뒷걸음질 쳤다. 그러나 아이는 계속 걸어갔다. 그 녀석들이 있는 곳으로는 다시는 가기 싫었다.
그때 누군가가 아이의 귀에 대고 속삭였다.
“넌 누구니?”
아이는 깜짝 놀라 까무라졌다. 그곳에는 검은 기운으로 둘러쌓인 구체가 있었다.
“놀라지 마렴 아가야, 난 사람을 해치지 않는단다.”
“누…누구세요?”
“난 숲에 악마, 이 숲의 주인이지.”
아이는 놀라움과 두려움에 뒤로 물러났다. 그러나 뒤로 조금씩 갈때마다 검은 구체도 점점 앞으로 다가왔다.
“아이야, 난 뭐든지 할 수 있단다, 단숨에 저 산 꼭대기까지 올라갈 수 있고 바다 깊은 곳에 너를 데려갈 수 도 있어. 저 깊은 골짜기 머나먼 땅끝까지라도. 네가 원하는 것, 바라는 것 모든 것을 네게 줄 수 있지. 그러니…”
구체가 씨익 웃는 듯 하며 말을 이었다.
“나와 함께 있지 않으련?”
달콤한 제안이었다. 세상은 줄 수 없는 것을 그에게 준다는 것 이었다. 그러나 아이는 거부하였다.
“싫어요…”
“…왜?”
“그냥요…”
“넌 지금것 고통받아 왔잖아. 그러니 너는 보답을 받아야지.”
“싫어요!”
“싫어…?”
“…네”
“그래서 뭐?”
“네?”
“어짜피 내 마음대로 하지 뭐. 네 몸은 이제 내꺼야.”
구체가 아이를 향해 달려들었고 이윽고 아이의 몸에 흡수되었다.
“아아아아악!”
아이의 처절한 비명소리가 울려 퍼졌다. 그러나 그곳에 더 이상 아이는 없었다. 그져 검은 근육질의 몸에 털처럼 나있는 작은 촉수들, 등에는 날개가 달려 있었으며 얼굴은 흉측한 입만이 나와있을 뿐이었다.
“이야 이몸 굉장한데? 원한의 양이 끝이 없는걸?”
예상한 그대로 아이의 몸 안에는 엄청난 양의 원한이 있었다. 이 악마는 ‘원한에 기생하는 자’ 원한이 많으면 많을 수록 강해진다. 악마는 몇천년만에 얻은 화신체를 보며 만족스럽게 웃었다. 그때 이변이 발생하였다.
“으아아아악!”
소년의 정신이 악마의 힘에 저항하고 있었다. 이유야 모른다. 악마는 소년의 몸 안에 숨었다. 그러자 몸을 덮고 있던 검은 물체가 소년의 몸 안으로 들어갔다. 평상기에 알던 그 아이로 다시 되돌아 온 것이다.
“이…이게 대체…”
그 날 이후, 아이는 도망쳤다. 하루 하루가 고난과 핍박의 연속이었다.
누군가에겐 거지 취급을 받으며 내동댕이쳐졌고
누군가에겐 존재 자체가 민폐라는 이유로 하루 종일 맞은 적도 있었다.
그렇게 다시 10년이 흘렀다. 아이는 어였한 청년이 되어 있었다. 그러나 핍박을 멈추지 않았다.
“저리 꺼져 이 거지 새끼가!”
김독자는 2주동안 밥을 먹지 못하였다. 물은 어떻게든 이슬로 만족하였지만 밥은 얻어먹는 수 밖에 없었다.
원한은 쌓여만 간다.
그리고 흘러 넘친다
그래서 결국에는 폭발한다.
내면에서 무언가가 꿈틀거렸다. 모든 것을 집어삼키겠다는 악마의 의지가 깨어나고 있었다. 남자의 몸이 10년 전 그 모습으로 변하였다. 흉흉한 살기가 주변을 진동시켰다.
“뭐야? 원한이 더 늘었잖아? 이거 이거 조금 ‘놀아’볼까?”
그 날, 이 근방을 초토화 되었다. 원한 속에서 기생하는 악마가 모든 것을 집어 삼켰다.
그 커다란 손이 집을 부쉈고
다리를 박살내었으며
수많은 사람을 학살하였다.
그렇게 세 마을 정도를 박살 내었을때, 김독자가 몸의 주도권을 잡았다. 아무런 영문도 모르는 한 남성이 서 있었다. 그러나 몸은 변하지 않았다. 김독자가 느끼기엔 자신은 엄연한 사람이었지만 다른 이들이 볼때는 흉물스러운 괴물이었다.
“저놈이다!!!죽여!!!”
수많은 창들과 화살이 비처럼 쏟아져 내렸다. 배에 바람구멍이 나고 팔이 잘렸다. 다리를 화살이 관통하였고 머리의 반이 날아갔다. 그러나 김독자는 살아있었다.
불사신(不死身)
영생할 수 있는 힘. 누구에게는 더 없는 축복이었지만 누구에게는 더없는 저주였다. 이것은 무한의 수례바퀴, 영원히 고통 받는 힘이었다.
‘나도 사람이야, 한 사람이야!’
김독자는 외치고 싶었다. 그러나 그들에겐 이 목소리가 닿지 않았다.
그들은 괴물을 공격해였다.
그러나 그 공격은 사람이 맞았다.
괴물을 향한 욕설과 비난, 그리고 혐오는
한 연약한 사내가 받고 있었다.
그리고 괴물에 대한 미움이
한 남자를 세상에서 완전히 고립시켰고
괴물에 대한 두려움이
사랑을 받지 못한 사람을 더욱 더 내몰았다.
그는 그렇게 혼자가 되어갔다.
아무도 그를 사람으로 바라보지 않았다.
그는 그러한 사실이 버튈 수 없을 만큼 괴로웠다. 그래서 그는 도망쳤다. 사건의 시작이었던 곳으로, ‘더 포레스트 오브 데몬스’로
그러다가 만났다.
그를 인간으로 봐주는 사람이
평생동안
어미를 죽인 쓰레기에서
개보다 못한 거지가 되었다
마지막으로 인간을 학살하는 괴물이 되었지만
그 날, 그는 사람 취급을 받았다.
그래서 사랑했다. 자신을 유일하게 하나의 인간으로 봐주는 사람을 어찌 사랑하지 않을 수 있을까.
*
“…”
“빨리 대답하지 못할까!”
“제 잘못입니다.”
“무엇이 말이더냐!”
“제가 염치도 없이 당신의 딸을 탐했습니다,”
“아바마마 아니에요, 저 사람은…!”
“마법사, 저 아이의 눈에 걸린 마법을 풀어주게”
마법사가 주문을 외자 한수영의 눈에서 흘러나오던 푸른 기운이 사라졌다. 그런 한수영 앞에 놓인 것은 흉물스럽고 혐오스럽기 짝이 없는 괴물이었다.
“으윽”
한수영이 자신도 모르게 인상을 찌뿌렸다. 그 사실이 김독자에게는 크나큰 충격으로 다가왔다.
“페하…”
“말하라.”
“마법사님을 시켜 저의 기억을 사라지게 할 수는 없을련지요.”
“왜 그래야 하지?”
“제가 마법을 건 순간부터 저와 공주님 사이에 연이 생깁니다. 그 연을 끊어내는 바…방법이 바로 한 사람의 기억을 지우는 것입니다. 그래야 제가 공주님께 걸었던 마범을 거둘 수 있습니다”
물론 거짓말 이었다. 그는 그녀에게 마법을 건 적 도 없었다. 그러나 이렇게 하지 않으면 한수영이 위험해진다. 한수영은 자신의 자유를 빼앗길 것이며 자신이 사랑하지 않는 이와 결혼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한수영의 기억을 지우면 다른 소중한 기억들도 상처를 받을 수 있었다. 혼자였기 때문에, 한수영을 혼자로 놔둘 수 없었다. 그러기에 이 선택은, 그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유일한 선택이었다.
“알겠다. 마법사, 저 괴물의 기억을 지우게.”
그러나 사람들은 보지 못했다.
한 남자가 슬피 눈물을 흘리는 것을, 누구보다 구슬프게 고개를 조아리는 것을, 사랑을 포기하면서 까지 누군가를 위하는 마음을 보지 못하였다.
자신의 기억을 포기하면서 까지 모든 것을 바치려는 한 사람의 숭고한 정신을 알지 못하였다. 평생동안 이해받을 수 없었던 이의 희망이 산산히 부서지는 절망을 깨닷지 못하였다.
어둠을 외면하면서 걸어논 사내가 그 어둠에 집어 삼키어지는 것을 느끼지 못하였다.
처음으로 느꼈던 심장의 박동 소리를
누군가를 기다리며 느꼈던 고독함과 반가움을
같이 별을 그리던 추억과
자신의 모든 울분을 훌훌 털어버리며 한 대화의 기억과
위로를 해주며 서로의 상처를 보듬어 주었던 모든 기억을
소멸시켜 버리며 느끼는 상실감을 헤아리지 못하였다.
한 사랑이 무너져 내리는 것을 믿지 못하였다.
“…끝났습니다.”
“그래, 가자.”
이윽고 모든 인간들이 성으로 돌아갔다. 남은 것은 쭈구리고 앉아 흐느끼는 한 괴물 뿐이었다.
*
한수영은 고뇌하였다.
‘왜 그때는 김독자가 괴물로 보였던 것일까?’
한수영의 눈에 다시 한 번 푸른 빛이 감돌았다.
김독자가 보고 싶었다.
그러나 김독자는 그녀를 기억하지 못할 것 이다,
그러기에 한수영은 그 마음을 접었다.
그러나
‘책 좋아한다고 했었지? 이 책, 그 녀석이 좋아할려나?’
‘토마토 극혐하던데 이 맛있는 걸 왜 안먹는 거지?’
‘김독자는 청소 잘 하려나?’
‘…지난번에 손잡았을때 따뜻했는데’
큰일 났다. 그녀의 머릿 속에서 그가 떠나가질 않는다.
그러나 그는 지금 한수영을 기억하지 못한다. 가봤자 누구냐고 물어볼 것이 뻔하였다.
한수영은 그런 상황을 버티기 힘들었다, 회귀(回歸)한 것처럼, 우리는 서로를 알면서도 모르는 사이가 되어 버린다.
“…젠장할.”
그러나 생각이 몸을 지배한다고 계속해서 머릿속에서 맴도는 그는 한수영의 행동 하나하나에 스며들었다. 심지어 샤워할때는…아니다
“하…”
보고싶어 미칠 것만 같다. 그러나 봐봤자 그는 나를 알지 못하는 고통에 시달리게 된다.
“…그냥 한 번 보고 죽지.”
보기만 하는 것은 크게 상관 없을 것이다. 그래 이것은 일종의 짝사랑이다. 그런 것이다. 한수영이 옷을 챙겨 입었다. 그리고는 숲을 향해 달리기 시작하였다. 해는 이미 지고 있었다. 반시진 만에 숲에 도착한 한수영이 나무를 해치고 개울을 뛰어넘어 달렸다. 그리고
한 번은 괴물로 보였던, 그와 한수영의 눈이 마주쳤다.
“김독…!”
그러나 그의 눈은 붉었다. 너무나도 까매서 속도 안보이던 그 눈빛이 면하였다.
“넌 누구니?”
“난…한수영이다.”
“그렇구나. 한수영…잘 알겠어. 혹시 이 몸의 주인을 찾으러 온 것이냐?”
“그래.”
“특이한 눈이군, 너에겐 이 몸이 괴물로 보이지 않는단 말이냐?”
“…그래”
“미안하지만, 이 몸은 이제 나의 것이란다, 이 몸의 원래 주인은 지금 나와 결합된 후의 모든 기억을 잃고 영면에 빠져 있거든.”
“…뭐?”
그 말이 무슨 뜻인지 한수영은 곱씹어 보았다. 분명 김독자는 괴물과 겹합되기 전에 엄청난 슬픔을 가지고 있을 것이었다. 억겹의 시간동안 김독자는 그 기억만을 곱씹어 보며 피폐해져 갈 것이다. 그것만은, 그것만은 결코 참을 수 없었다.
터억
한수영이 김독자의 뒷통수를 잡았다. 둘 사이의 거리가 매우 가까워졌다.
“뭐, 뭐하는 짓…”
“나와 김독자.”
한수영이 김독자에게 입을 맞추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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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실수로 오늘 올림 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