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업 중에 자던 김독자를 깨운 것은 그의 옆에 있던 한수영이였다. 불량스럽게 팬을 딸깍거리는 모습이 김독자에게 보였다. 

"..왜"

김독자는 불만스러운 투로 한수영을 불렀다. 한수영은 이내 피식 웃더니 다시 고개를 돌려 교과서를 처다보았다. 그 투가 마치 자신을 놀리는 것 같아 굉장히 불쾌했다. 김독자는 다시 고개를 내리깔고 자기 시작했다. 

"야! 뒤에 김독자!"

선생님의 호통소리에 정신이 번쩍 든 김독자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예, 에!"

"집중해라"

반 아이들의 시선이 잠이 막 깬 모습으로 뻘떡 일어난 김독자에게 향했다. 아이들의 조소가 꽂혔다. 얼굴이 붉어진 김독자는 다시 자리에 앉았다. 

"그러게, 내가 깨웠을 때 정신 차렸어야지, 한심하게"

한수영이 비웃으며 말했다. 별로 친하지도 않은 한수영이 갑자기 그러니 기분이 왈칵 나빠졌다. 김독자는 불만스럽게 책에 무언갈(정확히는 아무것도 아닌) 끄적이기 시작했다. 한수영은 그런 김독자를 물끄러미 바라보더니 이내 고개를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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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독자는 오늘 하루 굉장히 당황스러운 시간들을 보냈다. 학기 초부터 아무런 접점도 없이 그저 옆 자리 짝 1호 였던 한수영이 갑자기 친한 척을 해대는 것이다. 아까 수업시간에 그 일 뿐더러, 후에 갑자기 딸기우유를 사온다거나(물론, 거절했다-딸기우유를 싫어한다) 하교시간에 저를 기다리며 교문 앞에 서있는 것에서 간신히 도망쳐 나왔다. 

"야 김독자!"

뒤에서 한수영의 목소리가 들리자 김독자는 식은 땀을 삐질 흘리며 걸음을 빨리 했다. 

"야 기다리라고! 안들리냐?시발, 니가 안오면 내가 가고!"

한수영이 뛰면서 다가오는 소리가 들렸다. 그리고 그것에 맞춰 김독자도 발걸음을 빨리하기 시작했다. 

아니 근데 왜 따라오는거지? 내가 뭐 잘못했나?

안타깝게도 체력이 쓰레기 만도 못한 김독자는 금세 잡히고 말았다. 목덜미 후두티를 확 그러쥔 한수영이 김독자를 끌어당겼다. 

"잡았다!"

한수영은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김독자를 마주보았다. 

"...왜 따라오는건데? 이거 범죄야"
김독자가 뵤루퉁한 투로 말하자 한수영이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아, 말 안했나? 나 오늘 니 옆집 이사왔어. 너가 갑자기 뛰길레 궁금해서 따라간거고. 따라왔..흐..ㅋ..너 자의식과잉이구나?"

실실 웃으며 말하는 한수영이 김독자는 얼굴 끝까지 붉게 달아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