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필로그 이후의 이야기임
*분량이 멸살법급으로 팽창과 수축을 반복할 예정
*캐붕주의
*글 못써도 그냥 봐주삼.
[이것은, 단 한사람의 독자를 위한 이야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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흩날리는 원고들 너머에서, 자그마한 실루엣이 들어나기 시작했다. 2년동안, 일행들이 단 하루도도 빠짐없이 지켜봤던 그 자그만 몸. 너무나도 가볍고, 너무나도 갸냘퍼 조금이라도 건들이면 부숴질 것 같았던 몸이, 침대 위에서 멍하니 앉아있었다.
"김...독자...?"
자신의 이름이 불리자, 침대 위에 있던 소년이 천천히 얼굴을 돌렸다. 창문에서 날아온 빛이 뒤를을 밝게 물들여, 얼굴 속의 표정을 잘 볼 수 없었다.
"..저희가 누군지..기억나요...? 독자씨..?"
유상아가 입을 열자, 일행들이 김독자의 입으로 시선을 모았다. 김독자는, 천천히 입을 열었다.
"오랜만이네요."
그리고 그 순간, 김독자는 풀썩 고꾸라지며 쓰러졌다.
***
"...설화가 불안정해서 일시적인 과부화 현상이 온 모양이에요. 이제 일어날 일만 남았으니 걱정 안해도 될 것 같아요."
이설화가 김독자의 몸을 다 검사하고는 일행들에게 말했다. 이설화가 이렇게 말한 이상 김독자가 일어나지 않을 가능성은 제로에 가까웠다. 그녀 또한 김독자를 깨우기 위해 노력했던 수많은 사람들 중 하나 였으니까. 이설화는 그 누구보다도 김독자의 몸 상태에 대해 세밀하게 알고 있었다.
"또 죽은 줄 알고 미쳐버리는 줄 알았네... 아니 독자씨는 신인 주제에 왜 이렇게 잘 죽는거에요?"
정희원이 말문을 텄다. 하지만 그런 정희원의 말에 소리를 내어 웃는 일행은 없었다. 다들 그저 힘없이 웃어 보였을 뿐. 그리고 그건 말을 한 당사자인 정희원도 마찬가지 였다.
일행들의 시간으로는 2년, 1864회차 세계선의 시간으로는 무려 20년이 넘는 시간 만에 깨어난 김독자였다. 만약 그가 끝내 깨어나지 못했다면ㅡ.
"그래도 다행이네요. 형이 일어날 수 있어서."
이길영이 김독자의 자그마한 손을 꼭 쥐며 말했다. 처음 잡았을 때에는 이길영의 손을 전부 잡고도 남았던 손이, 이제는 이길영이 다 잡을 수 있을만큼 왜소해져 버렸다.
"...설화언니, 아저씨가 일어나려면 얼마 만큼의 시간이 필요 할까요?"
신유승이 독자의 잠든 모습을 바라보다 이설화에게 물었다. 신유승의 얼굴에는 도무지 중학생의 것이라고는 믿을 수 없는 깊은 상실감과 괴로움이 묻어있었다. 그리고 이는 이길영과 정희원, 유상아와 이현성, 그리고 다른 일행들도 마찬가지였다. 그들의 육체적 나이와는 전혀 맞지 않는 양의 절망감과 고뇌의 흔적들이 얼굴 곳곳에 조금씩 스며들어 있었다. 그들의 법적인 나이와 정신적 나이를 제외하고도, 김독자의 희생은 그들에게는 너무나도 잔인하고 깊은 상처였다.
"아마... 일주일 이내에 깨어날 것 같아요."
그리고, 이제 그들의 절망은, 희망으로 변모하여 하고 잇었다.
***
"...그래서 막내는 언제쯤 일어난다는 거냐."
제천대성은 제천대성의 방식으로,
"곧 일어나는 거지? 응? 그런거지?"
우리엘은 우리엘의 방식으로,
"큭큭....드디어 나의 악우가 깊은 잠에서 깨어나려는 것인가...오랜 기다림 이었군...큭큭큭...."
흑염룡은 흑염룡의 방식대로,
"....하여간 불효자라니까...."
페르세포네는 페르세포네의 방식대로, 각자의 감동을 표현했다. 다들 말은 이렇게 했지만, 그들의 표정은 날것 그대로, 기쁨과 감동을 내보이고 있었다.
그리고, 그렇게 성좌둘이 나녀올동안, 한수영과 유중혁 두 사람은 계속해서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깨어나기만 해봐라. 지하에 가두고 매일 소설만 읽도록 고문 해버릴 테니깐."
한수영이 중얼거리자, 옆에 있던 유중혁이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그런것 보다는 체력 단련부터 시켜야 한다. 저녀석의 저런 화신체로는 1년도 못 읽고 죽어버릴 것이다."
둘 다 자신만의 방식으로 김독자의 깨어남을 기다리며, 김독자의 옆의 꿋꿋하게 지켰다.
그리고 3일 째 되는 날.
"김독자가 사라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