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써봄.고양이 시리즈제 3편임.

검색창에 고양이라고만 쓰면 내가 썼던거 나올거임.




컴컴한 밤,정희원은 보안업체 일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이다.

1년전에 김독자가 귀환한 이후로 이현성과 함께 살게되었다.

물론 김독자가 귀환한 것은 정말로 기쁜 일이다.하지만 정희원에게는 그 기쁨을 뛰어넘을 만큼의 불만이 쌓여있는 상태다.


"동거 1년째 인데 밸런타인데이도 안 챙겨주고..."


그렇다. 이현성은 연애 관련 눈치로는 김독자를 뛰어넘어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그런 그에게 기념일 축하 같은 걸 바란다니,언어도단이긴 했지만 그래도 짜증은 짜증이다.

며칠전 우리엘에게 하소연을 했지만 태워버리는 게 낫다는 소리나 듣고....


"하아....."


그렇게 욕구불만인 채로 큰집으로 돌아가는 정희원이었다.

한편.....



"독자씨,제발 도와주십시요!"

"아니,현성씨.요리라면 중혁이가 더 잘하지 않을까요?"

"독자씨는 밸런타인 데이를 기억하지 않으시는 겁니까? 그 지옥을?!"

"아니,겨우 잊었는데 상기시키지 마세요!"


이현성은 밸런타인 데이를 잊지 않았다.

오히려 열과 성을 다해 초콜릿을 만들려했다.

하지만....


빠각!

"주,중혁씨,2시간에 걸쳐 겨우 만들걸!"

빠각!

"야,유중혁! 이 개복치 새끼가! 컥!"


유중혁은 항변하려던 김독자의 입에 부러트린 초콜릿을 쑤셔넣고는 싸늘하게 말했다.

"이런 공장 초콜릿을 녹여서 모양만 바꾸는게 밸런타인 초콜릿인줄 아나?뿌리부터 잘못되었군.뜯어고쳐주마."


""으아아아아!!!""


그날, 유중혁이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밸런타인 초콜릿 만들기를 감독하기로 한 것이다. 

그리고 이현성과 김독자는 열대지방으로 끌려가 카카오를 수확하는 진귀한 지옥을 맛보게 되었다.

겨우겨우 만들었지만 당연히 밸런타인 데이는 지나가고....


"....누구한테 부탁하죠? 저는 카카오를 빻는 방법 밖에 기억이 안나요..."

"전 카카오를 굽는 거 밖에 기억이 안납니다..어쩌면 좋을까요."


쾅!  문이 부서지는 듯한 소리가 들리며 어설프게  묶어진 하늘색 바탕에 갈색 곰돌이 앞치마를 입은 이지혜가 모습을 드러냈다,

"걱정마시라! 아저씨들! 내가 가르쳐줄게!"

"지혜야,너 초콜릿 만들 줄은 아니?"

"그렇게 말할 줄 알고 한 명 더 데려왔지!"


이지혜의 등 뒤에는 상아색 바탕에 분홍색 장미무늬 앞치마를 입고는,마치 모델처럼 걸어오니 마치 주방의 여신처럼 보였다.

작년 유중혁에게 참혹한 노동 지옥을 갔다온 김독자와 이현성에게는 그녀가 구세주처럼 보였으리라.


"여러분,일단 초콜릿부터 녹이기로 해요,희원씨 퇴근시간이 얼마 안 남았으니까요!"

"네!"


한편 정희원은 오랫동안 고민을 하고서 퇴근 카드를 찍고 오랜만에 택시를 타고 집으로 일찍 출발했다.혹시나 이현성이 깜짝 이벤트를 준비해 두었을 것이라는 생각에 말이다. 그리고 그것은 집에서 한창 초콜릿을 하트모양으로 굳히고 있는 이현성에게 장고 끝에 악수로 작용했다.


가볍게 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