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말하고자 하는건 결국 '서사거리'가 있느냐 없느냐임.


난 비평을 할 때 항상 서사를 가장 먼저 봄.

왜냐면 2000이나 2747, 3500 급의 기가막힌 작품 아니면 컨셉만으로는 그닥 흥미가 가지 않기도 하고,

그리고 초보들 입장에서 지금 당장 2000급의 작품을 쓸 수도 없는거고.



빛을 만든 사람은 전반적으로 독특한 컨셉에 기대고 있음.

그리고 그 독특한 컨셉은 결국 재미있는 서사로 이어져야 한다고 봐.

이 작품이 이런 면에서 잠재성은 높다고 봄.

그리고 이 말의 뜻은 아직은 부족한 작품이라는 거임.


우선적으로 이미 댓글로 이야기한 문체와 맨프롬어스짭 관련한 것들을 제쳐두고 하나씩 뜯어보자





그래서 결국 '빛을 만든 사람'의 주요 컨셉은 무엇인가?

이 존재가 기독교의 신(야훼든 예수 그리스도이든)이고, 사실 그닥 별 생각없이 누군가에 의해 얼떨결에 천지창조를 했다는 거잖음.

중동 인종이 아닌거랑 인간을 만든 6번째 날 이전에 어떻게 저 사람이 있을 수 있는지에 대한 오류는 제쳐두고라도 상당히 재미있는 설정임.


그리고 이 컨셉으로 어떤 서사를 풀었는지 한번 보자.

...

아쉽게도 없어.


이 때문에 흔히 볼 수 있는 1시리즈에서 자주 보던 '컨셉만 존재하는 SCP' 느낌이 강하게 들었음.

그리고 이 외에도 곁다리 설정이 너무 많아


옆에 가면 발작증세 일으킨다는거, 밈적 재해에 감염되어 버리는 신자(???-2라고 일련번호도 따로 부여했지만 결국 여기서 한번 언급되고 말지), 그리고 그 신자들이 왜 그런행동을 보이는지, 무엇을 하는지, 그게 어떤 결과를 초래하는지, ???-3이라는 일련번호까지 따로 부여받은 '천사'란 존재는 뭐고 어떻게 생겼고 뭐 이런 정보에 대한 설명도 별로 없으면서도 이 모두가 서사에 있어 불필요한 설정이다는거임.

단적으로 말해서 설명란의 70%가 불필요한 정보라는거야.


쿨전의 작가 란도미니는 자신이 쓴 아이디어를 가공하는 법 튜토리얼에서 이렇게 말함.

좋은 아이디어는 적당히 복잡하고, 또, 적당히 단순하다고.

사람 죽이는 괴물보다는 복잡하지만 마법을 쓰며 하늘을 날아다니는 인간을 증오하는 보라색 컴퓨터보다는 단순한 아이디어가 좋은 아이디어라고 ㅇㅇ


빛을 만든 사람의 경우 후자의 경우겠지. 투머치하고 불필요한 설정이 너무 많다는거임.



추천해 주는 퇴고 방법은 이 개체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정말 재미있는 해프닝을 그려보고 그것이 일어날 수 있는 빌드업을 그 이전에 차곡차곡 쌓는거, 그리고 그 이외의 것을 모두 쳐내는 방법을 추천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