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쳥산비(靑山悲)》



가엾은 연이는 청산(靑山)의 묻혔습니다.

뽀오얀 얼굴 우스일까 곁방에 내놓고


차라리 공처(空處) 소스랍다 한다데

배추밭의 산둑에 묻어주시지요.


따님 잃은 설움의 작열(灼熱)은

참척(慘慽)의 도막으로 잊으럽구요.


풀잎 무성하던 물결마저 어둑스런데

가엾은 얼굴을 비추옵시어요.


녹음(夏扇) 흐르온저 청산의 가을 날이면

이제서야 보실보실 잠결은 들었습니다.


꿈 속에 연이가 청산(靑山)을 나려올진대

흐르온 빗물은 그치지 않으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