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비효과 1-18. 바다 위의 참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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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에서 말을 타고 남쪽으로 만 하루. 이 하나뿐인 마찻길을 가다 보면 500년도 더 전에 만들어졌다고 기록된 터널이 나온다. 터널의 길이는 약 300미터, 내벽에는 오래전부터 한 자루의 녹슨 검이 박혀 있지만 그 이유는 아무도 모른다. 터널을 빠져나가면 그곳에는… ‘윈드나이츠 로트’라 불리는 조그만 마을이 있다. 삼면이 모두 험준한 산으로 둘러싸인 이 마을의 남쪽은 단애절벽의 바다! 중세시대에 왕을 섬기는 기사들을 훈련하기 위해 세운 마을이지만… 현재(1888년)는 천연 요새와도 같은 지형 때문에 형무소가 세워졌으며 마을 지하에선 석탄이 산출되기에 죄수를 이용해 파낸 철로가 무수하다. 그 외의 주민은 어업이나 농업으로 생활하는 평범한 사람들이다. 윈드나이츠 로트의 인구는 죄수를 포함해 517명! 이제부터 이 마을은 사라진다…


마을 묘지 근처의 저택, 어느새 상처가 많이 회복된 디오는 또 다른 여자의 피를 빤 뒤 그녀를 대충 구석에 던졌다.


“으음~ 차츰차츰 힘이 되살아난다… 생명을 빨면 빨수록 힘이 솟는구나! 먹이사슬이라는 것이 있었지… 풀은 돼지에게 먹히고 돼지는 인간에게 먹힌다. 우리는 그 인간을 양식으로 삼는 셈인가… 인간을 식량으로 삼기에 ‘진정한 제왕’… 흐하하하!”


한껏 웃어 댄 디오는 잭을 바라보았다. 잭은 방금 디오에게 피를 빨려 숨만 붙은 여자를 붙잡아 칼을 목에 가져다 대고 있었다.


“하지만… 죠스타 저택 때 같은 실수를 되풀이할 수는 없다! 매사 신중히 추진 해야겠지… 우선 다루기 쉬운 사악한 인간만을 종복으로 삼고, 그후 이 마을의 인간을! 그리고 런던을! 단숨에 세계를! 이 세상을 손에 넣겠다! 모든 인간의 정점에 설 테다!”


그 말과 함께 디오는 쓰러져 있던 여자의 머리를 잡고 그대로 머리를 꺾어 찢어버렸다.


“피는 나의 힘! 영원은 나의 갈망!”


여자가 마지막 남은 피를 뿜으며 쓰러지자 디오는 마치 애완견에게 명령하듯 차가운 목소리로 명령했다.


“잭, 먹어도 좋다.”


잭은 게걸스럽게 시체를 먹어 치웠다.


“흥! 죽이는 것도, 살려서 종복으로 삼는 것도 가면을 썼던 이 디오만의 특권.”


그때, 디오가 부하로 만든 동양인이 돌아왔다. 오른뺨이 녹아내린 채로. 동양인은 울먹이며 말했다.


“흐힉- 피… 필사적으로 도망쳐 왔습니다해.”


비슷한 시각, 죠나단과 스피드왜건, 체펠리 남작은 마차를 타고 윈드나이츠 로트로 나아가고 있었다. 스피드왜건이 지붕에서 객실로 내려오며 말했다.


“죠스타 씨, 암흑가에 수배해서 알아보니… 그 중국인을 그 마을에서 봤다는 정보를 확인했어! 그렇다면 역시 체펠리라는 저 아저씨 말 대로 디오가 살아남아서 그 마을에 숨어 있다는 뜻이지!!”


“그래! 싸울 각오는 되어 있어!”


“나도 마찬가지! 여기까지 발을 담갔으니! 잠자코 보기만 하는 건 인간도 아니고 내 성미에도 안 맞거든!”


“내가 그 중국인 좀비를 놓아준 것은 디오가 있는 곳을 알아내기 위해서였네만, 동시에 그를 희생해서 놈에게 ‘파문법’의 존재를 가르쳐준 셈이기도 하지.”


말을 잠깐 멈춘 체펠리 남작은 스피드왜건에게 물었다.


“헌데 형씨, 혹시 코르크 따개 없나?”


잠시 후, 일행은 터널 앞에 도착했다.


“오… 윈트나이츠 로트로 들어가는 입구! 터널이다!”


“음… 예정대로 도착했구먼, 해가 떠 있는 동안 움직일 수 있겠는걸.”


두 명이 말하는 동안 죠나단은 에리나를 생각하고 있었다. 이유를 말할 수 없으니 작별인사도 못하고 온 것이다. 죠나단은 주먹을 쥐며 각오를 다졌다. 반드시 돌아가겠다고!


터널을 움직이던 중, 갑자기 마차가 크게 덜컹거리더니 이네 완전히 멈추고 말았다. 죠나단이 먼저 의문을 표했다.


“어떻게 된 거지? 왜 이런 데서 마차를 세웠을까?”


성미 급한 스피드왜건이 마부 쪽에다 대고 소리쳤다.


“이봐, 마부! 왜 세운 거야?”


그때, 스피드왜건은 마차 천장에서 물이 흐르는 것을 발견했다.


“아니, 비가? …터널 안에서?”


그러자 체펠리 남작의 표정이 진지해지기 시작했다.


“비가 아닐세, 붉은색 이로군. 벌써 왔나…”


“조심해, 스피드왜건! 여기는 햇빛이 닿지 않는 곳이야!”


스피드왜건이 불안한 마음을 감추려는 듯 문을 열어 마부에게 소리쳤다.


“이… 이봐, 마부! 대… 대답 좀 해!”


그리고 스피드왜건은 경악해 비명을 질렀다. 마부는 온 몸에 나이프가 꽃인 채, 말의 머리를 뒤집어쓰고 전신에서 피가 뿜고 있었다.


“으아아아아아아악!”


네 마리의 말이 순식간에 목이 잘려 피를 뿜었다. 마부의 시체가 자리에서 떨어지자 죠나단도 크게 당황했다.


“기괴한 나이프가 온 몸을 꿰뚫었다! 디오인가? 하… 하지만 어디 있지?!”


그때, 스피드왜건이 말 하나를 가리키며 온 몸을 떨었다.


“저… 저것 봐, 마… 말… 말 모가지의 절단면을!! 절단면 속에 뭔가… 있어… 움직이고 있다고!”


위험을 직감한 체펠리 남작이 말했다.


“둘 다 말에서 떨어지게…”


말 모가지 속에서 피가 뿜어져 나오더니 붉은 머리칼과 수염을 가진 사내의 얼굴이 튀어나왔다.


“뭐지, 이놈?! 말의 몸 속에 파고들다니!! 죠… 죠스타 씨… 이… 이놈은! 이놈은! 이놈은 위험해! 잔학성에! 비정상적인 게 디오 이상이야!!”


스피드왜건 만큼 죠나단도 당황했다.


“마차가 달리는 그 찰나에 이런 짓을 해냈단 말인가?! 그리고 디오는 이미 이런 동료를 늘려 놓았다!!”


오로지 체펠리 남작만이 아무런 감정 변화도 없이 와인 병을 거꾸로 들고 손가락으로 밑바닥에 구멍을 내더니 그 구멍으로 와인을 잔에 따르며 말했다.


“두 사람 다 물러나게. 내가 싸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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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머리카락과 붉?은 수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