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비효과 1-19. 저주받은 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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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피드왜건은 갑자기 나타난 좀비를 보며 그 냄새에 눈살을 찌푸렸다.


“저자도! 돌가면을 썼나?! 아… 아니, 이 썩은 물 같은 냄새는!”


“좀비로군, 인간을 먹어 영원한 생명과 힘을 얻지… 그러나. 디오의 뜻대로 움직이는, 말하자면 꼭두각시! 고통도 느끼지 않고, 육체는 썩어가면서도 영원히 살아가는 존재!”


좀비가 자신의 나이프를 휘두를 때마다 공기가 갈라지는 듯한 소리가 났다. 죠나단도, 스피드왜건도 그 압도적인 힘에 경악했다.


“뭐… 뭐지?! 공기가…? 착각인가!”


“마치 공기가 저 기괴한 나이프에 배인 것처럼 보였어… 무시무시한 힘이다.”


좀비는 혀를 날름거렸다.


“덫과 함께 물에 잠겨드는 쥐새끼처럼… 창백한 낯짝으로 만든 다음… 너희의 선혈이 얼마나 따뜻한지를… 마아아앗 봐주마!”


좀비는 나이프로 자신의 손가락을 잘라 내더니 그것으로도 만족하지 못했는지 자신의 나이프를 자신의 뺨에 관통시키고 핏빛 눈동자를 번뜩이며 그들을 노려봤다.


“절마앙-에 몸을 뒤틀어라아 버러지들아아아아!!”


그 광경에 죠나단과 스피드왜건은 온 몸이 오싹해지는 것을 느꼈다. 오로지 체펠리 남작만이 일상을 느끼는 듯 평온했다.


“날붙이로 무언가를 썰어 대는 것만이 삶의 보람인 모양 이로군. 그리고 이놈은 인간이었을 때 상당히 극악한 놈이었던 듯하네… 저번 동양인 좀비는 우리의 파문법을 놈에게 알렸을 게야… 그리고 내가 놈이라면… 죠죠… 이것은 중요한 사고방식일세! ‘만일 내가 놈이라면’이라고 상대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것!”


스피드왜건이 불만을 표했다.


“저런 정신병자 같은 놈 입장에서 생각하고 싶지 않아, 아저씨!”


“자넨 닥치게! 내가 놈이라면!! 우선 태양까지 가는 도주로! 터널 입구를 막을걸세!!”


좀비는 마차를 번쩍 들어올려 그대로 집어 던졌다. 마차는 터널의 벽을 부수면서 죠나단 일행의 뒤편으로 날아갔다. 그 엄청난 스케일에 체펠리 남작조차 예상범위의 바깥이었는지 크게 놀랐다.


“맙소사! 이런 것까지는 상상도 못 했거늘!”


“뛰어, 스피드왜건!”


세명 모두 무사했지만 날아간 마차는 부서진 돌더미와 함께 터널의 출구를 틀어막았다. 체펠리 남작이 소리쳤다.


“온다!”


“으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


괴성과 함께 좀비의 온 몸이 종기가 난 것처럼 부풀어 오르기 시작하더니 부풀어 오른 상처에서 메스가 튀어나왔다.


“오… 온몸에서 메스가!”


“온몸에 메스가 박혀 있었어! 자… 저거구나! 한순간에 마부를 꼬치로 만들고 말 네 마리의 목을 날려버렸던 게!”


체펠리 남작은 천천히 좀비에게 다가가며 와인을 입에 머금었다. 좀비는 팔을 세차게 올리면서 온 몸에 박혀 있던 메스를 사방으로 날렸다. 상상을 초월하는 공격에 스피드왜건이 경악했다.


“으헉! 근육의 수축력으로 메스를!!”


죠나단과 스피드왜건은 급히 바위 뒤편에 숨었다. 하지만 날아온 메스는 바위에 박히더니 이내 바위를 뚫고 날아갔다. 메스 하나가 스피드왜건의 어깨를 배어버리자 스피드왜건은 비명을 질렀다. 메스 몇 개가 체펠리 남작을 향해 날아오자 체펠리 남작은 입술을 벌렸다.


“파문 커터!!”

파파우 파우 파우


입에 머금은 와인에 파문을 담아 쏘아낸 파문 커터는 날아오는 메스를 역으로 갈라 버렸다.


“파문 커터가 그 따위 메스보다 훨씬 잘들지! 파문 호흡법을 응용하여 와인에 어마어마한 압력을 가해 잇새로 밀어냈을 뿐이지만 말일세!! 스피드왜건 형씨, 죠죠… 괜찮나? 싸움의 사고방식 제2번 일세!”


체펠리 남작은 좀비를 노려보며 말을 이어갔다.


“벼룩이란 것이 있지… 조그만 벌레 벼룩 말일세! 그 벌레는 거대하고 머리 좋은 우리 인간을 다짜고짜 공격해 싸움을 걸지 않나?! 거대한 적에게 맞서는 벼룩… 이를 ‘용기’라 불을 수 있을까?”


좀비는 자신의 뺨에 박은 메스를 들어 체펠리 남작에게 달려들었다.


“벼룩의 그것을 ‘용기’라곤 할 수 없겠지. 그렇다면 죠죠! ‘용기’란 과연 무엇일까?! ‘두려움’을 아는 것! ‘공포’를 내 것으로 삼는다는 뜻일세!”


체펠리는 와인 병으로 가볍게 메스를 막았다.


“호흡을 흐트러뜨리는 것은 ‘공포’! 하지만 ‘공포’를 지배했을 때! 호흡은 흐트러지지 않네! 파문법의 호흡은 ‘용기’의 산물! 인간찬가는 ‘용기’의 찬가!! 인간의 훌륭함은 용기의 훌륭함!! 제아무리 강하다 한들 이놈들 좀비는 ‘용기’를 모르지! 벼룩과 다를 바 없다!!”


그 말과 함께 체펠리 남작의 니킥이 좀비의 안면을 강타했다.


“선도(웨이브)()!”


좀비의 왼쪽 안면이 파문에 의해 녹아내리며 좀비가 짧게 신음하자 체펠리 남작이 소리쳤다.


“죠죠! 이제 가르쳐준 대로 자네가 마무리짓게! 이놈을 쓰러뜨리지 못하면 디오와는 싸울 수 없네!!”


체펠리 남작은 여유롭게 남은 와인을 마저 마셨다. 스피드왜건은 감탄했다.


‘이… 이 아저씨 대단하다! 어… 엄청난 싸움을 벌이고도 와인 한 방울 흘리지 않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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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왔다, 그 대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