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S]색여신 이란 소설이다.. 읽고 평가 부탁한다..


http://s.joara.com/4AZk7


조아라까지 읽으러 가기 힘들면 여기에도 올려놓을게..


갠적으로는 조아라 가서 읽는게 더 편할거라고 본다.





 26세 백수 이현석.

 군대만 전역하면 무엇이든 이룰 수 있을 것만 같았던 각오가 무색하게도 그의 인생은 여전히 나태하게만 흘러갔다.

 “후우.”

 오늘도 역시 상하차를 마치고 옥탑 방에 올라와 천천히 담배 연기를 뱉어냈다. 하루 일과를 마치고 담배를 피울 때 버릇처럼 한 손에는 캔 맥주가 들려있다.

 시간만 죽이듯 다니던 지방대는 간당간당하게 최하점으로 졸업하고, 딱히 취업에 관심이 없었던 그는 도망치듯 집에서 나와 간간히 여러 알바를 전전하며 소위 ‘루저’인생에 막 돌입하고 있다는 것을 조금은 느끼고 있었다.

 며칠째 깎지 않은 수염은 이미 상당히 거뭇거뭇해져있었고, 투블럭이였던 머리는 언재부턴가 구레나룻이 귓불까지 내려와 있었다.

 대학생 3학년 때 학교 축재에서 만난 여자친구와 2달간 사귄 이후로 여자와 거의 대화도 나눠보지 못했다.

 ‘인생 조졌네.’

 늘 그랬듯이 약간의 맥주로 목을 축일 때마다 감성적으로 변해 과거를 돌아보며 후회를 한다.

 학창시절 좀 더 열심히 살아볼걸, 성인이 돼서 좀 더 열심히 살아볼걸, 또 tv에 나온 성공한 인물들을 보며 나도 저렇게 살 수 있었을 텐데.

 하지만 아무리 후회를 반복해도 역시 오늘의 그가 그랬듯이 내일의 그도 알바를 끝내고 이 자리로 돌아와 담배를 빨며 캔 맥주로 갈증을 해소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바스락

 “음?”

 분명 그에게만 허락된 공간에서 느끼는 여유를 낯선 소리가 방해하자 그는 인상을 찡그렸다.

 물론 옥상 한 쪽은 집주인 아주머니께서 올라오셔서 관리하시는 화분이 잔뜩 있기는 하지만 이런 야밤에 올라오시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

 게다가 아주머니는 올라오셨다면 그가 계단에서부터 올라오시는 것을 놓쳤을 리가 없었다.

 뒤를 돌아보니 아주머니의 화분 사이에 어떤 검은 물체가 몸을 웅크리고 있다는 것을 어렵지 않게 확인할 수 있었다.

 ‘고양이인가?’

 그는 거의 다 빨아들인 담뱃불을 끄고 캔 맥주를 옥상 난간에 내려놓으며 화분 사이의 검은 형체에 다가갔다.

 “우쭈쭈.”

 평소 동물을 좋아하는 성격의 현석은 검은 형체를 단순히 고양이일거라 생각하며 손을 내밀며 간식을 주는 척 유인했다.

 분명 근처에 사는 고양이라면 기꺼이 다가와 자신의 손에 있는 것을 확인하러 올 것이라고 생각하였다.

 하지만.

-팟!

-쨍그랑!

 검은 형체는 빠르게 현석의 옆으로 튀어나는 동시에 그것을 가리고 있던 화분들이 쓰러지며 깨져버렸다.

 “엇!”

 현석도 무의식적으로 자세를 틀어 검은 형체를 잡기위해 몸을 날렸다.

-탓!

 하지만 그가 현실을 깨닫기까지 그렇게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난간에 올려두었던 맥주 캔은 그의 옆구리에 걸려 옥상에서 바깥으로 떨어지고 있었으며 그의 손은 검은 형체를 잡고 있었다.

 하지만 문제는 그의 신체가 대부분 난간 너머로 넘어가 있었다는 것이다.

 “이런 시ㅂ...!!”

   

* * *

   

   

 “땨!”

 그가 눈을 떴을 땐 하늘은 밝은 아침이었다.

 ‘으윽! 모.. 몸이 이상해!’

 현석은 이리저리 몸을 움직여 보려고 노력했지만 어째서인지 알 수 없는 색다른 감각으로 인해 몸을 쉽게 움직일 수 없었다.

 “땨아!”

 “어이구, 우리 아리스! 벌써 뒤집기를 하고 싶어 하는 건가?"

 누군가 현석에게 다가오면서 말을 걸었다.

 신기하게도 그가 말하는 것은 한국말이 아닌 듯싶으면서도 현석에게는 그 말의 의미가 똑바로 머릿속으로 들어왔다. 하지만 당장 그 사실은 현석에게 크게 중요하지 않은 사실이었다.

 "땨야아?"

 현석은 지금 도저히 알 수 없는 상황에 혼란스러웠다.

 수 만 가지의 생각이 들었지만, 현재 자신은 아기가 되었다는 것 정도는 눈치 챌 수 있었다.

 하지만 어째서? 어떻게? 라는 의문을 도저히 지울 수 없었다.

 '나 죽어가는 건가? 죽기 직전이라 지금 주마등이 스쳐가는 거야? 원래 이렇게 생생해? 아니, 애초에 갓 난 아기 때부터 회상이 가능한 거냐구!'

 "으..으.. 으아아앙!"

 현석은 자신도 모르게 울음을 터트려버렸다.

 "오구오구, 우리 공주님! 뭐가 그렇게 서운할까?"

 '아.. 우리 부모님께 효도도 못하고 이렇게 죽다니! 이렇게 죽을 수는 없어! 아직 못해본 버킷리스트들도 얼마나 많은데!'

 자취방 옥상에서 떨어졌던 그 순간, 바닥에 닿는 그 찰나의 순간까지 기억하고 있던 현석에게는 영락없이 자신은 죽었을 것이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

 '그래. 죽기 전에 기억 속 젊은 부모님의 모습을 뵙고 떠나는 것도 나쁘지.. 응..?'

 "히끅, 히끅, 땨아..?"

 어느새 자신을 품에 안고 있는 젊은 사내를 보고 현석은 눈이 휘둥그레졌다.

 '무..뭐... 뭐야! 아빠가 아니잖아! 누구지? 누구야! 설마.. 이 분이 내 친아버지? 그럴 리가!'

 "으아아아앙!"

 사내는 잠시 울음을 멈추더니 자신을 보고 더 서럽게 우는 아이를 보며 당황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아리스! 미안해! 아빠가 미안해!"

 "욘!"

 아기가 된 현석이가 서럽게 울자, 누군가 사내를 부르며 그들에게 다가왔다.

 "왜 가만히 있는 애를 건드려서 울리고 그래요!"

 "아니, 난! 그냥..."

 사내는 그에게 다가온 여성에게 꼼짝도 못하고 시무룩해졌다.

 여성은 사내에게서 현석이를 조심스럽게 건네받으며 그를 한번 째려보고 나서야 현석이를 바라보았다.

 '흑흑. 이번엔 누구지?'

 현석은 잠시 울음을 멈추고 조금 눈을 뜨며 자신을 품에 안은 사람을 보았다.

 '힉!'

 에메랄드빛 부드러운 머릿결과 빨려 들어갈 것만 같은 신비한 눈동자. 하얗고 매끈한 피부에 생기발랄한 홍조. 누구라도 탐하고 싶어할만한 자두 같은 입술. 부드럽게 날카로운 콧대와 턱선.

 이 모든 것이 완벽하게 잘 어우러진, 서구적인 외모의 여성이 그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이 세상에 사랑의 여신이 존재한다면 이런 외모를 가지고 있었을까.

 "우쮸쮸, 우리 아리스! 아빠 때문에 많이 서러웠어요? 아빠 때찌해줄까? 아니면 맘마 먹을래?"

 "아댜아아.."

 현석은 순간 사고가 멈췄다. 아니, 정확히는 그를 괴롭히던 모든 잡념이 일순간 순위가 밀려나 버렸다.

'생각해봤는데 이런 새엄마라면 죽는 것도 나쁘지 않은 것 같아.'

   

* * *

   

 아기의 몸이 되어버린지 하루의 시간이 지났다.

 그동안 알 수 있었던 건 자신은 알 수 없는 곳에서 새로 태어난 아기가 되어버렸다는 것이다.

 그것도 소중이가 사라진 여자로!

 부모로 보이는 인물들에게서 아직까지 큰 정보를 얻기는 힘들었다.

 자신에게 새로 주어진 이름은 아리스라는 것.

 인테리어나 가구 양식으로만 보았을 때 여기는 마치 영화 속 중세시대에 나오는 곳만 같았다.

 “우.. 먕..?”

 애초에 아직 성대부터 발성에 필요한 모든 근육이 발달이 안 돼 있어서 그런지 옹알이만 겨우 가능한 수준이라 부모와도 의사소통이 거의 불가능하여 원하는 정보를 얻어낼 수는 없었다.

 "아리스! 맘마먹자!"

  "땨아!"

 마침 그를 아리스라고 부르는 여성이 그에게 다가와 그를 품에 안고 상의를 올리자 한 손으로 잡기 힘들 정도로 풍만한 가슴이 모습을 드러냈다.

 게다가 이런 크기에도 쳐짐이 거의 없이 아름다운 물방울 모양을 하고 있을 정도로 탄력 또한 뛰어났다.

 '아, 행복해.'

 "땨웅!"

 아리스은 그녀의 핑크빛 유두를 입에 삼켰다.

 "힉! 으흥.."

 순간 여성의 입에서 미약한 콧소리가 흘러나왔다.

 평범한 여성이 아기에게 모유를 먹이는 동안 신음을 흘릴 리는 없지만 이 여성의 유두를 빨고 있는 건 안타깝게도 속은 26세 청년이 들어있었다.

 ‘아무리 날 새로 낳아준 어머니라고해도 이런 국보급 가슴을 보고 그냥 넘어가는 것은 예의가 아니지! 그리고 지금의 나는 단지 여자아기일 뿐이야!’

 아리스는 그렇게 애써 자기합리화를 하며 그녀의 가슴을 빨았다.

 “아흐응....”

 "안 돼! 니카의 가슴은 내꺼야!"

 '윽. 또 방해하는군.'

 아리스의 즐겁고 짜릿한 식사시간을 방해하는 건 다름 아닌 욘이었다.

 언재 왔는지 그는 니카에게 다가와 입을 맞추며 한손으론 아리스를 감싸며 다른 한 손으론 니카의 가슴을 부드럽게 만지작거렸다.

 '딸 앞에서 뭐하는 짓이야. 진짜.'

 어느새 둘은 아리스를 사뿐히 베이비 시트에 내려놓고 자연스럽게 서로 애무를 이어나갔다.

 욘 아리스를 안았던 손은 니카의 계곡으로 흐르듯이 들어갔으며 그녀의 양팔은 그의 어깨에 올려 목덜미를 감싸 안았다.

 “하아.. 하아.. 아리스가 옆에 있는데..”

 “후.. 아직 어려서 기억하지도 못할 거야. 그리고 우리가 이렇게 사랑을 나눠서 얻은 자식인데 뭐 어때?”

 욘은 아리스가 옆에 있다는 사실을 크게 신경 쓰지 않은 체 니카의 치마 속 속옷을 능숙하게 내리며 그녀의 몸을 돌렸고, 니카 역시 자연스러운 그의 행동에 맞춰 베이비 시트를 잡고 엉덩이를 그에게 내밀었다.

 ‘하.. 젠장. 또 울어버릴까?’

 아리스는 자신의 앞에서 볼 꼴 못 볼 꼴 다 보이는 그녀의 부모들의 모습에 어이가 없었지만, 동시에 저 둘은 절대 자신이 이 모습을 전부 똑똑히 기억할 것이라는 사실을 꿈에도 상상하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넣을게..!”

 “하윽!”

 순간 걱정스럽게 아리스를 바라보고 있던 니카는 고개를 붉게 달아오른 얼굴을 숙이며 음란한 신음소리를 흘렸다.

 -찔꺽! 찔꺽!

 “헉. 헉. 니카!”

 “학! 하악! 하으응! 학! 요온..!”

 시작부터 격렬하게 서로의 몸을 탐하는 그들의 강렬한 움직임에 니카의 탱탱한 가슴과 그녀가 붙잡고 있는 아리스의 베이비 시트까지 크게 흔들리며 음란한 소리와 열기가 방 안을 가득 채우기 시작했다.

 ‘시발. 담배마렵네.’

 아리스는 아직 신체가 갓난아기여서 그런지 지금 상황에 흥분보다는 정신적 현타가 강하게 왔다.

 그렇다고 막상 자신을 새롭게 나아주신 새로운 부모님이니 무작정 꼬장을 부리기도 껄끄러웠다.

 “니카! 오늘 한 번 아리스의 동생을! 만들어 주는 건 어때!”

 “흣! 아앙! 요오온! 그런..!”

 -찔꺽! 찔꺽!

 욘의 허리가 움직일 때 마다 니카의 보지에서 음란한 소리가 쉬지 않고 흘러나왔다.

 “헉..! 헉..! 역시..! 니카는 맛있어! 싼다!”

 “요..온! 핫..! 안에다..! 잔뜩..! 줘요..! 아리스의 동생 만들어줘요오..!”

 격렬하게 움직이던 욘은 사정감이 느껴지자 속도를 올렸고 어느 순간 니카의 질 깊숙이 자지를 박아 넣은 채로 몸을 경직시켰다.

 “핫!”

 -부룩..! 부르륵, 부륵..! 부욱!

 “하아아아..! 하으앙..!”

 니카는 자궁 속 깊숙이 들어오는 욘의 정액을 느끼며 한 마리의 암캐 같은 아헤가오 표정으로 절정에 올랐다.

 “허억.. 허억..”

 “하앗.. 하아.. 히익..!”

 욘은 그대로 니카을 뒤에서 사랑스럽다는 듯이 끌어안았고, 절정의 여운으로 몸을 부들부들 떨며 숨을 내뱉던 니카는 백허그를 하는 욘의 그런 손길을 민감하게 느낄 수밖에 없었다.

 ‘X발! X발! X바알..!’

 한 편, 만난 지 얼마 안 된 사이라고 하지만 자신을 낳아준 새로운 엄마의 암캐 같은 표정을 눈앞에서 보게 된 아리스는 기분이 매우 답답할 수밖에 없었다.

 “니카. 청소 좀 부탁해.”

 -퓹!

 -주륵.

 그런 아리스의 기분을 아는지 모르는지 욘은 니카의 질에서 쪼그라든 성기를 뽑자 니카의 보지에서 진공 상태의 보지에 공기가 빨려들어 가는듯한 음란한 소리가 나며 그녀의 애액과 정액을 흘러내렸다.

 “하아.. 하아.. 아움!”

 니카는 자연스럽게 뒤를 돌아 욘을 마주보더니 자세를 낮추며 욘의 성기를 입에 가득 물었다.

 -쯔붑! 쯔븝!

 “웁! 웁!”

 니카는 욘의 자지가 다시 살아나는 것을 느끼면서 음란한 소리를 내며 맛있다는 듯이 정성들여 빨기 시작했다.

 욘은 그런 니카의 머리를 사랑스럽게 쓰다듬었고 니카는 칭찬을 받아서 기쁘다는 듯 욘을 올려다보았다.

 “읍! 파하! 하아.. 하아..”

 한참 그의 자지를 음미하며 느릿느릿 빨던 니카는 잠시 숨이 차는지 잠시 욘의 자지에서 입을 때고 손으로 열심히 자지를 흔들며 혀로 애무를 하였다.

 “아무래도 침대로 가는 게 좋을 것 같은데..”

 니카는 이대로 가다간 다시 아리스가 보는 앞에서 흐트러진 모습을 보일 것만 같아 욘에게 침대로 갈 것을 권유했고 욘은 니카의 손길과 숨결을 자지로 느끼면서 이렇게나 사랑스러운 그녀의 요구를 거절할 수 없었다.

 “알았어!”

 “꺅!”

 욘은 그런 니카를 공주님 들어올리기로 번쩍 들어 올려서 아리스의 방에서 빠져나갔다.

 ‘X발. 졌다.’

 아리스는 순간 니카를 들어 올릴 때 보았다.

 니카가 앞에 있어 가려져 안보였던, 웬만한 성인 남성의 평균보다도 커다란 욘의 육중한 자지를..

 아리스가 현재 환생하기 전 남자일 때도 평균 이상이였다고 자부할 수 있었지만, 욘의 육봉은 인터넷이나 동영상에서만 보던 흑인 대물만큼이나 커다랬다.

 ‘이런 개 X발 좆같은 더러운 인생! 왜 이딴 음란한 가정에서 태어난 거야!’

 “땨! 땨땨! 땨땨땨! 땨! 땨땨!”

 “야.”

 한참 아리스가 유일하게 할 수 있는 옹알이를 하며 그녀만의 방식으로 혼자 분노를 표출하고 있었는데 어디선가 이색적인 음색의 누군가가 그녀에게 말을 걸어왔다.

 “훙?”

 “응! 그래 너!”

 아리스가 고개를 살짝 돌려 쳐다본 곳에는 머리 양쪽에 자그마한 뿔이 달린 검은색 도마뱀이 베이비 시트 난간 위에서 그녀를 쳐다보고 있었다.

 “...?”

 “너 이현석 맞지? 맞으면 맞다고 말 좀 해봐.”

 말하는 검은색 도마뱀.

 아리스는 지금껏 살아오면서(?) 가장 혼란스러운 감정을 느껴야만 했다.

 자신의 이전 이름을 알고 있는 것은 둘째 치더라도 도마뱀이 말을 한다.

 아리스는 어째서인지 저 도마뱀은 입을 움직이지 않고 있지만 분명 저 도마뱀이 말하고 있다는 사실이 본능적으로 깨달을 수 있었다.

 “먀..”

 “...내가 또 뭐 실수한 건가...?”

   

 * * *

   

 용.

 드래곤.

 사람마다, 또는 지역마다 부르는 이름이나 생김새는 조금씩 다르지만 결국 전설 속에서나 겨우 등장하는 절대적 존재임은 누구도 부정할 수 없다.

 자신을 그런 지고의 존재라고 정채를 밝히고 나서야 그제서야 아리스는 납득이 가기 시작했다.

 아니, 오히려 그녀의 앞에 있는 존재는 거짓말을 하더라도 믿게 될 정도로 절대적인 믿음이 느껴졌다.

 그러고 나서 그 존재는 날개를 드러내고선 비로소 드래곤 다운 외형을 뽐내기 시작했다.

 “일단 네 덕분에 내가 아주 곤란해졌어.”

 “땨..?”

 “아무리 사고였다지만 나 때문에 네가 죽어버릴 뻔 했거든.”

 아리스는 그의 말에 기억을 되짚어봤다.

 그에 말에 따르면 자신이 이전에 죽기 직전 알 수 없는 이유로 몸을 던져서 잡았던 게 고양이가 아니라 드래곤이었다는 사실이 자연스럽게 머릿속에 그려졌다.

 하지만 아리스는 눈앞의 존재에게는 원망이란 감정조차 품는 것이 허락되지 않다는 것을 느꼈다.

 “너희 세계는 ‘마나’라는 것이 없어서 우리는 그곳으로 여행을 간다면 철저히 관람객으로만 활동할 수 있어. 하지만 네가 죽어버리는 순간 나는 돌아오지 못하고 그 세계에서 천천히 소멸하게 되어버린단 말이야!”

 “아웅...”

 그의 말에 아리스는 조금 당황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자신의 기억 속에는 자신이 3층 옥상에서 떨어져 목이 꺾이는 기억이 소름끼치게 생생하게 남아있다.

 고통까지도 느껴지지 않았을 정도로 찰나의 순간이후 분명 기억이 끊겼다.

 하지만 그의 말이 거짓일리는 없었다.

 “...그래서 내가 너의 영혼이 바로 소멸하기 전에 원래 내가 살던 세계로 데려왔어. 널 내 계약자로 만드는 게 나의 죄를 최소한으로 줄이는 길이였거든.”

 “땨!”

 쉽게 말해 원래 아리스가 현석으로서 존재하던 세계에서 그의 실수로 현석의 영혼이 소멸되면 그가 곤란해지니 이 세계로 데려왔다는 것.

 하지만 아리스는 그에게 어떠한 항변도 할 수 없었다.

 애초에 그에게 원망이라는 감정조차 허락되지 않았으며, 자연스럽게 그의 행동이 납득해야만 한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래도 나는 너에게 미안한 감정은 있어. 부끄럽지만 나도 아직 헤츨링 단계라 내 능력을 완전히 컨트롤이 어렵거든. 그래서 이왕 이렇게 된 거 너에게 단순 계약자 이상의 선물을 줄게. 이걸로 앞으로 나의 동족도 널 어느 정도 존중해 줄 거야.”

 말을 마친 그는 아리스에게 다가가 그녀의 왼쪽 허벅지를 가볍게 물었다.

 “..!!”

 순간.

 아리스는 무엇인가 역류하여 들어오는 느낌과 동시에 그것이 온몸을 소용돌이치는 자극을 받았다.

 하지만 고통스럽지 않고 오히려 상쾌함에 가까운 느낌.

 그러면서 그 알 수 없는 기운은 점점 속도를 낮추며 천천히 아리스의 작은 몸속을 전부 돌고나서야 그녀의 심장에 자리하는 듯 뭉치기 시작했다.

 “자, 이제 나는 내 실수의 대가를 치르러 가볼게.”

 아리스가 정체도 모르는 강렬한 자극을 받는 동안 그는 어느 샌가 멀찍이 창문에 걸터앉아있었다.

 “마지막으로 지금 네 몸은 내가 직접 신경 써서 고르고 고른 거라 너도 만족할거야.”

 “...”

 “...”

 “...으아앙!”

 -우당탕!

 그가 사라지자마자 다시 감정을 주체할 수 없어진 아리스는 자신도 모르게 울음을 터트렸고, 덕분에 조금 멀리서 허둥지둥 대는 소리와 함께 반쯤 전라의 한 쌍의 부부가 달려왔다.

   

 * * *

   

 “아리스 누나! 일어나!”

 막 아침 해가 어느 방에 햇살을 뿌리며 밝은 빛이 가득 채웠다.

 어느덧 베이비 시트가 놓여있던 방은 시간이 지나고 곳곳에 소녀의 향기가 물씬 풍기는 모습으로 바뀌어있었다.

 “아리스 누나! 오늘도 늦잠이야?”

 누군가 창문으로 그녀의 침대로 내리쬐던 햇빛을 가리며 이불 속에 숨어있는 그녀를 깨우기 시작했다.

 “아 ㅆ..”

 “또 나쁜 말하면 욘 아저씨한테 이를 거야!”

 “...하아. 레온!”

 그제야 꼼지락거리면서 이불 밖으로 나오기 시작했다.

 이불속에서 나와 자리에 앉은 그녀는 이제 막 소녀티를 벗어나려고 하는 아직 앳된 모습을 하고 있었지만, 부스스한 모습임에도 미래가 매우 기대되는 귀여움과 아름다움을 자랑하고 있었다.

 동글동글한 눈매에 빠져 버릴 것만 같은 푸른 눈동자. 짙고 얇은 눈썹. 앙증맞게 오똑한 코에 선분홍빛 입술. 부드럽게 날렵한 턱선. 그리고 허리까지 내려온 그녀의 부드러운 머리카락은 맑은 하늘을 그대로 옮긴 듯 한 신비한 색을 지니고 있었다.

 마지막에는 아름다움의 신이 자신의 모든 것을 쏟아 넣어 이런 아름다운 외모를 빚어놓고, 그녀만의 매력을 강조하기 위하여 왼쪽 눈꼬리 밑에 작은 십자가 모양의 매력점을 두 개를 찍어놓은 것만 같았다.

 “...너 또 얼굴 붉히면 죽는다고 했지?”

 “미.. 미안!”

 본인도 모르게 레온은 이런 익숙해질리 없는 아름다운 소녀를 바라보며 본인도 모르게 얼굴을 붉히더니, 그녀의 살벌한 반응에 그제야 손으로 얼굴을 가리며 허둥지둥 사과를 했다.

 레온도 나름 귀여운 앳된 얼굴이지만, 그와는 반대로 꾀나 듬직한 덩치를 가지고 있었기에 소년이 어쩔 줄 모르는 모습은 상당히 볼만했다.

“풉!”

 덩치에 어울리지 않는 그의 어리숙함에 아리스는 작게 미소를 지었고, 그 모습을 보고 나서야 레온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사실 아리스 스스로도 객관적으로 자신이 지나치게 예쁘게 성장했다는 사실을 뼈저리게 자각하고 있었다.

 그러나 아직 남자로 살아온 시간이 더 길었던 이유도 있지만, 가장 큰 이유는 이번 생에서 친남매처럼 자라온 저 녀석만큼은 자신을 여자로 대한다는 사실이 영 껄끄러웠다.

 아이가 귀한 이 마을에서 그녀 또래라곤 그 혼자였다.

 특히 그의 아버지는 그랑스 제국에서 주로 장사를 하는 상인이었기 때문에 그는 자연스럽게 우리 가족과 지내는 시간이 길어졌고, 그렇게 아리스와 친남매처럼 지내게 되었다.

 때문에 가족 이외에 유일하게 편하게 대할 수 있는 그와의 관계가 망가지기 싫었다.

 “그래서 무슨 일 때문에 깨운 거야?”

 어느 정도 어수선한 분위기가 정리되자 아리스는 레온에게 자신의 방을 찾아와 자기를 깨운 이유를 묻게 되었다.

 “아, 어제 우리 아버지가 오셨잖아! 아버지가 너도 보고 싶어 하시고 선물도 준비하셨다고 했거든..”

 아리스에게 말을 하고 있는 레온의 목소리는 어째선지 상당히 상기었고, 문득 아리스는 그가 마치 아버지에게 새색시를 자랑하고 싶어 하는 댕댕이같다 라는 느낌이 들었다.

 “하아.. 알았어. 일어날게.”

 레온과의 불안한 대화를 빠르게 끝내고 레온의 아버지도 오랜만에 한 번 뵙고 싶다는 생각에 자리에서 일어나려는 순간.

 -똑. 똑. 철컥.

 문이 열리고 한 중년의 남성이 들어왔다.

 문이 작게 느껴질 정도로 커다란 덩치에 날카로운 눈매는 상당히 무거운 분위기를 뿜어내고 있지만, 풍성하고 잘 정돈된 수염과 점잖은 제복에 외눈 안경은 그의 이미지를 상당히 젠틀하게 만들어주기에 충분했다.

 “아.. 안녕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