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몸은 남자로서 손색이 없다고 생각한다. 

헬스장을 다니는 친구처럼 근육이 가득차진 않았지만, 남자로서의 구실은 된다. 평범하게 생기고 자기관리를 하는 사람이라면 여친이 모두 있듯이 나도 여자친구가 있다. 시아다.


가슴이 적당히 큰, 아름다워서 본인 말로는 아이돌 연습생을 했다는 그녀. 성형을 안 한 것처럼 보이나 객관적으로도 너무나 아름다워서 최소 한 부위는 건들였다고 생각하게 되는 여자다. 시아는 내가 안았던 사람중 최고였다. 은밀한 곳들을 전부 나열할 필요도 없는. 나는 모텔에서 격렬한 행위를 마치고 이불에 싸인 시아와 같이 침대에 누웠다. 우리 둘 다 씻은 뒤였다.


"여자가 되고싶다고 생각한 적 있어?"


"한 번은. 그럴게 행복해 하는 모습을 보면 이성의 쾌락도 궁금해지니까."


"그러면 되볼래?"


시아는 스탠드가 올려진 서랍장 위에서 한 약을 건넸다. 병원에서 받는 알약같이 분홍색인 약. 다만 다른 점이 있다면, 완전히 빨갛다는 것이다. 색깔이 반반으로 나뉘어지지 않고 전부 분홍색이었다. 핫핑크. 이 말이 약을 표현하는데 적합하겠다.


"진짜 되는 거야?"


"되고싶다면. 오빠 의지에 달렸어."


농담이 심하네.

남자가 여자로 변한다. 여자가 남자로 변한다. 시술로 불완전하게는 바뀔 수 있어도, 자궁과 온전한 가슴을 갖는다는 건 불가능하다. 나는 영양제의 일종이게니라고 생각해 꿀꺽 삼켰다. 물도 없었지만 왜인지 잘 넘어갔다. 어쩌면 녹았을까. 달콤한 딸기맛이었다.


"켁."


"좋은 밤 보내."


그리고 난 기절했다.


-


찌르르르.

혹시나 몰라 맞춰놓은 핸드폰의 알림. 유선형으로 매끈한 플래그쉽의 베젤을 느끼며 겨우 껐다. 왜인지 핸드폰이 컸다. 손은 작은 느낌이었고. 왜지? 거리가 멀었나. 라지만 아니다. 나는 핸드폰을 팔을 뻗으면 바로 닿을 위치에 놓았다. 손가락을 움직여 겨우 당기니 이번엔 핸드폰이 무겁다. 잠을 잘못잤나. 뭐, 시아에게 깔렸겠지. 하지만 그녀와 같이 덮었던 이불을 벗기자 착각이라고 치부할 수 없었다.


"헉."


둔덕. 시아와 비슷한, 아니. 시아보다 확실히 큰. 

한 손으로는 어림도 없는 전부 담기지않을 크기의 가슴. 창백할 정도로 하얘 가녀린 몸에 매달린 그것은 당장이라도 떨어져나갈 듯 위태로워보였다. 그러나 핸드폰과는 비교가 안 되는 무게감을 버티며 일어나자 속옷이라도 찼는지 모양이 예쁘게 잡혔다. 처지지않네. 시아도 이랬나? 그런 의문에 고민할 틈도 없이 나는 거울 앞으로 향했다. 우리가 잔 모텔은 특이하게 전신 거울이 설치되어있었다.


"우와..."


내 이상형이 현실로 나온다면 이런 느낌일까. 애매하게 느끼던 외형도 깔끔하게 구현되있었다. 시아보다 한참잗은 백오십대의 키. 엉덩이를 가리는 흑발과, 잘록한 허리와 달린 넓찍한 골반. 골반의 튀어나온 부분에서 시작되는 허벅지와 종아리의 라인은 다시 부드러운 선을 그려 감탄하게 했다. 엉덩이는 풍만하다. 가슴도 크다. 둔부는 걸으면 출렁거릴 것 같이 크고, 가슴은 소녀의 몸에 맞지않게 부자연스러웠다. 그러면러도 두 분홍은 작아 만져보고싶다는 욕구를 들게한다. 


"읏, 아. 손이 작아졌어..."


달라진 몸에 맞게 힘도 약해져 느낄만큼의 쾌감은 오지않았다. 어깨에 걸린 머리카락을 꼬고 엉덩이를 주물럭거리며 몸을 감상하던 그때. 전혀 모르지만 왜인지 익숙한 거친 손이 내 허리를 휘감았다.


"꺄악?!"


"잡았다."


방금 일어난 침대로 다시 빨려들어가버린 나. 내 등의 남자의 상체에 닿아버린 모양새가 되버려 그의 성기가 내 엉덩이에 닿았다. 정확히는 엉덩이골. 내가 애무한다고 시아를 눕히고 자지를 비비던 그곳에. 거대한 그것은 사이로 파들어가 앙다문 균열에 닿았다. 나는 자연스럽게 몸을 파르르 떨었다. 여자가 되고 처음 느끼는 흥분이었다.


"혹시, 시아야?"


"응. 나야. 너가 여자가 됐는데 내가 그대로 여자인건 불공평하잖아? 솔직히 질렸어. 계속 당하기만하고 취향에 맞춰주는 거. 이제 나도 해봐야지. 안 그래. 오빠? 오빠였던 여자분?"


"이거, 싫어. 놓아줘. 읏. 귓불. 깨물지마아...... 흣."


"싫은데."


아랫배가 큥큥 떨린다. 

비부에서 물이 나오고, 초면인 남자의 난폭한 선길에 몸이 달아오르는 것이 느껴진다. 나는 새어나오는 신음을 간신히 참아내고, 팔을 흔들었다. 뇌가 이상해져 더이상 내가 자신이 아니게 될 거라는 느낌 때문이었다.


쓰다가 야설 돼버렸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