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컬러링만 봐도 확실하게 구별되는 메지로 일족. 맥퀸, 라이언에 이어 세번째 메지로다.

힌트에서 주목할 키워드는 남자같은 이름, 그리고 에어 그루브 이후 처음 붙는 남자혐오 속성. 이 둘의 교집합에서 나오는 정체는 여자에겐 지지 않지만 남자가 섞이면 힘을 쓰지 못하고 패배하던 암말 GI 5승에 빛나는 메지로의 여왕, 메지로 도베르다. 도베르(Dober)는 다름아닌 견종 도베르만(Dobermann)에서 따온 이름. 앞날 창창한 아가씨에게 지은 이름 치고는 참 안어울리는 맹견이지만, 메지로 도베르가 태어났던 1994년의 메지로 목장 암말들은 스피츠, 복서, 닥스, 허스키 등등 모두 개 이름이 붙어 있었다. 이건 순전히 이름 짓기 귀찮았던 메지로 목장을 탓할 일.


맥퀸-라이언-파머의 메지로 3강이 군림하던 시대가 지난 후, 생산 성적에서 장기 침체가 이어지던 메지로 목장. 이에 대대적인 목장의 체질 개선과 혁신을 단행했는데, 그 결과물로 1994년생의 메지로 라이언 자마 중 암수 하나씩이 反선데이 사일런스의 깃발을 들고 GI 전선에서 활약한다. 수말인 메지로 브라이트는 목장 비원의 더비 후보로 기대받았으나 건투'만' 하고 클래식에선 이기지 못하다 천황상·春에서야 GI 승리를 거두는, 아버지의 커리어와 매우 흡사한 모습을 보이지만, 다른 한 마리는 암말 전선에서 맹활약, 첫 암말 3관으로 유명한 메지로 라모느를 뛰어넘는 암말 GI 5승의 위업을 달성하는데, 그 말이 바로 이번에 소개할 메지로 도베르다.


메지로 도베르의 아버지는 메지로 라이언, 어머니는 메지로의 3대 모계중 하나인 메지로 보사츠에서 이어져 내려온 순종 메지로 혈통의 메지로 뷰티. 그야말로 메지로 목장의 모토 - 출생->데뷔->은퇴후 번식으로 이어지는 생산환류가 누적된 결정체의 혈통인데, 다만 심각한 문제가 어머니 메지로 뷰티 쪽에 있었다.


메지로 도베르가 아직 메지로 뷰티의 뱃속에 있을 동안, 뷰티가 앞서 낳은 자식이 심한 황달을 반복하더니 중증의 빈혈로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원인을 찾기 위해 메지로 뷰티의 혈액검사를 한 결과, 희귀한 혈액형을 갖고 있음이 판명됐다. 이 혈액형을 가진 말의 젖을 면역력을 가지기 전의 망아지가 먹으면 중증 빈혈에 걸려 죽어버리는 것.


저런 사태를 막는 해결책은 단 두가지였다. 첫번째는 메지로 뷰티와 유전적으로 궁합이 맞아 해당 질환이 발생하지 않는 수말과 교배할 것이었는데, 일본에 그런 씨수말은 단 22%였고 불행히도 메지로 라이언은 그 22%에 들어가지 않았다. 두번째는 면역력을 갖춘 상태에서 어미의 젖을 먹으면 되는 건데, 문제는 망아지가 면역력을 갖추려면 초유를 마셔야 한다는 모순적인 상황이었던 것. 우여곡절끝에 메지로 도베르가 태어날때 출산이 임박해 있던 다른 암말의 초유를 얻어마시면서 간신히 죽을 위기를 넘길 수 있었다.


데뷔 전의 위기는 이것으로 끝나지 않고, 출생 이듬해인 1995년 초에 중증의 골절을 입었는데, 당시에도 최고의 시설이었던 샤다이 팜의 수의사 스탭들의 도움으로 무사히 수술을 받고 회복할 수 있었다. 이렇게 출생 전부터 데뷔 이전까지 터프한 상황을 많이 겪어서 그런지, 이름처럼 평소에도, 경주 중에도 꽤나 드센 암말이 되어 버렸다.


다행히도 메지로 도베르가 들어간 오오쿠보 요키치 마방에서 도베르를 전담할 관리사는 산전수전 다 겪은 호리구치 료키치였다. 정년이 코앞이었는데도 마지막으로 받을 세살 암말이라는 이유로 자원, 벨쨩(ベルちゃん)이란 애칭까지 붙이며 애지중지하며 정성껏 키웠다고. 


메지로의 순종 혈통을 진하게 받았음에도 만성형이 많았던 기존의 메지로들과는 다르게 데뷔도, 활약도 빨랐다. 

(구)3세인 1996년 7월, 니가타의 신마전에서 평생의 파트너가 될 데뷔 3년차 기수 요시다 유타카를 태우고 압승. 바로 니가타 3세 스테이크스(GIII, 1200m)에 출전해 5착에 머물지만 거리가 길면 분명 더 나은 모습일 거라는 희망을 얻었다. 그 희망대로 1400, 1600으로 거리가 늘어난 사프란상과 이쵸우 S를 연파, 연말엔 3세 암말 챔피언인 한신 3세 암말 스테이크스(GI, 1600m)에 도전하게 되었다.


인기 1위는 뒷날 마일과 스프린트에서 활약하는 외산마 시킹 더 펄. 도베르의 남매인 메지로 브라이트를 직전 경주에서 5마신차로 제압하고 온 퍼포먼스 덕에 단연 인기 1위였다. 메지로 도베르는 두번째 인기였지만 착순은 전혀 다른 문제였다.


시킹 더 펄이 하이페이스를 견디지 못하고 직선에서 주춤하는 순간 뒤에서 마크하고 있던 메지로 도베르가 단숨에 스퍼트, 후속과 2마신 차이를 벌리며 압승한 것. 4착에 그친 시킹 더 펄과는 4와 1/2마신차로 브라이트의 복수를 대신했다. 기록 또한 1분 34초 6의 대회 레코드. 기수, 조교사에게 모두 첫 GI 승리였고, 이 성적을 평가받아 JRA 최우수 3세 암말에도 선출되었다.


벨쨩을 귀여워하던 호리구치에게도 오랜 마방 생활에서 자신이 관리한 말이 GI을 잡은 것은 처음. 만년에 찾아온 행복에 진심으로 기뻐했지만, 그 기쁨도 오래 가지 못했다. 1997년 1월에 호리구치가 갑자기 쓰러져 얼마 안가 세상을 떠난것. 자리가 빈 도베르의 담당은 마방 최고참인 안세 료이치가 맡았지만, 이 베테랑은 이때부터 죽을 고생을 하게 된다. 친숙한 얼굴이 사라지고 낯선 얼굴을 마주한 메지로 도베르가 안세를 볼때마다 성질을 폭발시킨것. 그 영향인지 오카상(GI, 1600m) 트라이얼인 튤립상(GIII, 1600m)에서 예상 밖의 

3착 패배를 기록한다. 경주 내내 슬로페이스를 견디지 못하고 앞으로 가려고 안달이었고, 마방에 돌아와서도 좀처럼 흥분을 가라앉히지 못했다. 


이에 안세는 메지로 도베르의 신뢰를 얻기 위해 밤낮으로 밀착 관리에 들어가, 한달 후인 오카상 즈음에는 간신히 정을 붙였는지 어느 정도 안정하는데 성공했다. 그러나 이후에도 이 까다로운 말을 관리하는 스트레스는 상당했는지, 메지로 도베르 은퇴식 즈음에는 몸 어디 하나 멀쩡한 곳이 없었다고.


암말 삼관의 첫 관문인 오카상. 이 해의 (구) 4세 암말들은 외산마라 클래식에 나올수 없는 시킹 더 펄을 빼고서도 스피드가 출중한 타입이 많았다. 그 중 하나가 1997년 들어 3연승중이던 도주마 쿄웨이 마치. 직전 경주에서 7마신차 압승을 거둔 이 말이 인기 1위에 올랐고, 직전 부진의 여파로 메지로 도베르는 두번째였다. 2강 대결에 관심이 집중되었지만 변수는 당일 쏟아진 비였다.


선두권에 있다 직선을 만나자마자 발에 물갈퀴가 달린듯 뛰쳐나간 쿄웨이 마치의 압승이었다. 메지로 도베르는 질퍽질퍽한 마장에 영향을 받은데다 외곽으로 돈 거리의 손실을 메우지 못하고 4마신차의 2착에 머물렀다.


5월 25일의 암말 삼관 경주 2전째, 오크스(GI, 2400m). 마일 경주인 오카상과는 완전히 다른 적성이 요구되는 거리이지만, 이때의 암말 클래식 주자들은 중장거리 적성의 말들이 거의 전무에 가까웠다. 커리어 내내 중거리에서 뛰던 메지로 도베르조차도 관계자의 평은 기본적으로는 마일러 적성. 지구력보다는 스피드 쪽의 말. 결국 스피드 지향의 말들이 2400m라는 암말 한정 GI에선 가장 긴 거리를 어떻게 감당하느냐가 과제였고, 이는 메지로 도베르가 평소처럼 초반에 흥분했다가는 답이 없다는 뜻이기도 했다. 그런데 오크스가 열리는 도쿄 경마장 2400m의 출발점은 15만의 대관중이 소음을 내는 스탠드 바로 코앞. 오오쿠보 조교사는 가면을 출발 직전까지 씌우는 것으로 관중의 영향을 최소화하려고 노력했고, 안장의 요시다에게도 초반 페이스를 흐트리지 않는데 모든 초점을 기울이라는 지시를 내렸다.


그리고 이 모든 노력은 헛되지 않았다. 지금까지 치른 레이스중 가장 차분한 모습을 보인 메지로 도베르는 3코너까지 중단 약간 뒤에서 참고 대기하는데 성공했고, 그 다음은 말 나름의 페이스로 선두권으로 치고 나왔다.


(스타트 5:40~)

앞에서 도주하던 쿄웨이 마치는 역시 거리의 문제였는지 직선에서 침몰하고, 그와 반대로 메지로 도베르는 직선에서 가장 선명한 다리를 뽐냈다.

결과는 2와 1/2마신차의 압승. 아버지 메지로 라이언이 끝내 얻지 못했던 클래식 승리의 영광을 그 딸이 차지하는 순간이었다.


여름 동안 휴양한 메지로 도베르의 목표는 당연히 삼관의 마지막 경주 슈카상(GI, 2000m). 그런데 복귀전이 슈카상 트라이얼이 아닌 고마 혼합전인 올커머(GII, 2200m)였다. 아직 어린 도베르를 암수혼합의 고마들과 싸우게 하는건 오로지 하나, 관동의 미호에서의 장거리 수송을 피하기 위한 방책이었지만, 다행히도 일선급의 수말들이 없었던 탓인지 처음부터 선두로 튀어나와 달렸음에도 별 위협없이 낙승을 거뒀다.


슈카상은 암말 삼관 경주이면서 클래식이 아닌 탓에 당시에도 외산마가 출전 가능했고, 덕분에 경주 전 대결 구도는 기존의 2강에 NHK 마일컵을 제패한 시킹 더 펄이 가세한 3강구도였으나 경주를 앞두고 시킹 더 펄이 기관지염으로 출주를 포기한 덕에 전처럼 2강의 대결구도가 되었다. 1600m와 2400m에서 각각 1승씩을 나눠 가진 쿄웨이 마치와 메지로 도베르. 그들의 승부는 이번 교토 2000m의 레이스에서 확실히 종지부를 찍게 될 예정이었다.



마지막 직선은 모두의 예상대로 선행 후 버티는 쿄웨이 마치와 중단 뒤쪽에 있다 덮쳐든 메지로 도베르의 구도였고, 오크스에 이어 다시한번 멋진 스퍼트를 폭발시킨 메지로 도베르의 2와 1/2마신차 완승이었다. 이 경주를 끝으로 쿄웨이 마치는 2000m도 길다는 판단을 내리고 단거리로 전향, 이들의 대결 구도는 여기서 막을 내렸다. 


슈카상 일주일 후, 도쿄에서 열린 천황상·秋의 결과는 경마계를 진동시켰다. 전년도 오크스마 에어 그루브가 버블검 펠로우를 꺾고 17년만에 암말의 몸으로 천황상을 제패하는 위업을 달성한것.


그리고 슈카상 이후 메지로 도베르의 약 1년간의 시간은 한살 위의 이 여제를 극복하는데 쓰여진다.


클래식 전선에서 이름을 높인 암말들이 거의 반드시 맞닥뜨리는 벽은 바로 처음으로 암수 혼합, 최일선의 고마들과 싸우게 되는 아리마 기념(GI, 2500m)이고, 암말 2관에 빛난 메지로 도베르도 예외는 아니었다. 상위 10두를 선출하는 인기 투표에서는 천황상 우승과 재팬 컵 2착에 빛나는 에어 그루브가 1위였고, 메지로 도베르도 3위로 출전권을 따냈다. 경주 당일은 마블러스 선데이, 에어 그루브에 이어 단승 인기 3번째. 하지만 지금까지 뛰었던 경주 중 가장 긴 2500m, 그리고 최일선의 수말들이 주도한 초반의 하이 페이스는 버거웠다. 딱히 흥분도 하지 않고 오크스, 슈카상과 비슷한 위치 선정이었지만 직선에서 뻗어나올 힘이 남아 있지 않아 8착에 머물렀다. 가을 고마 3연전을 완주하면서도 3착으로 건투한 에어 그루브와의 격차도 분명했던 승부.


JRA 최우수 4세 암말 타이틀을 들고 맞이한 1998년 상반기는 고전의 나날이었다. 고마가 되어 암수 혼합전에 연달아 출전했지만 계속해서 고배를 마신 것. 작년 올커머에서 상대했던 수말들과는 질적으로 달랐다. 닛케이 신춘배(GII, 2400m)는 8착, 오사카배(GII, 2000m)는 2착. 메구로 기념(GII, 2500m) 5착, 타카라즈카 기념(GI, 2200m) 5착. 이 상반기의 경주에서 그나마 가장 선전한 것은 오사카배였으나 하필 그 경주엔 에어 그루브가 출전했다는게 문제였다. 타카라즈카 기념에서도 언터처블로 성장하고 있던 사일런스 스즈카가 우승하는 사이 에어 그루브가 3착. 1998년 상반기가 끝난 시점에서 메지로 도베르는 에어 그루브를 세번이나 상대해 단 한번도 앞지르지 못하고 있었다.


가을을 맞이해 복귀한 첫 경주는 간만의 암말 한정 경주인 후츄 암말 스테이크스(GIII, 1800m). 적성에 맞는 중거리 경주에서 약 1년만의 승리를 거두며 최대 목표인 엘리자베스 여왕배(GI, 2200m)를 목표로 잡았지만, 역시 문제는 에어 그루브였다. 재팬 컵을 목표로 하던 에어 그루브가 천황상을 거른 바람에 재팬 컵 2주 앞의 엘리자베스 여왕배를 스텝 레이스로 출전하겠다고 나선 것. 


오오쿠보도 100%의 맞대결이면 이기지 못할 것이라는게 본심이었지만, 저쪽은 엄연히 재팬 컵이 최대 목표인 만큼 엘리자베스 여왕배에서는 만전의 상태가 아닐 것이라는데 한 줌 희망을 걸었다. 하지만 현실은 2년 동안 암말 상대로는 앞을 내 준적이 없는 에어 그루브에 단승 1.4배라는 압도적 인기가 쏠렸다. 메지로 도베르는 4.6배로 2위.


경주가 슬로페이스가 되자 아니나 다를까 메지로 도베르가 몇번이나 앞으로 나가려는 기색을 보였지만 요시다 유타카가 필사적으로 진정시키는데 성공, 중단에서 앞의 에어 그루브를 지켜보는 상태로 레이스를 이어갔다. 그리고 직선에서 외곽으로 도는 에어 그루브와 달리 메지로 도베르는 울타리에 바짝 붙어 최내측으로 달렸는데, 이것이 승부를 결정지었다.


많은 말들이 밟지 않아 잔디 상태가 쌩쌩한 최내측. 하지만 울타리에 말을 바짝 붙이는게 결코 쉽지 않은 일인데, 요시다 유타카는 그 핀포인트를 정확히 찌르는데 성공했다.

좋은 길로 달리며 쭉쭉 뻗어나간 메지로 도베르는 런 포 더 드림과 에어 그루브를 꺾고 4번째 GI 타이틀을 획득했다. 더불어 수말의 벽만큼이나 넘기 힘들던 에어 그루브를 4전째만에 꺾는데도 성공. 2년 1개월만에 여제가 다른 암말에게 앞을 내주는 순간이었다.


엘리자베스 여왕배를 차지한 후는 다시 아리마 기념에 도전했지만, 멤버들의 위상은 작년보다 더 강력했다. 에어 그루브는 논외로 치더라도 그래스 원더, 세이운 스카이, 메지로 브라이트, 스테이 골드, 킹 헤일로, 실크 저스티스, 오프사이드 트랩, 마치카네 후쿠키타루 등등...하필 세이운 스카이가 선도한 빠른 페이스에 스태미너를 갉아먹히고 직선에서 무너지며 9착, 여전히 수말과의 싸움은 버겁다는걸 실감하며 1998년을 마쳤다.


1999년, (구)6세의 상반기도 고난의 행군이었다. 나카야마 암말 스테이크스(GII, 1800m)에서 복병 나리타 루나파크에게 덜미를 잡히며 2착을 기록한것. 야스다 기념(GI, 1600m)를 목표로 조정에 들어갔지만 특유의 성격으로 난동을 부리다 몸 왼쪽에 외상을 입고 장기 휴양을 해야만 했다. 이렇게 해서 수정된 목표는 가을의 마이니치 왕관(GII, 1800m)에서 전초전을 치른 뒤, 엘리자베스 여왕배에서 은퇴하는 것. 


마이니치 왕관에서 얻은 결과는 6착 패배였지만 그렇게 비관적은 아니었다. 그래스 원더가 선도하는 빠른 흐름에서도 선두와 0.6초 차이로 좁혀들었던것. 다만 나이의 문제도 있고, 원래부터 빠듯하던 2200m를 온전히 뛸수 있을까의 걱정이 반영되어, 엘리자베스 여왕배 당일의 인기는 팔레놉시스에 밀려 두번째였다.




경주는 직선에서의 대격전이 되었다. 선행의 에가오오미세테가 뻗어나가는 사이 유력 주자였던 팔레놉시스와 에리모 엑셀은 난잡한 마군 속에서 다른 말과 접촉하며 페이스를 잃었고, 그 사이에 중단에서 뛰쳐나온 메지로 도베르와 후사이치 에어데일, 후방에서 강습을 노린 빅토리아 파크와 프로모션 등이 직선에서 일합 승부를 벌인것. 그리고 그 혼전 속에서 최후에 웃은것은 베스트 패턴의 레이스 전개를 펼쳤던 메지로 도베르였다. 엘리자베스 여왕배 사상 첫 2년 연속 우승, 암말 사상 첫 GI 5승. 메지로 맥퀸과 타이 기록인 4년 연속 GI 우승 기록 등 화려한 업적을 이 경주 우승으로 달성하고 유종의 미를 장식할 수 있었다.


보드카가 나타나기 전까지 암말중 최다인 GI 5승을 기록한 말이지만, 당시도 그렇고 현재도 그렇고 해당 시대의 암말 중에선 항상 에어 그루브에 밀려 당대 2위로 평가받는 처지다. 이유는 당연히 암말 한정전과 암수 혼합전의 극명한 성적 차이 때문. 암말 한정전에서 11전 8승, 2착 2회, 3착 1회라는 압도적인 모습을 보이는 반면, 암수 혼합전은 10전 2승에 2착 한. 우승한 중상도 일선급의 수말이 전무했던 올커머 한번뿐. 과거에도 21세기에도 아파파네나 스틸 인 러브처럼 암말 앞에선 무적 포스를 풍기다 수말 앞에서 무너지는 말들이 많지만, 메지로 도베르의 경우에는 일선급의 수말을 직접 때려부순 에어 그루브라는 거목이 같은 시대에 있었다는 게 좀 비교가 많이 된다고 할까.


은퇴 후는 메지로 목장의 다른 암말들이 그렇듯 번식 암말로 전업했다. 선데이 사일런스와 그 후계자들과 교배하며 자식들을 낳았으나 첫째와 둘째는 아예 데뷔조차 못하고 은퇴, 셋째는 경주중 사고로 사망. 2009년부터 2011년까지는 임신 실패 등으로 3년을 내리 출산 없이 허탕을 치는등 고전했다.


2011년에 메지로 목장이 해산, 소유권이 레이크 빌라 팜으로 옮겨진 후 2016년 룰러쉽의 새끼를 낳는 것을 끝으로 번식 생활에서 은퇴, 공로마로 지내고 있다. 


마지막 자식인 룰러쉽 새끼와의 한컷.


출처 : 우마무스메 캐릭터 소개 63 - 메지로 도베르(メジロドーベル) - 우마무스메 갤러리 (dcinsid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