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일어나니, 거북이가 요즘 트렌드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있었군요.


사실 비유라서 별 생각 없이 썼던 건데, 그걸 지적 하다니 역시 웹갤러!





근데 사실은 지적을 받은 김에 다함께 생각을 해보는 것도 좋겠습니다. 


느리게 걷는 거북이를 주인공으로 쓰는 게 재미있나.


아니면 처음부터 빠른 토끼를 주인공으로 선택해서, 더 빨라지는 이야기를 쓰느냐...




요즘 트렌드가 무엇일까요?


초반부터 재미있는 이야기는 주인공이 토끼인 경우들이 있을 수 있습니다.


근데 장기적으로 연재를 하다보면 토끼가 토끼가 되는 수가 있어요.


타다닥 찍...


누구나 다 아는 우려들이죠?




근데 사실 이런 것들은 작가가 이야기를 쓰는데 그다지 중요하지 않은 부분이기도 합니다. 


왜냐면...


여러분들은 토끼와 거북이의 이야기를 생각했을 때, 


토끼에 감정 이입이 됩니까? 아니면 거북이에 감정 이입이 됩니까?


이건 굉장히, 매우매우 중요한 부분입니다.


작가마다 성향이 많이 다를 거라고 생각이 듭니다.




여러분들은 토끼 이야기가 멋져보일 수 있고, 구매수가 높은 걸 보고,


'아 나도 토끼 이야기를 써서 꿀을 좀 빨아봐야지'라는 생각을 할 수 있어요.


웹갤러인 이상 당연한 의식의 흐름이죠!




이런 트렌드를 쫓아가는 움직임이 장르소설계에는 상당히 많습니다.


근데 이건 딱! 알아둬야 돼요. 적고, 입으로 5번 이상 말해보세요.


"난 토끼 이야기가 진짜 재밌나?"





토끼와 거북이가 있을 때, 


거북이에 감정 이입이 되는 작가가, 토끼 이야기를 최소 5-6개월 이상 장기연재한다?


상당히 힘든 일이에요.




왜 힘드냐. 그냥 쓰면 되는 거 아니냐...라고 하겠지만,


자기 스스로 신나는 글, 뭔가 몰입하는 글이 아니라,


아~ 시장이 이러니깐 요러케 맞춰서 써야지...


요런 소재와 주인공이면 재밌겠지? 라고 쓰는 글은


초반에는 재밌을 수 있어요.


이것저것 신선하니까. 독자들도 잘 따라올 수 있고.


근데 작가가 캐릭터나 핵심 스토리에 공감을 하지 못하고,


점점 이야기가 진행이 될수록 감을 잃게 됩니다.


작가가 토끼를 이해하지 못해요. 중반부로 갈수록 토끼의 캐릭터와 핵심 스토리를 제대로 쓸 수 없는 거죠. 




내가 거북이 이야기를 좋아하고, 거북이 이야기를 쓴다면,


내 자신이 이야기에 몰입이 되어서 이것저것 아이디어들도 만들고, 


창작욕이 저절로 매일 아침마다, 혹은 치킨을 먹을 때마다 생겨납니다.


장르소설에는 주인공 1인칭 시점의 감정선이나 생각들이 중요한데,


이런 게 쉽게 잘 되는 거죠. 


글을 쓰는 게 즐거우면서, 편하게 집필을 할 수 있어요.


근데 내가 공감이 안 되는 토끼 이야기를 몇 달 이상 쓴다? 쉽지 않아요. 이게 되는 작가들은 어느 정도 선을 넘어선 겁니다.


주인공 캐릭터나 핵심 스토리를 떠나서도, 글 자체의 완성도와 대중성을 잡을 수 있다는 거니까요.




신인들은 보통 아니에요.(아마도 특히 니들은)


자기가 편하게 쓰기도 힘든데, 트렌드에 따라서 맞춰서 쓰는 건 훨씬 더 힘든 겁니다.


기성들도 보면, 몇 질을 써도 주인공의 성향이나 스토리의 흐름 등은 잘 안 바뀌는 경우가 많죠. 


이 글을 상상하고, 처음 읽는 사람은 바로 자신이기 때문에


자신이 만족하지 않는 글을 오랫동안 쓰는 건 굉장히 어렵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설명이 아주 길었는데 결론을 내리자면,


꼭 토끼가 맞으면 토끼를, 거북이가 맞으면 거북이를 쓰라는 게 아닙니다. 


응?!!!!!!!!!!!!!!!!!!!!!!!!!!!!!!! 갑자기 무슨 개소리냐.


그럼 지금까지 무슨 헛소리를 한거냐라고 하겠지만, 원래 글에 정답은 없습니다...;;





여러분들이 어떤 소재나, 주인공, 스토리를 생각해낼 겁니다. 


그럼 자신에게 반문을 해보세요.


내가 이걸 쓰는 게 재미가 있나? 주인공에 몰입할 수 있나?


작가 스스로 즐거워야 합니다.


작가가 즐기는 글이어야 됩니다.


그래야 디테일이 무너지지 않고, 작가 스스로 몰입해서 이야기를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이것저것 그럴듯하게 꾸며놓은 글?


초반에 괜찮을 수 있지만, 갈수록 글에 몰입이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이건 매우 중요합니다.


그러니까 보통은 그냥 자신에게 맞는 주인공과 스토리대로 쓰는 것이 왕도입니다.




그런데!!!!!!!!!!!


토끼형 작가가 거북이 쓸 수 있고,


거북이형 작가가 토끼 쓸 수 있습니다.




글을 쓰기 전에, 그냥 아무 생각없이 트렌드를 대충 쫓아간다는 게 아니라,


아. 나는 이런 도전을 할 거야. 그리고 이 글을 쓰는 게 어떤 의미인지 나는 잘 아니까...


내 부족한 부분들을 의식하면서, 이 글을 쓰면서 변화하고, 더 많이 채워넣을 거야.


그리고 나는 이런 글도 쓸 수 있어.


이러이러한 소재들을 더 넣고, 변화를 주면서 더 즐거운 소설을 쓸 거야.


이런 의식을 가지고 써야 됩니다.




지난 번에도 비슷한 이야기를 한 거 같은데,


글에 대해서 끊임없이 생각을 하라고 했죠?


거북이를 100킬로로 달리게 하는 방법만 생각하는게 아니라,


그 저변을 넓혀서, 그 거북이나 토끼 이야기를 쓰는 작가 스스로에 대한 생각도 해야 됩니다.


내가 글을 쓰면서 느끼는 재미, 내 상상력, 이 글을 다 썼을 때의 나의 변화나 성장...




글을 쓰면서 자기 자신을 꼭 생각해보고,


토끼든 거북이든 자신이 쓰고 싶은 글을 쓰세요.


가장 중요한 건, 내가 쓰고 싶은 글이어야 합니다.







이번에도 당연한 이야기를 길게 했는데,


다음의 심화과정으로는 웹갤러들에 대한 맞춤형 강의들이 준비되어 있습니다. 



1강 어떻게 해야 플모를 잘 받나... 


2강 매니지의 골수를 빼먹는 방법,


3강 제목 어그로 만땅 끄는 법,


4강 웹툰으로 눈먼 돈 먹기 


5강 문피아에서 런하기 등이 있습니다.


알고 싶으면 5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