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작가 지망생들은 고민한다


재미란 과연 무엇일까?


사람마다 추구하는 재미가 다르기도 하지만 간혹 그런 것이 있다


이 작품은 이상하게 보면 재미가 있어. 왜 그럴까? 왜 재미있지?



모든 웹소설에 있어서 근본적인 것은 바로 재미다

재미가 없으면 독자들은 절대 안 보거든

그래서 내 코가 석자이지만, 재미에 대해서 어느정도 알려주려고 함



우선 원론적인 재미에 대해 말해보자


작품의 가장 기초라 할 수 있고 독자에게 어필하는 매력이자, 작가라면 반드시 1개는 가지고 있어야 할 것



1.개그


재미 하면 바로 개그지. 말 그대로 웃겨야 해.

개그는 무미건조한 글에 커다란 활력이 될 수 있지. 간혹 독자들을 빵 터뜨리게 하면서 현웃을 줄 수도 있고 피식피식 웃게 할수도 있어.

분위기가 심각하게 무거운 글에서조차 소소한 개그는 묘미가 될 가능성이 커.

그냥 드립을 잘 치면 돼.

대표적인 작가가 선천적인 인싸 드립의 대가인 번8이지.


조노블에는 이세계 검은머리 외국인, 통칭 검머외가 있어.

이쪽은 참피 드립 빼고도 천마이클잭슨, 천마데스빔, 끼에에에엨!!! 하는걸로 독자를 웃기게 하지.


문제는 이건 선천적으로 타고나야만 잘 사용할 수 있다는 거

센스 없는 사람이 개그 치겠다고 하면 그거만큼 또 역한 건 없거든

어지간하면 이걸 메인으로 내세우기 힘드니 개그는 부가적으로 소소하게 칠 것



2.플롯


모든 작품에 있어서 알파이자 오메가

단순한 플롯은 있어도, 플롯이 없는 글은 없다

대여점 시절 이후 인터넷 웹소설 시대가 온 지금 세세하고 중요한 플롯은 사실상 사장됨

빌드업을 허용하지 않기 때문에 독자들이 지루해 할 가능성이 큼

매번 에피소드를 짤 때마다 작가의 머리를 쥐어짜내야 해서 일일연재에는 어울리지 않는 탓도 커

괜히 세세하게 짜면 독자도 보다가 빌드업 과정에서 지치고, 그걸 짜는 작가도 대가리 터지려 하거든


그렇다고 플롯을 대충 쓰라는 것은 아님

플롯은 아주 기본적으로만 써야 한다는 것은, 적어도 개연성이 크게 훼손되면 안된다는 소리니까


물론 플롯은 매우 방대해서 전체적인 스토리 라인만 따지는 것이 아니야.

반전, 앞일을 예측하지 못하는 전개 또한 플롯의 묘미지.


디다트의 안정적인 글 또한 플롯에 의거한 재미가 큼

그는 절대 구린 플롯은 쓰지 않거든


또한 가장 인기작인 '전지적 독자 시점' 또한 이 플롯을 최근 가장 잘 활용한 작품임

초반부는 휘몰아치는 전개로 독자들의 혼을 쏙 빼놨고, 초중반 이후에는 이계의 권좌랑 4대 재앙을 통해

중간에 카타르시스를 펑 하고 터뜨렸지


후반부에는 플롯은 다 망가지고 감성만 주구장창 터뜨렸지만

이 전독시의 초반부는 망생이들이라면 반드시 보고 배워야 한다고 생각한다




3.분위기


작품의 분위기는 곧 독자가 얼마나 몰입할 수 있게 작가가 배경을 짜느냐임

아포칼립스 물이 대표적인 예시지

망해버린 세계에 넘치는 좀비, 서로 죽고 죽이는 생존자들, 폐허가 된 도시, 잿빛 하늘, 황량한 거리

특유의 어둡거나 무겁고, 진지한 분위기 자체가 작품에 몰입할 수 있는 매력이 됨

마치 독자가 그 세계를 여행하는 것 같은 기분을 느끼게 하거든


대표적인 작품은 게임속 전사가 되었다랑 만렙잡캐야
이 작품들은 스토리가 특출난 것도 아니고 전투신이 대단한것도 아니지
분위기로 독자들을 멋지게 휘어잡은 케이스야

마치 위처, 스카이림, 다크소울 게임을 하는 것 같은 거지

실제로 게임속 전사의 플롯 구조를 보면, 내용전개+에피소드 보스라는

소울라이크류 게임에 충실한 구조를 지니고 있음


정판과 정통무협도 마찬가지
분위기란 아주 중요해



4.개성넘치는 캐릭터


캐릭터의 개성

최근 범람하는 아카데미물의 근본이자, 로맨스, 로판 작품을 이끌어나가는 가장 큰 힘이야

캐릭터간의 티키타카가 주는 소소한 재미와, 캐릭터를 응원해주고 싶은 몰입감도 좋고

캐릭터 사이의 불화나 오해 등 드라마가 기대감을 끌어올리는 것도 가능해

남성향에서 캐릭터를 잘 활용한 대표적인 작품이 소엑이지


캐릭터 하나만 잘 짜면, 스토리를 죽쑤고 내용이 별거 없어도

해당 캐릭터 하나로만 충성독자들을 쭈욱 끌어모으는게 가능하거든

어떻게 보면 웹소설 작가에게 '가장' 필요한 스킬이기도 하지



근데 문제는 매력적인 캐릭터를 어떻게 짜느냐임

은근 많은 망생이들이 매력적이고 입체적인 캐릭터에 대해 고민하는데

나도 3개나 되는 작품을 끝냈는데도 솔직히 감을 잡기가 힘들었음

나름 개성을 넣은 것 같은데 또 그걸 단순하게 볼 수도 있었거든


흔히들 '요소의 집합체다'라는 말이 있잖아?


트윈테일+츤데레+핑크머리+빈유 이런것들


이런건 그냥 말 그대로 평면적인 거지



내가 개인적으로 입체적인 캐릭터에 대해 고민해서 내놓은 답은 바로 캐릭터의 '서사'야


개성있는 캐릭터를 만들고 싶어?


그러면 그 인물의 키가 얼마고 외모가 어떻고 어떤 종족이고를 쓰지 말고


그 인물이 과거에 어떤 일을 겪었는지 만들어

그 일을 겪어서 어떤 사고방식을 지니고 있는지, 그것이 과연 바뀔 수 있는지

무엇보다 중요한 건 이런 캐릭터에게 '신념'이 있어야 한다는 거야


맨날 주인공만 보고 뿅 하고 반하는 트로피 히로인이 욕먹는 것은 서사도 신념도 없기 때문이지

주인공 대단해!!! 만 외치지 말고, 때로는 당돌하게 주인공의 뜻에 거부하면서 자신의 방법으로 해결책을 내놓거나

아니면 주인공의 도움을 거부하며 스스로 강해지고자 자립심을 내세운다거나

2가지 요소에 대해 진중하게 고민을 하는 것


이런 행동만 넣어도 인물의 입체감은 확 산다


물론 문피아 아재들 같은 경우, 조금이라도 틱틱대는 히로인이 등장하면 히전죽을 시전하겠지만


잊지 마


그 캐릭터로 인기 끌던 소엑도 처음 채나윤과 유연하는 아저씨들이 입에 거품물고 히전죽 외치면서 폭동을 냈을 정도라는 걸


독자 반응 때문에 어쩔 수 없다고 하지 말고


캐릭터와 관련 해서는 소신을 쭈욱 밀고 나가는 걸 추천해




5.액션, 전투신


재미에 있어서 액션은 필수지

당장 할리우드 영화만 봐도 눈이 즐거운 펑펑 터지는 액션은 꼭 들어가니까

액션은 짧은 호흡. 몰입감 있는 문체로 독자들을 시원하게 만들어준다

적을 쓰러뜨리고 무언가를 때려 부수는 과정 자체가 즐거운 거지


특히 로맨스 쪽이랑 현대물이 아니면 액션은 무조건 필수나 마찬가지야

액션이란 밋밋한 서사에 몰입감을 폭발시키는 조미료거든

잘 쓰면 그 무엇보다도 좋다


대표적인 예시가 바로 목마랑 쥬논이야

전투신 하나만으로 충성독자들을 끌고 가는게 가능하거든


만약 내가 액션 고자다 하고 생각한다면

목마와 쥬논 작품을 읽어보는 것도 추천한다


물론 쥬논 하라간은 제외

저건 액션이...올드 팬인 나도 쉴드치기 힘들더라고




6.구도 및 연출.


연출은 은근히 범위가 방대해

여기엔 이 전에 말했던 액션, 플롯, 캐릭터성 등등이 이곳에 들어갈 수 있거든


연출의 가장 큰 장점은 말 그대로 독자의 몰입감을 극한까지 끌어올리는게 가능하다는 것

이 연출의 대가라고 한다면 당연히 모두가 잘 아는 FATE를 들 수 있음

돈가쓰씨의 물을 사레들리지 않고 마시는 방법도, 별거 아닌 걸 연출로 커버한 케이스라고 보면 돼


연출과 구도는 정말로 글을 맛깔나게 하는데 중요해

단순히 두 인물이 싸울 때도

어느 장소, 어떤 날씨에서 싸우는지도 중요하거든

또 그냥 엇! 만났다! 하고 포켓몬 마냥 싸우면 밋밋하잖아



한 사람을 위해 수만명의 적들을 향해 돌진하는 기사나

수천번의 회귀 끝에 자신이 절대 넘지 못했던 적을 상대로 승리하는 주인공

이러한 것들이 전부 구도와 연출의 효과를 극대화 시킨 거라고 볼 수 있어


그리고 연출에는 리액션도 중요하다

만약 무언가를 하는데 목격자가 있다면 그들의 반응을 중간중간 리액션으로 넣어줘


그냥 주변 사람들이 웅성거리며 놀란게 아니라

막 별풍 받은 사람마냥 과도하게 대사 한두마디씩 던져주는 걸 추천한다




위 6개는 내가 생각하는 근본적인 재미야

하지만 독자들이 재미를 느끼는 것은 또 몇개가 더 있지


난 이걸 부차적인 재미라고 생각한다



1.설정 및 소재.


대부분 사람들이 착각하고 매몰되는 것

설정과 소재는 독특하고 좋으면 재미있지만, 이것이 근본적인 재미는 아니다

초반에 바짝 끌어모아도 결국에는 발효되어 사라지는 것이 소재지

소재빨로 흥했던 작품들이 유료화 넘어가고 중반부터 얼마나 무너지는지, 글을 많이 본 사람이라면 알 거다


가장 중요한 것은 소재를 메인으로 세우는 것이 아니라, 기본적인 플롯 속에서 이러한 소재를 하나씩 던지면서 독자들의 기대를 모으는 거야

설정 또한 마찬가지

설정이란 시작부터 줄줄 풀어내는 것이 아니라, 작품을 전개하면서 필요한 부분만 하나씩 풀어내는 거다


그리고 설정을 설명하지 말고 보여주기 하라고들 하는데

정 모르겠으면 설명충 인물 하나가 대사로 이곳엔 이런 과거가 있었지~ 하면서 설명해주는 것도 나쁘진 않아




2.필력


글 쓰는 사람에게 가장 애타게 바라는 것

필력이 좋으면 평범한 내용조차 맛깔나게 쓸 수 있다. 무기를 하나 더 들고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지

나도 정말 필력을 늘리고 싶고 필요로 하는데, 참 힘들다

쓰다보면 막 들쭉날쭉 할때가 있거든


굳이 필력을 늘리고 싶다면 웹소설이 아닌 순문학을 많이 읽어라

어휘력이 늘어날 수록 필력은 상승하게 되니까

한자를 많이 아는 것도 어휘상승에 도움이 된다

뭐 근데 중간에 한자어 몇개 살짝만 써야지

명징하게 직조, 상승과 하강 이렇게 하면 거기에 스노비즘이라고 거품물며 달려드는 반지성주의자들이 좀 있거든


은유, 비유법도 중요하고 여러모로 필력 상승에는 순문만한게 없다

시도 읽으면 좋아

사람들에게 빨리는 sss급 자살헌터도

일부러 강제개행을 활용하면서 여운을 남기는 시적인 글을 썼으니까




3.보상


웹소설에 한정된 필살기

아무리 내용을 죽쒀도, 막판에 보상을 주면 독자들은 좋아 죽는다

이걸 가장 잘 사용하는 것이 바로 디다트야

디다트는 안정적이고 평탄한 플롯에서 누구보다도 보상을 가장 잘 주거든



한편 내내 고블린만 쳐 잡으면서 내용을 질질 끌어도

마지막에 고블린 시체에서 황금빛 촤라락 나오면서, 아닛 이 템은 유니크?! 이러고 끝내기만 해도

독자들은 고블린 잡는 지루함을 벗어던지고 마지막 보상에 기대감을 품는게 가능해


보상이란 단순히 아이템을 얻는것이 아닌, 사이다 또한 여기에 포함이야

아 저 나쁜놈 언제 조지지? 아까부터 재수없는 악당 언제 쓰러뜨리지?

그런 자들을 한방 먹이는 것 또한 독자에게 정신적인 보상을 안겨준다


단, 보상만 주구장창 주는 것은 좋지 않아

보상도 너무 좋은걸 던져주면 작품의 밸런스가 무너지거든

너무 좋은걸 주면, 나중에 그걸 안 쓰면 왜 안써요? 개연성 엉망이네, 설정 충돌이네 이런 말이 많이들 나와

보상은 좋아 보이는 것 같으면서도, 만능은 아닌

그 적당한 수준을 줄타기 할 필요가 있다.


보상은 감초의 역할을 하지 절대 메인이 될 수 없다.

그 점을 주의하자




글을 쓰고자 하는 사람이라면


근본적인 재미와 부차적인 재미 중에서 나는 어떤 재미를 잘 쓸 수 있을까 고민하고 그것을 집중적으로 파고드는 걸 추천해


모든 걸 잘 쓰는 작가는 없어


세상에 완벽한 육각형 작가가 어디있어?


하지만 어떤 작가라도 결국 하나씩 특출난 부분은 있다


그것이 캐릭터라도, 플롯이라도, 액션이라도 마찬가지


내가 글을 쓴다면, 내가 과연 어떤 부분을 좋아하고 어떤 부분을 잘 쓸까 분석을 할 줄 알아야 해


내가 아직 특출난게 없어 보인다?


그건 네가 아직 발견을 못했을 뿐, 없는게 아니다


곰곰히 생각하고 사색하며 스스로를 분석해봐. 분명 네가 글을 쓰면서 좋아하고, 잘하는 게 있을 테니까.





그리고 마지막으로 글을 안 써질때의 팁


글이란 자신의 머릿속에 있는 것들을 걸레마냥 쥐어 짜내서 뽑는거다.


감정적으로 고양됐을 때는 글이 잘 나오지만


억지로 쓰려면 더럽게 안 써지지


특히 우울할 때는 글이 절대로 안 나와



그럴때는 휴식을 취하거나, 다른 글(특히 웹소가 아닌 일반 서적)을 보거나 영화나 드라마를 감상하는 것도 좋다.


나는 창작 에너지라는것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창작 에너지는 언젠가 소모되고 채울 수도 있다고 생각해


그러니 다들 글 열심히 써라.



난 4번째 작품 구상을 하러 떠나겠다.


출처:재미란 무엇인가에 대한 소소한 팁.txt - 웹소설 연재 갤러리 (dcinsid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