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주로 편집자에게) 문체에 관해서 배운 바로는 지문을 줄이고 대화를 늘리고, 단락을 자주 나눠서 여백을 늘릴 것, 사건을 중심으로 전개할 것 정도였어요.


예를 들어


[난 그의 말을 뒤로하고 계단으로 향했다. 새버튼(철제 갑옷 신발)이 목조바닥을 두드리며 시끄러운 소리를 냈다. 여관에 잠든 이들이 깰지도 모르지만 나는 조금도 신경 쓰지 않고 여관주인이 말한 방으로 향했다. 문을 열어보니 방 한편에는 큰 통나무 욕조가 있는 목욕실이 보였고, 다른 것은 보통의 1인실과 차이가 없었다. 이걸 2 왕국 금화나 더 받는걸 보니 바가지가 분명했다. 하지만 신경 쓰지 않고 투구를 벗었다.

  

 

답답하게 갇혀 있던 장발의 머리가 풀려났다. 땀과 피에 절어서 얼굴에 흉하게 붙어 있었다. 나는 대충 헝클이고 낡은 체인메일을 벗고 건틀렛을 벗은 다음 그리브와 새버튼도 벗었다. 그리고 정말로 땀과 피 냄새가 나는 가죽티와 가죽바지를 벗었다. 빨래를 하지 않아서 아주 고약한 냄새가 진동했다. 알몸이 된 나는 검을 들고 목욕실로 향했다. 물을 데울 수단은 없었기에 나는 차가운 물에 그냥 들어가 버렸다. 현대사회에서의 목욕은 이 세상에서 기대하기 힘들다. 뭐 정 하고 싶으면 할 수 없는 아니지만 여러모로 귀찮은 것은 사실이다. 아, 비누는 있군. 하지만 그 여관주인 놈이 아까워했는지 이곳엔 없다. 여러모로 마음에 들지 않는 곳이었다. 다행히 마른 면수건은 있었지만.]


이런 식으로 쓰던 것을


[나는 직감적으로 저것이 ‘초보자 튜토리얼’이란 것을 알아차렸다.

예전에 잠깐 했던 PC게임의 어렴풋한 기억으로 말이다.

그러던 중, 나에게 한 사람이 다가왔다.

허수아비를 치는 사람들을 지켜보던 한 건장한 서양인 남자였다.

바이어를 만나는 일이 있어서 외국인이 서툴지 않은 나지만, 그는 한국말로 나에게 물었다.

  

“새로 온 이방인인가?”

“이방인이 뭐죠?”

“자네처럼 마일스톤의 인도를 받고 온 사람들을 이방인이라고 부른다네.”

  

 

이방인, 단어 뜻대로 낯설게 느껴지는 말이다.

추측컨대 나 같은 유저나 플레이어를 대상으로 NPC가 부르는 호칭인 듯하다.

그러니까 눈앞의 이 서양인 남자는 NPC다.

유창한 한국어도 그렇고, 나를 이방인이라 부르는 것을 보면 알 수 있었다.

그는 이곳의 사람, 나는 바깥의 현실을 사는 사람.

이방인이란 표현이 참 적절하다는 느낌이었다. ]


이렇게 쓰는 거였죠.

그런데 오늘 곰곰이 생각해보니 저는 아직도 지문이 많고, 설명이 많고, 대화가 적은 편이고, 사건을 제시하기 보단 서술을 중심으로 하는 것 같더군요.

더 각본처럼 적어야 하는 것 같습니다.

예를 들어.


[나는 직감적으로 저것이 ‘초보자 튜토리얼’이란 것을 알아차렸다.

예전에 잠깐 했던 PC게임의 어렴풋한 기억으로 말이다.

그러던 중, 나에게 한 사람이 다가왔다.


“새로 온 이방인인가?”

“이방인이 뭐죠?”

“자네처럼 마일스톤의 인도를 받고 온 사람들을 이방인이라고 부른다네.”


이방인, 단어 뜻대로 낯설게 느껴지는 말이다.

추측컨대 나 같은 유저나 플레이어를 대상으로 NPC가 부르는 호칭인 듯하다.

그러니까 눈앞의 이 서양인 남자는 NPC다. ]



이렇게 말이죠. 이 경우에도 사건을 새로 제시하진 못 했지만 쓸때 없는 묘사를 줄여 지문을 약화시켰죠. 대화문이 더 강조되는 느낌입니다.

물론 문체에 대한 호불호도 사람들의 성향에 따라 갈리지만, 웹소설은 스낵컬쳐이니 더 쉽게 읽히는 쪽을 택하는 것이 맞다고 봅니다.

다만 이런 글쓰기를 한다는 것이 마음처럼 쉽지 않을 거란 생각이 드네요.

어쨌든 연습이 많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출처:웹소설에 맞는 글쓰기 스타일이란.... - 웹소설 연재 갤러리 (dcinsid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