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10여 미터, 축구부 학생들이 한창 뛰는 운동장에서 단 10여 미터 떨어진 학교 구석. 키라의 스탠드, ‘킬러 퀸’의 능력에 처참히 당한 시게찌가 온몸에서 피를 흘리는 채로 바닥에 쓰러졌다. 그 순간까지도 시게찌는 자신이 어떻게 당했는지조차 알 수 없었다.


“한 발로는 죽지 않았군…”


“뭐… 뭐야? 당한 거냐구? 내가… 대체…? 어떻게 된 거냐구!”


“나의 ‘킬러 퀸’은 건드린 것은 무엇이든 폭탄으로 바꿀 수 있지. 이 100엔 동전을 폭탄으로 바꾸었다. 그리고 원하는 때에 ‘스위치’만 누르면 상대는 몸 안쪽부터 산산이 폭파되는 거야… 다만 시게찌 군, 자네의 경우 얼굴 절반이 안쪽에서 날아가고 뇌가 1/3가량 얼굴의 살점과 뒤섞여버리는 정도로 그쳤지만… 앞으로 자네에게 한 발 더 날리기 전에… 잠깐 확인해야 할 일이 떠올랐다. 자네는 ‘스탠드’…라고 했는데. 그 죠스케나 오쿠야스도… 스탠드 능력을 가졌나?”


시게찌는 온 힘을 다해 운동장 쪽으로 기어가면서 누구라도 듣기를 바라며 소리를 질렀다.


“사… 살려줘! 누가 좀!”


그러나, 그 필사적인 도움을 들은 이는 키라뿐이었다.


“안 돼 안 돼 안 돼 안 돼 안 돼 안 돼 안 돼! 자네는 죽어야만 해. 목격자는 살려둘 수 없거든. 나 ‘키라 요시카게’의 정체를 아는 자가 한 명이라도 있어서는 안 되니까… 하지만… 스탠드란 것을 가진 자들을 알아두고 싶군. 조사해보면 알게 되겠지만 자네 본인에게 직접 묻고 싶어. 죠스케, 오쿠야스… 다른 놈들의 이름은? 이 마을에 앞으로 몇이나 있나? 능력은?”


“모… 모른다구!”


“모르지야 않겠지… 잘 들어. 말을 안 하면… 자네 부모도… 처리할 거야.”


시게찌는 놀라 소리쳤다.


“뭐… 뭐라구!! 우… 우리 엄마랑 아빠를!”


“얼른 말해 줘야지. 자네가 말하면 아무 짓도 하지 않아. 머뭇거리다간 누군가가 이리로 올지도 모르잖아! 이름만 대면 돼. 자자, 어서!”


시게찌는 드디어 키라의 정체를 알아차렸다.


“다… 다들 그랬어…! 이 마을에 있는 ‘살인귀’를 찾고 있다구! 살인귀! 너였구나! 스기모토 레이미도 널 찾고 있다구!”


그 이름에 키라는 눈에 띄게 경악했다. ‘스기모토 레이미’ 그 이름을 키라는 모를 수가 없었다. 당시 모리오초를 떠들썩하게 만든 살인사건의 피해자이자 키라의 고등학교 후배이자, 키라의… 첫 살인 대상. 키라가 눈에 띄게 동요하자, 수백의 하베스트들이 뛰쳐나와 둘 사이를 가렸다.


“이 녀석! 아직도… 움직일 수 있는 건가?! 스탠드를! '킬러 퀸'!”


킬러 퀸이 하베스트를 향해 주먹을 휘둘렀지만, 하베스트들은 순식간에 흩어졌다. 그리고, 키라의 시야에 시게찌가 사라졌다. 키라는 놀라 주위를 둘러보았다.


“그 꼬마… 그렇게 엉망이 된 몸으로 이렇게 재빠르게 움직일 줄이야… 이럴 수가!!”


키라가 시게찌를 찾기 위해 자리를 뜨자 방금 전까지 시게찌가 쓰러져 있던 곳 바로 옆 화단의 조경용 작은 나무의 잎들이 흩어지며 그 안에서 시게찌가 나타났다. 하베스트들이 나뭇잎을 모아 시게찌를 가린 것이다. 시게찌는 온 힘을 다해 자리에서 일어났다.


“죠… 죠스케가 있는… 곳으로… 갈… 거야… 죠스케의… 크레이지 다이아몬드라면… 날… 고쳐줄 수 있어…”


하베스트가 바로 위 창문을 열었다. 내부에서 폭발이 일어 오른쪽 눈은 더 이상 보이지 않았다. 뇌도 다쳐 몸의 왼쪽 반신도 마음대로 움직여지지 않았다. 하지만, 시게찌는 사력을 다해 움직였다.


“가야만… 해…! 그리고… 나…는… 나, 나는… 엄마 아빠를… 지킬 거다구…! 내가! 엄마하고 아빠를 그놈한테서 지킬 거다구! 그딴 지저분한 놈이… 아빠랑 엄마가 사는 우리 마을에 있어선 안 된다구!!”


시게찌는 치명상을 입은 몸으로 수차례 넘어지고, 수없이 비틀거리며 고등부 건물로 걸어갔다. 하지만, 그 피투성이의 육체에서는 마치 태양과 같이 밝은 정신이 빛나고 있는 듯 보였다. 마침내, 시게찌는 교실 문에 난 창문으로 죠스케와 오쿠야스를 발견했다.


“죠스케!!”


시게찌가 문고리를 잡으려는 그 순간, 시게찌는 경악했다. 창문에 한 남자가 비쳤다. 양복을 입은 금발의 사내, 살인귀, ‘키라 요시카게’가… 시게찌의 바로 뒤편 창가에 앉아 시게찌를 노려보고 있었다.


“모두가 나를 찾고 있다고? 스기모토 레이미 사건을 아는 자가 이 마을에 있나?”


곧이어 킬러 퀸이 나타나 고양이 눈을 번뜩였다.


“하지만 아무도 나를 쫓지 못할 거야… 나 키라 요시카게의 정체를 아는 자는 없으니. 자네만 사라져준다면 말이지…”


‘우리 엄마랑 아빠!! 지킬 거야!! 마을을…!!’


시게찌가 문고리를 돌리는 순간. ‘딸깍’하는 소리가 울려 퍼졌다. 그것은 문의 잠금장치 따위가 아니었다. 더욱 불길한 소리가 울린 것이다.


“킬러 퀸은 이미 문고리를 건드렸다…”


그 말과 동시에 문고리를 잡은 손에서부터 폭발이 일며 시게찌의 몸이 마구 부풀었다. 시게찌는 사력을 다해 소리쳤다.


“죠스케!!”


폭발과 함께 시게찌의 육신은 산산조각이 나 가루가 되어 흩날렸다. 공교롭게도 그 복도에는 아무도 지나가지 않았다. 죠스케와 오쿠야스가 인기척을 느꼈을 때, 키라는 이미 교정을 떠나고 있었다.


“이것이 ‘킬러 퀸’의 능력이지. 증거는 흔적도 없이 처리되었다…”


죠스케가 말했다.


“지금 누가 내 이름 부르지 않았냐?”


“어, 나도 들었어.”


그 순간, 깜짝 놀란 오쿠야스가 문 쪽을 가리켰다.


“야, 죠스케! 저기 좀 봐!”


거기에는 피투성이의 하베스트 한 마리가 단추를 든 채로 서있었다. 하지만, 그 하베스트마저 산산이 부서지며 단 한마디만 남겼다.


“…찾았…다…구!!”


마지막 하베스트가 산산이 부서진 채 먼지가 되어 사라지자 둘은 동시에 소리쳤다.


“시게찌?!"


스탠드명: 킬러 퀸 - 유저: 키라 요시카게

파괴력 - A 스피드 - B 사정거리 - D 지속력 - B 정밀동작성 - B 성장성 - A

능력 - 본체나 스탠드의 손으로 건드린 사물과 생물을 폭탄으로 만든다. 폭탄은 유저를 제외한 제3자가 폭탄이 된 것을 건드리면 폭발하는 방식과 유저나 스탠드가 마치 스위치를 누르듯 눌러 폭파시키는 방식으로 나뉘고, 폭파 유형 또한 물체를 터뜨려 폭탄과 접촉한 이만 소멸시키는 방식과 물체 외부로 폭발을 일으켜 넓은 범위에 피해를 주는 방식으로 나뉜다. 당연하게도 폭발은 스탠드의 에너지이므로 스탠드 유저 외의 일반인에겐 그저 폭탄에 당한 것이 순식간에 사라지는 것처럼 보인다.


R.I.P. 시게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