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제의 처연을 그대는 눈치챌 수 있소?

거칠거칠한 길을 버선도 없이 걷고 있소

뭉텅 뭉텅 미적인 표현들을 썰어낼 때면

왠지 흉부가 쓰린 느낌이 드오


무수히 넘치는 이끌림을

그대는 인식도 불능이오

그대 내 정신에 맴도는 기이를

적어도 십분의 일은 눈치채면 좋을진대


좋은 정도를 넘어선 것들을 떠올려도

그저 넓디넓은 벌의 폭풍처럼

어떤 것도 털어놓지 못해

스스로 소멸될 지 두려워지오


부정되는 부정에 부정해지고

그 적은 언어 못해 원통스럽고

애매모호의 맺음에 응어리지고

복통을 일으키는 유배의 시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