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평선으로라는 글을 쓴 사람과 동일인입니다. 아무래도 꾸준히 활동하려면 유동으로는 불편한 점이 많을 것 같아 불가피하게 닉 변경하고 예전 글 하나 더 올립니다. 앞으로는 새로 쓴 글로 볼 수 있을 만큼 필력이 돌아오기를 기원합니다.

 작년 4월에 쓴 글이군요. 자랑은 아니오나 손이 상당히 빠른 편이라, 그 때는 시간 재어 30분을 넘기지 않는 엽편을 자주 썼습니다. 이것도 그 중 하나입니다. 정확하게 10분 걸렸더군요.

 다음 번에는, 소재를 잘 집어, 30분 챌린지로 뵙겠습니다.


 이 글을 읽고 있는 이에게 고합니다. 이는 일종의 경고문이며, 따르건 그러하지 않건 그것은 오로지 당신의 자유이지만 그 행동에 따라오는 결과 또한 당신의 책임이라는 것을 인지하고 있기를 바랍니다. 분명히 저는 경고를 하였고, 그것을 듣지 않은 것은 당신의 잘못이니까요.


 저편에서 들려오는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지 마십시오. 그 목소리에 묻어 있는 것이 꿀이건, 독이건. 어떤 것이든 받아먹는 순간 그것은 당신의 몸에 돌고 돌아 치명적힌 피해를 입힐 것입니다. 독은 항상 설탕의 옷을 입고 찾아오고, 악마의 목소리는 그 무엇보다 진실되게 들리는 법이죠. 수호자인 당신이라면 알 테니 더 이상의 말은 삼가도록 하겠습니다.


 이 세계가 잘못되어 있다느니, 이 세계보다 더 아름다운 곳이 있다느니. 그런 말은 듣지 말기를 바랍니다. 당신의 온 삶을 이 세계에서 보냈는데, 그것이 잘못되어 있다면 이토록 강직한 성품으로 자라지 못할 것 아닌가요.


 번민하는 자여. 귀를 막으세요.

 고뇌하는 자여. 눈을 막으세요.


 모든 것은 이 철의 장막을 위하여. 그 장막 안에 사는 이들의 안위를 위하여. 당신이 수호자인 이유는 이 세계와, 이 철의 장막과, 그 안의 수많은 사람의 생명을 수호하는 데에 있습니다.


 그 장막을 유지하기 위해서 일 년마다 아이를 죽여야 한다고 생각하나요. 독의 혀는 그 말부터 뱉을 것입니다. 사람의 죽음으로 돌아가는 세계는 정상이 아니라. 그러면 수호자. 당신에게 묻겠습니다. 그것이 정말 아이로 보이십니까.

 그것은 원죄입니다. 이 장막 안에 있는 모든 이의 죄를 제 홀로 안고 스스로 죽기를 원하는 순교자이며, 그렇기에 이 세계에서 살아갈 수 없는 존재. 그 무엇보다, 스스로 선택하였기에 그는 스러져 하늘의 가장 낮은 곳에 자리할 수 있는 것입니다.


 수호자여, 묻겠습니다. 당신이 수호하는 쪽은 무엇입니까. 죄를 향해 등을 내보이고 장막을 향하여 칼을 뽑겠다 한다면, 더 이상의 충고는 필요 없을 터입니다.

 장막은 온건합니다. 칼을 뽑았다 하여 마주 뽑아 맞댈 생각은 없습니다. 그저, 선택을 할 뿐.


 당신 앞에 남은 길은 두 가지입니다. 장막 밖으로 나가 모든 것을 잊은 채 황야를 떠돌거나, 아니면 이 모든 사실을 알았음에도 침묵하고 수호자로 남는 것.


 이 단어까지 본 수호자들은 모두 같은 선택을 했습니다. 그렇기에 수호자라 불리는 것이지요. 그렇지 않았다면 그들은 그저 배교자가 되어 스러졌을 터입니다.


 그들과, 같은 선택을 하기를 바랍니다.


 장막을 위하여.

 그 안의 수많은 이를 위하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