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우 細雨


잔잔한 농촌의 그윽한 잔비

밤은 문득 설한과 습기찬 땅에 진 그림자라고들 하지만

오늘의 제게는 그의미가 다르게 다가옵니다 

차디찬 밤비에 가을의 노오란 은행과 가로수들

무거운 물방울에 뚝뚝 떨어지는 노오란 낙엽 아니 낙화

그것은 마치 


금색 베틀에 금색 실을 꽂아 오색찬란한 손으로 한땀 한땀 일세기에 한줄 짜듯 섬세하고도 아름답습니다


오늘밤 홀로 우뚝서서 나무들을 비춰주는 

오오 가로등이여

금색 꽃잎의 광배를 붙여주는

회색나무여


검은 하늘아래서 

저 잎들을 볼수만있다면

어깨가 다젖어도 

신발이 축축해져 발가락이 쭈그러들어도


그 적운아래 나는 서있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