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로를 따라 넓은 광장으로 진입했다. 눈앞에 보이는건 피와 강철이 난무하는 전쟁터였다. 이 함선이 이렇게나 넓었나 싶기도 하고, 눈앞에서 벌어지는 광경들이 정상적이지도 않고


"그러니까 저 입이 다섯개 달리고 촉수들이 달려있고 온몸이 근육기관처럼 생긴놈들이 우리 아군이고..? "


"그렇소! "


"저 딱봐도 유선형으로 기깔나게 만들어진 전투형 오토마타들이 적이라는거지? "


"그렇-소! "


이야. 이 세계에 오면서 처음으로 괴물들이 아군이 되다니. 뭐 저 괴물들도 결국은 다 사람일 테지만 말이다. 참 이해할수없다. 뭐가 좋다고 저런 인간의 형상도 아닌것으로 변하는건지. 문화가 다른걸까, 아니면 억지로 강요받은걸까.


눈앞에 에너지 덩어리가 빠른속도로 날아온다. 물론 닿는일은 없었다. 기사는 호위대상의 몸에 상처 하나 나는것조차 허용하지 않으니까


"이래서 내가 널 대려온거지. "


"이기적인 이유라고 할수는 없겠군요. 적들의 최우선 목표는 감독관님일테니"


"그리고 기사는 주군의 목숨이 위험한걸 용납할수 없고 말이야. 이렇게 보니 기사로써의 본분을 다하는거같단 말야"


"착각하지 말아주시죠"


가면을 쓴 백발의 소녀는 흑색검을 쥐고 앞으로 걸어나갔다.


"저에게 주군은 오직 한사람 뿐입니다. 오직, 단 한사람뿐입니다"


그렇게 말하고는 도약을 하겠다는듯 자세를 취했다.


"선두에 나서서 적들을 정리하겠습니다. 기다려주시죠"


그러고는 아래로 뛰어내렸다. 내려다보니 듀란달은 떨어지는 순간에도 검을 휘두르는걸 멈추지 않았다. 마치 신들린것처럼 눈에 보이는걸 베어가르고 있었다. 


"주군..주군. 야 마틴. 저녀석이 말하는 주군이라는 녀석 대체 누구야? "


"전임 감독관이세요. 칼 마렐, 그사람 이름이에요. 어떤 사고때문에 고참 대원 몆몆과 함께 연맹에서 나와 따로 조직을 꾸렸다고 해요. 제입으로 말하기에는 그렇지만, 다들 엄청 따랐다고요? "


그래. 저 독선적인 녀석이 주군 주군 거리면서 따를정도면 인망 하나는 높았을거다. 그리고 혼자서 조직을 꾸리고 나갈정도면 실력은 나보다 더 위일테고. 뭐 이 바닥에서 나보다 낮은놈이 어디있나 싶다가도. 그럼 나는 그 사람만큼 열심히 일해야된다는 뜻이다.


"그냥 차원도서관에서 공부나 할껄 그랬나.. "


"아무래도 다 정리된거같구려. 저 소녀 참 강하군. 마치 우리 카네이션의 아니마나리보다도... "


테오르는 그렇게 말하다가 말끝을 흐렸다. 딱봐도 제대로 말하기에는 뭔가 껄끄러운게 있는거 같아서 더는 묻지 않았다.


"그럼 저랑 소라도 가야겠네요"


"단 둘이서 따로 움직이는건데 괜찮아? "


"물론이죠. 우리 둘이 있는 이상, 물질계도 정신계도 모두 우리 나와바리에요"


그렇게 말하고는 마틴은 소라의 옆에 다가가 귓속말로 무언가를 말했다.


"응!. 알겠어. 오랜만에 나들이다! "


소라는 그렇게 말하고는 검을 뽑았다. 정확히는 몸에서 나온 반투명한 물질이 검을 허공에 띄웠다.


"근데 마틴!. 저 로봇들이 적이야? "


"맞아. 저 로봇들이 적이야"


"근데 로봇들한테는 영혼이 없는데? "


"그럼 만들어주면 되지"


마틴이 그렇게 말하자 소라는 손을 탁치고 '아하'거렸다. 뭐하는거야.


그리고 여기서부터 진짜 지옥이 시작되었다. 소라가 손을 뻗자 몸에서 나온 반투명한 물질들이 일제히 전장에서 날뛰고있는 기계 병사들을 관통했다.


기계들은 잠시 고장난것처럼 멈춰서더니 갑자기 굉음을 지르면서 다른 기계 병사들을 인정사정없이 공격하기 시작했다.


"저게 대체 뭔짓이냐..? "


"제가 말했잖아요. 소라는 위험하다고"


마틴이 웃으면서 말했다. 그 웃음은 결코 평범한 웃음이 아니였다. 명백한 사냥꾼의 웃음이였다.


"사이버 강령술. 기본적으로 기계들은 영혼이 없어서 소라의 능력으로는 상대하기가 까다롭죠. 그래서 제가 응용법을 알려줬어요. 능력의 한도는 무한하니 이렇게 응용법만 알려주면 인도자들은 웬만한 대마법사들보다도 위험해요. "


마틴의, 인도자 가든의 안광이 빛났다. 그와동시에 모든 벽과 땅에 검은색 이끼들이 자라나기 시작했다. 어째서인지는 모르겠지만 그것은 마치 옛 유럽을 강타한 흑사병같은 꺼림칙함을 내뿜고 있었다.


"그리고 저도, 테라포밍을 전투에 사용하는법 정도는 알고있죠. 기계들도 녹슬긴 하잖아요? "


그러면서 둘은 전장으로 빠르게 내려갔다. 너머에서는 갑자기 무언가가 빙의되서 미치광이처럼 무기를 쏴재끼는 기계들, 몸에서 갑자기 말라비틀어진 식물이 자라나 오체분시가 되는 기계들 천지였다.


그래. 잊고있었던건지도 모른다. 저 아이들은 마법연맹에서도 병기로 여겨지고, 실제로 누군가를 죽인적이 있다는것을. 정녕 내가 지금 밟고 있는 이 세상이 정상적인것인지 나는 다시금 생각했다.


"칠금주의 호숫가는 저 소라라는 아이가 흩뿌린 재액이라는 물질때문에 오염된거같군. 이거 복구하는데 꽤 오래걸리겠어. 전쟁이 끝나고 바로 술을 못마시게 되다니 안타깝군"


"어차피 다시 고치면 그만 아니겠소!. 자 감독관!. 적의 심장을 찌르려면 주 전선을 거쳐야 하니 같이 가오! "


"좋습니다. 어서 가죠. 듀란달, 경계 상태를 최고조로 유지하도록"


"..분위기가 바뀌었네요. 진짜 감독관인줄 알았습니다"


"감독관 맞거든! "


***


분쟁이 일어났음에도 마법연맹 수뇌부는 큰 의문을 품고 있었다. 이번 분쟁에서 톱니바퀴는 그 어떠한 함대급 전력을 파견하지 않았다. 심우주에서 치루는 전쟁은 함선의 중요함이 매우 크다. 그러나 이번 분쟁에서 톱니바퀴는 오로지 고화력 무장에 저장갑을 갖춘 소형함들과 비무장한 대형 수송선들만을 이곳 섹터에 투입했다.


그리고 나는 전장에서 그 이유를 알수 있었다. 그들의 목적은 근본적으로 적에 대한 완전한 섬멸이 아닌, 약탈이였다. 그들의 '상품'을 만들기 위한 기술의 부산물. 엄청난 기술력을 가진 두 세력의 전쟁이라고는 하지만 싸우는 방식은 매우 처절하기 짝이없었다.


"지원군이다!. 우리를 도와라!. 기계놈들이 방어선을 돌파한다! "


체인톱이 달린 이족보행형 로봇들이 매우 빠른 속도로 달려와 생체조직으로 이루어진 병사들을 공격하고 있었다. 소마체로의 병사들은 피부 표면에 외골격을 만들어 공격을 막아내고 있었지만 기계들은 외골격의 틈을 노리면서 공격했다.


나는 앞에서 달려오는 기계들을 셋정도 쏴부섰다. 듀란달은 달려오는 기계들의 중앙에 착지함과 동시에 칼을 들고 빠른속도로 휠윈드를 시전했다. 허리가 날아간 기계들이 땅바닥에 널부러졌지만 이내 입자화되어 사라졌다.


"이것이 내가 감독관 그대의 작전에 찬성하는 이유라오. 저것들은 부서지면 다시 수리되어서 돌아오니. "


"다른 궤도유적들에서도 똑같은 상황이 일어나고 있겠군요"


"그렇다네. 하지만 적의 지휘 시스템은 이 함선에 도킹한 상태지. 그것만 어떻게 한다면 적들의 지휘체계는 엉망진창이 될걸세"


"하지만 생각보다 어렵겠군요. 저렇게 매섭게 공격을 한다면 더더욱"


톱니바퀴는 벌써 함선 내부에 벙커까지 지은 상태였다. 무식하게 거대한 포대가 보라색 빛을 내면서 주변의 입자들을 끌어모으고 있었다.


하지만 멀리서 날아온 건쉽의 미사일 공격에 의해 산산조각났다. 함선 내부의 넓이가 너무나도 넓어서 가능했다.


"이 함선은 내 몸이나 마찬가지긴 하나, 부서진다고 날 걱정할 필요는 없네. 독을 없에기 위해 세포를 죽이는 어쩔수없는 일이지. 나에게는 저 기계놈들이 더욱 끔찍하다네. 저들은 파괴하는것을 넘어 착취를 하고있으니. 이 굴착기들을 보게나. 이것들은 오로지 땅에서 이로운것들만을 착취해서 가져가는 장치일세. 저기서 날뛰는 양산형 기계들도 마찬가지지. 저것들은 자원채굴에 특화된것들일세. 희귀한 생물을 생포하고 광물을 캐기위한...."


천장에서 뻗어나온 뼈 가시가 굴착기들을 부쉈다. 그러자 광색 액체가 흘러나왔다.


"저것들을 모조리 쓸어버리게나"


"물론 그래야죠. 듀란달, 지금부터 달릴거다"


"그 체력으로 달리실거라면 취소하길 권고하고 싶네요. 낙오되서 기계들의 바이오 연료 신세가 되고싶지 않다면"


"나 무시하는거냐?. 내기할래? "


그렇게 농담을 내뱉고 있지만 손은 무기를 든채 적들을 공격하고 있었다. 설마 총알이 떨어질줄은 몰랐으니. 이럴줄 알았으면 칼을 다루는법을 미리 익혀둘껄 그랬다.


"감독관!. 염격 마법을 전개하겠습니다!. 뒤로 물러서주시길 바랍니다! "


얼굴에 바이저를 쓴 특전부 소속 캐스터가 완드를 앞으로 조준하더니 붉은색의 마법진을 소환했다. 기계들은 고가치표적을 만난것처럼 미친듯이 달려왔으나 완드에서 뜨거운 불꽃의 선들이 뻗어나와 기계들의 몸을 난도질했다. 순식간에 앞의 전선이 정리되었다.


"마력 소진. 전방의 적들을 모조리 소거했습니다"


"성능 확실하네. 하셀 중위. 이제부터는 따로 움직이죠. 너무 깊게 파고들지 마세요. 지금상태에서 최대한 유지하는것만으로도 본전은 다하는겁니다"


"알겠습니다 감독관. 적 수뇌부는 감독관님께 맞기겠습니다"


"정확히는 우리 인도자한테 맞겨야죠. 제가 뭐 직접 나서는것도 아니니"


"본인 능력이 처참한것을 넘어서 나락으로 치닫는다는것을 참 곱게도 말하시네요"


이 꼬맹이는 왜자꾸 시비를 거는걸까. 뭐 어쩌겠나 팩트인데. 이곳에서 내가 크게 기여하는 일은 없을것이다. 비유하자면 스텟이 낮은 뉴비가 존나 썐 무기를 가지고 고랩 보스를 죽인다고 할수있다. 그 존나 썐 무기가 기사도에 빠진 꼬맹이라는게 함정이지.


"감독관. 이걸 가져가게나"


테오르가 나한테 무언가를 건냈다. 무슨 약병이였다. 순간 나는 소름이 돋았다. 설마 이것도..?


"꺼림칙하게 생각하지 말게. 이 함선에서 배양된것은 맞지만 엄밀히 말하면 식인은 아니니까"


"더 꺼림칙한데요?. 이게 뭔데요? "


"특수 증폭제라네. 죽음에 임박하는 순간 신체능력을 올려줄걸세. 직접 전투에 나서는건 아니지만 일단 미리 마셔두게"


"뭐 목숨 하나 더 얻는셈 치고. "


아까까지 질색하던건 어디가고 나는 거리낌없이 한입에 마셨다. 약간 쇠맛도 느껴지고 피맛도 느껴졌다. 그다지 달라진건 없다. 뭐 그렇겠지. 애초에 죽기전에 효과가 나오니까.


"행운을 비네"


***


우리둘은 전선을 빠르게 돌파하였다. 선두에 나선 듀란달이 전방에서 몰려오는 적들을 쓸어버리고 후방에 선 나는 손상을 입은 적들을 처리하는 식으로 말이다. 다행히 도서관에서 했던 수행은 헛수고 아니였는지 전보다는 나름 잘싸우고 있었다. 아니, 어쩌면 그동안 겪었던 일때문에 경험이 쌓인걸지도 모른다. 지금의 난 압도적으로 잘싸우지는 않으니까.


반면에 나와 동행한 듀란달은 그야말로 종아 자르듯이 적들을 베고 있었다. 솔직히 말하자면 완전 미친거같았다. 몸에 가해지는 모든 부담을 전혀 신경쓰지 않는듯 했다. 처음에는 어느정도 절도있게 칼을 휘둘렀지만 어느새 눈앞에 뭐가있는지도 신경 안쓰는것마냥 미친듯이 칼을 휘두르고 있었다.


물론 그러한 행동은 저 기계놈들에게 어떻게든 제거해야하는 대상이라고 알리는 꼴이였지만 크게 문제는 없었다. 어차피 와봤자 다 부서질테니. 그리고 그렇게 되었다. 하반신을 잃은체 기어오던 기계의 머리가 아작남으로써 더이상 몰려오는 적들은 없었다.


"미쳤네. 그걸 다 부쉈다고? "


듀란달은 말없이 검을 허공에 휘두르고 검집에 넣었다. 검에 묻은 피를 털어내는게 몸에 베인것일터다. 대체 얼마나 많은 삶을 싸우는데 사용한걸까. 아니면 저것도 다른 인도자들처럼 알수없는 선천적인 이유로 생겨난 힘과 감각인걸까.


하지만 금이간 가면 너머의 축 쳐진 잿빛눈은 권태감과 무기력함을 내보이고 있었다. 새하얀 머리카락과 대비되게 눈색은 도시의 매연처럼 탁했다.


...이제보니 나. 관상좀 볼줄 아는가보다. 쓸만한 구석이 있을지도 모른다.


"앞으로 더 몰려올겁니다. "


"새삼스럽게 말하는건데. 너 지치지는 않아? "


"저는 항상 지쳐있습니다 감독관. "


그렇게 힘없이 읇조리며 마저 걸어갔다. 항상 지쳐있다. 그러니 문제가 되진 않을거다. 그런투의 말이였다. 하지만 저런 얼굴로 그런말을 하면 도리어 불안해진다는것은 모르는걸까.


"근데 지금 너무 순조로운거 아니야? "


"방금전에 몰려온 적들은 순조로웠나요? "


"순조로웠잖아. 니 말마따나 그런건 너한테 일도 아닐테니. "


듀란달은 침묵했다. 지금 상황은 너무나도 부자연스러웠다. 이곳을 침공한 지휘 시스템은 적어도 이곳에 예상하지 못한 전력이 왔다는걸 알수 있을터였다. 만약 투입된 기계 병사들의 시각정보가 실시간으로 갱신된다고 가정하면 인도자들이 투입된걸 녀석들도 알텐데


"왜 똑같은 기계 전력만 투입하는거지?. 이정도 전력으로 인도자들을 상대할수 있을거라고 생각하는건가..?. "


"당연히 아니지. 전이자"


그때, 참으로 인간미 가득한 기계음이 들여왔다. 정면에는 어느세 이족보행 휴머노이드가 서있었다. 참 고급진 양복을 입은채로


"뒤로 물러서세요 갑독관"


"오. 그래도 되는건가 인도자?. 우리의 목표는 아직 각성조차 하지 않은 전이자가 아닌데도? "


"그럼 너희들 목표가 뭔데? "


인사치례는 걷어치우고, 나는 묻고싶은것만 물었다. 


"너희들은 카네이션 유적지들을 도굴하겠답시고 전쟁을 걸었어. 근데 너희들 정말 전쟁을 원하는거 맞아? "


"보라. 우리가 투입한 전력의 양을. 우리의 의도가 다를게 있을까? "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잠시 말을 멈췄다. 이게 과연 맞는 추측일까?. 만약 내가 억측을 하는거라면?. 머리 굴리는건 존나 못한다. 하지만 지금은 시간이 없었다.


"너희들.카네이션말고 다른 목적이 있는거지? "


"좋은 추측이군. 어째서지? "


"추측은 아니고 억측이야. 하지만 나는 너가 성심껏 답할거 같거든"


"어째서 그렇게 생각하는거지?. 고객님? "


녀석은 잘난듯이 말했지만 난 알수있었다. 그 말속에는 자포자기한 마음이 담겨있다는걸


"지가 토했네. 너 저번에 내가 문의 넣었을때 답해줬던 그 로봇이잖아?. 계약서는 읽었겠지? "


"오히려 그쪽이 계약서 읽기를 소홀히 할거라고 생각했습니다만?. 맞아. 우리 로봇들은 거짓말을 못하지. 그때 니가 산 플레어건을 사면서 작성한 계약서에서도 그런 내용이 담겨있었고. 이사진이 왜 날 보낸건진 모르겠지만 일단 난 너한테 말해야하는건 다 말해야하는처지입니다?. "


"그럼 목적이 뭐야?. 카네이션 유적을 약탈할거면 대규모 군대를 끌고오는게 정상 아니야?. 궤도폭격같은 파괴적인 수단을 사용하면 손해가 크다고 하던데 지금 너희들이 잃는 양산형 병력은 손해가 아닌거야? "


로봇의 눈빛이 차가워졌다. 표정조차 없는 로봇의 눈이 본래도 차가웠던 금속 몸체보다도 더욱 차가워진것이였다. 그런 느낌이였다.


"우린 이미 여러번 유적지를 탐사했고, 쓸만한 기술들은 많이 얻었지만. 지금은 그것보다 더 큰 이익수단이 존재하지"


저놈 눈빛이 향하는곳은...오 시발.


"너희들 미쳤냐?. 진심으로 그딴생각을 한다고?. ai 맞아?. 논리적으로 생각할수는 없는거야? "


"감독관?. 무슨소리를 하시는거죠? "


"저새끼들 목표가 너희들이야. 애초에 처음부터 그걸 유도한거고"


순간 듀란달이 빠르게 발을 튀어 하늘높이 도약하고는 검을 땅에 내리꽂았다. 강력한 충격파가 기계를 튕겨냈지만 몸체는 멀쩡했다.


"예의없는 애새끼. 이 기체가 얼마나 많은 비용을 들여서 만들어진건줄 아나? "


"우리 인도자가 얼마나 많은 업적을 이루었는지 모르는겁니까?. 마법연맹이 인도자의 손실을 가만둘거라고 생각하는겁니까? "


"그게 무슨 상관이지?. 인도자들로부터 얻을수있는 기술적 이윤이 얼마나 많은데?. 고작 마법연맹에게 밀려서 멈출순 없잖나? "


"야. 기술적 이윤이라니. 얘네들로 뭘 할건데? "


처음으로, 불길하고도 역겨운 생각이 떠올랐다. 그것이 사실이라면 참으로 끔찍하겠지만, 제발 그게 아니길 바라면서. 하지만 이 망할 깡통새끼는 그걸 안다는듯이 내 머리통을 후려갈기는 말을 내뱉는다.


"오파츠의 원리를 파해치려면 당연히 분해를 해야되는거 아닌가? "


"...[인도자 가든, 인도자 프로디지움. 내말에 대답해]"


'갑자기 무슨일이에요 형? '


"[그쪽에서 너희들이 상대하는 적들이 지금 얼마나 되지?]"


'정확히 셀수는 없지만... 주전선에서 교전중인 적들보다는 많은거 같아요. 양산형 기계병사들이긴 하지만'


'여기는 하셀. 주전선의 적들은 확실히 줄어들었습니다. 무슨일이 생겼는지요? '


그동안 주먹구구로 투입된 양산형 병력은 인도자들로 충분히 학살할수있는 규모였다. 아마 놈들은 시각적으로 확인할수있는 물량이라는 방식으로 자신들의 주 전력을 사용하지 않고도 적들에게 심각한 위협을 가했을것이다. 오로지 강력한 지원군이 오게 만들기 위해서


"[놈들의 목표는 애초에 카네이션 유적지가 아니였어]"


'그게 무슨소리십니까? '


"[이 모든건 애초에 인도자들을 사로잡기 위해 꾸민일이야. 당장 후퇴하도록!. ]"


***


"생포..?. 형. 대체 뭘 알아내신... "


그순간 마틴의 앞에 양산형 기계가 순식간에 다다랐다.


"어느틈에! "


바닥에 자라난 이끼를 퍼트려 기계의 몸을 침식시켰다. 하지만 마틴은 기계가 자신에게 부상을 입혔다는것을 자각했다.


"..피가 멈추지 않잖아..? "


'전 오토마타. 생체 해부 모드로 변경. 고위험 개체에 대한 원자재 탐색을 시작한다'


기계들의 몸에서 순식간에 온갖 날카로운 도구들이 나타났다. 그것들은 모두 생명체를 자르거나 적출하는데 특화된것들이였다.


"무장을 변경해도 달라지는건 없을텐.. "


그순간 마틴은 몸을 움직이기 힘들정도로 강한 통증을 느꼈다. 환경자체를 조작할수있는 마틴에게 독은 안통하다. 신경계역시 소라가 광범위한 정신 차폐막을 펼쳐놓아서 소용없다.


보다 더 원초적이면서도 끔찍한 방식의 고통이였다. 이윽고 마틴은 그 방식이 무엇인지 알아냈다.


"마력계통을 오염시켰다고..?. "


마틴은 자신의 손을 봤다. 손에서는 반투명한 푸른색 핏줄이 검은색으로 물들면서 상처를 통해 흘러나오고 있었다.


놈들은 마법인과 마법사들의 가장 중요한 기관인 마력계통을 쉽고 간편하게 손상시키는 기술을 개발한것이였다.


"마틴! "


순간 마틴은 자신을 향해 달려오는 소라를 향해 손을 뻗었다. 그러자 소라 주변에 이끼와 식물들이 무성하게 낀 원형 정원이 솟아났다. 그 정원 안에서 소라에 몸에 나비들이 달라붙어 상처들을 치료하기 시작했다.


"가까이 오지마..너까지 당할거야. "


마틴은 그순간 볼수 있었다. 구멍뚤린 천장에서 거대한 기계가 떨어졌음을. 거미형태의 기계는 감정조차없는 눈으로 마틴을 응시하면서 에너지 역장으로 이루어진 칼날을 들어올렸다.


그것은 덪에 걸려 제대로 뛸수도 없는 들짐승을 향하는 총구였다


'인도자 가든. 최우선 타겟. 생포를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