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이따금씩 밤에 취하곤 한다.
침대에 자려고 누으면
무수한 양의 생각들이 밤바다의 파도인양
나의 해변에 철석철석 쳐온다

몇몇 질문들이 파도에 이끌려온 불가사리 처럼 나에게의해 건져진다
시사, 경제, 인생, 사랑에 관한 고찰 등등
그 종류는 불가사리의 종류만큼이나 다양하다

나는 불가사리를 건져낸 후 모래성을 짓는다
깊은 고뇌의 시간끝에 비로소 모래성을 완성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건져냈던 불가사리들로 이 성의 정상을 장식한다
불가사리를 손에서 때는 그 순간, 나는 잠에 든다.

긴긴 밤은 나에겐 손살같이 지나가 아무것도 변하지 않은것처럼 느껴진다
하지만 기껏 쌓아놓은 모래성과 불가사리는 밤을 이겨내지 못하고 파도에 휩슬려 사라져버렸다

사라져버렸기에 나의 기억에서도 사라졌다
필름이 끊긴것마냥 찝찝한 기분이 든다

나는 이따금씩 밤에 취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