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는 나를 어디다 두고 가는지요

하냥 비통한 마음이 들었지언정

뜨거운 눈시울이 깃든 그대의 낯에서

참혹한 후련함이 소리없이 맴돕니다


내 눈시울의 온기는 올라가도

그대의 눈만큼 이르지만 못하겠죠

서늘한 옷자락에 파묻힌 몸속에서

나 하나, 그대 하나 소리없이 바라봅니다


그대가 내가 아무말도 못하게 만든 것은

그대밖에 없는 인생으로 바라본 내가

그대를 아무말도 못하게 했었기 때문에

뼈 속 깊이 깃든 의지마저 일어나지 못했습니다


사랑이라고 생각했는데

그러지 못해서 미안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