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씨]
“어서 와~ 벌써 L씨의 상담소 두 번째 시간이야. 오늘은 꽤나 특별한 게스트를 불러 왔어.”
[이클루엔]
“나를 게스트로 쓰는 건가? 지크가 아니라?”
[L씨]
“그럼~ 너도 은근히 할 말 많을 거 아냐? 이클루엔. 그리고 그 녀석은… 시작하자마자 규칙을 어길 거 같거든.”
[이클루엔]
“네 본명을 말하지 말라는 거 말인가? 크하하하 그것도 그렇군. 그러면 확인차 묻겠다만… 혼란의 시대 때의 이야기는 하지 말라?”
[L씨]
“그럼~ 그 부분은 아직 건드리면 안 되거든.”
[이클루엔]
“그래! 좋지. 지크 대신 나를 데려온 것을 후회할 정도로 재미없을 수도 있겠군. 날뛰어도 되나?”
[E양]
“아마도 그럴 일은 없을 거다. 오늘은 나도 있거든,”
[L씨]
“어라? E양. 어느새 왔어? 내가 가능하면 비워달라 했을 텐데? 음… 그건 그렇고 그렇게 껴입으면 안 더워?”
[E양]
“그… 그것이… L씨께 이야기할 것이 있어서…”
[이클루엔]
“와우! 말투가 전혀 달라지네!?”
[L씨]
“뭐~ E양이야 늘 그러니까. 그러면 우선 어떤 이야기부터 할까?”
[이클루엔]
“나와 지크가 왜 거기에 있었는지. 그 정도면 괜찮지 않겠나?”
[E양]
“불경하다! 존칭을 붙여라!!”
[L씨]
“됐어~ 낯 간지럽게 무슨 존칭이야. 크흠흠, 아무튼! 그거 괜찮네. 왜 투쟁의 신전에 있었어?”
[이클루엔]
“지크는 원래 떠돌이였다. 산을 떠돌다 결국 투쟁의 신전에 도달하게 되고, 그곳에서 수행하며 시간을 죽였었지. 그러다 보니… 내가 너무 따분하더라고! 녀석의 능력도 폭주하려 하고 말이야.”
[L씨]
“『디스트로이드』가? 녀석은 능력을 잘 제어할 텐데? 그게 폭주한 건가?”
[이클루엔]
“알면서 그러는군. 어느 날 녀석이 얻게 된 새로운 능력 말이다. 몸에 모든 것을 먹어 치우는 괴물의 입이 생겨났지. 그런데… 그 녀석은 엄청난 대식가라 말이야. 내가 조금 등을 밀어줬더니 이내 막 죽이며 먹어치우더군. 몸을 내가 쓰다 보니 녀석과 같이 먹는 꼴이 됐는데. 먹는 게 그리 재밌는 건지는 그때 처음 알았지 뭐야!”
[E양]
“악취민데요…”
[L씨]
“뭐… 나는 그게 이클루엔의 매력이라 생각해. 그 전에 E양이 할 말은 아니잖아?”
[이클루엔]
“그곳에 있는 녀석을 거의 다 먹어치우려 했더니… 몇몇 녀석들이 문을 잠그고 농성을 시작했지. 그래서 나는 그곳에서 먹을 것을 찾고 있던 거고.”
[L씨]
“야생동물이야…? 먹을 거를 거기서 왜 찾아…”
[E양]
“조금 화가 나는데요…”
[L씨]
“어이쿠… 가학심이 자극된다고 건드리면 안 된다? 저번 화의 녀석도 그렇다고 데려갔잖아. 그리고 얘는 아직 살아있어서 데려가면 안 되고 돌려 보내줘야 한다고.”
[이클루엔]
“화나는 대상에게 가학심을 품다니… 어지간히 변태로군.”
[E양]
“무… 뭣…! 너에게 듣고 싶은 소리는 아니다만!? 그렇게 따지면 네놈은 식인에 희열을 느끼는…”
[L씨]
“어허~ E양 거기까지. 그리고 이클루엔. E양은 죄인에게 가학심을 갖는 거라고. 아무나 막 괴롭히고 싶어하는 취향은 아니란 말이지.”
[이클루엔]
“뭐… 그런 걸로 해두자고~ 캬하하하하!”
[L씨]
“음음~ 그렇지. E양이 변태일지언정 아무에게나 욕정을 품지는 않는다고~”
[E양]
“……”
[L씨]
“E양이 조용해졌으니 이왕 이렇게 됐을 때 빨리 진행하자고. 그건 그렇고, 투쟁의 신전에서 몇 일을 있었던 거야?”
[이클루엔]
“한… 1달? 2달 정도 됐던가? 잘 기억나지 않네! 거지같이 분위기만 좋은 곳에서 몇 달이고 지내다 보니 시간 감각이 조금 애매해져서 말이야! 캬하하하하!”
[L씨]
“응? 그렇게 치면 먹기에는 분위기 좋은 게 좋은 거 아니야?”
[이클루엔]
“아니지! 나는 그런 분위기보다 좀 더 화려하게 놀고 싶었다고! 파티처럼!”
[E양]
“휴엔 일행이 와서 완전 좋아했겠네요.”
[L씨]
“응. 아마 몇 달 동안 심심해서 그러고 있던 게 아닐까?”
[이클루엔]
“아~ 그렇게 되려나!? 캬하하하하! 뭐 아무튼 그 녀석들 덕분에 꽤 재밌었으니 살려줬지만 말이야! 캬하하하핫!”
[L씨]
“그러면… 마지막 질문인데 너는 어디로 도망쳤던 거야?”
[이클루엔]
“응? 도망? 그냥 재미없어져서 다른 음식을 찾으러 간 건데.”
[L씨]
“잃은 자를 먹어 치우러 갔다… 이 말이지?”
[이클루엔]
“그렇지! 꽤 맛있더라고!!”
[E양]
“우와아… 잃은 자까지 먹어 치우는 게 진짜 디바우러랑 다를 바가 없네요…”
[L씨]
“이클루엔은 아무래도 쾌락주의적인 성향이 강한데… 거기에 도덕 관념이라고는 눈에 씻고 찾아봐도 없으니 말이야. 이클루엔이라면 저럴 만하지.”
[이클루엔]
“웃기는군! 도덕관념이라면 네 쪽이 더 심하지 않나 ㄹ…”
[L씨]
“어허~ 본명을 부르는 것은 아웃! 여기서는 L씨라고 불러야 한다고.”
[E양]
“순식간에 돌려보냈군요…”
[L씨]
“본명을 부르는 것은 어떤 게스트라도 아웃이니까 말이야. E양이라도 그건 용서 안 해.”
[E양]
“음… 명심하죠.”
[L씨]
“그러면 오늘은 여기까지만 할까? 사실 좀 더 진행하고 싶었지만, 게스트가 알려준 규칙을 위반했으니까 말이지. 음… 그래도 지크를 부른 거보다는 많이 진행한 걸까? 다음 게스트는 누가 좋으려나… 그리고 E양! 다음에는 몰래 들어오면 안 된다? 그럼 오늘은 여기까지! 다음 시간에 보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