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린 손에 피가 설쳤다.
본래라면 어느 것도 흐르지 않을 더미에서
아무도 모를 곳에 자리잡았다.
눈꽃은 바람에게 눕다시피
생이 사에게 전할 이야기란 그것뿐이었기에
흐르는 듯이 그리고
어디론가. 그대의 병명은 결핵이었던가!
차가운 손에 맥이 잘렸다.
훤 가운으로에 두 눈을 감긴 장갑을 뒤로
날아갈 길에 장애물이 없기만을 바라기 때문이다,
배편을 타고 흑해를 건너
홀로 지날 길만이 남았어서
숨을 내뱉은 시간에 마주한 곳은
내가 하늘에 물음을 내던지는 이유는,
그러니 이제 자네의 이름을 되돌려주오.
거센 불길을 뚫은 명이냐 귀냐 그런 이유에는 상관치 않으련만
맞잡으려는 손에 자립이란 글귀가 잊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