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도와 초연의 단가(短歌)》



나는 그들이 실연의 아픔으로 슬퍼한다는 사실에 공감할 수 없다. 되려 초연하고자 한다. 그들이 실연을 울부짖으며 감각으로 편안을 찾고자 할 때, 홀로 길바닥에 주저 앉아 인생의 가치를 고뇌하였던 때가 있다. 그 순간마저 나는 나의 죽음이 불러올 운명의 가치를 고뇌하며 저울질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것이 과연 이기적일까— 하면, 그들이 필시 나를 알아야 할 필요는 없다. 사랑하는 연인을 가슴 한 켠에 미루어 두고, 형용할 수 없는 공포 속에서 죽어가는 소년 하나를 애도할 필요는 더욱이 없는 것이다. 참으로 역설적이다. 나는 그렇기에 죽을 수 없었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