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에게는 밥먹듯이 하는 것인데
어째, 나는 밥조차 먹지 못하는 걸까 생각하곤 한다
식사란 그저 입에 밥을 집어넣어 삼킬 뿐인데
어째, 그것조차 하지 못해 손을 벌벌 떨곤 한다
나보다 편식 없이 잘 먹는 옆집 아이 때문에 그런 걸까
먹어야 하는 밥 양이 너무 많아서 그런 걸까
제 굶어 죽을 것 알면서도
밥 먹는 것을 두려워 하는 이를
어리석다 말하지 않을 수가 없어서
바보 병신이라고 밖에 되뇌이는 것 밖에 못하며
수저를 든 손을 떨뿐이다
제 두려워 하던 밥 한 술
눈을 감을 때 쯤에는 절절히 기억나겠지
훨씬도 더 전에 먹었었던 그 밥맛을 떠올리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