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파고 돌리고 어색한 거 수정했음

오역 의역 많음

각종 오타 번역 잘못된 거 있으면 말해주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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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온몸의 세포가 비명을 지르며 당분간 휴식을 요구하고 있었다.

 카오루에게 공주님 안기로 침실까지 데려다 지는 굴욕을 당했지만, 너무 피곤해서 저항할 기분이 들지 않았다.

 집에 돌아오고 쓰러지듯이 잠들었다. 의식을 잃을 때까지 카오루와 손을 잡은 채.

 꿈은 꾸지 않았다.


 그리고 이날 밤, 카오루가 답지 않은 실수를 저질렀다.



◇◇


◇◇



 …………………………


 ……………………


 ………………


 …………


 ……



 "······! ············!"


 멀리서 꾸짖는 듯한 엄한 목소리가 들렸다.


 "······군! ······어나!!"


 ······아빠?


 "유우 군, 일어나!!"


 드물게도 아빠의 고함이 들려, 나는 깜짝 놀라 벌떡 일어났다.


 순간 머리를 해머로 맞은 것 같은 충격이 지나가고, 나는 그 아픔에 얼굴을 일그러뜨렸다.

 당연하지만 아빠한테 맞은 건 아니다. 자다 깨서 벌떡 일어나는 엉뚱한 짓을 실제로 저지르면 두통 하나는 생긴다.


 시야에 들어온 것은 새하얀 형광등의 불빛. 시간은 밤. 그리고 그 어느 때보다도 엄한 표정의 아빠.


 "······"


 아빠는 아랫입술을 쑥 내밀고 분노를 표현하고 있지만, 솔직히 전혀 무섭지 않았다. 오히려 웃긴 표정이다.

 시계를 보니 오후 7시 반이었다. 마지막의 기억이 아침 7시 반이었으니까······나는 12시간이나 잔 것이다.


 "안녕, 아빠."


 "······벌써 밤이야. 상태가 안 좋아 보여서 자게 뒀는데, 그 모습이면 아무 일 없는 것 같네."


 아빠의 그 말에는 수긍해 뒀다.


 "어라, 아빠, 오늘도 일 아니었어?"


 "······뭐 그렇지. 그런 것보다 유우 군. 설명해 줬으면 하는 게 있는데."


 "알았어."


 수긍하는 내 손을 잡아끌며, 아빠는 나와 함께 거실 쪽으로 이동했다. 좁은 집이라 목적지까지는 가깝다.


 거실의 테이블에는 어제 내가 카오루에게 요청한 햄버그가 2인분. 고명은 당근 조림과 감자튀김. 아무것도 입히지 않고 튀긴 피망에 가볍게 소금과 후추를 뿌렸다.


 "맛있겠다······"


 나도 모르게 중얼거렸고, 그 후 나는 움찔했다.

 카오루가 이걸 만들었다면, 그 카오루는 도대체 어디에――

 아빠가 방구석을 가리켰다.


 "······"


 창가의 바닥에서, 카오루가 정좌 자세로 앉아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카오루는 탱크탑에 아래는 청바지를 입은 캐주얼한 모습. 고개를 숙이고 입을 굳게 다문 모습은 세계의 종말을 앞두고 절망하는 것처럼 보였다.

 아빠가 말했다.


 "저 아가씨, 누구야?"

 "누구라니······?"


 나와 아빠는 서로의 얼굴에 물음표를 띄우고 바라봤다.


 "유우 군, 저 아가씨 몰라······?"

 "아니, 알고 있는데······"


 카오루는 불쌍할 정도로 새파랗게 질려 있었고, 늘어진 긴 앞머리가 눈을 가리고 있었다. 추위에 떠는 사람처럼 오른손으로 왼팔의 상완 근처를 문지르고 있었다.

 좀 놀랐다.

 이렇게나 기운이 없는 카오루는 처음 봤다. 30대 정도 맞고 얼굴에 사커킥을 맞아도 웃을 것 같은 카오루가 완전 실의의 상태로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저 아가씨, 아빠가 뭘 물어도 대답 안 해. 계속 저 상태야."


 "······그래."


 뭐, 그 카오루라도 댁의 아드님과 2000엔으로 하고 있습니다, 라고는 말할 수 없겠지.

 카오루는 계속 입을 다물고 있었다. 큰 몸은 왜소해 보여 금방이라도 사라져버릴 것만 같았다.

 그 카오루를 바라보며 아빠는 진지한 표정이었다. 말을 고르듯 천천히 입을 열었다.


 "······유우 군의, 여자 친구라는 걸로 괜찮지······?"


 "응, 맞아."


 "······그 아가씨의 이름은?"


 "카오루, 신죠 카오루 씨."


 내가 솔직하게 대답하자, 카오루는 움찔 떨었다.


 "······그래."


 아빠는 어려운 표정으로 그 어느 때보다 진지한 생각에 잠긴 것 같았다.


 푹 잔 덕분에 머리가 상당히 맑아졌다.


 "카오루? 내 아빠인데? 인사 정도는 하는 게 좋지 않아?"


 카오루는 긴 앞머리로 눈가를 가린 채, 꾸벅 고개를 숙였다.


 "······신죠 씨는······"


 아빠는 뭐라 말을 하다 말고 다시 입을 다물었다.


 "······"


 조금 생각하다, 이번엔 내 쪽으로 돌아섰다.


 "직장에 아빠의 친정에서 연락이 왔는데, 할아버지가 위독하시대."


 "할아버지? 아빠의 아빠?"


 아빠는 고개를 끄덕였다.


 "맞아. 벌써 80살이 넘은 데다가 여러 가지 나쁜 일도 있었고, 수명이지. 아마 안 될 거야."


 "······"


 어째선지 난 할아버지에게 미움받고 있다. 좋은 추억은 없다. 면식도 별로 없어서인지 그렇게 들어도 슬프단 생각은 들지 않았다.


 "······그건, 나도 가는 게 좋겠네."


 아빠는 눈썹을 내리고 조금 슬픈 얼굴이 됐다.


 "유우 군, 할아버지 거북하지? 의식 없는 것 같으니까 무리하지 않아도 돼."


 "······"


 "아빠 혼자서 갈 테니까, 유우 군한테 집 좀 맡겨도 될까?"


 신은······


 "문상이나, 장례식을 해도······일주일 정도면 돌아올 수 있을 거야."


 신은 가끔 이런 변덕을 일으켜 나를 난처하게 만든다.


 아빠가 말했다.


 "할아버지, 쓸데없이 큰 땅이나 집 같은 걸 갖고 있어서 좀 시간이 걸릴 수도 있지만, 그때는 연락할게."


 나는 생긋 웃었다.


 "알았어."


 그래, 알고 있었다.


 나는 믿지 않지만, 신이라고 하는 녀석이 존재한다고 하면――


 ――그 녀석은 분명, 아빠 같은 사람을 엄청 좋아한다.


 신 따위는 질색이다. 믿지 않을 거야.


 "다녀오세요, 아빠."


 이러고 있는 오늘, 학교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전혀 모르는 나는 미소를 지으며 아빠를 바라봤다.


 신은 심술궂고 잔혹하다.


 그런 건 뻔히 알고 있으니까――


 나는 생긋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