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병원에 지내게 된지도 어엿 6개월째.


난데없이 생긴 병 때문에 직장도 그만두고 병원에서 입원생활을 하게 되었다.


지루하다면 지루하고, 무난하다면 무난한 병원 생활은 나는 나름 내 방법대로 적응해나가고 있다.



"김얀붕 환자분, 링거 교체할게요?"


“좋은 아침이네요, 얀순씨.”



바로 도무지 이 삭막한 병원에 어울리지 않는, 연예기획사에서 스카우트만 수십번은 받았을만한 이 젊고 예쁜 간호사와의 대화시간이다.


“몸은 불편하신데 없으신가요?”


얀순씨는 아름답게 싱긋 미소를 지으며 친절히 내게 물어온다.


“예. 어제랑 같네요. 얀순씨는 아침 뭐 드셨어요?”


“아니요오… 뵈야할 환자분들이 계셔서요.”


“앗, 그럼.. 제가 얀순씨 붙잡고 있는건 아닌지…”


“아,아니에요!! 항상 얀붕씨가 마지막이셔서… 시간에 쫓길 필요가 없거든요.. 에헤헤..”


얀순씨의 얼굴이 묘하게 붉어진다.

그러다가 문득, 얀순씨 표정에 살며시 그림자가 

드리우더니 입을 연다.


“..얀붕씨, 그러고보니이… 어제 얀진 간호사랑 이야기하시던데 무슨 이야기하셨어요?”


얀진 간호사라면, 얀순씨와 내 또래 간호사로 수줍음 많은 얀순씨와 반대로 쾌활한 성격의 간호사이다.


얀순씨와 함께 마음을 털어놓고 친해진 간호사이기도하다.


“아하하.. 개인적인 이야기여서요..”


내 말에 순간, 얀순씨의 긴 속눈썹이 파르르 떨린다.

게다가 충격받은 듯한 눈빛에, 곧 그 큰 눈망울엔 물기가 맺혀온다.


“얀..얀순씨? 무슨 문제라도?”


“아,아니에요.. 헤에… ‘개인적인 이야기’를 하셨구나아…”


얀순씨의 눈빛이 점점 어두어지더니 그 크고 아름다운 눈이 광채를 잃는다.


그러더니 얀순씨는 병실 문을 닫고, 커튼을 치더니 누워있는 내 몸 위에 갑작스레 올라탄다.


갑작스런 그녀의 행동에 매우 당황한 내가 그녀를 밀어내려고하나, 꿈쩍조차 하지 않는다.


그녀의 매끈하고 육덕진 허벅지가 내 고간을 아찔하게 스친다.


“얀붕씨가 마음을 놓을 사람은 오직 저뿐이라고 생각했는데에… 저는 마음을 터놓은 상대가 얀붕씨뿐이거든요… 헤헤헤.. 그런데 언제부터 최얀진 그년과 시시덕거리게 된걸까요? 최근 일이 바쁘다는 이유로 잠깐 안했더니 발정난 암캐년이 감히 순수한 얀붕씨를…”


그러더니 그녀는 능숙하게 어떤 약물을 링거주사에 주입한다.


“무,무슨 짓을..”


"좋아해요. 얀붕씨. 사랑해요. 언제부턴가 당신만 생각하게 되어버렸어요.♥︎ 당신의 그 상냥함 너무 좋앗♥︎"


점점 졸음이 몰려오고 마지막으로 시선에 들어온 것은 마치 발정난듯 하트눈이 된 얀순씨였다.



“그래서 더 이상 더러운 년들이 꼬이기 전에 아예 아기 만들어버릴게요♥︎ 얀붕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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