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얀붕.

 

그를 한마디로 정의하면...

 

"나태한 천재"

 

얀붕이는 뭘 하는거것을 엄청 귀찮아해.

 

특히 공부는 더더욱 그렇지.

 

물론 머리가 좋아서 커버가 되지.

 

남들 몇 시간을 투자할 걸 몇 십 분 만에 해내니까 대충대충 끝내고는 노는 게 일상이 되었어.

 

이렇게 천재적인지만 안타깝게도 얀붕이의 부모님은 얀붕이의 재능을 잘 몰랐어.

 

부모님이 일하느라 바빴거든.

 

얀붕이가 학교 시험을 100점을 받아오면 칭찬을 해주셨지만, 부모님은 머리가 좋아도 그걸 열심히 해서라고 생각한 거였지, 얀붕이의 능력을 파악 못 하고 있었어.

 

그래서 얀붕이는 매일 학교 수업만을 이해하고 나면 친구들과 노는 게 일상이었어.

 

하지만 얀붕이에게도 변화가 찾아왔어.

 

초등학교 5학년.

 

주변 애들이 슬슬 학원을 많이 다니기 시작하면서 얀붕이는 학교를 끝나도 같이 놀 사람이 없는 거야.

 

형제도 딱히 없는 얀붕이는 결국 학교가 끝나면 이리저리 떠돌아다녔어.

 

혼자서 돌아다니던 얀붕이는 얀순이를 만나.

 

평소에 공부를 열심히 하던 얀순이.

 

얀순이는 승리욕이 엄청 강했어.

 

얀붕이를 만나기 전까지는 자기가 항상 1등이었거든.

 

얀순이의 콧대는 낮아질 날이 없었지.

 

그런데 5학년이 되고 같은 반의 얀붕이라는 남자애가 갑자기 올백을 받고 1등을 낚아채 간 거야.

 

평소에 학원을 다닌다고 무척 바쁜 얀순이는 중간고사 때 패배를 경험하고는 얀붕이를 한 번 쫓아가서 어떻게 공부하는지 알아내려고 했어.

 

맞아.

 

초 5 주제에 범상치 않아.

 

얀순이는 얀붕이가 어떤 학원에 다니고 어떻게 공부하는지 알아내려고 했지.

 

하지만 웬걸?

 

얀붕이는 운동장에서 혼자 공이나 차는 거야.

 

한 30분을 기다려도 공이나 차고 있길래 얀순이는 얀붕이에게 접근했어.

 

"안녕? 이얀붕 맞지?"

 

"안녕? 어... 강얀순 맞지?"

 

"맞아. 여기서 뭐 해?"

 

"혼자서 공차는 연습하고 있어."

 

"학원은 안 가?"

 

"학원? 거긴 왜 가?"

 

"너 안 다녀?"

 

"친구들은 가던데. 난 딱히..."

 

"시험은 어떻게 그렇게 잘 쳐?"

 

"수업 듣고?"

 

"뭐?"

 

엄청나게 놀라는 얀순.

 

얀붕은 이상하다는 듯이 고개를 기울인다.

 

"문제라도 있어?"

 

"아니... 그 나 공부하는 거 도와줄 수 있어?"

 

"음... 귀찮은데..."

 

"어차피 여기서 혼자 공 차고 있을 텐데?"

 

"그래도 공부는 귀찮은걸?"

 

"흐으음... 뭐 원하는 거 있어?"

 

"그럼 나랑 놀아줘."

 

"으윽. 난 축구 같은 거 잘 못 하는데.“

 

"흐음... 뭐, 그래도 할 거 없으니 도와줄게."

 

아무래도 영 심심했던 얀붕이.

 

얀붕이는 그렇게 얀순이를 따라나서.

 

얀순이는 어디로 얀붕이를 데려가야 할지 고심하다가 결국 자기 집으로 이끌어.

 

심심해서 따라왔지만, 막상 여자의 집에 들어간다니 부끄러워하는 얀붕이.

 

하지만 얀순이는 그런 걸 개의치 않고 얀붕이를 이끌고 들어와.

 

그렇게 얀순이의 방에 나란히 앉은 2명.

 

얀순이는 문제집을 하나 꺼내.

 

그건 얀순이가 학원에서 받은 최고 난도 수학 문제집이었어.

 

얀순이는 수학을 틀려서 저번 시험에서 1등을 빼앗겼거든.

 

하지만 얀붕이에게는 그저 쉬운 문제였지.

 

얀순이가 짚어준 문제를 얀붕이는 쓱쓱 풀었어.

 

몇 분 걸리지 않았지.

 

"풀었어. 설명해줄까?"

 

고개를 돌려 물어보는 얀붕이.

 

얀순이는 적잖게 충격을 받았지.

 

자기가 힘들게 푸는 것을 얀붕이는 쉽게 풀어냈거든.

 

특히 얀붕이의 설명은 더욱더 놀라웠어.

 

학원 선생님보다 깔끔하고 알아듣기 쉬웠거든.

 

그야말로 얀순이의 눈에는 얀붕이는 압도적 천재였어.

 

얀순이는 의욕이 팍 꺾이는 걸 느꼈지.

 

하지만 얀붕이는 그런 걸 알지 못했어.

 

"더 물어보고 싶은 거 있어?"

 

얀붕이는 공부가 싫었어도 옆에서 이해하는 얀순을 보며 신기해하고는 호기심을 느끼고 있었어.

 

그래서 또 물은 거지.

 

얀순이는 자기가 정말로 몰랐던 문제를 하나 더 물어봐.

 

이번에도 쓱 보고는 빠르게 설명함 얀붕이.

 

얀순이는 머릿속에서 무언가 번뜩인 거야.

 

얀붕이에게 배우면 나의 실력이 엄청나게 늘 수 있다.

 

이 생각이었지.

 

얀순이의 머리는 빠르게 계산했지.

 

"얀붕아, 나 좀 가르쳐줄 수 있어?"

 

"문제? 방금도 알려줬잖아. 귀찮은걸. 빨리 놀기나 하자."

 

"아니. 문제가 아니라 공부를 말이야."

 

"뭐?"

 

"안돼?"

 

"귀…. 귀찮은데..."

 

얀붕이는 거절하려고 얀순이를 바라봤어.

 

하지만 얀순이는 엄청 애처로운 표정으로 얀붕이를 보고 있었어.

 

놓치면 안 된다는 듯한.

 

얀붕이는 뭐라 거절을 못 했어.

 

"뭐... 뭐 해줄 거야?"

 

"원하는 거라도 있어?"

 

무엇이든 들어줄 것 같은 얀순이의 표정.

 

얀붕이는 고민에 빠져.

 

무엇을 요구할까.

 

결국 아까와 같은 결론에 도달했어.

 

"나와 놀아줘."

 

"뭐?"

 

"친구들은 학원 가고 부모님은 바쁘셔. 오늘처럼 같이 시간을 보내줬으면 해."

 

"그...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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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맺어진 얀순이와 얀붕이의 계약.

 

얀붕이는 얀순이에게 학원이 없는 날이면 얀순이 집에서 얀순이가 모르는 것들을 가르쳐주었어.

 

2명은 점점 친해졌지.

 

얀붕이가 가르쳐 주는 것이 끝나면, 얀순이와 얀붕이는 학교에 대해 수다를 떨 거나, 게임을 하고 놀았어.

 

얀순이는 그저 학교 끝나면 얀붕이를 찾아갔고, 물어볼 것을 물어봤어.

 

그렇게 실력이 오른 얀순이는 얀붕이를 따라 부동의 전교 2등을 지켰지.

 

그런데 그렇게 자주 둘이서 붙어있었음에도 연인으로 발전하지 않았어.

 

뭐라고 해야 할까...

 

얀순이는 얀붕이를 친구로 봤거든.

 

얀붕이의 시간을 보내주는 것도 잠시였고, 얀순이의 부모님이 퇴근하시면 얀붕이는 바로 떠났지.

 

특히 2명은 학교에서 대화도 거의 안 했어.

 

얀순이는 공부하느라 바빴고, 서로 속한 부류가 달랐거든.

 

얀순이가 공부만 해서 그렇게 여지를 두지 않았을까?

 

아니면 숙맥인 얀붕이가 고백 한 번 안 해서 얀순이도 그냥 친구로 지낸 걸까?

 

그 2명을 제외하면 알 방법은 없었지만, 여튼 2명은 그저 학교 끝나면 잠시 만나는 스터디 메이트였지.

 

하지만 이 둘의 관계가 발전하는 일이 있었어.

 

중학교 2학년 말.

 

원래부터 공부에 관심이 많은 얀순이는 영재교를 지원하려고 했거든.

 

그래서 얀순이는 얀붕이도 따라와 주길 원하고 있었어.

 

하지만 우리의 얀붕이는 귀찮아했어.

 

시험을 친다는 것부터.

 

면접도 보고.

 

그리고 그 학교에 다니는 것도 부모님께 많은 부담이 될 거로 생각했거든.

 

하지만 얀순이는 다급했어.

 

어떻게든 얀붕이를 끌여들고 싶었지.

 

얀붕이도 얀순이에게 호감이 있었지만, 이미 연애를 할 마음은 접었고, 얀순이 하나를 위해 그런 귀찮음을 감수할 수는 없었지.

 

하지만...

 

얀순이는 얀붕이에게 고백을 했어.

 

얀순이가 알고서 잡아두려고 그랬을까?

 

아니면 단순히 떠나려는 얀붕이에게 마지막 마음 고백이었을까?

 

얀붕이는 깊은 고민에 빠졌어.

 

하지만 후회는 남기기 싫었던 얀붕이.

 

얀붕이는 짧은 시간이라도 얀순이와 사귀기로 해.

 

그렇게 2명은 연인 관계로 발전하지.

 

하지만 얀순이는 엄청 바빴어.

 

학원 다녀라...

 

자기소개서 적어라...

 

얀붕이가 얀순이랑 만날 수 있는 시간도 무척 짧았지.

 

얀붕이는 참으면서 그저 얀순이랑 잠시 만날 수 있는 시간을 즐겼어.

 

스킨쉽도 포옹 정도였지.

 

그리고 3학년 1학기.

 

얀붕이랑 얀순이는 같이 서류를 내고 시험을 치러갔지.

 

얀붕이에겐 시험이 쉬웠어.

 

몇 년 만에 나온 영재교 입학시험 만점자였지.

 

 

그래서 얀붕이는 우선 선발자가 된 거야.

 

면접 없이 통과한 거지.

 

하지만 얀순이는 면접까지 보고 나서야 합격을 하게 되었어.

 

얀순이의 합격 소식을 듣고 얀붕이는 드디어 얀순이와 함께 즐겁게 지낼 수 있을 거라 생각했지만...

 

얀순이는 학교 대비 학원에 다닌다고 엄청 바빴어.

 

얀붕이는 점점 얀순이가 멀어져 간다고 생각했지.

 

특히 얀붕이는 학원을 안 다녀서 얀순이가 학원에서 새로 사귄 합격자 친구들에 관해 이야기를 들을 때면 엄청 소외감을 느꼈지.

 

그렇게 불안감이 커진 얀붕이와 원하던 걸 쟁취한 얀순이.

 

이 2명은 끝내 학교에 입학하게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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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얀붕아. 얀돌이라고 해."

 

"안녕. 반갑다."

 

"난 얀희라고 해."

 

"안녕. 얀순이에게 들었어."

 

얀붕이가 비록 학원에서 사귀지는 못했어도 입학해서는 여러 친구와 잘 만났어.

 

중학교 시절에도 붙임성이 좋았거든.

 

매일 놀러 다니기에 노는 애들과도 좀 친하게 지낸 경험도 있고 말이야.

 

하지만 얀순이는 얀붕이를 그저 소꿉친구 정도로 소개했어.

 

얀붕이는 아쉬웠지만, 첫 연애이기도 하고 아무것도 모르던 얀붕이는 그냥 그러려니 했지.

 

이미 연애 감정이 식은 걸지도 몰라.

 

그래도 연애와 관련 없이 얀붕이는 압도적인 재능 덕에 금방금방 이해했고, 친구들과도 잘 지냈어.

 

그리고 이제는 자습 시간에 얀순이의 옆에서 공부를 가르쳐 주었어.

 

얀붕이는 얀순이와 사귄다는 티를 못내 슬펐지만, 이렇게라도 옆에서 가르쳐줄 수 있다는 것에 좋아했지.

 

그렇게 1달, 2달이 흐르고 수업 한 번 들으면 알아듣는 얀붕이는 1학기에 전교 1등의 성적으로 끝내 그 괴물 적인 실력을 증명했어.

 

한편, 이 학교에서 1학년 여름() 방학에 대학 실험실과 연계하여 연구를 진행해.

 

학생들끼리 팀을 꾸려서 대학교수님께 연락을 드리고 승낙하시면 그 연구실에서 1주일간 교육을 받고 연구를 진행하는 거지.

 

얀붕이는 얀순이에게 이끌려서 얀돌이랑 얀희 팀을 꾸려.

 

얀순이는 노력 끝에 희얀대의 몬붕 교수에게서 승낙을 받지.

 

그렇게 방학이 되고 이 4명은 대학교에 오게 되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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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다들 반가워요. 여기는 여러분들을 도와줄 얀진 조교와 얀석 조교에요."

 

2명의 조교.

 

각각 여자, 남자 조교였어.

 

한국 최고의 대학의 대학원생으로 굴려지는 이 2명은 퀭해 보였지.

 

서로 잠시 자기소개를 하고는 교수는 방에서 나갔어.

 

조교들은 이론 설명을 시작했지.

 

앞으로 뭘 연구할지.

 

그와 관련된 이론들.

 

한참 설명이 이어졌지.

 

얀붕이는 쉽게 이해했어.

 

조교들도 놀랐지.

 

하여튼 그렇기 이론 설명만 듣다가 첫날이 끝났어.

 

다들 자기 집으로 돌아가던 중.

 

얀순이는 얀붕이를 붙잡았어.

 

"얀붕아."

 

"어... 얀순아?"

 

"그... 내가 오늘 한 것들 잘 이해 못 했는데... 설명해줄 수 있어?"

 

"아...어."

 

그렇게 얀붕이는 얀순이네 집에 들러 한참 설명해줬어.

 

이내 얀순이 부모님은 오시고 그만 가보라는 얀순이의 말에 얀붕이는 나갔지.

 

얀붕이는 슬슬 의구심이 들었어.

 

"얀순이는 그냥 날 이용하는 게 아닐까?"

 

얀붕은 방학에 연구 때문에 학원도 안 가는데 자신에게 공부 이야기만 하는 그녀를 생각하며 고민에 빠진 체 하루를 보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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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다음 날.

 

언제 배운 이론을 바탕으로 오늘은 실험하는 날이야.

 

얀붕이는 엄청나게 놀랐어.

 

실험실에 신기한 기계들이 많았거든.

 

영재학교의 실험 시설도 좋지만, 아직 그것들을 이용해서 실험해본 적은 없거든.

 

얀붕이는 실제로 실험할 수 있다는 생각에 신나서 이리저리 둘러봤어.

 

그리고는 계속 조교 선생님께 물었지.

 

"이건 무슨 기계에요?"

 

"이건 어디 쓰나요?"

 

그때 조교 중 얀진 조교가 답을 해줘.

 

"이거는 분광기인데..."

 

"그래서 이걸로 분석하고..."

 

얀순이는 처음으로 얀붕이가 무언가에 관심을 가지는 모습을 보고 신기해했어.

 

하지만 얀붕이는 얀순이에 관심이 없었어.

 

이미 연애하는 마음이 다 죽어서 그런지 얀붕이는 그저 기계만 구경하면서 얀진의 설명에 집중하고 있어.

 

 얀진도 설명하는 게 재밌어 보여.

 

신나서 묻는 얀붕의 태도가 마음에 들었나 봐.

 

"어때?"

 

설명이 끝나고 얀붕에게 다가가 되묻는 얀진.

 

얀붕은 성큼 다가온 얀진에게 살짝 놀라지만 그대로 대답해.

 

"신기해요."

 

"정말 호기심이 많은 애구나."

 

"학교에서는 실험을 많이 안 해봤거든요."

 

"그래? 안타깝네."

 

"2학년 되면 할 수 있다던데, 잘 모르겠어요. 막상 다들 공부한다고 바빠서."

 

"그럼 실험실 구경 좀 더 시켜줄까? 나중에 오늘 일 끝나면 말이야."

 

"네!"

 

얀붕이는 신나서 대답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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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일정이 끝나고 얀붕이는 실험실에 남았어.

 

얀진이는 얀붕이에게 할 일이 좀 남았으니 잠시만 기다려달라고 했지.

 

얀돌과 얀희는 떠났고, 얀순이도 고민하다가 집으로 향했지.

 

곧 일을 끝내고 나온 얀진 조교 앞에는 신난 얀붕이만이 서 있었어.

 

얀진이는 이곳저곳을 구경시켜주었어.

 

그렇게 돌다 돌다 마지막 연구실에 당도한 2명.

 

다른 연구실에는 실험하던 사람들이 있었는데 여기는 비어있었어.

 

얀붕이가 들어가고 조심스럽게 문을 닫으며 들어오는 얀진이.

 

그 실험실에는 딱히 장비라는 것은 없었어.

 

그래서 얀붕이는 이제 다 돌아본 건가 싶어서 얀진이를 돌아보는데, 그 순간.

 

얀진이는 얀붕이를 끌어안아.

 

"으아아."

 

깜짝 놀란 얀붕이는 얀진이를 밀쳐내지.

 

"뭐... 뭐에요!"

 

"아...미안. 얀붕아."

 

혼란에 빠진 얀붕이는 주변을 둘러봐.

 

하지만 문은 얀진이가 막고 있었어.

 

"얀붕아. 내가 너무 동생 같아서... 귀여워서 그만... 정말 미안해. 내가 남동생 2명이 있는데 많이 귀여워하거든."

 

얀붕이는 생각에 빠져.

 

사실 얀붕이는 오늘 하루 동안 얀진에 대한 호감도가 급속하게 늘었거든.

 

자신에 대해 친절하게 설명해주고 머리도 좋은 그녀와의 대화는 즐겁지 않을 수가 없었어.

 

노력파였던 얀순이를 가르칠 때 해소되지 않던 갈증이 해소되는 기분이었어.

 

특히 그녀의 예쁜 외모도 한몫했지.

 

공대 여신이라고 불러야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예쁘거든.

 

얀진이 설명하던 중 얀붕이에게 다가가면 얀붕이는 얼굴이 빨개지기 일쑤였지.

 

얀붕이는 사실 싫지 않았어.

 

오히려 민 것을 후회할 정도로.

 

"아니에요, 선생님. 제가 너무 당황해서 선생님을 밀쳤으니 제 잘못이에요."

 

얀붕이는 고개를 숙인 체 얀진에게 다가가.

 

마치 안아달란 것처럼.

 

"미안."

 

얀진은 얀붕을 안아주며 사과를 해.

 

얀붕이는 얀순이에게 시달려오면서 외로웠는지 가만히 있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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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얀붕은 얀진과 헤어졌고, 그다음 날이 되었어.

 

다시 영재교의 4명은 대학교에 왔어.

 

오늘도 어제에 이어 실험을 이어갔지.

 

한참 실험을 진행하던 중 잠시 실험실에 남겨진 4명.

 

조교들은 무언가 챙길 게 있다며 나갔어.

 

"야, 얀붕아."

 

"어... 왜, 얀돌아?"

 

"웰케 조교 누나랑 사이가 좋냐?"

 

"무...무슨 말이야."

 

멋쩍게 웃으며 답하는 얀붕이.

 

얀붕이는 슬쩍 얀순이를 보지만...

 

얀순이는 딱히 표정 변화가 없었어.

 

"그러고 보니 조교 오빠, 언니가 몇 살이지?"

 

대화에 끼는 얀희.

 

"대학원생이면 한 25~27? 정도 아니야?"

 

얀돌이는 생각을 하고 답을 해.

 

그 답을 들은 얀붕이는 막상 나이 차가 느껴져.

 

이제 17살인 자신과 한 10살 차이가 난다니...

 

정말로 그냥 동생처럼 느꼈겠구나...

 

'덜컥!'

 

그때 조교들이 돌아와.

 

"선생님들 몇 살이에요?"

 

얀돌이는 돌발 질문을 해.

 

"아... 말 안 해줬나? 난 27살. 여기 얀진이는 21살. 난 대학원생이라 여기 조교고, 얀진이는 내가 도움이 필요해서 데리고 왔어. 얘가 내 사촌이거든."

 

얀석의 긴 설명.

 

얀붕이는 급 화색이 돌아.

 

자신과 4살...

 

얼마 차이가 안 난다고 생각한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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얀붕이는 실험이 끝나고 할 일이 끝나자 얀진에게 다가가.

 

오늘도 둘러보고 싶은 거였지.

 

특히 얀진이 방학인 대학생이란 것을 알고는 신이 났어.

 

"저... 선생님... 오늘도..."

 

"아. 오늘은 그럼 다른 건물 가볼래?"

 

"그럴까요?"

 

'우우우웅.'

 

얀붕과 얀진이 어디를 갈지 즐겁게 대화하던 중, 얀붕이의 휴대전화가 울려.

 

"여보세요? 어, 얀순아."

 

"너 어디야?"

 

"나 아직 대학교인데."

 

"뭐?"

 

"왜?"

 

"오늘도 좀 물어보려고 했는데..."

 

"오늘은 힘들 것 같아, 끊어."

 

전화를 끊은 얀붕이.

 

이미 얀붕이는 얀진과의 시간이 좋았어.

 

얀진은 전화를 끊은 얀붕이에게 물어봐.

 

"얀순이니?"

 

"아... 네."

 

"가봐야 하는 거 아니야?"

 

"아뇨. 괜찮아요."

 

"뭐, 얀순이랑은 특별한 사이야?"

 

"네? 아... 그... 여자 친구이긴 한데..."

 

"한데?"

 

"아니에요."

 

"여자 친구가 있는데 나에게 안긴 거야?"

 

"아니... 아... 그..."

 

"외로웠구나."

 

얀진은 얀붕이를 안았어.

 

얀붕이는 놀라지만 가만히 있어.

 

얀진의 품이 좋았거든.

 

"저를 남자 친구로 봐주지 않아요. 그저 제 머리만을 이용해요."

 

얀붕이는 한탄하고 얀진은 얀붕을 쓰다듬어줘.

 

"너 같은 천재가 그런 여자의 과제 해결사로 썩어나기는 건 너무 안타까운걸. 넌 실험 같은 거에 엄청난 재능을 가진 네가 그러면 안 되는데 말이야."

 

"처음엔 좋아했는데... 이제는... 모르겠어요..."

 

얀진은 그저 얀붕이를 꼬옥 안아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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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아?"

 

"넵.... 고마워요, 누나."

 

얀붕이는 고개를 숙여.

 

그러더니 얀진은 얀붕의 뺨에 손을 올리고는 살짝 고개를 들게 해.

 

"누나...?"

 

'츄릅...'

 

얀진은 가볍게 입을 맞춰.

 

얀붕이는 첫 키스에 얼어버린 체 그저 서 있었어.

 

혀와 혀가 섞이고...

 

체액이 오갔지.

 

그러고는 다시 입을 뗀 얀진.

 

"누나..."

 

얼굴이 엄청 새빨개지 얀붕이.

 

"싫니?"

 

"처음이라 비교할 게 없네요."

 

작게 속삭이는 얀붕이.

 

얀진은 한 번 더 키스를 해.

 

그러고 다시 입을 뗀 얀진.

 

"둘 다 너무 좋아요."

 

속삭이는 얀붕.

 

"나도 네가 좋아, 얀붕아."

 

"저도요."

 

두 명은 긴 포옹을 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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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다음 날.

 

이제 마지막 날이었지.

 

얀순이는 얀돌이와 대화를 나누고 있었어.

 

건물 앞에서 다른 사람들을 기다리며 말이야.

 

"얀돌아, 어제 실험 이해했어?"

 

"아... 이해했지."

 

"나중이 도와줄 수 있을까? 조금 이해가 안 되는 게 있어서."

 

"그래."

 

얀순이는 얀붕이를 잠시 대신할 사람을 찾았지만...

 

이미 건물 안에 있어서 잠시 나와보려다가 돌아간 얀붕이가 그 대화를 들었다는 것은 몰랐을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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얀붕이는 그 이야기를 들었음에도 태연하게 행동했어.

 

그저 오늘을 마지막으로 끝나고는 얀진과 얀붕은 건물 입구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었어.

 

오늘 실험 내용과 그런저런 이야기였지.

 

그때 나타난 것은 얀순이였어.

 

"얀붕아? 뭐해?"

 

"아... 그... 누나랑 대화하고 있었는데?"

 

"아... 그래? 잠깐만 이야기할 수 있어?"

 

"나 누나랑 대화 중인데?"

 

쌀쌀한 얀붕이의 태도.

 

얀순이는 엄청나게 놀라.

 

자신에게 너무나 쌀쌀맞은 얀붕이의 그런 모습은 처음이었어.

 

"잠... 잠깐만..."

 

그때 얀진이 얀순의 앞에 서.

 

"저기... 얀순아, 잠시 이야기 가능할까?"

 

"네?"

 

"그냥 나와 이야기하는 게 좋을 거야."

 

얀진은 얀순을 끌고 가.

 

"너... 얀붕이랑 사귀지?"

 

"그걸... 어떻게?"

 

"저렇게 좋은 남자하고 사귀면 신경을 쓰지 그랬어..."

 

"아니..."

 

"이제 얀붕이는 내 꺼야."

 

"뭐...뭐라고요?"

 

그러더니 얀진의 뒤에서 얀붕이 나타났어.

 

얀진은 얀붕을 끌어안았지

 

"무... 무슨..."

 

"그러게. 공부에만 미쳐 사니까, 그러는 거지."

 

얀순은 그저 충격에 빠진 채 뒤돌았어.

 

얀붕의 곁에 떳떳하게 설 수 있으며 서기로 다짐했지만....

 

그저 얀붕이를 이용만 했던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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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뒤.

 

희얀대.

 

"안녕하세요, 신입생 여러분. 몬붕 교수입니다."

 

신입생 설명회가 이어지고 있어.

 

그곳에 앉아 설명을 듣는 얀붕이.

 

한참 설면이 끝나고 얀붕이는 일어서.

 

설명회가 끝나고 나자 나오던 얀붕이의 등을 누군가 두드리자.

 

웃으며 돌아보는 얀붕이.

 

"오랜만이에요, 누나."

 

그곳에는 얀붕이 자신의 천재성을 이해해주는 사람이 있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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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글 읽어줘서 고맙다


어제 올리려도 못 올렸네.


오늘 휴일이니 하나 더 써야지.


뭔가 캣 파이트를 넣으려다가 김 샌 기분이네...


다음엔 더 좋은 사료로 올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