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한의 서리가 밀대신 밭을 점령하여 인세를 끝끝내 얼렸을 때.


세상 위로 당연한 불만으로 점칠된 의지가 칼날이 되어 황제를 노렸다.


겨울날 새벽녘 피어오른 수많은 눈 사이를 헤치고 나아선 반역자들의 의지가 태양보다도 큰 불꽃이 되어 선언 하니, 어찌 이 하늘 아래 그 누구도 다른 이 없는 미약한 미물일지언데 태어난 부모에 따라 그 천명이 결정되냔 장황한 그 선언의 내용은 겨울임에도 빠르게 번졌다.


그리고 그 불씨를 끄고자 황실은 폐단으로 쌓아온 고름으로 이를 끄고자 했으니 나라 전체가 잠기게 한 부패가 아니랄까봐. 그 막강한 고름들은 세상 전체로 퍼져나가 끔찍하게도 썩은 손으로 불씨를 끄고자 하였다.


그렇게 불씨는 거의 다 진화됐고 시초이자 성녀로 불린 함 이가 처형되기 직전 한 남성이 하늘 위에서 강림하듯 떨어졌으니. 사람들은 그 초월적인 무력으로 모든 황실을 단신으로 휩쓸던 그에겐 용사란 동경의 명칭을 썼다.


물론 수백년을 버텨온 부패이니 만큼 용사란 새로운 해일이 이 모든 악행을 쓸어버리고 새로이 건국한다는건 여간 쉬운 일이 아닌지라 그들은 종종 개인적인 행복을 포기하곤 했다


그러나 어느순간 성녀가 잉태한 아기. 용사와 성녀는 싹튼 기쁨을 함껏 품으며 적셔진 마음으로 정의를 관철하고자 했다.


그렇게 종식되기 직전 태어난 두 아기. 놀랍게도 그들은 각 성별이 다른 쌍둥이였다.


용사의 상징인 포효하는 신룡이 배에 새겨진 남자아이.


성녀의 상징인 하늘을 찌를 듯한 창이 팔에 새겨진 여자아이.


용사와 성녀는 그 어느때보다도 비교할 수 없는, 가히 뇌가 폭발하는 듯한 행복감에 빠져 이를 위해서라면 어떻게든 이 전쟁을 끝낸다고 다짐했다.


그러나 그 끝자락에서 왕이 씩 웃으며 시전한 마법 하나가 있었으니


"부패한 고름으로 너희의 아들은 잠식될지니 그를 벗어난대도 장미꽃 품에 안겨 그 진정한 죽음 맞이하리라."


용사와 성녀는 그 어느때보다도 광휘에 들어찬 광명을 맞이하며 그의 저주를 잊고자 했다. 하기야 모든 것이 끝냤고 죽음마저 확인하였는데 그런 짧은 사간 내에 치뤄진 저주가 실현되리라곤 상상도 못했으리라.


그러나 그들을 맞이한건 피가 묻은채 우는 여자아이와 썩은 고름만이 남은 남자아이의 안식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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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 내 태생이란 소린가?"


그는 수염이 요리조리 엉켜진 턱을 벅벅 긁으며 잘 정돈된 귀족 아가씨의 말을 들었다. 서글픈 표정을 지은 그녀는 그런 그의 말에 다시금 너무나 탄복한 듯 그 짙게도 내색하며 말했다.


"네."


이게 뭔 개소리야.


어릴 적부터 천애고아이자 저주받았단 묵빛 머리를 지니고 태어나 차별과 멸시를 밥먹듯 받아온 그로썬 자신이 그리도 숭고한 둘의 자식이란걸 믿을 수 없었다.


아니 그전에 그 둘은 단순히 이야기로만 존재하는 음유시인들의 공상 따위로 치부했는데 그의 부모라니 이게 뭔 허무맹랑한 낭설이라던가. 그는 그리 생각하며 짙은 침음을 흘렸다.


안 믿자니 화려히 치장한 백금발의 소녀가 저리도 서글픈 표정을 지어 애매하다고 그는 한숨과 같이 한탄을 내뱉었다.


의심스러운 구석이 그에겐 너무나도 많았다. 그리도 대단한 그의 부모라는 작자들이 그가 벌써 성인이 됐음에도 아직까지 못 찾았단 것으로 시작하여 머리색의 차이라던가 하는 의구심들.


그런데 거부하자니. 저 소녀의 얼굴도 그렇고 그 이전에 저 흉흉한 기세를 뽐내며 거절할시엔 어떻게든 그를 납치하겠단 의지 하날 가득 나타내는 기사의 모습이 그는 두려웠다.


'나 용사랑 성녀 아들 새끼라며.'


근데 쒸불. 저렇게 협박하는게 말이 된단 말인가?


어처구니가 없어진 그로썬 허탈한 웃음을 내뱉고 있으니 소녀가 오해한듯 침울해지더니 덤덤히 내게 말했다.


"..다음에 뵈러 오겠습니다."


눈물이라도 또륵 흘릴것 같은 표정을 내보이던 소녀는 다음에 보겠다며 고개를 꾸벅 숙였으니 평민으로 살아온 나로썬 감히 대답 못할 큰 환대에 고개 돌리곤 말했다.


"..그 성녀랑 용사라고 하셨나?"


"네!"


아까전 침울한 표정은 모두 거짓이었단 듯 그 어느때보다도 쾌활한 얼굴을 보이며 내게 선명한 눈웃음을 지어보인 소녀. 난 그 간악한 모습에 잠시 혀를 내두르다가도 꽤나 오랫 동안 쌓은 말을 내뱉었다.


"다음엔 직접 오시라고들 해줘. 그래야 믿든 말든 하지."


"...알겠습니다."


그 말에 약간은 화난듯한 차가운 표정을 지은 소녀. 그는 도대체 어떤 방향으로 갈피 잡을지 모르겠다고 속으로 한숨쉬며 떠나는 그들을 반겨주었다.


'잠깐.'


쌍둥이라고?


그는 아까전 제 허리춤 밖에 안오던 잘 쳐도 17살쯤 같았던 소녀를 떠올렸다. 


그의 나이가 벌써 29살 정도인데 그런 소녀가 같은 때에 태어난 쌍둥이라고?


'소름 돋네.'


그는 양팔을 벅벅 긁으며 조용히 손님들이 떠나간 흔적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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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해서 헤어진 여동생이랑 용사(여자), 성녀(여자)란 미친 가족을 보여줘. 그리고 3명 모두 근친으로 남자를 깨닫게 해주는 미친 소설 써줘.


써줘.


써줘.


써줘.써줘.써줘.써줘.써줘.써줘.써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