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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했다.

성녀가 내 얼굴을 보고 내게 고백을 했다.

이런 빌어먹을.

나는 이런 상황에 절망했지만, 반대로 내 목표는 더욱 확고해졌다.

마왕을 쓰러뜨리면 이 상황이 해결된다.

우선, 나는 성녀의 고백을 거절했다.

"미안, 난 널 이성으로서 좋아하지 않아."

그리고 당연하게도, 성녀는 그런 내 거절을 듣고 표정이 안 좋아졌다.

"용사님? 어째서 제 고백을 거절하시는 건가요?"

당연히 그녀는 안 믿겠지만, 난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그녀에게 내 매료 능력을 알려주었다.

"용사님, 거짓말하지 마세요. 매료 능력이라니, 지금 제 마음이 거짓된 마음이라고 말하시는 건가요?"

그래, 거짓된 마음이 맞아. 그러니까 제발!

"용사님. 아무리 제가 용사님을 좋아한다고 하더라도 방금 용사님의 말은 그냥 넘어갈 수가 없네요."

그 순간, 성녀는 내 손을 자신의 가슴에 가져다 댔다.

"느껴봐요. 제 심장이 뛰는 걸. 전, 전 용사님께 반한 이후로 용사님을 볼 때마다 이렇게 두근거려요. 그런데 제 마음이 거짓이라고요?"

"... 그만. 나중에 얘기하자."

성녀는 죽은 눈으로 날 바라봤다.

"알겠어요. 용사님."

난 일단 피곤한 마음에 침대로 들어갔다.

젠장. 침대는 또 1개 뿐이네.

난 우선 최대한 눈을 감아 잠이 오길 노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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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하.

용사님. 

용사님.

용사님용사님용사님용사님용사님용사님용사님용사님용사님용사님용사님용사님용사님용사님용사님용사님용사님용사님용사님용사님용사님용사님용사님용사님용사님용사님용사님용사님용사님용사님용사님용사님용사님용사님용사님용사님용사님용사님용사님용사님용사님용사님용사님용사님용사님용사님용사님용사님용사님용사님용사님용사님용사님용사님용사님용사님용사님용사님용사님용사님용사님용사님용사님용사님용사님용사님용사님용사님용사님용사님용사님용사님용사님용사님용사님용사님용사님용사님용사님용사님용사님용사님용사님용사님용사님용사님용사님용사님용사님용사님용사님용사님용사님용사님용사님용사님.

제 마음을 왜 거절하셨죠?

제 마음은 진실된 마음인데, 그런 제 마음을 거짓이라고 매도하시고.

어짜서죠?

뭐, 상관 없습니다.

어차피 용사님 주변에 여자들은 존재하지 않으니까, 언젠가는 제게 넘어올 것입니다.

저는 거울에 비친 제 몸을 보며 생각핬습니다.

이 음란하고 매력적인 몸을 보면, 용사님도 분명히 절 좋아할 겁니다.

그러니까 용사님, 조금만 기다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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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이 됐다.

일어나자마자 내 옆에는 성녀가 알몸인 채로... 잠깐 알몸?

뭐야. 왜 알몸인 채로 있는 거야?

이런 씨발. 설마 나 몰래?

아냐, 내 옷은 멀쩡하게 있고, 침대 시트를 들춰보니 피는 묻어있지 않다.

그 순간, 성녀가 일어났다.

"으음... 용사님?"

성녀는 흐리멍텅한 눈으로 날 보며 자신의 몸을 내게 가까이 했다.

"어제는... 좋으셨어요?"

거짓말이다.

시트에는 피가 묻지 않았고, 정말로 했다면 중간에 내가 깼어야 했다.

"거짓말 하지마. 넌 그냥 내 옆에서 자기만 했잖아. 그리고 너, 왜 벗고 있어?"

"... 들켰네요. 뭐 상관 없어요."

"뭐?"

성녀는 일어나고, 옷을 입었다.

"언제든지, 원하신디면 제 몸을 '사용'하셔도 된답니다?"

하, 빨리 마왕을 쓰러뜨리기나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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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녀에게 걸린 매료를 풀기 위해, 난 마왕성으로 최대한 빨리 가기로 마음먹었다.

계속해서 늦장을 부리다간, 나와 성녀 사이에서 어떤 일이 일어날 지 알 수 없다.

여행을 하면서, 성녀는 내게 온갖 유혹을 했다.

여행을 할 때 마다 내 곁으로 와서 내 팔을 자신의 가슴에 끼우기도 했고, 내가 목욕을 하러 들어갈 때는 마치 사고인 마냥 자기도 우연히 욕실에서 알몸을 보여주고, 나랑 같이 방에 있을 때에는 옷을 안 입은 채 지내고 있다.

그리고 매일 밤 마다 나에게 고백을 계속해서 한다.

하지만 난 안다. 저것이 거짓된 사랑임을.

내 악독한 스킬 때문에 한 명의 순결한 처녀가 내 손에 의해 더럽혀질지도 모른다.

난 계속해서 그녀의 고백을 거절하고 있고, 그때마다 그녀는 광인처럼 웃는다.

그리고 내게 언젠가는 자신에게 넘어올 것이라며 말한다.

그 말대로다.

계속해서 성녀의 유혹을 받다간 나도 모르게 그녀를 범할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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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사님.

왜 제 고백을 계속 거부하시죠?

저처럼 아름다운 여자가, 고백을 수도 없이 많이 했는데도, 그걸 거절하다니.

아, 혹시 제 마음을 못 믿으시는 건가요?

걱정 마세요. 제 유혹이 약해서 그러시니, 좀 더 강한 유혹을 주도록 하죠.

전 언제든지 용사님을 받아들일 준비가 됐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