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차가 멀어진다.


집 안에는 나밖에 없었다.


10년 전, 내가 초등학교 2학년이라는 어린 나이에 겪은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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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니?"


경찰들이 내게 물었고, 나는 감정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괜찮을 수가 없다.


내가 잘못해서 매를 맞았다고 했는데, 왜 엄마 아빠가 벌을 받아야 해?


그런 생각을 했다.


그 시절 난, 태어난 게 잘못인 존재였다.


실수는 기절할 때 까지 맞아도 할 말 없는 대죄, 반항은...


그런 상황에서 이모의 집으로 옮겨가 엄마를 욕하는 소리를 들으며 살았다.


숨이 막혔다.


시간이 지나고 나니, 거리를 걷는 것 자체가 힘들었다.


"괜찮아?"


쓰러진 내게 들린 목소리, 내 인생을 바꾼 계기였다.


그는 중학교 1학년의 상담사를 목표로 하는 학생이었다.


"그럼, 이건 어때? 네 목엔 마법의 목걸이가 채워져 있어. 네가 잘못했다고 생각하면 네 목을 조이지. 그런데, 진짜 잘못된 행동과 네가 생각하는 잘못은 너무 달라."


그리고, 몇 달간 그의 수업은 이어졌다.


문을 나서자 그가 옆집에서 나왔으니까.


그게 그렇게 기쁠 수 없었다.


그리고, 그의 수업이 결실을 맺은 것은 3개월 후였다.


"응, 알 것 같아요. 엄마랑 아빠가 한 말이 거짓말이었어."


기본 상식도 가르치지 않고, 밥도 주지 않고, 폭행을 일삼은 부모가 정상일 리가 없지 않은가?


그는 나를 흐뭇하게 바라보았다.


수업보다는 놀이의 시간이 늘어난 채로 또 6개월.


그것들이 돌아와버렸다.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이해하지 못한 채 이모의 손에서 끌려간 나는.


그와 헤어진다는 것만을 생각하고 있었다.


"싫어... 싫어...!"


"닥쳐!"


그때서야 억울함을 느꼈다.


그리고, 그를 원망했다.


왜 내게 바른 세상을 가르쳐서, 지옥 바닥에서 느낄 고통을 늘리는가.


굳은살을 치료하고 다시 다치게 한 그를 원망했지만, 동시에 그리워했다.


그리움과 원망은 쌓이고 쌓여 불꽃이 되었다.


비유 따위가 아니라, 진짜 불.


잠든 그것들의 방 앞에 불을 지르니 활활 타올랐다.


타죽어 시체조차 찾지 못했다나.


그리고 다시 나를 돌봐주던 이모의 품으로 돌아왔다.


그 또한 2년만에 보는 나를 반갑게 맞았다.


처음 보는 여자와 함께.


그때, 나는 질투를 배웠다.


초등학교 4학년, 그가 중학교 3학년 때의 일이다.


당연히 이성에 관심이 있는 시기.


그런 것을, 내가 이해 할 수 있는 나이가 아니었다.


"왜, 왜그래?"


며칠 후에 놀러간 자리에서 내게 팔을 물린 그가 당혹스레 물어왔지만, 나는 그자리에서 목놓아 울었다.


내게 모든 것을 선물한 그에게서, 그 절반을 잃었다.


그래서 나는 지금까지 완벽을 연기했다.


안 될 게 무엇이 있겠나?


그가 빼앗은 절반을, 그로 채우는 것이 잘못된 일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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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오빠."


"왜."


내 앞에 손발이 묶인 채 침대에 누운 그의 옆에 앉았다.


"예전에, 마법의 목걸이 이야기를 해 주셨죠?"


"하... 그래."


그의 와이셔츠 단추를 하나만 풀었다.


"근데, 저 그거 1년동안 믿었거든요? 나중에 비유 배우고서야 알았어요."


"진실을 배우고 나서, 오히려 더 기억에 남더라구요. 근데 그게 제 목을 가장 강하게 조인 날은 제가 잘못을 한 적이 없는 날이었어요."


"지금쯤 저 뒷골목에서 남자들에게 둘러싸여 놀고 있을 그년을 오빠가 데리고 있을 때, 그때였거든요."


"근데, 그 다음날 그게 풀려버린 기분을 느꼈어요."


"개가 자기 목줄을 놓은 주인을 보는 기분이 이럴까 싶은 게, 빨리 따라가라고 머리가 재촉을 하더라고요."


"그래서 쫒아가려고 완벽하다는 걸 연기했어요, 그 결과가... 저기 저 상장들 보이죠?"


"근데, 그걸 보고도 칭찬 몇 마디랑 선물이 끝이더라고요."


"망가진 사람에게 정상적인 세계를 선물하고, 사랑을 배앗은 주제에."


"근데, 드디어 끝났네요. 그 빼앗긴 사랑도 제 옆에 붙잡아두었으니."


와이셔츠를 완전히 벗기고, 목을 깨물어본다.


무언가 형용할 수 없는 충족감.


그렇다면 그와 연인의 행위를 한다면 얼마나 기분좋을지.


"사랑해요. 당신이 내 사랑 그 자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