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화: [벽람] 뉴저지의 반란 1

2화: [벽람] 뉴저지의 반란 2

3화: [벽람] 뉴저지의 반란 3

4화: [벽람] 뉴저지의 반란 4

5화: [벽람] 뉴저지의 반란 5

6화: [벽람] 뉴저지의 반란 6

7화: [벽람] 뉴저지의 반란 7

7.5화: [벽람] 뉴저지의 반란 7.5

8화: [벽람] 뉴저지의 반란 8


기숙사, 노퍽 해군기지, VA, USA

02:00 AM(GMT -6), 뉴저지의 반란 9일차


"뉴저지, 엔터프라이즈, 사랑없이 이러는거 아니야." 지휘관이 어떻게든 밧줄을 풀 기회를 찾으려 애를 쓴다.


"하지만 지휘관," 엔터프라이즈는 "아침에 분명 나도 사랑한다고 대답해준 걸로 기억하는데...지휘관은 그렇게 입이 가벼운 남자는 아닌걸로 생각한다만."라며 그의 절규에 가까운 거부를 무시했다.

"아, 안돼!"


"돼, 허니." 뉴저지는 그의 셔츠 단추를 하나씩 풀면서 그의 절규를 로맨틱한 음악 대신으로 삼았다. "그리고 허니, 오늘 우리들...'준비 만전'이야. '성공'할 때까지 7일간 뛸 수 있지?"

"나는 아직 아빠가 될..."

"지휘관, 책임지는게 왜 두려워? 그건 살면서 언젠가 지게 되어있는 사랑의 징표지, 번거로운게 아니야. 자 우리 둘을 믿고..." 그렇게 지휘관은 그녀 둘의 가슴에 파묻혀 비명조차 입막음당한채 그녀한테 착취당할 뿐이었다.

"사랑해, 허니. 역시 안에 내는게 좋지?"

"..." 


07:00 AM(GMT -6), 뉴저지의 반란 9일차


지휘관은 가엽게도 움직일 힘조차 남아있지 않았다. "...제발...자게 해줘..."

"허니, 무슨 소리를 하는거야! 이제 겨우 1일차인데 이 정도로 못버티면 남편 실격이라고-!"

"뉴저지 말이 맞다, 지휘관. 베스탈이 있으니 너무 지칠 때 수액 좀 맞으면 해결될 문제다."

"...너희 둘의 남편이라면서...그런데 대체 왜 내가 지치고 피곤한건 무시되는거야? 아이를 갖는 것도 남편의 의견을 무시해도 되는거야?"

"...허니, 이번이 세번째로 말하는거지만," 뉴저지가 싸늘한 눈빛과 함께 입을 열었다. "모든 원죄는 달링이 로열 창년들이랑 놀아나서 생긴거야. 원죄를 씻어내려면 반려와 몸을 섞어서 사랑을 증명해야지? 추기경님도 그렇게 말하셨어." 추기경이라 함은 고위 성직자다. 그러나 바람을 피운 자가 구원받는 방법은 통상적으로 참회와 헌신이라 말했지 직접 몸을 섞는 것으로 해결된다고 말하는 것은 그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논지였다. 프로테스탄트 쪽인가? 아니, 어쩌면 가톨릭일지도 모른다 하고 생각하던 순간 그의 뇌리에 스친 것은 함순이 중에도 엄연한 성직자가 있다는 사실이었다. 이탈리아의 마르코 폴로와 프랑스의 히슐리우. 비록 신을 받드는 몸임에도 함순이의 선천적인 특성을 인정받아 교황으로부터 '신의 계시를 이행하는 경건한 형태의 이성교제'가 공인된 이상 그 둘은 지휘관에게 계속 이성으로서의 관심을 표해왔었다. 차이점이 있다면 경건함과 거리가 먼 마르코 폴로의 적극적인 구애는 성공적이었고, 반대로 지독할 정도로 전통 의례를 고수하는 히슐리우는 그러지 못했을 뿐이었다. 자신의 마음을 받아주지 않자 흑화한 그녀가 노스 캐롤라이나나 뉴저지, 펜실베이니아, 후드 등 신앙심이 깊은 함순이들에게 이상한 것을 설교랍시고 설파하지 않았을까 추측하는 지휘관이었지만

지금 그것을 증명할 방법은 없다. 그보다 집착이 강한 뉴저지나 엔터프라이즈가 왜 히슐리우한테는 면역인건지 의문이었다. 거기에 더해 그는 노퍽에 있었고, 히슐리우는 스코틀랜드에 있었다. 의식적으로도 무의식적으로도 그가 숨을 쉴 때마다 늘어나는 함순이들의 집착은 어떠한 형태로든 그를 더욱 옭매어 갔던 것이다.

"...듣고 있어, 허니?" 뉴저지가 잠시 정신머리를 팔았던 그의 시선을 끈다. "그러니까, 내가 하는건 추기경님을 통해 예수님이 말한걸 그대로 실천하는거라고! 싫더라도 좋은 사람된다 생각하고 참아!" 라며 그를 부축하고 강제로 식당으로 끌고간다. 다음 생에는 무신론자가 많은 루스카야를 택하게 해달라고 빌고 싶은 심정이었다. 그러나 어느 나라 여자가 가장 예쁘냐고 묻자 사비엣츠키 사유즈 네 자매가 배틀 로열을 벌이게 되고 그녀들을 고른 것 또한 잘못된 판단이란걸 깨닫는건 몇 개월 뒤의 일이었다.


미합중국 해군사관학교, 아나폴리스, MD, USA

10:00 AM(GMT -6), 뉴저지의 반란 9일차


"조지씨, 여기야." 메릴랜드가 지도를 보고있던 킹 조지 5세한테 알려준다.


"덴 헬데르 만한게 생각보다 작군. 정비창은 어디 있는가?"

"저기야." 그러곤 메릴랜드는 다가가 비밀번호를 누르곤 문을 연다.

"호? 자네가 여기의 비밀번호를 어떻게 알고 있지?"

"오면서 말했잖아. 메릴랜드 출신이니까 상부에서 보안 등급을 풀어줬다고. 사실 이 정도는 기밀 수준도 아니야. 됐다. 열렸어."


"그러고 보니 우리도 여기서 한동안 생활했었지...해군 생활에 적응해야한다는 목적으로 사관생도들과 같이 훈련도 받고...불행하게도 지휘관의 기수가

아니었지만." 콜로라도가 덧붙인다.

"뉴저지는 BBB기고, 나랑 언니, 웨스트 버지니아는 AAA기라서 고생을 많이 했어. 생도들이 워낙 악질이라 심심하면 성희롱이나 해대서 얼굴에 죽빵을 갈겼어. 그래서 뒷 기수로 갈수록 여성 비율이 높아졌는데 지휘관이 어떻게 뽑혔는지는...나도 몰?루?" 그녀는 근처에 있던 상자에서 작업복을 꺼내 다른 함순이들에게 나누어주면서 말했다.

"왜냐하면 16인치급 전함이라고 현장에 먼저 배치되서 구르다가 직무 교육으로 사관학교에 간거라 뒷 기수의 일을 잘 몰라. 바로 뒷 기수인 노스 캐롤라이나한테 물어보는게 더 나을걸."

"잘 알았다네, 그건 그렇고 만쥬들은 어디 갔는가?"

"대피소에 있을거야."

"이건 곤란하게 되었네. 만쥬 없이는 응급 수리에 2~3일 걸릴 터."

"물자는 저 뒤편에 있으니까 다행이라면 다행이야. 뭣하면 매뉴얼 보게 서버도 락걸린거 풀어줄까?" 메릴랜드가 씨익 웃으면서

컴퓨터의 패스워드를 쳤다.


"메릴랜드 언니도 세인트 루이스 언니처럼 비밀번호 외우고 다니는 안좋은 버릇 있고, 정말 곤란해~" 헬레나는 그런 그녀한테 핀잔을 주지만 메릴랜드는

"헤헤, 교육 왔을 때 지휘관의 기록을 보려고 서버에서 몰래 파일 카피하다가 걸린건 누구더라?"

"그, 그건 세인트 루이스 언니 혼자 한거니까!"


"어라~ 헬레나, 하지만 지휘관군은 그 때부터 너무 매력적이어서 우리 둘 다 칼럼 쓴거 보고 배시시 얼굴을 붉혔지 않았니? 그러곤 노스 캐롤라이나한테 걸려서 보안 준수 위반으로 같이 수영 1km 벌칙을 받았단다." 싱글벙글 웃는 세인트 루이스는 헬레나는 놀리는건지 아니면 노스 캐롤라이나에 대한 불만을 표시하는 건지 알 수 없는 말투로 말해주었다. 하지만 헬레나는 볼을 둥그렇게 키우며 삐졌다는 표시를 할 뿐이었다.


구 해군성 청사, 런던, UK

17:00 PM(GMT +0), 뉴저지의 반란 9일차


"조지! 왜 답신이 없던거야!" 퀸 엘리자베스가 화면에 대고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다.

"배신당했다."

"뭐?" QE는 매우 당혹스러웠다. 배신이라니? "무슨 찰스가 왕되는 소리를 하고 지랄이야! 그래서 왜 정시보고도 안하고 생깐거냐고!"

"뉴저지, 엔터프라이즈, 그리고 로열 항모 세척, 혹은 에식스급 세척이 합동타격군을 쓸어버렸다. 세이렌이 더 약해보일 지경이었다네. 모두들 깨어났지만 수리가 끝나기 싸울 수 있는건 로열에선 나, 그리고 퍼시어스 뿐."

"...정말이야?"

"그렇다네. 참고로 지휘관은...'두 놈'이 납치해갔다네. 그렇다고 이를 공개하여 왕실의 명예를 실추시킬 수는 없는 노릇이니 독자판단으로 행동하고 있다네.

 "...알았어. 최소한 하인이 죽진 않으니 다행이야. 벨은?"

"벨은,"

"신이 도우소사 목숨만은 무사하옵니다, 폐하." 벨파스트가 말한다.

"다행이야. 지금 상층부와 연락해서 긴급히 셰필드를 보냈어. 비록 내가 런던에 있을지언정, 군주가 된 자로써 강구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사용하여 지원해줄게, 그리고 벨!"

"예, 폐하."

"셰필드와 합세해서 하인을 구출해내! 반드시 손톱 하나라도 다치게 하면 안돼!"

"벨파스트, 삼가 어명을 받드옵니다."

"마지막으로, 조지." QE는 또 무언가 할 말이 있다는 긋 조지를 불러 침착한 목소리로 강조했다. "쿠데타 안하기로 약속하면 내후년 쯤엔 양위할게."

킹 조지 5세는 크게 웃으며, "정말인가?"

"정말이라고! 원한다면 미리 계약서라도 써서 보여줘야 할까? 에잇, 생각해보니 짜증나네, 그냥 '나한테 알겠습니다 폐하'라고 하면 되잖아! 굳이 비꼬는 이유는 또 뭔데, 이 젖소야!"

"젖이 풍만하다 못해 지휘관의 얼굴을 받아들일 정도라 송구하옵니다, 폐하." KGV는 서약반지를 낀 손으로 가슴을 흔들면서 그녀를 도발했다.

"...너! 조지, 방금 선언한거 전면철회야! 런던으로 돌아오면 뒷구멍에 지휘봉을 꽂고 반란죄로 기소시킬줄 알아! 카리브디스 뭐해! 저 창년이랑 하는 통화를 끊어버려!" 결국 열이 단단히 뻗친 QE는 온갖 폭언을 쏟으며 통화를 종료했다. 그녀와 지휘관의 관계가 깊어지기 전까지만 해도, 자신을 충실한 기사단장으로 소개하는 그녀였으나, 어째서인지 그와 몸을 섞기 시작하면서, 특히 그한테서 서약반지를 받아낸 뒤론 노골적으로 자신을 '로열의 총기함'이라 선언하며 온갖 관심을 끌어모았다. 아무리 하인(지휘관)의 선택을 받았다고 해도 자신, 즉 튜더 왕조의 먼 방계를 이런 식으로 모욕하는 것은 씻을 수 없는 치욕이었다. 그러나 그녀의 자매들인 워스파이트나 밸리언트는 이런 그녀의 사정을 이해하면서도, '차라리 조지님이 여왕이 되는게 훨씬 덜 힘들거 같다'라거나 '가끔은 러스티가 부러울 때가 많다'는 둥 왕족이 짊어지는 삶의 무게에 큰 피로를 느끼고 있었고, 영국 의회와 버킹엄 궁은 근대적인 군주의 미덕과 귀족의 우아함, 그리고 비록 거리가 멀다곤 하나 윈저 왕조의 피를 지닌 킹 조지 5세를 더 선호하고 있었기에 왕위를 계속 유지할 수

만은 없던 것이었다. 대작전의 성과나 벽람항로 체제의 복원을 이루었어도 말이다. 그나마 위안이 되었던 건 지휘관 만은 그녀의 여왕 직위를 흔쾌히 인정하고 있어서 그를 대동하고 공식 행사에 참석하는 것으로 위기를 어떻게든 모면해 온 것이었다.


킬 해군기지, SH, DE

19:00 PM(GMT +8), 뉴저지의 반란 9일차


당황한 건 메탈블러드, 독일연방군 해군도 마찬가지였다. 왕립해군의 파견 병력이 있어서 즉응 전력이 부족하진 않았으나 파견된 함순이, 그것도 비스마르크와 티르피츠가 크게 당한건 모두의 분노를 자아내기에 충분했다. "...라는게 런던에서 난 결론이야." 프린츠 오이겐이 화면을 통해 말했다.


"아니, 비스마르크랑 티르피츠, 지휘관이 전부 당했다니 오이겐 너도 농담하는 버릇 좀 작작..."

"만약 진짜라면?"

"...프리드리히가 폭주할 각인데. 그녀만큼은 결투하는게 너무 뒷골 당겨..."


"그게 아니죠, 언니. 지휘관님이 납치를 당하셨는데 그걸 걱정하는게 더 적당한 대응입니다. 여기서는...(생략)" 그나이제나우는 샤른호르스트한테 이래저래 설명하면서 자신들은 매우 '재미없는' 상태에 노렸다는 것을 각인시켜주었다. 그 때, 그나이제나우한테 중요한 얘기가 있으니 별관으로 오라는걸 듣고 찾아온 아크 로열은 그녀의 설명을 힐끗 듣곤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


"...각하가 납치당한 이유는 몇몇 함순이들이 각하와 구축함 생산을 하기 위함이다! 그래놓곤 사랑스러운 구축함을 자기들만 독점할 생각이라니...새 함순이들의 안전을 위해서라도 지금 당장! 각하 구출 작전에! 동참한다!"

"플레처급보고 싶어서가 아니고요?"

"무, 무슨 말을! 이래보여도 엄연히 각하의 구ㅊ...아니 각하의 굳센 기개에 반한 몸이니까!"

"후...딱 걸렸네요. 하지만 지휘관님의 안전이 최우선이니 봐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대신," 그나이제나우가 조건을 붙인다. "다음 주에 있을 지휘관님과의 데이트에 저희 둘도 끼워주세요."

"비겁하지만 각하의 행복을 위해서라면, 어쩔 수 없이 수용하지, 음음."

"아 물론 샤른호르스트급과 비스마르크급 말입니다."

"각하를 물로 보는거냐!"

"글로리어스처럼 되고 싶으신가요?"

"아니...하지만 각하와의 '구축함 찬스'는 놓칠 수 없다. 최소한 첫번째는 나, 아크 로열로 정해줘."

"그 정도라면 양보해드리지요. 그런고로, 파견인원은 저희 자매, 아크 로열씨, 프린스 오브 웨일즈씨, 울리히 폰 후텐 정도면 되나요?"

"그런거 같아. 하지만 프리드리히는 왜?"

"그녀는 지휘관님을 보면 아가 아가 거리면서 속박하려 들어서 본국에 남는게 더 이롭습니다."

"아...하필 귀여운 퓌제가 없는게 유감이다...!" 아크 로열은 프리드리히를 빌미로 퓌제에 대한 망상의 나래를 펼칠 뿐이었다.


나머지 5편을 어떻게 써야할지 소재가 막막한 레후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