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녀라고 추앙받으며, 만인의 사랑을 받는 성녀가 사실 욕데레였으면 좋겠다


빈민가 출신에 성녀로 인정받기 전까진 인생 쓰디쓴 맛은 한 번씩 다 찍먹해서 제대로 뒤틀린 성격인 성녀...


평소엔 입단속 당해서 얌전하지만, 주인공이 다쳐서 오면 제대로 인상쓰고 욕하는 거임


"이...씨발...또 어디서 뭐한 겁니까. 왼팔은 걸레로 썼나요? 아주 너덜너덜하군요."


"미안하다고요? 미안한 걸 아는 사람이 이 꼬라지로 돌아옵니까? 개같으니까 자꾸 다쳐서 오지 마세요, 뒤지기 싫으면 진짜."


"...미안하면 다음에 밥이나 한 번 사세요."


투덜투덜 욕을 내뱉으면서도 주인공이 다치면 그 누구보다도 신경써서 치료해주고, 또 다치면 몸조심 좀 하라고 잔소리를 퍼붓는다


매번 이런저런 일로 험하게 몸을 굴리다가 주인공이 돌아오면, 욕하면서도 묵묵히 치료해주고.


그렇게 서로에 대한 신뢰와 호감을 쌓다가 주인공이 다른 여자애 때문에 다쳐서 오는 날엔 분위기가 다른 거임


"...그 년이 이렇게 만들었어요?"


"아니라고요? 제가 들은 이야기는 좀 다른데, 왜 그 년을 감싸시죠?"


"당신 잘못...? 그래서요? 그게 뭐 어쨌다고요, 결국 그 년이 무능해서 다친 거잖아요."


평소랑 달리 싸늘하게 식은 표정으로 주인공을 취조하면서, 다른 여자애 이름이 나올 때마다 성녀의 미간이 꿈틀거린다


"내 앞에서 그 년 이야기 꺼내지 마요."


"아니, 그냥 그 년이랑 엮이지 마요. 좋은 쪽이든 나쁜 쪽이든."


"제가 씨발 방금 뭐라고 했죠? 그 년 이야기 하지 말라고 했죠. 왜 자꾸 그 년 이름을 꺼내시죠?...진짜 개좆같은데."


"...씹걸레년이...남의 남자한테 작업을 치네..."


치료가 끝났는데도, 주인공을 붙잡고 놓아주지 않는 성녀.


주인공이 심상치 않은 분위기를 감지하고 슬금슬금 도망치려고 하지만...


"동작 그만."


"...지금 그 년한테 가는 거죠?"


"그 년이 당신한테 뭘 해줬는데요? 저처럼 올 때마다 치료해줬어요? 항상 당신 다치지 말라고 기도라도 해줬어요?"


"당신 먹을 약을 한 번 지어줬어요? 씨발, 말 돌리지 마시죠. 저 눈깔 뒤집혀서 지랄 염병 떠는 꼴 보기 싫으면."


"당신 하나 먹이자고 비싼 돈 들여서 재료 사와다가 약 만들어준 건 바로 저에요."


"당신 의식 없을 때 옆에 지키면서 똥오줌 치워주고 붕대 갈아준 것도 저고요."


"근데 지금, 그 년이 걱정된다고 절 두고 여기서 나간다고요?"


"하."


"...전부 당신 탓이에요."


푸욱, 하고 뭔가 이상한 느낌이 들어서 밑을 내려보니.


주인공의 배에 주사기가 꽂혀있었다.


"걱정마요, 독 같은 거 아니니까."


"아...사실 독은 맞네요. 마비독도 독이니까. 근데 생명에는 전혀 지장 없어요."


"의식도 멀쩡할 거고, 오감도 멀쩡할 테죠. 몸은 못 움직이겠지만."


"저도 일단은 성녀라서, 나름 이미지 관리 열심히 했어요."


"열애설이니 그런 게 나돌아도 곤란하고, 괜히 누구랑 사귀네 마네 그런 소리 나오는 거 싫어하거든요."


"근데 안 되겠네요."


"당신, 자꾸 바깥에 내보내니까 괜히 다치고 딴 년한테 눈깔 돌리는 게 존나 마음에 안 들어요."


"그래요. 그 씹년이 꼬리친 거잖아요, 당신 잘못은 아니죠. 9할 정도는 말이죠."


"1할은 뭐냐고요?...알잖아요. 저를 두고 그딴 창년한테 눈깔 돌린 거. 그거뿐이에요."


"그러니까."


"이젠, 아무데도 안 보낼 거에요."


그리고 성녀가 주인공의 옷을 벗기기 시작하는데...


같은 이런 얀데레 욕데레 성녀 히로인을 소설에 써보고 싶다


오래된 소원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