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 추천도 할겸
팍하고 떠오른겸해서 쓰게됨



화조도( 꽃과 새의 그림.)

'어찌 잊으라 하십니까.'
'새처럼 훨훨 날아가신...임이여.'

나는 이 노래를 제일 좋아한다.

가수의 음색도 그렇지만
음악의 내용이 좋았기때문이다.
대충 요약하면
꽃은 여성, 새는 남성.
꽃은 나무에 핀 꽃.
그래서 움직일 수 없이
오직 한 존재 (새)만을 보는 존재.

새는 자유분방하게 떠나는 새였다.

그의 만남에 꽃이피고
헤어짐에 꽃이지며
그를 못잊음에 겨울이 왔다.

모녀는 둘 다 비슷한 경험을 해온 것이다.

그럼으로서 다시 개화되고
다시 지고.
다시 개화됐다.

자신의 꽃가루(이상향)을
전해주는 나비와 함께
새는 같이 날며 노래는 끝맺음을 한다.


그런 이 곡이 멋있기만했다.

...

여느때처럼.
나는 이 곡을 음미하며
이어폰을 꽂은 채
밤길을 돌아다녔다.

뒤에서 찾아오는 나비를 보지도 못한채.

눈을 떠봤을때는
나비가 내게 전해준 꽃가루때문에
상황파악이 힘들었다.
다만 확실한건
두 꽃들은 임을 놓치려하지 않았다.

"어떤 사람들은 죽는 순간 까지도...
사랑을 몰라~♡"
"나를 사랑하지 않는 이에게
사랑을 구하지 말지어라."

화조도의 구절이었다.
애틋하고 감성적인 그 가사들은
나를 옥죄어오고 압박하는
저주 같이 들려
소름이 돋아 닭살마저 돋았다.


그녀들은 생전 처음본 얼굴이었다.
한 명은 성숙하고 앳된 얼굴이었으며
다른 한명은 어리고 이쁜 얼굴이었다.

이들은 왜 나한테 이러는 것일까?

나는 짧은 시간동안
무슨 생각이든 해서

이렇게 된지 알고싶었다.

그리고 그녀들은 왜 화조도의 가사를
읊는지...

"그저 다 잊으라하면... 까맣게 잊을 줄
아십니까?"

그녀들은 낮은 음으로 나에게
대답을 요구해왔다.

난 대답을 거부했다.
아예 남인 사이에 뭘 잊고
자신이 그걸 잊을 줄 아는지
나한태 따지는지 황당했던 것이다.

"난 너희들 몰라.
왜 날 이렇게 붙잡은거야!
지금 풀어주면 경찰에 신고는 안할게.
빨리 풀어줘."

"새처럼 훨훨."
"날아가 신 임이여."
두 여자는 한 구절을 쪼개어 말했다.

신종 곡 홍보인가?
몰래카메라인가?
난데없는 희망을 품었지만

희망은 바로 짖눌려 뭉개진 꽃잎처럼
존재감없이 짖눌려 찢어질 준비를 했다.

"뻔뻔스럽군요.
 당신은 저와 제 딸을
 농락하고 희롱하고 떠나셨으면서.
 기억마저 하지 않으신겁니까?"

"난 그런적 없어.
너흰 오해를 하는거같은데..
난 '내 생' 에 한 번을 사귄 경험이
없다고."

분명 나는 결백했다.
근데 연좌제는 안그렇다던가..

"그야 그렇겠죠.
 당신의 전생에서 우리의 인생을 짖뭉겠으니까요."

"그러니까 이번에는 ♡
새가 못도망가게 날개를 찢을거야..
그리고 영원히 우리와 함께하는거야♡
아빠도 좋지?♡"

매혹적인 여성은
구멍이 뚤려 역방향으로 날이 달려있는.
무언가를 빻고 자르는 도구를 들며

어려보이는 여자는
도축용 식칼을 꺼내며

나에게  다가왔다.

"으아아아아아아아"

순간 나의 손은 베어졌고
나의 코는 찢어 뭉개지고
형태를 잃어버렸다.

끝내 새는 날개가 없어지고 얼굴마저 형태가 없어져
무성한 꽃들과 영원히 함께 하게
된 것이다.

"사랑해요♡ 여보,아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