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얀붕이란 남자가 있다.


그는 얀순이란 여자를 짝사랑한다. 오랜 소꿉친구이자, 오랜 짝사랑이다.


그에겐 고민이 있다. 여성스러운 자신의 외모와 성격 탓에 그녀가 자신을 남자로 보지 않는다는 고민.


남자 치고 튀어나온 골반, 길게 길러 실크처럼 부드럽고 관리가 잘된 검은 장발, 긴 속눈썹과 오똑한 코..


남자지만 여자로써 가질 수 있는 워너비적인 강점을 가진 남자.


하지만 그래도 목소리라도 남성스럽겠다면 다행이겠지만, 그는 목소리마저 여성스럽다.


그가 남자라는걸 상징하는 것은 모든 남자들이 가지고 있는 그것, 오로지 하나뿐이다.


때문에 그는 학창시절엔 ' 태국가서 붙였다 ' 와 같은 오해의 시선에 사로잡혔다.


하지만 그는 다재다능하다. 공부, 운동, 게임, 가사전반.. 그렇기에 그의 외모는 문제되지 않았다. 


동시에 그는 성격마저 온화했다. 남들을 잘 챙겨주고 다치면 항상 자기일 처럼 아파해준다.


그렇기에 그는 주변에 사람이 끊이지 않았다. 언제나 사람에 둘러싸여 있는 사람이다. 항상 빛나는 사람이 곧 그였다.


이것은 그의 고민을 키우는 요소이다. 


자신의 여성스러운 외모탓에 그녀가 자신을 남자로 보지 않는다는 고민을 키우는 요소일것이다.


동시에, 얀순이란 여자가 있다.


그녀는 얀붕의 소꿉친구다. 동시에 얀붕을 오래도록 짝사랑 하는 여성이다.


그녀는 고민이 많다. 얀붕이 자신을 여자로 보지 않는다는 고민.


그는 남성스럽다. 외모는 어디가서 꿇리지 않을 외모다. 신이 내린 외모란 평가다. 그녀를 처음 본 사람들만.


그의 성격은 한 왈가닥 수준이 아니다. 그냥 여자의 모습을 한 남자라고 할 정도로 그는 남자다운 성격을 가지고 있다.


그녀의 외모를 보고 다가간 남자들도 그 성격에 학을 떼고 그냥 부랄친구처럼 지내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렇기에 그녀는 늘 학교에서,


' 야, 정얀순! 축구한판하자! ' 


라는 말에 언제나 긍정적인 말로 답하며 달려 나갔다.


이는 그녀의 남자다운 성격 뿐만 아니라 운동 전반에 능한 스포츠맨이었기 때문이리라.


동시에 이것은 얀순의 고민을 크게 키우는 요소이다. 


분명히 그녀는 얀붕이 자신의 남성스러운 성격탓에 자신을 여자로 보지 않는다고 여긴다는 생각 뿐이다.


이러한 고민을 안고 그들은 대학에 진학한다.


이 고민이 어떠한 파장을 불러오리란건 예상하지 못한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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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얀진이란 여자가 있다.


그녀는 레즈비언이다. 


그녀가 인생에서 받아온 고백은 전부 남자에게 받은 고백이었고, 그녀가 해온 고백은 전부 여자에게 준 고백이었다.


그렇기에 이루어질 수 없는 고백이다. 


이루어질 수 없는 고백. 그것은 그녀의 마음을 병들게 한다.


자신의 사랑은 절대 이루어 질수 없을 것이라는 그 생각이 그녀의 마음을 좀먹듯 파먹어간다.


학창시절에 파먹히듯 병든 마음은 이내 어른이 되어서도 그녀를 괴롭힌다.


그렇게 그녀는 대학에 진학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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얀붕과 얀순은 대학에 진학했다. 


얀순은 졸업식날 얀붕을 멀찍이서 바라만 보며 결심했다.


' 이젠 몰라. 걔가 날 여자로 보든 남자로 보든, 신경안쓰고 들이댈거야! '


그 다짐을 완수하기 위해, 얀붕을 대학 앞 벚꽃나무 앞에 부른 얀순.


이내 거리를 걸으며 그녀는 그의 팔에 팔짱을 낀다. 


얀순의 풍만한 가슴이 얀붕에 팔에 닿는다. 


얀붕의 얼굴이 홍당무마냥 벌개진다. 얀순은 그걸 보며 슬며시 웃는다. 얀순의 미소에 확신이 서린다.


' 아, 너도 나랑 같은 마음이었구나. '


얀붕은 그걸보며 생각한다.


' 얘 뭐지? 왜이리 들이대는거지? 혹시 설마 들켰나? '


의외로, 얀붕은 여자경험이 없다. 인기 많은 학창시절은 보낸 것에 비해, 그는 연애에 관심이 없다.


오로지 한 사람만을 바라보기에, 아무리 주변에서 다가와도 그는 반응하지 않는 것이다.


얀순은 얀붕의 여자경력을 알고 있기에, 더욱 들이댄다. 


얀순의 진한 향수냄새가 얀붕을 더더욱 어지럽힌다. 


얀붕이 좋아하는 향수냄새를 알고 있던 얀순은 그 향수를 뿌리고 나왔다.


진한 꽃내음과 그 향수냄새가 어지럽게 뒤섞인다. 


향긋한 꽃내음과 향수냄새에 얀붕은 그만 땅이 꺼질듯 정신이 아찔해진다.


이내 얀붕은 팔을 빼며 그녀에게 말한다.


" ㅇ, 얀순아. 아무리 우리가 오래 봤다지만 그래도 이건 아닌거같은데.. "


이내 얀순은 약간은 음흉한, 그래도 귀여움이 보이는 웃음으로 답한다.


이내 근처 벤치에 얀붕을 넘어뜨리며 얀붕과 얼굴을 가까이 한다.


이젠 손가락 하나도 들어가지 않을 사이, 홍당무가 아니라 곧 터질것만 같은 얼굴을 얀순과 멀리하며 말한다.


" ㅇ, 얀순아! 나 급한일이 있거든! ㅁ, 먼저 가볼테니까 나중에 보자! "


이내 터질것만 같은 얼굴을 손으로 가린채, 그는 황급히 뛰어간다.


얀순은 귀엽단 얼굴로 멀리서 바라보며 웃는다.


그리고, 저 만치에서 얀진이 새빨간 얼굴로 얀순을 그저 가만히 쳐다만 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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얀진은 그날도 벚꽃나무 아래를 걷는 중이었다.


굳이 연애하는 사람이 아니더라도, 벚꽃나무 아래는 보기 좋다. 예쁘고, 향도 좋다.


사람과 사람사이에 치여 괴로운 그녀에게, 이 자리는 마음에 안식을 주는 자리이다.


" 언젠가, 나도 연인이 생긴다면 꼭.. "


그리 다짐할 찰나, 얀진은 보았다. 귀엽게 웃는 외모, 풍만한 가슴, 넓게 자리잡은 골반..


그녀의 이상형이었다. 그녀의 미소에 얀진은 마음을 빼았겼다. 홀린듯 그자리에 서서 가만히 쳐다만 본다.


그러다 이내 튀어나가는 사람을 본다. 여성스럽다. 여자가 틀림없다. 가슴은 없지만, 튀어나온 골반, 길게 늘어뜨린 흑발 머리카락.


틀림없이 여자다. 드디어 만났다. 내사랑.


하지만, 그녀의 옆에는 이미 다른 여자가 있다. 마음에 두고 있는 여자가 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할까? 어떻게 해야.. 그래. 그 사람과 친해지자. 그렇게 천천히 알아가자.


그리한다면, 분명 그녀도 나를 봐줄것이다. 나를 사랑해줄 것이다.


그런 다짐을 하며, 그녀는 도망친 얀붕을 서서히, 뒤쫓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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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얀붕아, 인사해라. 이번에 새로 들어온 얀진이다. 니 후임이니까 잘 대해줘라, 일도 알려주고. 난 간다. "


얀진은 결국 얀붕에 대해 알아냈다. 그것은 곧 얀붕이 알바하는 카페자리 또한 알아냈음을 의미한다.


그리고 그곳에 지원해 붙었다. 애초에 얀진의 외모로는 카페에 합격했을 것이다. 


카페 알바만큼 외모가 중요한 곳은 없으니까. 그렇기에 그녀는 환호했다. 이제 곧이야.


그녀는 서글서글한 미소로 얀붕에게 다가간다.


" 선배, 안녕하세요. 김얀진이라고 합니다. 잘부탁해요! "


" 그래, 잘 부탁해 얀진아. 일단 카페 알바하면서 필요한곳 먼저 알려줄게. 일은 그 다음에 알려줄테니까 날 잘 따라와야해. "


그리 말하며 카페를 소개하는 얀붕, 얀진은 그 틈새를 놓치지 않는다. 팔짱을 끼려 시도해보지만, 얀붕은 팔을 슬쩍 빼낸다.


얀붕은 갑작스러운 팔짱에 놀랐지만, 이내 얀진이 다치지 않게 팔을 빼내며 계속해서 설명을 이어나간다.


얀진은 살짝 놀랐지만, 이내 다시금 계획을 짠다. 이번엔 꼭 꼬리치는 것에 성공하리라 다짐한다.


커피 내리는 것을 들으며 은근슬쩍 손잡기, 어떻게 계산기 다루는 지 알려주려니까 잘 안보인다며 옆에 붙기, 등등..


얀붕은 계속해서 쳐낸다. 얀진은 계속해서 다가간다. 


얀붕은 학창시절과 똑같은 일이라고 여긴다. 언제나 자기 외모를 쳐다보고 다가오는 여자, 남자들.


그렇기에 적당히 벽을 치고 대화한다. 그렇기에 그가 얀순에 대한 사랑을 그동안 유지하는 원동력이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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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따라 유달리 잘 풀리는 날이었으리라.


이상하게 화장이 잘받고, 이상하게 되는 것마다 잘 풀린다. 기분이 좋다.


심지어 저번에 시킨 옷도 상당히 예쁘다. 상당히 잘 맞는다. 


이거라면, 분명 얀붕도 나에게..


그리 생각하며 얀붕이 일하는 카페로 찾아간다. 알아낼 필요는 없다.


얀붕에 대한건 이미 다 알고 있으니까.


얀순은 카페의 문을 열어젖히며 카운터를 쳐다본다.


얀순의 눈에서 생기가 사라진다. 총기가 사라진다.


이내 얀순의 표정이 굳는다.


그 이유는, 말할 필요도 없다. 얀붕이 다른 여자와 붙어있다.


이내 얀순은 뒤돌아 나간다. 얀붕은 얀진과 씨름하느라 그 것을 보지 못했다.


하지만, 얀진은 보았다. 그녀의 표정을.


얀진은 살짝 허망함을 느낀다. 


' 아, 이정도로 저 사람의 마음엔 그 사람으로 가득차있구나. 내자리는 없는걸까? '


하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괜찮다. 골키퍼가 있어도 골은 들어간다.


반드시, 그녀와 사귀리라. 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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얀순은 얀붕의 집 앞에 서있다.


그녀는 익숙하다는 듯, 비밀번호를 누르고 들어간다.


그녀는 그에대한 모든 것을 알고있다. 지인이나 소꿉친구로써 뿐만 아니라, 


그가 좋아하는 음식은 뭔지, 싫어하는 음식은 뭔지, 생일은 언제인지, 옷에서 무슨 향이 나는지, 알러지는 있는지, 몸에 점이 어디에 있는지, 몇시에 태어났는지, 태어났을 때 무게는 몇키로인지, 특이한 버릇은 무엇인지, 어떤 페티쉬가 있는지, 자위할때 또 어떻게 어디서하는지, 누굴 좋아하는지까지..


이게 사랑이 아니라면 무엇이리라, 그렇기에 좋아하는 이의 모든 것을 알아낸다는건 행복한 일이다.


하지만, 만약 그가 날 좋아하지 않는다면? 날 싫어하고 있다면? 날 남자로 보고있었다면?


그래도 상관없다. 억지로라도 밀고나가 내 사랑을 고백할 것이었다.


하지만 아무렴 어떤가, 이젠 알아버렸는데. 누가 누굴 좋아하고 있었는지.


그래. 나다. 날 좋아한다. 


날 좋아한다.날 좋아한다.날 좋아한다.날 좋아한다.날 좋아한다.날 좋아한다.날 좋아한다.날 좋아한다.날 좋아한다.날 좋아한다.날 좋아한다.날 좋아한다.날 좋아한다.날 좋아한다.날 좋아한다.날 좋아한다.날 좋아한다.날 좋아한다.날 좋아한다.날 좋아한다.날 좋아한다.날 좋아한다.날 좋아한다.날 좋아한다.날 좋아한다.날 좋아한다.날 좋아한다.날 좋아한다.날 좋아한다.날 좋아한다.날 좋아한다.날 좋아한다.날 좋아한다.날 좋아한다.날 좋아한다.날 좋아한다.날 좋아한다.날 좋아한다.날 좋아한다.날 좋아한다.날 좋아한다.날 좋아한다.날 좋아한다.날 좋아한다.날 좋아한다.날 좋아한다.날 좋아한다.날 좋아한다.날 좋아한다.날 좋아한다.날 좋아한다.날 좋아한다.날 좋아한다.날 좋아한다.날 좋아한다.날 좋아한다.날 좋아한다.날 좋아한다.날 좋아한다.날 좋아한다.날 좋아한다.날 좋아한다.날 좋아한다.날 좋아한다.날 좋아한다.날 좋아한다.날 좋아한다.날 좋아한다.날 좋아한다.날 좋아한다.날 좋아한다.날 좋아한다.날 좋아한다.날 좋아한다.날 좋아한다.


그 날, 벚꽃 나무에서 그걸 확신했을 때, 날아갈 듯 기뻤다. 이 세상이 멸망해도 좋았을 만큼, 그리해도 좋을만큼.


하지만, 그걸 봐버렸다. 그년과 같이 있는걸 봐버렸다. 아무렇지 않은 표정으로, 아무렇지 않다는 듯이 다른 여자와 붙어서 이야기 한다. 나를 두고.


그것이 너무나 괘씸하다. 참을 수 없이 밉다. 나를 사랑하면서, 어떻게 다른여자랑 붙어있지? 어떻게 다른여자와 그렇게 이야기 할 수있지? 어떻게 아무렇지 않은거지? 


그렇게 생각하며, 얀붕이 잠든 침대 앞에 섰다.


밉다, 너무나 밉다. 내 마음을 가지고 놀았다. 

그럼에도 사랑한다. 미칠듯이 사랑한다.


미쳐버릴 것만 같다. 내 마음을 가지고 논 쓰레기를 사랑하게된 여자의 심정은, 정말이지 미칠것만 같단 말 말고는 표현할 수 없다.

얀순은 그 마음을 가지고 얀붕의 위에 올라탄다.


이내 얀붕의 입을 거칠게 탐해간다. 그러면서도 얀붕이 깨지않게 적절히, 힘을 뺀다.

얀붕의 입이 벌어진 틈을 타, 자신의 혀를 밀어넣고 그의 혀, 잇몸, 이를 구석구석 유린한다.


얀순이 키스를 끝내고 입을 떼자, 입에서 하얀 실선이 늘어져 나온다.

얀순은 그것을 조심스레 손으로 훔친다. 그리고 휴지로 닦아 그것을 가져온 봉투에 넣는다.


얀순은 자고 있는 얀붕의 귀에 조용히 속삭인다.


" 절대 안줄거야. 얀붕아, 그년한테도, 세상 그 누구한테도 못줘. 넌 내꺼야, 내꺼라고. "


그리 말하고 일어나 밖으로 나간다. 


차가운 달빛이 얀순을 내리쬔다. 

차가운 달빛에 내리쬐어진 얀순의 얼굴은, 차가운 얼음장과 같은 표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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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달이 지났다. 카페 알바를 하며 얀붕과도 친해졌다. 스스럼 없이 장난을 칠 만큼 친해졌다.


그리하여, 결국 얀순의 연락처를 알아냈다. 드디어 알아냈다.


얀진은 정말 행복한 미소를 짓는다. 끝없는 고양감에 사로잡힌다. 


이내 얀진은 얀순에게 연락한다. 얀붕을 핑계로 얀순과 연락했다. 


장소는 벚꽃나무 아래, 얀순을 처음 만난 그 자리였다.


이내 얀진은 전화를 끊고 화장하고 예쁜 옷을 입고 나선다. 


이제는, 고백할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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얀순은 얀진과의 전화 이후 분노한 얼굴로 얀붕에게 전화를 걸어 벚꽃나무로 오란 말을 남기고 끊었다.


당황한 얀붕이의 목소리가 들려왔지만, 이내 얀순은 끊고 준비한다.


이제는, 누가 얀붕의 옆에 있을 수 있을지 정해야 할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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벚꽃나무 아래에서, 세명은 만났다. 얀붕은 당황스럽다.


갑자기 아프다던 얀진이는 예쁘게 꾸미고 나와있고, 얀순이는 화가 잔뜩나있다.


영문을 모르겠는 얀붕이는 이내 들어온 고백에 당황한다.


" 얀순씨, 처음 봤을 때부터 좋아했어요. 저랑 사귀어주세요! "


얀붕은 당황한다. 얀순은 더 당황한다.


하지만, 이내 진지한 표정으로 얀붕을 끌어안으며 말한다.


" 전 이사람이 더 좋아요, 이사람을 사랑해요, 미칠 듯이 사랑해요. 이 사람 없으면 전 안돼요. "


얀붕의 표정이 다시금 터지듯이 빨개진다. 


마지막으로, 라는 말과 함께 얀순은 말한다.


" 저는 이성애자에요. 그러니까 제 남자친구한테 꼬리치지말고 떨어져주세요. "


그 순간, 얀진의 표정이 완전히 일그러진다. 


그리고, 얀순과 함께 돌아가는 얀붕.


그걸 바라보는 얀진의 표정은, 깨질듯이 일그러진다.


이내 얀진은 벤치에 앉아 무릎을 베고 머리를 파묻는다.


깨지듯이 일그러진 표정에서, 깨진 항아리에 담겨있던 물마냥 눈물이 조금씩 흘러나온다.


이내 눈물이 터질듯이 나온다. 얀진은 크게 소리내며 운다.


갑작스레 내리기 시작한 비는 얀진의 울음소리를 감출만큼, 거세게 내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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얀붕의 집, 얀순은 자기 집 만큼 익숙한 장소일테지만, 아닌 척 조심스레 앉았다.


얀붕은 묻는다.


" 얀순아, ㅈ,정말.. 정말 날 좋아하는게 맞는거야? "


얀붕 답지 않은, 터질듯한 얼굴로 말까지 더듬으며 묻는 그 모습이 너무나 사랑스럽다고 여긴다.


얀순은 말없이 그저 얀붕을 끌어안으며 답한다.


얀붕은 살짝, 놀란표정을 짓지만 이내 눈을 감고 얀순을 끌어안는다.


얀순의 몸에서 풍기는 향기에, 얀붕은 그만 정신이 아찔해지는 것만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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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후일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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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며 비를 맞던 얀진의 머리 위에, 우산이 씌워진다.


얀순을 닮은 듯 닮지 않은 여성이 얀진에게 묻는다.


" 왜 우는건가요 ? "


사랑이든, 병든 사랑이든, 사랑은 사랑으로 잊는 법이다.


그렇게, 얀진의 병든 사랑에 다시한번, 사랑이 찾아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