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승님을 왜 죽인거냐!!!!"


스승을 죽인 여자는 스승님의 시체를 한동안 공허하게 보고있더니 내가 말하니 이제야 내 존재를 눈치챈듯 슬쩍 곁눈질을 보낸다. 


그 눈엔 설명할수 없는 공포 그리고 고통 죄책감 여러가지 부의 감정들만 나지막하게 느껴졌다.


".....흐음. 왜 죽였냐고? 니 스승을 말이냐?"


여자는 내 말이 어지간히 어이없는 말인양 실실 웃더니 자신이 죽여 바닥에 쓰러져 있는 스승님을 가르키며 


"저기 나뒹굴고 있는 쓰레기를 왜 죽였냐고 말하는거냐?"


나에게 되묻는다.


계속해서 스승을 우롱하는 이 여자가 짜증나 순간 강간해버리고 싶다고 생각했지만 나는 피임하는법을 모르기 때문에 그만뒀다.


"....그렇다!!! 씨발...대체 왜 죽인거냐 이 개같은년아!!!!"


"꼴려서 죽였다."



"......................무..슨...."


정적


뭐라고.....? 무슨 소릴 하는거야?


방금 내가 뭔갈 잘못들은건가 싶은 마음에 되물었다.


"방금 너..... 꼴려서..... 죽였다...고....했....냐....?"


"그래. 니 스승이란 남자가 존나게 꼴려서 죽였다."


아무 감정없이 거침없이 내뱉는 여자의 말.


"이런 변방의 시골 버러지 빈민촌 틀딱븅신 같은 마을에서 너희 스승같이 좋은 남자를 보니 나도 모르게 꼴려버려서 말이지. 사랑해버렸어."


그래....분하지만 스승님은 나같은것보다 훨씬 잘생겨서 마을의 할머니들한테도 인기 많았던 미남이였다.


그렇다면 눈앞의 저 여자는 스승님에게 사랑을 느낀것일까? 아니 그렇다면 왜 스승님을 죽인거지?


"정신나간년.....그래서? 왜 꼴린...아니 천박하니까 이거 말고. 사랑. 그래.. 니가 사랑을 느낀....스승님을 죽인거냐?"


여자는 내 물음에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죽임으로서 내 것이 되게 만들어준거지."


마치 당연한 일 아니냐는듯이 자연스럽게 그리고 마치 어린아이가 배고플때 부모에게 밥달라고 투정을 부리는듯한 시덥잖은 말투로 대답했다.


"..하.....하....."


분명 이 여자는 위험하다.

생물....아니 개체로서의 본능부터가 나와....인간과 다르다.


이 여자는 완전히 정신나간 괴물이며 나는 한시라도 빨리 이 장소에서 옷을 벗어 아니 벗어나야된다고 도망가야된다고 딸딸이를 칠때처럼 본능이 명령한다.


하지만 내가 과연 도망갈 수 있을까? 한순간에 그리도 강했던 스승님을 개미 밞듯이 죽여버린 미친년이다. 도망갈 수 있을리가 없다.


도망가는 즉시 내 오장육부의 내장들은 정액이 분출할때 처럼 힘있게 몸솎에서 몸 바깥으로 나가버리겠지.


"아.....그렇네. 그러고보니. 거기 너 애송이."


여자는 잠시 무언가가 생각난듯이 나를 부르며 쳐다본다


나를 쳐다보는 그 눈이 싸이코년이라는게 믿기지 않을 정도로 아름답고 너무 고와서 정신이 혼미해져간다



....그나저나 정말 용모만큼은 한양의 허벌창 기생들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미인인 년이다. 저 가느다란 손 스승을 한순간에 죽인 저 가느다랗고 여려보이는 손으로 내 자지를 상냥하게 쓰다듬어주었으면 좋겠다


"헉.....내가 무슨 생각을!!! 저년은 스승님을 죽인 원수년이야!!"


너무 흥분해버린 나버지 바지 가운데에 딴딴하게 튀어나와 발기된 것을 보자


"너 동정이냐?"


시원한 미소로 비웃는 여자.


".........그래... 제길 동정이다. 뭐 어쩌라고?!"


"꼴리네."


그 말이 너무나도 요사스럽게도 자극적이고 도발적이여서 였을까 아니면 무언가에 홀려서였을까


사정하는데 기본 300분은 걸리던 평소와는 다르게


그대로 나는 여성을 보며 기세 좋게 사1정 해버렸다.


"크윽 드럽게! 감히 어딜보고 사정하는거야?!"


여자는 자신의 얼굴에 약간 묻어버린 정액들을 닦아내며 역정을 낸다


"미안.....너가 너무 예뻐서...."


"...헛....저....정말? 기쁘...다... 나 그런말 들은건 처음이야..."


지금까지 행동거지와는 안어울리게 얼굴을 붉히는 여자.


"그....그래? 너 혹시 그럼 이 다음에 시간 있어..?"


아니 지금 무슨 말을 하는거냐 나는. 이 여자는 이 씨발련은 스승님을 죽인 개씹똥꾸릉내좆빨불고기년에게 추파를 던지는건가? 내가?!! 정신머리가 어떻게 된거냐 나는...!!!


"꼴리네......역시 너 너무 꼴려. 나 너도 사랑하는걸지도..."


여자는 잠시 부끄러운듯이 고개를 숙이며 눈을 피하더니


"그럼 죽일께?"


"야야야야야!!! 밀지마라!! 아니 이게 아니지 죽이지마라!!!"


나는 느닷없이 날아온 사형선고에 저항하며 

"내가 예쁘다 말했는데 왜 내가 죽어야 되는데!?!?!?"


"그....내가 사랑하니까...?"


무슨 소릴 하는거야 이녀석...그런게 정상적인 사랑일리가 없잖아.


"너.... 나 사랑한다며?"


"응...두근거리기도 했고.... 사랑하니까. 그러니까 죽여야지."


"왜...왜...? 날 사랑하면....그냥 날 안죽이면 안돼...?"


"안되지... 그렇게 되면 내가 죽는걸? 너가 아직 어려서 잘 모르나본데. 사랑이란건 나한테 먹혀서 나와 하나가 되는게 사랑이야. 그걸 못하면 내가 죽는다고 그랬어."


역시 순진무구하게 대답하는 여자.


대체 무슨 소릴 하고 있는거야..... 이 여자는...?


"난 우리 구미호 엄마한테 그렇게 배웠으니까."


여자는 여러가지 이야기를 나에게 해주었다. 자신은 인간과 구미호의 혼혈이라는 얘기. 배고플때마다 인간 세상에 와서 엄마가 지정한 곳으로 남자를 만나러가 사랑(죽음)을 전하고 그 간을 빼먹는다는 얘기.


너무 믿기지 않는 이야기라 어이가 없었지만 꽤나 진지하게 설명하는 여자의 행동을 보고 사실임을 깨우쳤다. 게다가 이 여자의 그 괴물같은 강함도 분명 여자가 하는말이 진짜라는 확신이 들게 만들 정도였으니까.


즉. 간단히 말해. 지금 눈 앞의 여자는 요괴 비슷한 여우 괴물이라는거다.


그저 이 여자의 구미호 엄마가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속이며 줄곧 인간 먹이를 먹고 있었던 여자였다.


"후...이제 알았지? 내가 널 사랑한다는걸. 그러니까 넌 죽어야 된다는걸."


순간. 내 속에서 무언가가 욱한다.


"그딴게 올바른 사랑일리가 없잖아."


뭐가 그렇게 불만이였던걸까. 뭐에 화가난거지?


"뭐...?"


"넌 사랑이 뭔지도 몰라. 니가 하고 있는건 그냥 식사야.

더 웃긴건 뭔줄 알아? 넌 니가 하는게 사랑이 아니라는걸

알고있어."


여자의 표정이 빠르게 굳는다.


"무슨 소릴 하는거야? 이 동정 새끼가...."


"사랑이 아니라는걸 알고 있으면서 계속 자신한테 거짓말을 하는거잖아. 그렇게 무서워? 사람을 죽이는게. "


그리고 계속해서 자신이 놀랄 정도로 거침없이 내뱉는 도발. 분명 나 자신이 죽을 수도 있는 욕들임에도 신기하게 아무런 두려움이 느껴지지 않았다. 아니, 두려움보단 화가 더 많이 났다.


그녀에게


그녀에게 반해버려 사랑하는 나와는 다르게

나를 사랑하지 않는 그녀에게



"지금이라면 늦지 않았어. 칙쇼 쇼가네나(어쩔수없네) 너 내꺼해라. 사랑이란게 뭔지 알려줄께."


저 물건너 원숭이들 나라에서 배운 왜래어를 유창하게 내뱉으며 오글거리지 않는 고백 멘트로 나는 여자에게 손을 내밀었다.


"어째서...."


여자는 고개를 저었다.


"어째서 내가 하는게 사랑이 아니란 소릴...하는거야...? 내가 사랑해주겠다는데....내가 내가 사랑하겠다는데!!!!"


"그런건 사랑이 아니야."


지면이 울린다. 나는 무언가 건드리면 안될것을 건드린 것 같다. 상관없다. 나는 이 여자가 여자 자기자신에게 상처를 입히는걸 더이상 두고볼수 없다.


"아니야!!!! 어째서...? 나는 이게 이게 옳다고 배워서..... 이게 옳은건줄 알았는데!!!! 마음이 가면 그냥 죽여버리라고 그렇게 하라고 쭉 그렇게 살아왔는데!!!!!!!"


고함을 지르며 자신의 손톱으로 얼굴을 긁는 여자


"....그건 그냥 식욕이야. 너는 배고픈걸 사랑이라고 착각하고 살아온거야. 너희 엄마는 그걸 알고 있었으면서 니가 상처받지 않게 거짓말을 한거고. 너도 어느순간부터 알고 있었지?."


그래. 너는 알고 있었을거다. 분명 내가 처음 본 그녀의 눈은 사랑을 한 소녀의 것이 아니였다.


"거짓말이야!!! 이 뱀같은 동정!!! 역시 죽여야돼!! 지금 당장 죽여버릴거야!!!"


엄청난 기를 내뿜으며 내 말을 부정하는 여자. 아니 그건 이미 여자도 구미호의 혼혈도 괴물도 아닌 무엇도 되지 못한 어린 소녀 그 자체였다.


줄곧 혼자서 울던 외로운 소녀였다.


잘못된걸 깨닫고 있으면서도 자신을 속이고 있던... 자신을 속이는 것 조차 못하는 순진한 소녀였다.


"크으윽....!!!!"


소녀의 맹렬한 기의 폭풍에 내 몸이 갈려버릴것 같은 거센 고통들이 느껴진다.


"끼에에에에에엑!!!!!!!!"


소녀가 울부짖었다. 거센 기를 내뿜으며 내 사랑(마음)을 애써 부정하듯이. 이대로 지금 자신의 기의 방출만으로 나를 죽이려고


잠시 예전에 들은 스승님의 말이 떠오른다.


"야. 제자야. 난 말이야. 여자는 어릴때가 최고라고 생각해."


그래 맞아 스승님. 당신 말대로야. 이 소녀는 내가 구해야되.


하지만 지금 겨우 서있기만도 벅찬 나로는 소녀를 구할 수 없다. 이미 너무 늦었다. 몸이 무겁다. 정신이 나른하다. 졸리다. 금방이라도 쓰러질 것 처럼. 지친다. 돌아가고 싶어. 


그래도 사랑스럽게 폭주하는 소녀에게서 눈을 돌리지 않는다.


.........그래... 너도 그랬었지? 지금까지 줄곧 그래왔지...?

그런데 여기서 내가 죽어버리면..... 넌 이 고통을 계속....영원히 받을거 아니야.....


그건..... 그건 그녀에게 있어서 내 죽음보다 더 큰 고통 아닌가?


"크....윽..... 그....러니....까.....!!!"


거센 기의 바람을 천천히 해쳐나가며


"지금 내가..... 여기서.... 간단히 죽어버릴수는..... 없단...말이야아!!!!!"


외치는 고함. 나 자신을 고양시켜가며 앞으로 전진해 나아간다. 그저 나아간다. 기의 바람을 막던 양 손은 맹렬한 바람에 휘갈기어져 피를 흘리며 재 기능을 상실하고 있었지만


그럼에도 난생 처음. 사랑스럽다고 느낀것을 위해.

앞으로 나아간다. 그저 나아갔다.


그저




나아가야......한.....다...


그녀에게 내 사랑을 알려줘야 한다.







와락.


따뜻하고 또 부드러운 감촉. 

정신을 거의 잃은 나는 

어느새 소녀를 안고 있었다.


소녀의 안은 부드럽고 속은 꽉 조였다.


...하지만 그밖에도 뜨거운게 옆 얼굴에서 느껴졌다.


흐르는 물 뜨거운 물이

소녀는 울고 있었다.


사랑해.

나는 그저 그말 한마디만 남긴채

내 의식은 점점 흐려져 소녀 앞에 힘없이 쓰러진다.


"안돼."

라고 나지막하게 들려오는 소녀의 목소리. 무언가에 애원하듯이. 무언가에게 호소하듯이. 무언가에게 감사를 표하듯이. 무언가에게 슬퍼하는듯이. 소녀는 계속 안된다는 말만 하고 있었다.


사랑해.

그저 그말 한마디면 됬었는데.

울고 있던 이 소녀에게 누군가 그렇게

말해주기만 했어도 됬었는데.


의식이 멀어져가는게 느껴진다.

난 그저 어리석게도 구미호에게 홀렸던걸까

멀어지는 의식속에서 나는 자조하며 웃는다.


"..사랑해. 나도 널....사랑하는데.."

여자의 목소리가 들린다.

먹잇감으로서의 사랑이 아닌

그저 한 개체에게 보내는

처음으로 보내는

순수한 사랑이 들려온다.


그 목소리를 듣고 미소짓는 내가 한심했다.

정말 홀린건지 뭔지 의식이 죽어가느니 뭐니

그딴건 이제 상관없다. 

분명 그런건 어찌되도 좋을 정도로 지금 난

이 소녀에게 빠져버렸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