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우


https://www.pixiv.net/artworks/90349853




세아


https://www.pixiv.net/artworks/96177594



----



"미안해. 너와 사귀고 싶지 않아."

 

머리에 망치를 얻어맞은 감각이 들었다.

 

서우도 나에게 마음이 있다고 생각했다. 지레짐작으로 넘기기에는 접점이 아주 많았다.

 

단둘이서 밥을 보거나 영화를 본 적도 있다. 나의 자취방으로 놀러 온 적도 있었다. 함께 술을 마신 적도 있다.

 

서우에게 다른 남자가 있는 것도 아니다. 주변에서도 대부분 서우와 나의 사이를 알고 있었다. 스킨십만 없었을 뿐 연인과 다름없다고 생각했다.

 

그렇기에 서우에게 먼저 고백했다.

 

하지만 나는 차이고 말았다.

 

"미안해. 앞으로도 친구로 지내면 안 될까?"

 

설마 서우가 이런 말을 하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이제 와서 친구라니. 웃기지도 않는 소리다.

 

화가 나지도 않는다. 슬프지도 않다. 그저 당황스러울 뿐이다.

 

미련한 마음으로 다시 한 번 붙잡아본다.

 

"정말로... 나랑 사귀는 게 싫어?"

 

"응. 미안해."

 

곧바로 대답이 돌아온다. 일말의 고민조차 느껴지지 않는다. 그제야 실감이 들었다.

 

나는 차였다.

 

다른 누구도 아닌 서우에게 나는 고백을 거절당했다.

 

"미안해. 나 바빠서 누구랑 사귈 시간이 없거든."

 

그 말을 끝으로 서우는 계단에서 내려가 버렸다. 나는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벤치에 주저앉았다.

 

사실이 아니라고 믿고 싶다. 서우가 나를 두고 떠났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기 어려웠다.

 

십 분 전까지만 해도 서우와 함께 손을 잡고 공원에서 나오는 상상을 했다.

 

하지만 이제는 나의 망상이 되어버렸을 뿐이다.

 

 

 ----

 

 

평소처럼 날씨는 맑았다.

 

상가 거리를 걷는 동안 주변을 둘러본다. 사람들은 바쁘게 움직인다. 그중에는 연인도 있었다.

 

예전에는 거리의 커플을 보며 서우를 떠올렸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더 이상 가슴의 두근거림은 없다.

 

그저 마음이 침울해질 뿐이다.

 

'데이트 계획까지 준비했는데.'

 

서우가 좋아하는 음식점부터 영화, 자주 산책하는 공원까지 모두 계획했다.

 

생각해보니 참 웃기다. 사귀지도 않은 사이인 주제에 데이트부터 생각하다니. 우습기 짝이 없다.

 

시간은 많고 할 일도 없다. 자취방으로 들어가기에는 내키지 않는다. 차라리 사람이라도 만날까 해도 전화를 걸 만한 사람이 없다.

 

핸드폰을 만지작거리다 문득 갤러리에 눈이 갔다. 열어보니 그동안 함께 찍었던 사진들로 가득하다.

 

'처음으로 찍었던 사진...'

 

바로 지워버렸다.

 

전화번호부에서 연락처를 찾아 지워버렸다.

 

통화기록까지 전부 삭제했다.

 

무언가 남아있지 않나 확인한다.

 

마침내 모든 흔적이 지워지자 마음 한쪽이 내려앉는다. 중요한 무언가를 잃어버린 기분이다.


공허한 마음에는 쓰린 감정과 부끄러움이 가득하다.


가볍게 산책을 하려 해도 잡생각만 가득할 뿐이다. 도무지 집중을 할 수가 없었다.

 

문득 근처의 서점이 눈에 들어왔다. 평소에도 자주 들르는 동네 서점이다. 규모도 상당히 크고 시설도 깔끔해 차분하게 책을 읽기 좋은 곳이다.

 

'책구경이라도 하면 기분이 좀 나아질까.'

 

어차피 다른 할 일도 없었다. 망설임 없이 발걸음을 옮겼다. 서점에 들어가니 카운터를 지키고 있던 점원이 인사를 한다.

 

"어... 어서 오세요!"

 

가볍게 목례를 나누고 안으로 들어간다. 각종 잡다한 책더미 중에서 흥미가 돋을 만한 책을 고른다. 그러다 연애와 관련된 책이 눈에 들어왔다. 나도 모르게 발걸음을 멈추고 말았다.

 

책으로 사랑을 배우는 것만큼 멍청한 짓은 없다고 한다. 그래도 지금만큼은 무언가 다르지 않을까.

 

'내가 차인 이유가 도대체 뭘까.'

 

책을 넘겨본다. 머리말에 글귀가 먼저 눈에 들어온다.

 

꾸준히 관심을 가지고 호감을 표시할 것.

 

메시지와 연락은 귀찮은 정도로는 하지 않고 항상 끝맺음을 전할 것.

 

금전과 시간을 아끼지 말 것.

 

고백은 확신이 들었을 경우에 할 것.

 

몇 분 동안 읽다가 책을 덮어버렸다. 그냥 작가의 자기 자랑만 가득한 책이다.

 

다른 읽을 만한 것이 없을까 둘러보던 중, 점원이 다가온다. 그리고 조심스러운 몸짓으로 나의 앞에 멈춰선다.


책 정리를 하러 왔다고 생각해 자리를 비켜주려는 순간, 점원이 나에게 말을 걸어왔다.

 

"저기요..."

 

"네?"

 

"혹시 무슨 일 있으신가요? 안색이 안 좋아 보여서..."

 

점원은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나에게 조심스럽게 묻는다. 그러고 보니 점원과 나는 상당히 오랫동안 얼굴을 본 사이다. 매번 인사도 나누고 가벼운 대화를 하기도 했다.

 

하지만 아직까지도 이름조차 모르는 사이다.

 

"아니요. 별 일은..."

 

아무 일도 아니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입이 멈춘다. 오늘만큼은 정말로 큰일이 있었으니까.

 

"그냥 오늘 기분 나쁜 일이 있었거든요."

 

나도 모르게 푸념을 뱉었다. 그러자 점원의 눈이 동그랗게 커진다.

 

"혹시 연애 문제인가요?"

 

"네..."

 

어떻게 알았는지는 물어보지 않아도 알 것 같다. 연애와 관련된 책을 보면서 한숨을 쉬고 있으면 누구라도 알아챌 것이다.

 

"여자친구랑 문제가 생겼나요?"

 

"아니요. 여자친구가 될 뻔했어요."

 

그러자 점원은 깜짝 놀라며 나에게 사과한다. 아무래도 착각을 한 모양이다. 그 모습에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나왔다.

 

"죄송합니다. 이미 여자친구가 있다고 생각해서..."

 

"아니요. 괜찮아요."

 

방금 전까지는 마음이 복잡했지만 막상 눈앞의 상대에게 털어놓고 나니 웃음이 나왔다. 기분이 조금은 나아졌다.

 

"그... 그럼..."

 

"네?"

 

"지금... 딱히 애인은 없는 거죠?"

 

"네. 차였으니까요."

 

그러자 점원은 잠시 심호흡하더니 나와 마주한다. 얼굴에는 잔뜩 긴장한 기색이 역력하다.

 

나는 이 순간까지도 눈치채지 못했다.

 

"그... 그럼...! 저와 만나주실 수는 없나요...!"


"네...?" 


설마 이 사람이 나에게 고백을 할 줄은 전혀 몰랐다.

 

"저... 저도 너무 갑작스러운 건 알고 있어요. 그래도... 저 당신을 좋아하고 있었어요!"

 

나는 아무것도 모르고 있었다. 나는 점원을 단지 스쳐 지나가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이름도, 성격도, 취향도,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이다.

 

그런 사람이 나에게 호감을 가지고 있으리라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

 

불현듯 점원의 얼굴이 눈이 들어온다.

 

'아...'

 

잔뜩 긴장한 얼굴이지만 나와 시선을 피하지 않는다. 기대와 불안이 가득한 눈빛이 전해진다. 입술을 꽉 깨문 채로 나의 대답을 기다린다.

 

조금 전, 나의 모습도 이랬을까.

 

나는 이 사람에 대해서 잘 모른다. 이 사람과 함께 어떤 일이 일어날지 전혀 예상할 수 없었다.

 

하지만 지금 나에게 내밀어진 손을 뿌리치고 싶지 않았다.

 

나는 절대로 서우처럼 되고 싶지 않았다.

 

맞는 선택인지 알 수 없었다. 하지만 나는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사실 저는 당신을 잘 몰라요. 이름도 모르고, 연락처도 모르고, 어떤 사람인지도 잘 모르겠어요."

 

"그럼..."

 

점원의 얼굴이 실망하는 표정으로 바뀐다.

 

"그래도 지금부터 알아가 볼 수는 없을까요?"

 

"네...?"

 

점원은 멍하니 나를 바라본다. 그 모습에 나는 웃으며 말했다.

 

"이름부터 알려주실 수 있을까요?"


그러자 점원의 얼굴이 붉게 물든다. 목부터 양쪽의 귀까지 새빨갛게 변했다.

 

"네... 네...! 저는 윤세아라고 하고...! 나이는 스물이고요...!"

 

그 뒤로 우리는 가볍게 자기소개를 나누었다.

 

이름과 나이, 직업과 주거지. 생활과 취미. 좋아하는 것과 싫어하는 것. 지금까지 몰랐던 사실을 서로 나누어주었다.

 

핸드폰으로 서로 연락처를 주고받았다. 세아의 핸드폰에서 착신음이 들리자 나는 그제야 실감할 수 있었다. 나는 이 사람과 사귀게 된 것이다.

 

"설마 이렇게 사귀게 될 줄은 생각도 못 했어요."


나는 지금까지 세아를 한번도 연애의 대상으로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

 

어쩌면 서우도 나를 이런 식으로 생각한 건 아닐까.

 

'아니, 서우는 더 이상 생각하지 말자.'

 

이제는 떠나간 사람이다. 그리고 세아라는 새로운 사람이 나에게 먼저 다가와 주었다. 상대방이 먼저 용기를 낸 만큼 나도 보답해야 한다.

 

"저기, 그럼..."

 

"뭔가요?"

 

"소... 손을 잡아주실 수 있나요...?"

 

곧바로 세아의 손을 천천히 끌어당겼다. 미약한 비명과 함께 나에게 손을 맡긴다. 처음으로 잡아본 세아의 손은 따스했다.

 

그렇게 나는 새로운 인연을 찾았다.

 

 

 

 

 

 

일주일이 지났다.

 

"고마워요. 여기까지 오느라 힘드셨죠?"

 

"아니야. 어차피 나도 이 근처에 사는데."

 

나의 방에서 고작 5분밖에 걸리지 않는 곳에 세아가 일하는 서점이 있었다. 서로 왕래하기도 편하고 바래다주기도 좋은 위치에 있다.

 

"운이 좋네. 가까우면 이렇게 데이트하기도 편하고."

 

세아는 본가가 시골에 있다고 한다. 그리고 서점은 자신의 조부모가 운영하는 곳이라고 한다.

 

운이 좋게도 세아는 서점 한쪽에 방을 얻게 되었고 그곳에서 살고 있다고 한다.

 

'나중에 기회가 되면 들어가 보고 싶은데.'

 

아마 책이 가득하지 않을까. 아니면 의외로 다른 물건으로 가득 차 있을까. 나중의 즐거움으로 남겨두기로 했다.

 

세아와 함께 서점에서 나왔다. 그리고 영화관으로 발걸음을 향했다.

 

"이번에 새로운 로맨스 영화가 나왔죠? 그거 보고 싶었어요."

 

"로맨스 영화라서 나 혼자 보기에는 좀 그랬는데."

 

"저도요. 이렇게 둘이서 볼 수 있으니까 좋네요."

 

원래대로라면 서우와 함께 봤어야 했지만.

 

영화관은 학교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있다. 함께 거리를 걷는 동안에도 우리는 손을 놓지 않는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며 거리를 걷던 중, 세아가 갑자기 뒤를 돌아본다.

 

“왜 그래?”

 

“아니요. 누가 계속 쫓아오는 기분이 들어서요.”

 

그 말에 나도 뒤를 돌아봤다. 하지만 딱히 이상한 사람은 없었다. 평범하게 우리를 지나치는 사람들뿐이다.

 

“그래? 나는 잘 모르겠는데.”

 

“제가 예민했나 보네요. 죄송해요.”

 

세아의 말이 마음에 걸려 주위를 둘러본다. 하지만 어디에도 이상한 기색은 찾을 수 없었다.


영화관에 도착하고 우리는 안내데스크로 향했다. 평소와 다르게 커플석으로 예매했다.


세아는 일반석으로 가자고 했지만 내가 말렸다. 커플석은 내가 예전부터 꼭 한번 가보고 싶은 곳 중 하나다.

 

그 다음 팝콘을 주문하기 위해 가판대로 향했다. 세아에게 취향을 묻자 막힘없이 대답이 나왔다.

 

"팝콘은 버터 맛으로 주세요. 음료수는 제로 사이다요."

 

나랑 취향이 완전히 똑같다. 나도 똑같은 것으로 주문하자 세아도 상당히 놀라는 눈치다.

 

"저랑 똑같네요. 이거 통한 건가요?"

 

기분 좋게 웃는 세아의 모습에 나도 모르게 손을 잡고 말았다. 세아는 거부하지 않는다. 다만 주변의 시선을 의식했는지 조용히 말했다.

 

"여기 사람들이 좀 많은데요..."

 

문득 앞을 보니 팝콘을 담고 있는 직원의 눈빛이 눈에 들어온다. 질릴 대로 질린 눈이다.

 

서둘러 팝콘과 음료수를 받아 들고 휴게실로 향했다. 잘못하면 민망한 상황이 될 뻔했다.


'잘못하면 민망한 상황이 될 뻔했네.'


일주일 동안 나는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세아를 좋아하게 되어버렸다.


첫날에는 헤어지고 나서 몇 시간 동안 전화와 메시지를 주고받았다.

 

둘째 날에는 서점에서 세아와 함께 하루종일 시간을 보냈다.

 

셋째 날에는 함께 만나 점심을 먹었다. 그 이후로 점심시간이 끝나기 전까지 함께 시간을 보냈다.

 

넷째 날에는 손을 잡고 거리를 걸었다.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고 잡담을 나누었다.

 

다섯째 날에는 데이트 약속을 잡았다. 그리고 계획을 생각했다.

 

그리고 오늘, 처음으로 데이트를 하고 있다.

 

일주일 내내  세아에 대해서만 생각했다.


그리고 세아에 대해서도 많은 것을 알게 되었다.

 

세아와 나는 같은 대학교의 학생이다. 아쉽게도 학과가 달라서 함께 듣는 강의는 없었다. 하지만 함께 있을 수 있는 시간이라면 어떻게든 시간을 만들어 만났다.

 

세아도 싫어하지 않았다. 오히려 나보다 더 적극적으로 나에게 다가왔다. 이틀 전에는 내가 강의를 마칠 때까지 기다려주기도 했다.

 

이렇게 좋은 사람이 어디 있을까.

 

오늘만큼은 절대로 세아를 실망하게 하고 싶지 않다.


영화가 시작되기 전, 우리는 팝콘과 음료수를 나누며 가벼운 잡답을 이어갔다.

 

"저는 나중에 서점을 이어받을까 생각하고 있어요."

 

"그래? 조부모님께 말씀은 드렸어?"

 

"말은 했는데 할아버지는 제가 취직하는 걸 원하시더라고요."

 

세아는 책을 굉장히 좋아한다. 어렸을 적부터 책을 읽는 것을 좋아했고 서점에서 일하고 나서부터는 서점을 운영하는 법도 배웠다고 한다.

 

그리고 세아는 책을 많이 읽다 보니 재미있는 이야기도 많이 알고 있다. 그리고 나에게 말해주기도 한다.

 

"그거 아시나요? 사랑에 빠졌다는 감정은 호르몬과 관련이 있어요."

 

"그건 알고 있어. 무슨 호르몬인지는 모르겠지만."

 

"제가 알기로는 도파민이라고 알고 있어요. 어쨌든 호르몬이 활성화되면 항상 행복한 감정에 빠지게 된다고 해요."

 

세아의 말에 고개가 끄덕인다. 지금 당장 나의 머릿속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이니까.

 

"그런데 이 호르몬이 대부분 2년 이상을 가지 못한다고 해요."

 

"왜?"

 

"호르몬이 항상 너무 많이 분비되면 그것도 문제니까요."

 

확실히 그렇다. 지금 당장 느끼는 감정이 영원할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그 사실을 받아들이고 싶지 않았다.

 

"그런데 가끔은 이런 호르몬이 영원히 나오는 연인도 있다고 해요."

 

"그래?"

 

"네. 그리고 저희도 마찬가지 아닐까요?"

 

부디 그런 사이가 되기를 빌어본다. 비록 일주일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지금 당장 행복한 감정은 앞으로도 쉽게 잊을 수 없으리라는 예감이 들었다.

 

입장을 알리는 안내방송과 동시에 자리에서 일어났다. 상영관에 들어가 좌석을 확인해보니 의자 두 개가 완전히 밀착되어 있다.


"사람이 별로 없나 보네요."

 

평일 오후에 영화를 보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덕분에 우리는 주변의 눈치 없이 편하게 영화를 관람할 수 있었다.

 

광고가 꺼지고 불이 꺼진다. 영화가 시작되고 인트로가 나온다.

 

영화는 무난하게 재미있었다. 딱 중간까지는.

 

"이거 재미있어...?"

 

"아니요..."

 

이미 우리를 제외한 나머지 관객은 대부분 나가버렸다. 남은 관객은 우리와 뒤편에 앉은 사람 한 명뿐이다. 어떻게 이 영화가 평점 7점짜리 영화란 말인가.

 

‘젠장. 영화를 잘못 골랐어...’

 

차라리 나가서 다른 곳이나 가야 하나 고민하는 찰나, 세아가 나의 손을 붙들었다.

 

무언가 기대하는 표정으로 나를 바라본다. 그제야 나는 스크린에서 서로 키스하는 연인을 볼 수 있었다.

 

주저 없이 세아에게 다가갔다. 세아도 나를 피하지 않는다. 잠시간 말이 없이 우리는 서로를 끌어안았다. 그리고 입을 맞추었다.

 

결과적으로 우리는 영화를 끝까지 봤다.

 

하지만 영화 내용은 하나도 기억나지 않았다.





----


정석적인 얀데레물을 써보고 싶었다

아마 4편 정도로 끝날 것 같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