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아… 하아…"

 

"도망치지 마."

 

"옘병!"

 

분명 집에 돌아가는 길은 순조로웠다. 계획은 완벽하고 이상은 없었다그런데… ?

 

"함께 가자선생님"

 

아즈사.

한때 이 세계의 모든 문제를 함께 해결한 학생이었지만 지금은 집으로 돌아가는 길을 방해하는 악귀와 다를  없었다선생은 이미 자신의 실수를 알고 있었다.

 

그러나 너무 늦었다.

그가 이 세상에 오지 않으면 아마 이 결말을 피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그는 이 세상에 왔다.

 

이것은 모두 그의 책임이었다.

그의 실수는 키보토스의 학생을 화나게 한 것.

아니 정확히는 떠나려 했기에이는 그녀들의 심기를 크게 건들였고

결국 전국적으로 수배되는 처지에 놓이게 되었다.

 

"하아… 하아"

 

그는 필사적으로 도망쳤다.

그의 다리는 서서히 후들거렸고 피곤해졌다.

그리고 그는 마침내 포기하고 발을 멈췄다.

 

선생은 눈앞의 소녀를 보았다.

소녀의 이름은 아즈사.

그녀는 선생님과 이 세계에서 처음 만난 학생이었다.

얼음 같은 성격의 그녀였지만그녀는 선생님을 매우 사랑하고언제까지나 그녀와 함께 하는 것을 믿고 의심하지 않았다.

 

그러나 선생님의 친절은 결코 진실이 아니었다.

다만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 선생은 언제까지나 그것만을 생각했으니까.

 

"선생님드디어 잡았다."

 

그녀는 말했다.

 

"왜 나를 쫓는 거야?"

 

그는 물었다.

 

"아즈사는 선생님만의 아즈사니까."

 

그녀는 대답했다.

 

"그럼왜 나를 쫓고 있는 거야?"

 

그녀는 웃었다.

 

"언제까지나 영원히 함께하고 싶어서.."

 

그녀는 말을 계속했다.

 

"선생님은  것이 되고 언제까지나 나를 사랑해야 ."

 

그녀의 말은 광기로 가득했다.

 

"그러나 나에겐 돌아갈 집이 있어."

 

선생은 말했다.

 

"그것만 생각했어.. 네가 원하는 선생님이 아니니까."

 

"상관없어."

 

그녀는 웃었다.

 

"함께 가자"

 

그녀가 손을 내밀었다.

그러나 잡지 않았다.

한평생 제대로 꿈꿔 본 적이 없었다지금이야말로 현실에 살아갈 수 있는 힘을 얻었다.

물론 처음부터 그런 것은 아니다.

 

무리한 주식투자로 잔고는 0설상가상으로 가족에게도 버려지고 직장도 잃었다.

그러다가 가까스로 노가다 일을 하고 하루 벌어 연명하는 처지가 되었다.

 

그리고 그 순간 그를 잡아준 것은 '블루 아카이브'라는 모바일 게임이었다.

비록 현실에서는 일용직 노동자일 지라도 게임 속에서는 사랑받는 선생님이며학생이 존경하는 선생님이었다.

 

그는 게임을 통해 사는 힘을 얻고, 일주일간의 희망인 복권을 한 장 샀다.

그리고 당첨됐다. 매우 천운이었다.

그러나 그 순간.

 

"… 선생님? "

 

키보토스에 떨어졌다.

그 후그는 키보토스에서 나가기 위해 필사적이었다.

어쨌든 복권에 당첨된 현실세계로 돌아가기 위해그는 어떤 일이라도 닥치지 않고 했다.

퀘스트를 깨고 은행을 털며아비도스 고등학교를 지키고한 학원의 폐부를 막아학원 간의 분쟁을 해결했다.

그리고 이제는 집으로 돌아가는 것만을 남겨두고 있었다.

아니 남겨두고 있었을 터였다.

 

"선생님."

 

아즈사는 말했다.

 

"나랑 같이 가자"

 

그녀는 손을 뻗었다.

하지만

 

"싫어."

 

선생은 말했다.

 

"내가 돌아갈 세상이 있어이 세계에는 더 이상 오지 않아여기에서의 생활은 모두 잊어버려그럼.."

 

그는 그녀에게 이별을 말했다.

그러나.

 

"선생님은 여기 있어야 , 영원히 그러니 나를 사랑해나는 당신을 위해 무엇이든 할 거니까부디 나를 선택해 주세요.. 부탁드립니다.. 부탁이니까나를 데려가 주세요.."

 

"대체 무슨 소리야?!"

 

선생이 물었다.

 

" 지금 뭐하는 거야바보야?! 대체 무슨 생각으로.."

 

그는 분노를 억제하지 않고 외쳤다.

 

"이건 내가 원했던 게 아니야!"

 

"선생님이 원한다면 언제든지 이 몸을 바칠 수 있어."

 

그녀는 미소 지으며 말했다.

 

"누가 그러래?"

 

선생님은 외쳤다.

 

"아즈사는 선생님만의 아즈사니까.."

 

"내가  원할  같아!"

 

"그냥 옆에 있어 주는 것만으로 좋아.."

 

그녀는 웃었다.

 

"헛소리하지 !"

 

"그래도 좋은걸."

 

그는 당황했다.

그러나 그녀는 움직이지 않았다.

대신 그녀는 조용히 손을 뻗었다.

 

"함께 가자"

 

그녀는 양팔을 벌렸다.

초점이 없는 눈으로 광기 어린 미소를 띄우고그녀가 단지 바라는 사람은 선생님 .

선생의 마음 속에는 더 이상 선택지가 없었다.

 

이 게임의 세계에서는 아무도 선생을 돕지 않는다.

이제 도망칠 방법이 없다.

그의 마음은 망가질 것 같았다.

그러나

철컥

 

"뭐하는 거야..?"

 

아즈사가 말했다.

 

설마 내가 총구를 머리로 향할 줄은 몰랐던 것일까?

그녀와 다른 학생에게는 미안하지만, 다른 방법이 없다.

그리고

 

타앙!

격발하는 탄음.

 

꿈에서 만난 총학생회장의 말이 사실이라면 집에 돌아갈 수 없어도 다시 시작할 수 있다.

그래.

자살하면 그만이다.

 

"?"

 

그녀는 총을 떨어뜨렸다.

선생님은  자리에서 사망했다.

그리고

 

"선생님?"

 

눈앞의 현실이 믿기지 않는다는 아즈사는 물었다.

 

"? 어째서… … "

 

그녀의 눈에 눈물이 가득했다.

그러나 눈물은 곧 흘러내렸다.

 

"…… 아아………… 아아아아아아!!"

 

그녀는 절규했다.

그 순간 그녀는 미친듯이 울기 시작했다.

그 외침은 얼음처럼 차갑고 소름이 끼칠 정도로 떨렸다.

그리고 그것은 곧 멈췄다.

 

거기에 남은 것은 단지 무표정한 얼굴뿐이었다.

마치 아무것도 느끼지 않은 것 같았다.

거기에는 더 이상 감정이 없었다.

오히려 아무것도 없었다.

 

슬픔조차 없었다.

후회도 없으면 공포도 없었다.

기쁨도 없으면 고통도 없었다.

두려움조차 느끼지 않았다.

아픔조차 느끼지 않았다.

 

그리고 모든 것을 잃은 후 마지막으로 남아있는 것은 허무했다.

무엇을 하고 싶었을까? 무엇을 위해 살고 있을까어떤 이유로 살고 싶었을까아무것도 모르게 되었다.

그리고 더 이상 살아 있어도 어쩔 수 없다고 생각했다.

세계가 흔들리기 시작했다.

그녀의 세계가어린 마음이 절망한 내면이 서서히..

 

"죽었… ?" 

 

소녀는 중얼거렸다.

 

"… 나를 버리지 마… 싫어… 선생님……선생님……"

 

소녀의 눈에서 눈물이 흘렀다.

"나를…… 나를…… 두고 가지 마… 나를…… 나를…… 혼자 두지 ……"

 

"부탁이니까…… 나를…… 나를……"

 

그녀가 절규할 때마다 세상은 흔들렸다.

 

"선생님…… 선생님…… 선생님…… 선생님…… 선생님…… 선생님…… 선생님

 

미련이 남은 입이 선생님을 찾는다.

그러나 선생님은 돌아오지 않는다냉엄한 현실이 그녀의 마음을 심연으로 꺼뜨린다.

 

그리고

 

"... 당신은?"

 

 앞에 그녀는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