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창문 앞, 부서 내 중앙의 가장 큰 탁자에 앉았다. 책상 위에 있는 서류를 하나하나 검토하며 나는 시간을 보낸다. 숙면을 취해도 될 정도로 좋은 의자에 앉았지만 영 편하지만은 않다. 어린나이에 대기업의 중간관리직에 오르고 생긴 자존심과 중압감으로 인하여 회사에서는 얕보이지 않겠다는 마음이 가장 컸다. 항상 고개와 허리를 치켜세워서 무시당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이곳에서 살아남는 법이라는 것을 잘 알고있다. 간혹 허리를 곧게 펴다보니 튀어나온 가슴이나 엉덩이에 흥미를 가지는 자들이 종종 있었다. 사람이 바글바글한 지하철에서 특히 그랬다. 그런 때마다 나는 그들의 종아리를 걷어차고 스스로 자존심과 냉소라는 두터운 가면을 씌웠다.


 나는 검토하던 서류 한 장을 덮었다. 수치가 잘못 기재되었다. 나는 일부로 큰 소리가 나도록 서류를 덮고 자리를 박찼다. 보란 듯이 긴 팔을 최대한 휘저으며 걸어가 서류를 파쇄기에 갈아버린다.


"이 쓰레기는 누가 작성했지? 이대리, 대답해봐. 왜 말이 없어?"


"죄송합니다..."


"하아... 목소리도 기어 들어가고 숫자 하나 제대로 못 보고. 입사는 어떻게 했지? 멍청하게 서있지 말고 다시 써와."


'나보다 나이도 어린게...'


"뭐라고?" 


 순간 부서 내에서 자판 소리가 멎었다. 모두가 일을 멈추고 눈을 동그랗게 뜨거나 피하거나 한다. 이대리는 이제야 상황판단이 되었다는 듯 재빨리 자리에 착석하고 조용히 자판을 두드린다.


 프로젝트를 진행 할 때마다 쌓이는 산더미 같은 일보다도 이런 사소한 무시가 나를 압박했다. 각종 시기, 질투, 깔보는 시선들은 나를 완벽주의자로 만들었다. 아이러니하게도 내가 점점 냉소적이고 완벽주의적으로 변해 갈수록 나를 향한 시기와 질투는 커져만 갔다. 더 큰 가면과 차가운 태도로 일관한 결과, 능력만큼은 인정받있지만 부서에서는 무서운 부장이나 싸가지 없는 년 정도로 인식되고 있다.


 점심시간이 오면 나는 직접 싸온 도시락을 옥상에서 먹거나, 그냥 굶고 낮잠을 자거나 한다. 오늘은 옥상에서 점심을 먹으려고 한다. 대낮인데도 옥상으로 가는 계단에는 창문이 조그맣게 나있어서 어두컴컴하다. 그나마 비상등이 밝아서 계단에는 옅은 초록색 빛이 반사된다. 옥상에는 하얀 페인트 칠해놓은 철문이 있고 이 문만 지나면 넓은 옥상에 흡연구역, 화단, 벤치와 자판기 등의 편의시설이 갖추어져 있다. 나는 철문의 손잡이를 잡았다.


"씨발년 얼굴만 이쁘면 다야? 그 나이에 부장이면 낙하산이거나 상사들한테 꼬리 존나 쳤겠지. 나도 그 년 상사였으면 존나 따먹는 건데 씨발"


"이대리님 그만해요. 술도 안마셨는데 취했네..."


 내 얘기구나. 나는 오늘 점심은 그냥 굶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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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얀순은 홀에서 비밀번호를 입력한다. 그녀는 고급스러운 고층 아파트에 거주한다. 돈은 많지만 물건을 살 여유가 없던 그녀는 집이라도 좋게 살자하여 이 곳에 살고 있다. 엘리베이터가 빠르게 올라가 그녀의 층에 도착하고 그녀는 핸드백에서 열쇠를 찾으며 걷고 있다. CCTV를 통해 바라본 그녀는 회사에서와 반대로 축 처진 어깨로 현관문을 밀고 들어갔다.


 그녀는 제일 먼저 손발을 씻고 거실에 불을 켰다. 핸드백을 내려두고 시간을 본다.


'오늘은 조금 늦었네... 잘 있으려나.'


 얀순은 어느 방문 앞으로 갔다. 원목으로 되어있어 고급스럽지만 어째서인지 답답한 냄새를 풍기는 문이다. 그 안에는 한 남자가 있었다. 방은 창문마다 판자를 박아 놓고 형광등을 떼내어 어두컴컴했다. 얀순 또한 그의 얼굴을 식별 할 수는 없었지만 네 발로 그에게 걸어갔다.


"쥬인님...♥️ 나... 나 회사에혀 엄~청 열씨미 했혀~~♥️♥️ 칭찬해죠♥️♥️♥️"


 반 쯤 열린 방문 사이로 빛이 들어온다. 그 빛은 얀순이를 비췄다. 얀순은 허리를 추욱 늘어뜨려 꼬리라도 달린 듯 엉덩이를 흔들었고, 방문 사이로 비춘 빛은 얀순이의 눈을 그저 빨갛게 빛내고 있었다.


 그런데 무엇보다 이질적인 것은 얀순이가 주인이라 부르는 그의 목에는 목줄이 걸려있다는 것이다.


"얀순아, 이 목줄 좀 어떻게 해주면 안되? 너무 답답해서..."


 그 말을 들은 얀순은 그대로 얼어붙어 몸을 부들부들 떨더니 눈물을 뚝뚝 흘리기 시작한다.


"대체...왜?~;?&(?/#€∆? 나... 나 너밖에 없어요???)@)/ 제발 가지마.... 도망치면... 죽일거야죽일거야죽일거야죽일거야죽일거야죽일거야죽일거야죽일거야죽일거야죽일거야죽일거야죽일거야!!!!!!!!!"


 그렇게 얀순은 십 몇초 동안 죽일 거라면서 소리를 질러 댔다. 남자는 귀를 틀어막고 재빠르게 말을 돌린다.


"...아니 뭐... 그냥 좀 답답해서 꺼낸 말이야. 풀어주기 싫으면 안 풀어도 상관없고... 그것보다 배고프니까 밥 좀 먹자."


"미안해. 얀붕아... 내일은 출근 안하니까 맛있는 거 잔뜩 해줄게요...헤헤♥️♥️♥️♥️ 그것보다 상 주세효...♥️ 상만 받으면 밥 해줄 테니까 상 잔뜩♥️잔뜩♥️ 주세요..."


 네 발로 기어오면서 어찌나 침과 애액을 흘려 대는지, 바닥은 축축하게 젖어있었다. 얀순의 새하얀 피부는 홍조로 붉게 달아올랐고 단정한 입과 날카로운 눈매도 녹아내려 회사에서의 그녀와는 도무지 동일인물이라 할 수 없었다.


 그녀는 침과 눈물로 젖은 얼굴을 얀붕의 바지 양 단 사이에 비벼 댄다. 양 팔로 얀붕의 허리 아래쪽을 꽉 붙잡아 고간에 코를 박고 숨을 쉬어 대는 얀순, 어찌나 강하게 숨을 들이키는지 허리가 수차례 위아래로 움직인다. 그러다가 얀순은 고개를 꺾어 얀붕과 눈을 몇 초간 마주치더니 씨익 웃으며 이빨로 얀붕의 바지 지퍼를 물었다.


ㅡ찌이익ㅡ


 지퍼가 다 내려가자 그 틈으로 커다란 기둥이 불쑥 튀어나와 얀순의 뺨을 툭툭 때린다.


"하아...하아...♥️ 쥬인님 쥬지 죠아♥️♥️ 상 줘♥️♥️ 열씨미 했으니깐 밀크 쥬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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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작 : https://arca.live/b/yandere/7357831?target=all&keyword=뽀로로&p=1

이거랑 이어진다.

그리고 글 좀 많이 써라. 최소 15분에 소설 하나 써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