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얀갤에서 본 일이다.


아름다운 여성 한 분이 집 앞에 가서 떨리는 손으로 남정네 한 명을 내놓으면서

"죄송하지만 이 남자를 가져가도 되는지 안되는지 보아 주세요."

하고 그녀는 마치 결혼을 기다리는 여자와 같이 집 앞 사람의 입을 쳐다본다. 집 앞 사람은 남자를 물끄러미 내려다보다가, 그를 만져보고

"좋다."

하고 내어 준다. 그녀는 `좋다`라는 말에 기쁜 얼굴로 남자에게 목줄을 차고 고개를 몇 번이나 숙이며 간다. 그녀는 뒤를 자꾸 돌아보며 

얼마 안 가더니 다른 사람에게 들킨다. 목줄을 차면서 한참을 꾸물거리다가 그 남자를 풀어주며,

"이 남자가 당신이 아는 남자인가요?" 하고 묻는다

그녀를 본 사람은 호기심 있는 눈으로 바라보더니,

"이 남자를 왜 끌고 가?"

그녀는 떨리는 목소리로

"아닙니다, 아니에요."

"그러면 납치했다는 말이냐?"

"누가 그렇게 과격하게 납치를 한다는 말인가요? 납치하면 날뛰지 않나요? 어서 도로 주세요."

그녀는 다시 목줄을 내밀었다. 다른 사람은 웃으면서

"좋소."

하고는 목줄을 채워주었다.


그녀는 얼른 목줄을 잡고 황망히 달아난다. 뒤를 흘끔흘끔 돌아다보며 얼마를 허덕이며 달아나더니 별안간 우뚝 선다.

서서 그 목줄이 빠져나가지 않았나 만져 보는 것이다. 아름다운 손가락이 옷 위로 목줄을 쥘 때 그녀는 다시 웃는다.

그녀가 어떻게 열중해 있었는지 내가 가까이 선 줄도 모르는 모양이었다.

"누가 그 남자를 내어줬습니까?"

하고 나는 물었다. 그녀는 내 말소리에 움찔하면서 그 남자를 가슴에 숨겼다. 그리고는 떨리는 다리로 일어서서 달아나려고 했다.

"염려 마십시오, 잡아가지 않소."

하고 나는 그녀를 안심시키려 하였다.


한참을 머뭇거리다가 그녀는 나를 쳐다보고 이야기하였다.

"이 남자는 납치한 것이 아니에요. 길에서 얻은 것도 아니에요. 누가 저 같은 년에게 사랑을 주나요?

사랑 하나 받아본 적이 없습니다. 관심 둬 주시는 분도 백 명 중 한 명이니 쉽지 않습니다. 저는 한땀 한땀 얻은 사랑에서 남자와 사귀었습니다.

이렇게 사귀었던 그와 마음을 나누었습니다. 이러기를 여러 번 하여 겨우 이 사랑스러운 남자를 갖게 되었습니다.

이 남자를 얻으려고 여섯 달이 더 걸렸습니다."


그녀의 뺨에는 눈물이 흘렀다. 나는

"왜 그렇게까지 애를 써서 그 남자를 가졌단 말이오? 그 남자로 무엇을 하려고?"

하고 물었다. 그녀는 다시 머뭇거리다가 대답했다.


"이 남자 한 명이 갖고 싶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