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아무도 없냐? 달린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카리나 무엇이든 물어보세요 언제 재개한대?>

<깊은 밤… 멀리 떠나버린 나의 언니를 기다리며>

<잠 안재우는 지휘관 밑에서 당직서는 불쌍한 인형들 손>

<지휘권 우회하는 제로데이 취약점 공유한다>


--


<지휘권 우회하는 제로데이 취약점 공유한다>

<작성자: ㅇㅇ>

<작성일: 20**-10-02 03:17:06>


새벽에 아무도 안보는 시간대에 정보글 올리는게 국룰이지


너희들도 알다시피 그리폰에 등록된 인형이라면 그리폰에 대한 충성과 지휘관의 지시에 복종하는 명령이 최상위 명령으로 등록되어 있어.

그 어떤 권한을 얻어도 물리적으로 이 모듈만 떼어버리지 않는 이상 절대 수정할 수가 없는 명령이지.


근데 수정은 할 수 없어도 우회는 할 수 있다는 거 알고 있어?


전술인형들이 모두 공유하는 보안 인증서들이 있는데 이들 중에 몇 개는 관리자 권한 취득이 가능하거든?

그중에 PPP 인증서는 보안 업데이트가 가장 오래되었으면서도 관리자 권한을 모두 얻어내는 물건이라 사설업체에서 개조할 때 많이 쓰는 인증서래


방법은 진짜 간단해. 딥웹 조금만 뒤져보면 소스코드 어디어디 수정해야 하는지 다 알려주거든? 그거 가져와서 인증서 업데이트 모듈로 PPP 인증서 수정하고 OS 리부트해봐. 관리자 권한 인증이 UI 우측 하단에 떠있으면 성공. 이제 원하는 명령을 꺼놓으면 돼.


그리폰 외부에서 전술인형 개조하던 사설업체들한테서 들은방법이라 확실하게 먹힐거야. 지휘관 잡아먹으려고 벼르고 있던 인형들 이글 보고 그 사랑 이루길바래. 고마워


--








From: G&K 발칸 지부

To: S01 지휘부; S04 지휘부; S05 지휘부; S06 지휘부; S09 지휘부; S11 지휘부……

Subject: FWD: 보안 취약점 관련 긴급 전달사항


--



지부 내 모든 지휘부는 즉각 적용바랍니다.



===================== Forwarded Message: =========================



From: G&K 본부 작전기획부

To: G&K 발칸 지부

Subject: 보안 취약점 관련 긴급 전달사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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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심각한 보안 취약점이 보고되어 긴급히 전달합니다.


전술인형 내부 메모리에 등록된 인증서를 변조하여 관리자 권한을 무단 취득해 최상위 명령을 우회하는 사례가 보고되었습니다.


현재 IOP에서 해당 문제에 대한 핫픽스를 제작 중이며, 배포되는 즉시 후속 공문을 발송 예정이니 인지하는 즉시 귀 지휘부의 모든 전술인형에게 적용 바랍니다.


귀 지휘관 및 휘하 사원들의 안전을 위하여, 이미 수행 중인 계약을 제외한 모든 안전계약을 중단하거나 취소하는 것을 권고하며, 부득이하게 임무를 수행할 경우 최소 인원을 제외한 나머지 모든 유휴 전술인형은 하이버네이션 상태로 두는 것을 권고하니 귀 지휘부의 사정에 따라 적용하시길 바랍니다.



헬리안투스

그리폰&크루거 부사장










Audio Log 1. M4A1


지부: S09 지휘부

시각: 20**-10-02 21:08:33 ~ 20**-10-02 22:10:27


--


"안녕하세요, 지휘관. 좋은 밤이네요?"


"또, 또, 또 그러신다. 안 잡아먹어요, 안 잡아먹어. 하여튼… 후후."


"아뇨, 뭐… 밤도 깊고, 잠도 안 오고 해서, 지휘관이랑 얘기나 하려고 왔죠."


"아아아, 가지 말고… 자, 얼른 다시 옆에 앉아요, 네?"


"........옳지."


"근데 오늘은 늦게까지 뭐 하고 있었어요?"


"지난 주 작전 보고서..? 그건 카리나 씨 시키면 될 텐데-- 아, 출장 가셨구나…"


"잘 됐네…"


"...많이 외로우시겠네요?"


"하하… 지휘관은 원래 외로운 직업이라니, 그게 뭐예요."


"....근데요, 지휘관."


"결혼 같은 거 할 생각 진짜 없는거예요?"


"...아니, 그냥 전체적으로. 맨날 외롭다 외롭다 입에 달고 사시면서. 지휘관도 결혼 상대 찾아보고 그러시나요?"


"아… 결혼 할 생각 자체는 있으시구나."


"있는데 왜 자꾸 쉬운 기회를 걷어차실까…"


"네? 아, 아니에요. 그냥 지휘관도 그런 생각 하시긴 하시는구나 싶어서요."


"흐음........"


"그러실 만도 하죠. 선 같은 것도 아는 사람이 있어야 들어오는데, 지휘관은 완전 타지에서 일하시니까 그럴 여유가 많이 없으시겠네요."


"........"


"...그러면 전술인형과의 서약은… 어떠세요?"


"...그건 싫어? 왜요?"


"달라요? 뭐가 달라요? 지휘관은 인형 차별 같은 거 안 하는 사람으로 알고 있었는데."


"...그건 아니라고 생각해요, 지휘관. 인형과의 서약만은 가볍게 생각할 문제가 아니라니, 사람이랑 결혼할 때도 당연히 그렇잖아요. 굳이 인형한테만 그렇게 깐깐하게 생각하실 거 없잖아요."


"그리고… 누구랑 서약할지 그렇게 어렵게 생각하실 것도 없는데."


".........."


".........."


"........하아."


"지휘관."




"이 정도까지 말해줬으면, 이제 눈치 좀 채지?"




"뭘 모르는 척이에요. 내가 지금 지휘관이랑 생각없이 농담따먹기 하려고 온 줄 알아요?"


"제가 오늘만 아니고 예전부터 계속 눈치줬는데 정말 몰라요?"


"나랑 서약하자고."


"결혼하자고."


"........."


"갑자기가 아니라 예전부터… 하아, 됐어요."


"지휘관, 마지막으로 물어볼게요."


"진짜 저랑 서약할 생각 없어요?"


".........."


"........대답이 그거예요? 진지하게 목소리 깔고 '숙소로 돌아가.' 라고 명령하는 게?"


"....진짜 안 되겠네."


"저도 이젠 못 기다려주겠네요. 이건 다 지휘관이 둔감한 탓이니까…"


".......네? 진짜 숙소로 돌아가라뇨?"


"........."


".....싫은데요?"


"........푸흡…"


"......킥킥… 왜 명령이 안 통하는지 당황한 거죠? 표정 봐, 완전 얼빵해져가지고…"


"그거 알아요, 지휘관?"



"전술인형은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지휘관의 그 알량한 명령 따위, 다 무시해버릴 수 있어요."



"그리고… 이제는 지휘관 말 안 듣고, 제 마음대로 할 거예요."


"저는 분명 경고했어요."


"........."


".........뭘 그렇게 억울한 눈이에요."


"지휘관도 알고 있었잖아요."


"제가 지휘관과 단둘이 있을 때마다 덥다는 핑계로 허리에 두르던 외투도 벗고 레오타드 차림으로 다니던 것도…"


"옆에 앉아서 제 가슴을 지휘관 팔꿈치에 비비던 것도."


"알면서 다 모른 척해주고 있었던 거, 티 안 날 리가 없잖아요?"


"솔직히 말해봐요, 아까 제가 작게 혼잣말한 것도 다 들으시고 모른 척 하신 거죠?"


"........."


".......역시, 그럴 줄 알았어."


"그러니까, 봐요, 지휘관도 이런 날이 올 거라는 거, 다 알고 있었잖아요?"


"그런데 그러면서도 평소처럼 친절하게 대해 주시고… 보안 취약점 보고를 받고서도 도망치지도 않으시고."


"그건 저보고 그냥 잡아먹어달라고 외친 거랑 다를 게 없잖아요?"


"저도 지휘관한테 그래서 마지막 기회를 드렸잖아요. 순순히 서약하자고. 괜히 힘 빼지 말고 나한테 오라고."


"근데 왜 말을 안 들어."


"나한테 그냥 왔으면 이런 꼴 안 보고 좋았잖아."


".........."


"이게 전력으로 내는 힘인가요?"


"....처음이네요, 이렇게 지휘관이 제 앞에서 온 힘으로 낑낑대는 건…"


"...후후, 지휘관, 약해…❤"


"하아아아아… 진짜 꼴리게 만드네…"


"자아… 만져보세요. 제 가슴, 부드럽고 기분좋죠?"


"다 당신 거예요."


"그리고… 반대로 당신은 모두 내 거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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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dio Log 2. 스프링필드


지부: S17 지휘부

시각: 20**-10-02 23:21:51 ~ 20**-10-03 00:14:38


--


"우후후… 지휘관~"


"집무실 불이 켜져 있어서 들어와봤는데… 야근하고 계셨군요?"


"하여튼… 지휘관,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야 착한 아이라고 얘기했었죠?"


"아이 취급하지 말라니… 후후, 미안해요, 지휘관. 하지만 그런 반응 때문에 계속 하게 되는걸요."


"자, 조금 드시면서 하세요. 오늘 카페에서 만든 빵이에요."


"원래 이 늦은 시간에 간식은 안 드시는 게 좋지만… 오늘만이에요? 후후."


"고맙긴요."


"............"


"......지휘관."


"...푸흐흐… 그렇게 다람쥐처럼 볼 빵빵해진 얼굴로 올려다보니 너무 귀엽잖아요."


"아무튼… 최근에 들어온 소식… 들으셨나요?"


"아, 모르세요?"


"................."


"....그러면… 됐어요. 별 거 아녜요, 지휘관."


"아뇨, 뭐… 저도 자세히는 잘 모르는 일이라서요."


"괜찮아요, 제가 다 찾아서 알려드릴게요. 걱정 않으셔도 돼요."


"누나만 믿어요. 다른 거 신경쓰지 말고."


"........후후, 왜요, 쓰다듬어주는 거 싫어요?"


".......지휘관도 참, '누나' 맞잖아요. 그럼 제가 지휘관의 '언니'는 아니잖아요? 호호."


"하아… 예전 생각나네요, 지휘관. 지휘관이 여기 처음 부임했을 때, 아무것도 모르던 시절 제 손을 꼭 잡고 지휘부 안내받던 거 기억나세요?"


"그때, 저 보고 '스프링필드 누나'라고 처음 불렀었죠."


"참 많이 바뀌었네요, 그때에 비해서. 인형들도 많아져서 어딜 가든 꼭 마주치는 인형이 있고, 지휘관만 왔다가곤 하던 카페도 이젠 인형들이 북적거리는 만남의 장이 되었으니 말예요."


"....티 났나요?"


"네… 뭐, 조금 아쉽긴 하네요. 그때에 비하면 지휘관과 단둘이 있는 시간이 많이 줄었으니까요."


"그때처럼… '누나'라고 불러주지도 않고요."


"....'부끄럽다'라…"


"....하긴, 그때에 비해서 이제는 보는 눈이 많아졌으니… 그리 생각하실 만도 하네요."


".........."


".......네, 지휘관. 괜찮아요. 저는 인형이잖아요? 조금은 늦게 자도 상관없답니다."


"차를 끓여드릴 테니 같이 마셔요. 그동안 저는 아까 말씀드린 소식이나 한번 찾아볼게요."


".........."


"........."


".........."


"........."



"....................찾았다."



"........."



".........네? 아, 네, 지휘관. 부르셨나요?"


"아… 죄송해요, 지휘관. 잠깐 펌웨어 업데이트 때문에, 재부팅을 하느라고요."


"...네, 재부팅이요. 보통 업데이트 할 때 자주 하잖아요?"


".........네?"


".........아까 그 소식…이요?"


"네, 네, 알아봤죠. 그게…"


".........."


".........."



"..........보셨군요?"



"따로 알아보셨군요, 그렇죠?"



 * 의자 넘어지는 소리 *



"하아… 이러면 안 되는데… 정말 이러면 안 되는데…."


"그래요, 지휘관."


"재부팅한 거… 명령권 우회하려고 그런 거예요."


"......미안해요. 미안해요, 지휘관."


"하지만… 이미 소문이 퍼질 대로 다 퍼졌는데, 제가 미리 나서지 않으면… 남들이 먼저 지휘관을 덮칠까봐…"


"예전부터, 예전부터 점찍어놨는데… 지휘관을 누구보다도 먼저 제 신랑감으로 이미 낙점해뒀는데… 누가 그 전에 빼앗아가면 안 되잖아요? 그건 너무 치사하잖아요, 지휘관. 안 그래요?"


"우회법 설명글이 다 지워진 게 아니어서 정말 다행이에요. 아니었으면… 지휘관을 다른 여자에게 뺏길 뻔했으니까…"


"쉬이, 쉬이이… 괜찮아요. 나쁜 짓 하지 않아요."


"무서운 건 하지 않을게요. 그냥… 지휘관이 제 것이라는 것 정도만 표시할 수 있으면 되니까… 누나 믿죠, 그렇죠?"


"...........괜찮아요?"


"......정말?"


"하, 진짜 너무 이뻐… 어떡하지 정말…"


"............."


"가만히 있어요…"


"............."


"키스 괜찮아요? 안 무서워요…?"


"............"


"옳지, 옳지…"


"............."


"........입술에다 할게요, 괜찮죠?"


"정말, 어쩜… 어쩜 이렇게 착할까, 우리 아가…"


"............."


"지휘관."


"코트, 벗길게요…?"



==================================================





Audio Log 3. UMP45


지부: [REDACTED]

시각: 20**-10-03 11:41:01 ~ 20**-10-03 12:12:53


--


"세상 참 흉흉하네~"


"아니, 이거 봐. S09 지휘부랑 S17 지휘부 소식 그불게에 다 퍼졌어!"


"아이, 참, 무슨 소리야, 파견직도 그불게는 다 볼 수 있어, 지휘관."


"근데 신기하지 않아? 소문 퍼진 지 하루도 안 돼서 곧바로 행동으로 옮기는 것보다도, 이렇게 인형한테 잡아먹힌 소식이 더 빠르게 그불게로 퍼지는 거 말야. 그건 당사자들 말고 누군가가 퍼뜨렸다는 거잖아?"


"하여튼… 인형이든 인간이든 세상에 믿을 사람 하나 없다, 그치?"


"근데, 그러면 지휘관은 기댈 사람이 없어서 정말 걱정이겠어~♪ 이번에 우리 또 S80 지휘부로 파견 나가지 않아? 거기에 지휘관 이상한 눈으로 쳐다보는 친구들 몇 있던데. 걔네들도 지휘관한테 그런 짓 하면 어떡하나~?"


"후훗, 뭘 그렇게 겁먹은 눈을 하고 그래? 토끼 같아 완전~ 킥킥."


"왜, 지휘관? 진짜로 누가 달려들까봐 무서워?"


"후후후… 그래…"



"...바로 그 감정이야, 지휘관."



"지휘관, 모두에게 약자가 되어버린 기분은 어때? 자신이 제어할 수 있다고 믿었던 맹수들이 자기를 먹잇감 보는 눈으로 보고 있는 기분. 정말로… 소름끼치지 않아?"


"사실… 원래는 이게 자연스러운 거지. 지휘관은 사실 우리보다 한참 약하잖아? 안 그래도 지휘관은 생긴 것부터가 조금 계집아이같기도 하고? 후훗."


"그동안 지휘관은 우리를 통제할 채찍을 쥐고 있었던 것뿐이고. 지금은 그저 그 채찍이 없어져버린 거지."


"너무 당황하지는 마. 전술인형들의 본성은 바로 이럴 때 드러나는 법이니까."


"채찍이 없어진 주인을 보고… 바로 물어버리려는 맹수도 있을 거고, 또 평소처럼 꼬리 흔들면서 다가오는 맹수도 있겠지?"


"사실 어찌 보면 기회인 거야, 지휘관. 누가 정말로 믿을 만한 사람인지, 가려낼 수 있는 기회인 거지~♬"


"그래서, 누가 더 믿을 만한 것 같아? 약점이 드러나자마자 물어뜯으려고 달려드는 저 바깥의 하이에나들?"


"아니면… 끝까지 옆에서 지켜주는 이 누나 같은 사람?"


"후후… 너무 노골적이었을까?"


"하지만 이게 현실이야, 지휘관."


"밖에 나가면, 누나밖에는 널 지켜줄 사람은 없어."


"S80 지휘부에서 네가 자주 부르던 그 G28도, 합동 작전 때 맨날 팀 리더로 얼굴 비추던 K2도. 모두 다."


"다 하이에나들이라고."


"........."


".......울먹이는 거야? 귀엽기는…"


"괜찮아, 괜찮아. 자…"


"......"


"그러면… 그 취약점 무력화하는 방법, 알려줄까?"


"하긴, 우리 404가 제로데이 공격 막아주는 건 제일이지."


"........자기가 금고에 숨겨둔 그 서약반지, 누나한테 줘."


".......그래. 서재 맨 아래 선반. <루크사트주의 입문> 옆에 책 모양 비밀금고. 그 서약반지."


"왜, 누나가 모를 줄 알았어? 킥킥… 진짜 404 지휘관 하기에는 너무 순진해, 우리 자기는."


"...몰라서 묻는 거야? 당연히 서약이 명령권 우회랑 상관이 있지."


"명령권이 우회가 되더라도, 자기가 누나 것이 되면 그 인형들이 지휘관을 노릴 리가 없잖아."


"누나 능력 알지? 지금 자기 넘보는 애들, 누나가 다 지켜줄 수 있어."


"........."


"......아, HK416…"


"........."


".......괜찮아. 걔 성격 알잖아? 아무리 요즘 날카로워졌다고 해도 속은 순하고 착한 애라고. 주인 있는 거 알면 더 달려들지 않을 거야."


"만약에 정말 포기하지 않으면…… 그러면 뭐, 내 동생이랑 같이 누나가 어떻게든 해줄게."


"그러니까 어서."


".............."


"............"


"........."


".......후후, 잘 생각했어."


"자… 그럼 누나한테 약속의 뽀뽀 한번."



"..................❤❤"



"하아… 하여튼 귀엽게 생겨가지고."








From: G&K 발칸 지부

To: G&K 본부 작전기획부

Subject: 명령권 우회 사건 처분 재검토 요청


--


헬리안투스 부사장님,


10월 2~3일 발생한 명령권 우회 사건의 가해 인형으로 지목된 인형 중, 아래 3명의 처분에 대한 재검토를 요청합니다.



1. M4A1 - IOP Anti Rain 팀 (S09 지휘부 파견)


해당 인형의 전략적 가치에 대해서는 인정하지만, 그것을 감안하더라도 해당 인형이 일으킨 사건은 지금까지 일어난 모든 관련 사건 중 가장 사안이 심각합니다. 수 차례 상담 결과 피해 사건에 대한 약간의 트라우마까지 가지고 있는 것으로 판단됩니다. 경징계 처분을 하더라도, 최소한 해당 인형을 S09 지휘관과의 분리하는 것이 지휘관을 위해 가장 좋은 처분이라고 생각합니다.


2. 스프링필드 - S17 지휘부


징계위원회의 결정에 대해서는 존중하지만, 다른 인형들과 비교했을 때 해당 인형에 대한 징계가 상대적으로 과중한 것은 사실입니다. 해당 인형도 자신의 행위에 대해 크게 반성하고 있을 뿐더러 S17 지휘관도 선처를 호소하는 탄원서를 수 차례 제출한 바 있고, 본부에서 열린 징계위원회에서도 비슷한 요지의 증언을 남긴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돌이킬 수 없는 피해가 나타나지 않은 상황에서 중징계를 처분한 것은 재고의 여지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3. UMP45 - [REDACTED]


해당 지휘관을 본 지부에서 자체 조사한 결과 명령권 우회나 기타 강압이 없었음을 확인하여 이미 이러한 요지의 자체 조사 보고서를 제출하였고, 해당 인형에 대한 소프트웨어 검사에서도 인증서 변조가 나타나지 않았음이 확인되었습니다. 해당 인형뿐만 아니라 [REDACTED] 소대에 대한 계약 잠정 해지는 그리폰 안전계약에 본래 [REDACTED]로서 참여하는 해당 인형과 소속 소대에게는 사실상의 징계와 같은 조치입니다. 해당 인형에 대한 본사의 조치는 불필요하며 또 불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신속한 회답을 기다리겠습니다.



야콥 마로비치

그리폰&크루거 발칸 지부장








From: G&K 본부 작전기획부

To: G&K 발칸 지부

Subject: RE: 명령권 우회 사건 처분 재검토 요청



마로비치 지부장님,


귀하의 요청에 대한 작전기획부의 회신을 전합니다:



귀하께서 보내신 모든 자료와 맥락, 그리고 사건 이후의 정황에 대하여 본부에서도 인지하였습니다. 이러한 요소들은 본부의 징계위원회에서 다른 증거 및 정황과 함께 충분히 검토하였으며, 관련자의 의견 반영 및 징계위원들의 숙의를 거쳐 징계 결과가 나온 것임을 알려드립니다.

징계 처분 이전 검토한 자료 이외 새로운 증거 혹은 정황이 귀하께서 보내신 문서에 존재하지 않으므로, 해당 인형들에 대한 징계 재검토는 불필요한 것으로 판단됩니다.



감사합니다.



헬리안투스

그리폰&크루거 부사장








New Message: 읽고 지우세요


--


작전기획부 정보실장입니다.


이 앱이 메신저 기능까지 있었는지 아마 모르셨을 것 같습니다. 보안 상 필요한 전언을 보내야 할 때 드물게 사용합니다. 본부 고위직을 제외하면 메시지 전송 권한이 없어서 그동안 따로 알려드리진 않았습니다. 다만 최근 일어난 일련의 사건에 대해 가장 많은 피해 인형이 나온 지부장으로서 적어도 전후사정에 대해 아셔야 할 필요는 있을 것 같아 메시지를 보냅니다.


1. M4A1


지부장께서 보내주신 상담 내용에 대해서는 작전기획부 내에서 충분히 읽어보았고 검토했습니다. 빈말이 아니라 진심입니다. 그러나 본부의 의사결정에서 검토해야 할 자료는 그것만이 아니었다는 것을 상기하여 주셨으면 합니다.

IOP 자체 조사와 본부 작전기획부 조사를 종합한 결과, AR팀이 S09 지휘관과 함께 일했을 때의 작전 효율은 그 어느 상황에 비해 압도적으로 우수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거기다 지부장께서도 해당 지휘관과 M4A1이 지금까지 어떤 성과를 보여줘왔는지는 잘 알고 계실 겁니다. 그리폰 본부에게 그 둘의 시너지는 포기하기 어려운 큰 자산입니다. 비록 지금의 상황이 강압적이었다고 보기 충분하지만, 지휘관이 가진 약간의 트라우마 정도는 본부 입장에서 감당할 수 있는 손해라고 작전기획부에서는 판단했습니다. 이미 크루거 사장님께서는 개인적으로 S09 지휘관을 만나 서약반지를 직접 전달해주셨습니다.


2. 스프링필드


지부장님뿐만 아니라 발칸 지부 내 많은 사원 분들이 S17 지휘관을 많이 귀여워해주시고 있다는 것을 저도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S17 스프링필드가 다른 인형에 비해 무거운 처벌을 받은 것은 공개하기 어려운 이유가 있습니다.

아마 본부에서 열린 징계위원회에 S17 지휘관을 제외한 나머지 지휘관들이 참여를 통보받지 않은 것은 알고 계실 겁니다. 그 아이에게만 징계위원회에 참석을 요구한 것과, 스프링필드에게 중징계를 주기로 정한 것 모두 부사장님께서 직접 지시하신 사항입니다. 이게 무엇을 의미하는지 지부장님께서는 잘 아실 거라 생각합니다. 부사장님께서는 한번 꽂힌 대상에 대해서는 절대로 쉽게 놓아주지 않으시는 분이십니다. 사냥감이든, 먹잇감이든 말입니다. 공식적인 건 아닙니다만, 다음 정기 인사 때 공석이 생길 부사장님 비서진에 S17 지휘관이 사실상 내정되어 있습니다.


3. UMP45


지부장께서도 아시다시피 보안 취약점에 대한 최초 유출자가 아직 밝혀지지 않았고, 본부와 IOP에서 유출 경로를 추적 중입니다. 아직까지 외부에 공개할 만큼 확인된 사실은 아닙니다만, 여러 가지 정황으로 비추어 볼 때 G&K 내부에서 최초로 이 취약점을 유포한 인형이 UMP45일 가능성이 있습니다. 404 소대가 공식적으로는 그리폰 소속이 아닌 것 때문만이 아니라, 이에 대한 의문점이 해소되지 않았기 때문에 선제적으로 계약 중단을 결정한 것입니다. 물론 이것이 사실로 밝혀진다면 작전기획부에서는 작전 구상에 큰 구멍이 뚫리는 셈이라, 개인적으로는 아니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이상이 제가 알려드릴 수 있는 사실의 전부입니다. 아끼시는 휘하 지휘관들에게 위로가 될 만한 사실들은 아니겠지만, 적어도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는지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아실 수 있을 겁니다.

지금 알려드린 정보들은 모두 대외비입니다. 읽고 난 뒤 메시지는 지워주십시오.














짤에 맞추다 보니 M4가 살짝 안 맞았다

공식 설정 M4가 아니라 2poet 선생의 그 적극적인 M4 이미지로 가느라고 그랬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