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사란 무엇인가?


금조차 가지 않을 정도로 단단한 아다만티움제 전신갑옷


무식할 정도로 불합리한 양의 성속성 마력을 거의 무한히 발산하는 성검


그리고 정령의 가호가 깃든 장신구 따위들


사용하는 장비만 해도 이정도인데 어디 사용자는 보통인가


전신의 가호를 두른채로 손을 대는 모든것에는 재능을 발현한다 하루만에 그 분야의 장인과도 견줄수 있는 실력을 가진다


역경이 찾아온다고 한들 결국 이겨낸다 용사라는 막대한 운명의 힘으로


어제 못한것을 오늘은 한다


재능이 다르고 필요한 시간조차 다르다


그것이 용사라는 존재인 것이다


당연히 평소라면 나정도 되는 자가 전력으로 부딪쳐도 잠시 합을 나누는가 싶다가도 금방 이겨버릴 것이다


".....덤벼...."


"한심한 모습이구만"


그런데, 저게 무슨 꼴인가


눈앞에 소녀를 보고 저도 모르게 그렇게 중얼거리고 말았다


반파된 갑옷과 금이간 대검을 간신히 든채 한쪽눈은 제대로 채 뜨지 못하면서 나를 노려보고 있는


용사라는 칭호를 가졌던 소녀를


"동료는 어쩐게냐"


"........"


입술을 깨물뿐 대답은 하지 않는다


성녀라면 저정도 상처따위는 기도조차 올리지 않고 치료 해줄 터인데


현자라면 안그래도 단단한 용사에게 몇개나 되는 마법으로 보호해줄 것이다 손가락만 움직여도 공격 마법을 난사하겠지


궁수라면 어떨까, 그 색적 솜씨와 활 솜씨는 엘프 중에서도 소수만시 가능한 기교도 가능케 한다


이전에도 나는 그녀와 그 동료들을 여러번 상대한 적이 있었다, 나는 강한자와 싸우는 것을 좋아했으니


그들의 연계, 라고 할까 사실 용사의 힘이 제일 컸지만 그래도 쉬이 볼 자들이 아니였다


한마디 그중 한명이라도 있다면, 용사가 저런 꼴일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흐음....."


나는 가만히 그녀를 바라보았다


지금 그녀에게 남아있는 저 빛무리의 족쇄는 원레는 성녀가 구사하는 디버프중 하나다


아다만티움 갑옷을 부순 저 방식은 마법이다 일반적인 불에 그을릴리 없다


아직도 그녀의 어깨 부근의 박혀있는 저 부러진 화살대는 엘프제다 엘프가 아니면 구할수 없다


"헛걸음이였구만"


결국 마왕을 베었다기에, 다시한번 그 솜씨나 볼까 해서 왔더니만


사냥이 끝난 개는 삶아 먹는 것인가


그녀에게 다가가 검을 크게 휘둘렀다


"흐읏!"


힘겹게 검을 막으려는 듯 그 가느다란 팔을 움직였지만 저 상태로 저런 대검을 예전같이 휘두르는건 무리다


그대로 내려꽂힌 검은 그녀의 발목 부근의 빛의 족쇄를 잘라버렸다


"그래도 눈을 감지는 않는군, 내용물은 그대로인가"


반응은 하지 못했지만 끝까지 직시했다, 속에 든 것까지 상하진 않은 모양이다


그대로 검을 도로 검집에 수납하고 말했다


"따라와라, 치료해주마"


"......무슨 속셈이야"


아무리 그래도 용사였는데 저건 너무 표독스러운 어투이지 않은가


"속셈따위 없다, 너 정도 되는 검사가 아니면 상대가 없다 치료해줄테니 다시 검을 들어라"


".....못해..."


"못할리가"


"....더이상...성검도...가호도...뭣도없어...이젠...용사조차도..."


"그래서 어쩌란게냐"


지금 본인이 평범한 여자애라도 된다고 호소하고 싶은건가?


"용사든 아니든 알게 뭐냐, 나는 너에게 검을 들라고 했지 용사가 되라고 안했다"


"........"


"네 재능은 진짜였다, 그정도 힘이 있는데도 매일 검을 휘두르며, 강자와 싸우고 약자를 상대할때도 오만치 않았지"


"용사인 네가 어떤 인물인지는 모르겠지만, 난 검사인 너를 평가하는게다"


"......그거면 되는거야?"


"그거면 된다"


그정도면 언젠가 이목을 베어넘기게 할 상대로 모자람이 없다


"...갈레"


"훌륭한 선택이다"















"분명히 그랬던것 같은데"


일어나보니 전신에 묶인 구속들을 보며 문득 과거에 잠겼다


"대체 왜 이렇게 되어버린겐지"


나를 베어넘기길 기대했던 용사, 아니 이제는 여제라고 해야할까


아니 베어넘기긴 했다 내가 아니라 이전 동료들을 말이다


그밖에도 가담했던 귀족들과 뒷세계 거물들까지도 모조리 전부 말이다


일부는 내가 베긴 했다 회복시키고 있는데 방해가 되었기에 말이다


본래라면 대륙전체의 수배를 받아도 이상하지 않겠지만, 갑작스러운 북부 야만인들의 대규모 전쟁으로 그녀의 힘이 다시 필수불가결해 지고 말았다


아직 그녀를 지지하는 여러 신들의 도움도, 아마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문제는 나였다


분명히 한껏 성장해서, 나의 목을 베어 넘길수 있을정도로 힘을 회복한 그녀가 가장 먼저한 것이


나를 이렇게 가둬두는 것이 였으니 말이다


내 애검은 왠만한 자들은 건드리는 순간 잿더미가 되어버리는 살벌한 봉인마법에 휩싸인채


나조차도 전신의 마력 운용을 방해하는 구속구에 철저하게 묶여버린 채였다


왠만하면 힘으로 끊어낼테지만, 문제는 구속구에 입력된 마법이였다


내가 찬 구속구에 걸린 마법은 내가 구속구에서 벗어나는 순간 그녀의 목이 잘리게 설계되어있다


납치범이 자신의 목숨을 대가로 협박해 인질을 잡는다는, 대륙역사상 처음있을 일이 일어난 것이다


이제와서 그녀의 목이 떨어지는걸 볼수 있을리가 없다


"나, 왔어어어"


"왔는가"


그때 어느샌가 한껏 풀어진 모습의 그녀가 뒤에서 나를 앉아왔다


밖에서는 꽤나 위엄있는 철혈 여제인듯 하지만, 내 앞에선 아니다


"나 칭찬, 쓰담해줘어"


"그래, 잘하였다"


내용물이 멀쩡하단건 혼자만의 생각이였던건지 이렇게 어리광을 부리게 되어버렸다


"......슬슬 내 목을 베어주지 않겠느ㄴ...."


"안돼"


"알겠네, 알겠어"


당분간은, 어리광을 받아줘야 될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