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www.youtube.com/watch?v=HbWkSKJBxbQ&ab_channel=StoneMusicEntertainment

그 날은 제대로 잠을 자지 못했다.

동생은 훌쩍거리면서 계속 방에서 울고 있었고, 나는 그런 동생의 울음 소리를 들으면서... 많은 생각을 했거든. 밤새 서럽게 우는 걸 보면서 솔직히 마음이 불편하기는 했지만... 그래도 내가 한 선택에 대해서 후회는 없다. 누구나 나 같은 상황에 놓여있었으면 똑같이 행동 했을거야... 

아침에 일어나서 등교 준비를 하는데, 동생은 토끼처럼 새빨간 눈을 하고 있었고, 나는 최대한 아무렇지 않은척. 동생에게...

"...안녕?"

이라고 어색한 인사를 건넸지만, 동생은 아무런 대꾸도 하지 않은체. 자기 할 일만 했다. 평소 같았으면 내 인사를 받아주거나 했겠지만... 아무래도 삐진 걸까..? 근데, 삐지는게 맞는거야? 그러면 안되는거잖아!

동생의 태도에 대해서는 정말 할 말이 많았지만... 그냥 아무 말도 안 하고, 넘어갔다. 더 이상 나는 동생과의 관계에 대해서 어떠한 이야기도 꺼내고 싶지 않았고... 이제는 진짜. 다 끝난거라고. 이제 우리 남매 사이에는 그런 일은 벌어지지 않으리라는...... 그런 말을 동생에게 직접적으로 듣지는 않았지만, 느낄 수 있었다. 

...어쩌면, 나 혼자 그렇게 생각하고 있는 건 아닐까? 아직도 동생이 나에 대한 마음을 포기 하지 않았다면...?

...슬쩍 고개를 돌려서 동생을 쳐다봤는데, 내가 자기를 보고 있다는 걸 느끼자 바로 휙-하고 반대 방향으로 고개를 돌렸다.

솔직히, 좀 불안하기는 한데. ...아 몰라 시발. 뭐 어떻게든 되겠지 뭐...

어차피 힘으로는 동생은 나를 절대 이길 수 없다. 동생도 뭐...느꼈을거 아니냐. 어제처럼 그렇게 하면 자기 마음에 상처만 입게 될거라는 걸...

더 이상 이런걸로 고민하고 스트레스를 받고 싶지는 않았다. 무슨 구렁이 담 넘어가는 것 마냥 좋은게 좋은거지.. 대충 넘어간거 아냐? 그냥... 뭐 그 정도로만 생각하고...대충 내 할일을 했다.

대충 학교에 등교해서... 뭐 수업을 받고... 그랬다. 점심에 식당에 내려가서 밥을 먹는데, 동생은 여전히 혼자서 밥을 먹고 있었고... 저 멀리서 저번에 버스 정류장에서 만난 돼지가 동생 쪽으로 걸어왔다.

존나 자연스럽게 그 돼지는 동생의 맞은편에 앉아서 휴대폰을 보여주면서 뭐라뭐라 말을 하고 있었고...동생은 다 먹지도 않은 식판을 정리하고 돼지를 따라가기 시작했다.

"야, 너 갑자기 어디가냐...?"

뒤에서 친구가 어디가냐고 물어보는데, 그런거 있잖아. 사람이 느낌이 쎄하고 불안하면 뒷덜미에 털이 오소소하고 돋는다고 해야하나...? 살면서 느낀건데 나는 그런 부분에 대해서는 감이 좋은 편이었다. 동생과 적당히 거리를 유지하면서 몰래 뒤를 따라 밟았다. 우리 학교 뒤뜰에는 농구공이나 축구공 같은걸 모아놓는 낡은 창고 같은게 있었는데... 보통은 그쪽으로는 아무도 안 가니까, 인적이 드물었다. 

딱히 볼 것도 없는 곳에 돼지와 동생은 그 안에 들어갔고, 나는 조심스럽게 문쪽에 귀를 기울여서 둘이서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엿들었다.

".....? 그래서 나한테 원하는게 뭐야...?"

"하늘보리 동영상 너 맞잖아! 허벅지 안쪽에 있는 점 위치도 똑같고..."

"변태처럼 쳐다본게 그거 때문인거야? 그래... 나 맞아. 그래서 뭐 어쩔건데?"

"...만약에 이게 학교에 퍼지면 어떻게 될까? 야 시발. 너 감당할 수 있겠냐?"

"..."

"내가 너를 도와줄 수 있어... 그러니까.... 치마 좀 걷어올려봐라"

존나 병신 같은 대화였다. 그냥 좆까라 그렇게 말해도 될 것 같은데...? 솔직히 저 돼지 새끼랑 동생이랑 싸우면 진지하게 동생이 개처바를 것 같은 느낌도 들고. 뭐, 저런 같잖은 협박이 통할 리가 없잖아.

문 틈으로 창고 안을 훔쳐봤다. 동생의 손이 치마 자락에 가기 시작하더니...천천히 치마의 아랫 부분을 들어올리기 시작했다.

....? 

이런 씨발... 내가 바보 병신인건가...? 아니면 저 동생이 병신인건가...? 이런 존나 말도 안되는 수작이 통하는걸 그대로 두고 볼 수는 없었다.

"...누구야?"

"...누구긴 씨발, 이 새끼 오빠다"

허리를 틀어 회전을 준 다음, 바로 팔을 쭉 뻗어 그 새끼의 면상에 날렸다.

-팍! 

계란 깨지는 소리가 나면서, 몸의 균형이 크게 흔들렸고, 몸이 기역자로 숙여졌다. 나는 아무런 방비도 되지 않은 그 새끼의 얼굴에 다시 한번 주먹을 날렸고, 그 새끼는 우당탕탕-! 하는 소리와 함께... 농구공이 잔뜩 쌓여져 있는 박스 위로 넘어졌다. 

"야, 시발 병신이냐..? 어떻게 그런거에 넘어가냐...?" 

"...내가 내 몸 함부로 굴리겠다는데? 오빠가 무슨 상관이야? 오빠는 나 싫어하는거 아니었어? 나 좋아해? 안 좋아해...?"

"..."

"오빠가 나 계속 피하고 다니고 그러면... 나는 지금처럼 계속 다른 남자들한테 몸 대주고, 막 살거야. ...다리도 헤프게 벌리고, 처음 본 사람이랑 키스도 하고...젖도 부비고 그러고 다닐거라고."

"..."

"평생 내 뒤만 졸졸 따라다니면서 내가 뭐하고 살지 지켜볼 것도 아니잖아..? 내가 뭘 하고 다니던지, 오빠는 신경쓰지마. 괜히 오지랖 부리면서 이거 해라. 저거 해라. 신경 쓸 거면 그냥 내 앞에서 사라져. ...미련 생기니까"

"...야...이건..."

동생은 감정이 복받치는지 눈물을 흘리고 있었고, 그런 동생이 내뱉는 폭탄 발언에 머리가 어질어질하다. 아니... 시발 내 사랑을 안 받아주면 죽을거에요. 자해 할 거에요. 그런것도 아니고 창녀처럼 이 남자, 저 남자 가리지 않고 다리를 벌리겠다는게... 

...존나 무서운 건. 자살보다 그게 더 현실성이 있었다. 내 빈약한 상상력으로도 자갈마당이나 차이나 타운 같은데서 돈 몇푼에 다리를 벌려주는 동생의 모습을 쉽게 그릴 수 있었다. 동생은 내게 한 발자국 다가와서... 

"...그게 싫으면. 오빠가 나를 가져줘... 나는 언제든지 오바거야. 내 마음도... 내 몸도.. 모든걸 다 오빠한테 줄 테니까..."

동생이 내 손을 잡아서 자기 가슴 위에 포개었다. 

...여기에는 우리만 있는 것도 아닌데... 

방금 내가 때려눕힌 그 새끼가 생각나 황급히 뒤를 돌아봤더니...

"...좆됐다"

농구공들 사이에 몸이 끼여서 게거품을 물고, 부르르 떨고 있었다. ...턱을 때리기는 했는데, 잘못 때린 것 같다. 잘못하면 사람 하나 반병신 만들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존나 뛰어가서 일단 뭐부터 해야하지..? 인공 호흡...? CPR..? PRC..? 머 그거 가슴 존나 쿵쿵하는거... 그걸 해야하나..? 

"...야, 시발 지켜만 보지 말고. 빨리 도와줘"

"...내가 도와주면 오빠는 뭘 해줄건데..?"

"...어..? 어..."

동생의 말에 나는 할 말을 잃었다. 아니... 아무리 그래도 사람이 이렇게 누워있으면 뭐라도 해야하는게 기본 상식 아니야...? 예상 밖의 말에 나는 조금 소름이 돋았다. 

정말, 이런 생각을 하기 싫었지만... 어쩌면 이 모든게 전부 다 동생의 계획이 아닐까..? 하는 거... 내가 보는 앞에서 일부러 다른 남자한테 꼬리치고, 엥겨붙고. 자기가 막 나가면 내가 도와줄 걸 알고 이런 짓을 벌인건...

"야, 시발. 문 열렸는데..? 누가 있나봐??"

"...뭐고...? 뭐야...??"

담배를 피러 온 건지, 아니면 그냥 단순히 짱박혀서 쉬고 싶었는지. 그거는 모르겠는데... 애들 몇명이 창고에 찾아왔고... 내 모습을 바라봤다. 게거품을 물고 바닥에 쓰러진 돼지, 눈에 눈물이 맺혀있는 동생...그리고 나. 

수능 9등급이 나오는 개 빡대가리라도 존나 수상하게 보일 수 밖에 없는 모습이었고... 

"야, 시발 이거 선생한테 알려야 하는거 아니냐?"

"...잠시만... 기다려"

미처 내가 상황을 설명하기도 전에 걔네들은 그 자리에서 벗어나고 말았다. 동생은 손바닥으로 얼굴을 가린체 눈물을 닦는 행동을 하고 있었고... 잠시 후에 이 상황을 정리 할 수 있을 만한 어른이 찾아왔다.

선생도 암만 이딴 고등학교에서 일을 한다고는 하지만, 이렇게 사람 하나가 누워서 거품을 물고 있는 걸 보는 건 이번이 처음인 것 같았다. 이게 119..? 112...? 사람이 누웠으면 어떻게 해야하지..? 막 그런 것부터 시작해서 개 얼타고 있는데... 나도 시발 이런건 처음 겪는 일이라서... 반쯤 뒤져가는 돼지를 끌어안고 빨리 어떻게 하라고 소리만 치고 있고...

그 와중에 사람들은 마구마구 모여서... 지금 이 상황을 지켜만 보고 있었다. 뭐 어떻게... 어떻게... 경찰차가 오고, 그 다음에 소방차가 오고 그랬는데.

"...야, 뭐해..? 안 타?"

"...내가 왜 타요...?"

"...시발 타라면 타는거지. 뭔 말이 많아? 저 새끼... 니가 만들었잖아. 너 나중에 구라치다 잡아떼면 뒤진다?"

가죽 재킷을 입은 경찰 한 명이 와서 나보고 차에 타라고 윽박을 질렀다. ...이거 시발 나 혼자 덤탱이 쓰는건 아닌가...? 동생이 여기서 뭐라고 말을 해줘야 하는데. 주위를 둘러보니 동생은 이미 온데간데 없었고. 형사 아저씨는 씨발... 존나 억울한게 이미 나를 범죄자 취급 하면서, 내 뒷덜미를 처잡고 자동차에 시발 짐착처럼 처박아넣었다.

...제대로 안 들어간다고, 내 뒷통수를 한대 존나 세게 때리기도 했고...

...나만 가는거야...? 이대로 나만 가는거냐고..?

돼지는 시발 들것에 실려서 병원에 가는 것 같았고... 나는 그대로 경찰에 잡혀갔다.

아마~ 다음 화면 완결이 날 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 

여동생 시점의 외전도 낭낭하게 몇편 더 집어넣을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