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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란군에 들어간 전, 그들에게 아낌없이 돈을 지원해 주었습니다.

훗날 그들이 정말로 이 나라를 무너뜨리면, 그 틈을 이용해 제 구세주를 구할 겁니다.

반란군들의 활동은 매우 성공적이었습니다.

그들은 전국에 널린 노예상인들을 죽이고 그들에게 속한 노예들을 자유롭게 해주었고, 그 행동에 감화된 다수의 노예들이 반란군으로 들어왔습니다.

"그런데... 어떻게 이렇게 많은 인원들이 들키지 않고 반란군 활동을 할 수 있었던 거죠?"

저는 궁금해서 그들에게 질문해 봤습니다.

"음, 사실 옆나라의 도움을 좀 받고 있어. 옆나라에 있는 공화국 알지? 거기에서 좀 도움을 주고 있어."

"그럼, 사실 이 나라를 전복하려는 것이 아니라 그들에게 주려는 것 아닌가요?"

"뭐 따지고 보면 그렇지, 그런데 우리 같은 노예 출신들은 애국심 따위는 1도 없어서 그렇게 신경 쓰지 않을 거야."

그 말 그대로였습니다. 저도 막상 들어보니 나라가 팔리는 것에 아무런 느낌도 나지 않았습니다. 

아니, 오히려 위대하신 우리 구세주님을 노예로 강등시킨 이 나라가 적국에게 팔리는 것은 마땅한 말로라고 생각합니다.

"네, 뭐. 딱히 상관없을 것 같긴 하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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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개월 간, 전 반란군을 계속 도와줬지만, 불안감은 점차 커지더군요. 그 3개월 동안 제 구세주가 노예로써 고생을 하는 것을 생각하면 여전히 잠을 설칩니다. 

아닙니다. 그분께서 포기할 리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제가 듣기로 노예가 하는 일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고통스러운 것들 뿐이라고 들었습니다.

제 구세주께서 그걸 버티다고 더 버티지 못하고 목숨을 끊으시면... 저도 무슨 짓을 할지 모를 것 같군요.

그렇게 불안감에 떨고 있던 와중, 제게 희소식이 들려왔습니다.

"드디어 때가 왔다. 제국을 전복한다. 내일 아침에, 반란군들을 모조리 진군시켜 황궁에 도달한 뒤 황제를 끌어내린다."

드디어, 드디어 사악한 나라를 부수고 제 구세주를 구원할 때가 왔군요!

하하..... 하하하하!! 조금만 기다리세요, 구세주님! 곧, 구해드릴 거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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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날, 결전의 시간이 다가왔습니다.

"황궁을 쳐라!"

"와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반란군은 물 밀듯이 황궁을 향해 돌격했습니다.

전 그 군세 사이에서 가면을 쓰고 황궁으로 갔습니다.

황궁 주변 도시에도 노예들은 많았기에, 그들 역시 반란군이 들어오자 그들에게 가세하여 왕궁을 공격했습니다.

"우리는 노예가 되지 않겠다!"

"우리는 자유다!"

"이 나라를 뒤엎자!"

노예들의 불만이 분노가 되기 시작하고, 그 분노는 황궁을, 황족을, 귀족을 범하기 시작했습니다.

결국, 황궁은 점령됐고, 그곳에 있던 황족과 귀족은 반란군에 의해 포로 신세가 됐습니다.

"대장! 다 잡은 것 같습니다. 황궁에 있던 귀족놈들과 왕족들은 모두 잡았습니다."

"아니... 아직 아니다. 황궁 바깥에 있는 귀족들도 있을 터, 그들까지 모조리 잡아라."

"네! 대장!"

군사 중 일부는 바깥으로 도망친 귀족과 왕족을 잡으로 갔습니다.

"국가에 소속된 노예들은 어디에 가두어 놨지?"

"흥....! 반란군 놈들에게 얘기할 거라고 생각하는가?"

"물론 수단은 많다. 그대들이 했던 것처럼 심문, 고문 등등.... 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이든 해서 네 입을 열게 만들 것이다. 자, 말해라. 나머지 노예들은 어디에 있지?"

"하! 이미 다 없애버렸지, 살아서 너희들에게 가세하는 놈들이 있으면 귀찮아지니까!"

전 그 말을 듣자 마자 왕을 쳤습니다.

"너희들은... 너희들은 도대체 사람의 목숨을 뭘로 생각하는 것이냐!"

"노예랑 우리의 목숨의 가치가 같을 거라 생각했나? 노예 백만 명이 죽는 것 보다 나 같은 황족 한 명이 죽는 것이 더 아깝---"

전 감정을 이기지 못하고, 빌어먹을 황제의 목을 베었습니다.

"꺄아아아악!!! 황제님!"

저는 반란군의 참모에게 부탁했습니다.

"살바티오님을 찾아주세요... 혹시 죽었다면 시체라도 가지고 와주세요...!"

"알겠다. 여봐라! 살바티오를 찾고, 다른 노예들도 어디에 있는지 찾아라!"

"네! 대장님!"

"저 그나저나 나머지 귀족놈들은 어떻게 합니까?"

참모는 귀족과 황족들을 힐긋 쳐다보고는,

"처리해라."

처형 명령을 내렸습니다.

"분부대로."

그날, 수많은 귀족들과 황족들의 목이 땅으로 떨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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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란이 끝난뒤, 제국은 공화국의 손으로 넘어갔습니다.

전 귀족의 신분을 버리고, 상인의 신분으로 되돌아갔습니다.

아 물론, 반란 과정에서 도망치던 플라티나 공작이 보이기에, 손수 기절시키고 제 저택으로 데려오고 나서, 요즘은 그녀를 고문하는 걸 즐기고 있습니다. 구세주님의 약혼자가 되는 영광을 얻은 주제에 그 분을 걱정하지 않은 죄를 갚아야죠.

하지만, 여전히 살바티오님은 돌아오지 못했습니다.

그가 아직 돌아오지 않아서 불안감이 점차 커져가고 있습니다.

불안감을 해소하려면....

"오늘도 고문해야지."

어제는 그녀의 손톱과 발톱을 뽑았으니, 이번엔 큰 막대기로 그녀의 처녀를 뺏어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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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뒤, 살바티오님 께서 돌아오셨습니다.

안타갑게도, 시체로 말이죠.

전 그분의 유해가 오자마자 비탄에 빠져 통곡했습니다.

"으아아아아아악!!!! 흑흑흑....."

결국, 제 사랑도 전하지 못한 채, 그분께서는 결국 영원한 안식에 잠드시고 말았답니다.

결국, 전 그분을 구원하지 못했습니다. 

"크흑....! 크흑...! 크...흑...!"

울던 와중에, 제게 한 가지 묘수가 생각났습니다.

"그래... 그럼....!"

그렇게만 한다면, 저는 그분께 제 사랑을 알려줄 수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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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쿨럭...! 쿨럭....!"

역시, 시체를, 그것도 며칠 된 시체를 먹으니까 몸이 급속도로 허약해졌습니다.

전 그분의 시체가 돌아오자, 그분의 시체를 천천히 해체했습니다. 

살부터, 근육, 지방, 뼈, 그리고 눈같은 장기까지.... 모조리 분리했습니다.

장기와 근육은 그 자리에서 바로 먹었습니다.

그리고 살과 지방, 뼈는 어디에선가 들은 요리, '사골'이라는 것을 만드는 방법을 이용해 조리한 뒤 먹었습니다.

아아! 그분의 뼛국물과 살과 지방은 천국의 맛이었습니다!

참고로, 뼈는 끓이고 나서 강도가 약해져서, 나중에 다 씹어서 삼켰습니다.

그분과 하나가 됐으니, 이제 그분께서도 제 사랑을 아실 겁니다.

"쿨럭...! 쿨럭...!"

바깥일에는 관심이 없습니다. 어차피 전 이제 곧 죽을 운명이니까요.

아니, 차라리 그 운명을 달게 받아들이겠습니다.

죽음으로써 그분과 가까워진다면, 전 여한이 없으니까요.

아아, 점점 눈이 침침해집니다. 앞이.... 안 보이는군요.

그런데 역설적이게도, 사람같은 형체를 한 자들이 점점 보이기 시작합니다.

"니힐, 이제 떠날 때가 됐다."

절 사후 세계로 데려갈 자들인가요? 기꺼이 따라가겠습니다.

조금만 기다리세요, 저의 구세자시여, 지금 그쪽으로 가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