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변인들을 모두 잃고 상심해서 죽기를 바라는 얀붕이에게 집착하는 호두가 보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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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협정이 체결됨에 따라 현 시간부로 모든 군사적 행위는 중단되며 전 부대는 본래 위치로 복귀...'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종전 선언. 끝없이 이어질것 같았던 전쟁이 마침내 끝났다. 


단순히 일부 국가간의 갈등에 불과했던 분쟁은 주변국들의 연쇄적인 참전으로 국제전의 양상을 띄게 되었고 이내 전 세계가 전란의 소용돌이에 휘말리게 되었다.


라디오를 들은 사람들은 전쟁이 끝났다며 감격하거나, 자리에 앉아 얼굴을 감싸고 오열하는 등, 제각기 다른 반응을 보였다.


사람들을 뒤로 하고 몸이 이끄는 대로 걷다보니 도착한 폐허. 간신히 서있는 담벼락만이 이 폐허가 집이었다는 사실을 말해주고 있었다.


나는 터덜터덜 담벼락으로 걸어가서 주저앉았다. 


''난 이제 어떻게 해야하지..."


전쟁은 수많은 사람들에게 큰 상처를 남겼고 나도 예외는 아니었다. 


부모님과 동생들은 폭격에 휘말려 시신조차 찾지 못했고 친구들은 징병당해 전선에 끌려갔다가 모두 전사했다. 


'차라리 나도 같이 싸우다 죽었더라면...'


혼자 살아남았다는 죄책감에 얼마나 자책하고 번민했을까, 문득 주위를 둘러보니 나는 알 수 없는 평원에 서 있었다. 


"... 여긴 어디지...? 난 분명 방금까지..."


이해할 수 없는 상황에 멍하니 푸른 초원을 바라보고 있자 들리는 의문의 소리.


"어흥!"


"!?"



"안녕 부랑자씨? 이 주변에선 본 적 없는 얼굴이네? 혹시 왕생당의 초특급 장례 서비스를 이용해 볼 생각 없어?"


갑자기 튀어나와서는 알 수 없는 소리를 해대는 의문의 소녀


"...저기, 넌 누구야?"


"아! 내 소개를 안했네? 내 이름은 호두! 왕생당의 주인이야!! 그나저나 방금 제안에 대한 답은?"


자신을 호두라고 밝힌 소녀는 방금 전의 제안에 대한 답을 요구했다.


왕생당이 어떤 곳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장례 서비스라고 말한걸 보면 장례식장 같은 곳인것 같다.


그렇다면....


"저기, 호두라고 했지? 그 왕생당이라는 곳에 가면 죽을 수 있는거야?"


"...에?"



홀로 남아 죽기를 바라는 나, 그리고 사차원적인 호두, 우리의 인연은 그렇게 시작되었다.



프롤로그 만들었으니까 누가 좀 써와